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진행: 배승희 / PD: 신동진, 이시은 / 작가 :김영조, 정은진 / 유튜브AD: 이진하

인터뷰전문보기

'장발장 은행' 만든 인권연대.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가는 사람, 더 이상은 없어야 합니다."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2-27 09:07  | 조회 : 5563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3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앵커:
어제 간통죄 문제 때문에 조금 가려진 문제가 있는데요. 헌법재판소에서 또 다른 결정이 내려졌죠. 이른바 장발장법을 없애겠다. 이렇게 결정했는데요. 장발장에 관한 법이 또 있습니다. 벌금 낼 돈이 없는 극빈층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장발장 은행이 문을 열였다고 하는데요. 관련 이아기,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창익):
네, 안녕하세요.

앵커:
장발장 은행, 생계곤란으로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라고 하는데, 설명을 좀 해 주시죠.

오창익:
장발장은 아시는 것 처럼 빅토리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이죠. 조카들을 위해서 빵을 훔쳤다가 19년 동안 감옥에 있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이 발표된 이후 2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 그동안 장발장은 억울한 사람의 대명사, 가난하고 능력이 없지만 기본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람의 대명사였는데요. 그 사람의 이름을 빌려와서 저희가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장발장 은행을 만든 것은 사실 궁여지책인데요. 저희 인권연대는 지난 2~3년 동안 벌금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벌금제도가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벌금을 내지 못하면 교도소에 가는데요. 이렇게 벌금을 내지 못해서 교도소에 가는 사람이 한 해에 4만명이 넘습니다. 교도소라는 곳은 원래 범죄자들이 가야 되잖아요. 흉악범이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피해자가 있거나요. 그런데 벌금미납으로 교도소에 가는 사람들은 죄질이 나빠서 가거나, 위험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딱 한가지 이유, 돈이 없어서 교도소에 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국회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법원이나 검찰도 그렇고,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잘 진전되지 않아서 저희가 궁여지책으로, 당장 고통을 받는 분들을 외면할 수 없지 않나, 해서 은행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벌금제도의 문제점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오창익:
네, 굉장히 가혹한데요. 우선 첫째로는 벌금을 선고를 받고 약식명령서가 온 지 한 달 이내에 다 내야합니다. 현찰로요. 그러니까 벌금 20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가난한 분들에게는 벌금을 한 달 이내에 마련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조금 나눠서 낼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벌금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하자, 이런 요청을 했는데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요. 그리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뭐냐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것은 소득에 따라 다른 액수를 내지 않습니까? 그런데 벌금은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같은 액수를 내게 합니다. 그러니까 돈이 많거나 여유가 있는 분들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이 오히려 선처인 경우가 있는데요. 가난한 분들이나 서민들의 경우는 벌금형이 굉장히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는 벌금을 소득에 따라 다르게 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도 그런 제도를 도입하자, 그래야 형별이라는 것이 공평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누구에게는 선처가 되고, 누구에게는 굉장히 가혹한 형별이 되면 이건 법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정의를 실현하는데에 문제가 있으니까, 이 문제를 고쳐보자는 주장을 해 왔습니다만, 여태까지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그러면 장발장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는 대상에 있어서, 선별하는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오창익:
은행의 이름 그대로 장발장 같은 분들에게 빌려드리게 되는데요. 벌금형을 선고받은 분들은 기본적으로 저희가 걱정할만한 범죄자들은 아닙니다. 그런 분들은 징역형을 선고받는 것이죠.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있거나 하지 않고, 저희 생각으로는 기초질서 위반 같은 범죄가 있습니다. 원래는 과태료를 매겨야 하는데, 관료들이 자기 편의 때문에 벌금형..

앵커:
예를 들면 어떤 것이 있죠?

오창익:
교통이 제일 많고요. 벌금형을 선고받는 사람 중의 35%가 도로교통법 위반이고요. 또 쓰레기무단투기, 이런 것도 다 벌금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감옥에 갈 정도의 잘못이냐고 묻는다면, 생각해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법률적으로는 범죄로 되어 있지만 범죄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 때문에 고통받는 분들을 도우려고 하는 것이고요. 그중에서도 특히 저희가 관심 갖는 부분은 미성년자입니다. 소년소녀가장을 포함해서요. 또 청년이라고 하더라도 20대 초반의 청년들은, 젊은 사람들이 벌금을 못내서 교도소에 가는 것은 정말 비참한 일이고, 또 앞으로의 미래까지도 엉망으로 만드는 일이거든요. 자괴감도 크고, 상처도 많이 받고요. 또 이런 일 때문에 교도소에 가게 되면 거꾸로 범죄를 배워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범죄오염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성년자나 젊은 층에 대한 대출을 해 보려고 합니다.

앵커:
네, 그런데요. 7423님이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모럴 헤저드, 그러니까 도덕적 헤이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

오창익:
그렇게 걱정하실 수도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대출해 줄 수 있는 분들이 극히 제한될 텐데요. 방금 말씀드린 것 처럼 누군가를 해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쓰레기 무단투기 때문에 교도소에 가는 분들이 있는데, 우리 한국사회가 스스로 자부하는 것은 인정이 있는 사회이고, 공동체의 연대감도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범죄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일 때문에 교도소에 가는 것을 그냥 볼 수는 없다. 이걸 도덕적 헤이라고 보기는 어렵고요. 도덕적 헤이라는 말은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않은 이른바 지도층 인사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죠. 돈은 어떻게 마련하셨어요?

오창익:
저희는 가난한 인권단체이니까 돈은 없고요. 시민모금으로 기금을 만들려고 하는데, 저희가 지난 수요일에 장발장 은행을 만든다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제 밤까지 1400만원의 금액이 들어왔습니다. 오늘도 조금 더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는데요. 그돈을 종자돈으로 해서 빌려드리려고 하고요. 저희가 조건이 굉장히 좋습니다. 무이자로 빌려드리고, 6개월 이후부터 1년 동안 나눠서 갚으시면 됩니다.

앵커:
나는 여기에 기부를 하고 싶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모금 계좌 좀 불러주시죠.

오창익:
네, 감사합니다. 예금주 이름은 장발장 은행이고요. 계좌는 하나은행입니다. 388-910009-23604입니다.

앵커:
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여기에 혜택을 보면 좋겠네요.

오창익:
네, 저희도 그런 바람입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창익: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인권연대의 오창익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