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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 인문학의 도시로 거듭날 것" - 유종필 관악구청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04 10:54  | 조회 : 419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관악구, 인문학의 도시로 거듭날 것" - 유종필 관악구청장



이정수:
<라디오 민원실> 시간입니다.

김선희:
이 시간이 어떤 시간이냐면요. 수도권에 계신 시장님, 지사님, 구청장님,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우리가 자주 뵐 수 없는 분들을 모시고 우리 살림살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궁금증, 풀어보는 시간인데요.

이정수:
오늘 만나볼 분은요. 관악구를 진두지휘하고 계신 분입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유종필 관악구청장(이하 유종필):
네, 안녕하세요.

김선희:
구청장님 집무실에 돈키호테 동상 사진이 걸려있다던데, 직접 찍은 사진이라면서요. 돈키호테 사진이 걸려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유종필:
제가 스페인에 갔을 때, 돈키호테의 무대에서 직접 찍은 사진인데요. 돈키호테 하면 도전, 꿈, 이런 것의 아이콘이죠. 불가능한 것에 도전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고,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이게 돈키호테잖아요. 그래서 저도 도전하면서 살자, 이런 뜻으로 걸어 놓았습니다.

이정수:
그럼 구청장님을 돈키호테로 봐도 되겠습니까?

유종필:
제가 돈키호테라는 명함도 파서 다닙니다.

이정수:
아, 그럼 오늘 같이 오신 수행원 분들이 산초인가요? 당선되시고 책을 내셨던데, 제목이 <잘난 체 하시네>인데 제목이 참 재밌네요?

유종필:
제가 선거 때, 날마다 일기를 써서 인터넷에 공개를 했는데요. 그 중에 한 꼭지가, 동네를 갔는데 초등학교 2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에게 ‘안녕’이라고 하니까, ‘아저씨 누구세요?’ 이래요. 그래서 ‘내가 관악구청장이야’, 이러니까 ‘구청장이 뭐에요?’ 이래요. 그런데 얼른 길가에서 어린아이한테 알아듣게 설명을 해야 하니까 고민을 하다가, ‘관악구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야’, 이랬더니 아이가 ‘잘난체 하시네’ 이러고 가는 거에요.

김선희:
그래서 그게 책 제목이 되었군요? 사실 선거 때 여러 곳을 다니시면서 정말 잊을 수 없는 힘든 일들, 보람된 이들 많이 격으셨을 것 같은데, 그런 일기를 책으로 엮으셨다고 하니까 저도 읽어보고 싶고, 또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수:
SNS 활동도 열심히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사실 저도 페친 신청을 했는데요. 일반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처럼 딱딱한 내용을 올리는 게 아니라 연예인 못지않게 재밌는 내용도 많이 올리신다고요?

김선희:
아까 일기도 인터넷에 공개하셨다고 하셨는데요. SNS를 하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 혹은 어떤 즐거움, 이런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유종필:
저는 정치를 하면서 즐겁게 하자, 재밌게 하자, 그리고 음식도 첫째로 맛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보통 정치인들과 다르게 너무 업무 이야기만 하지 않고, 길 가다 보는 재밌는 것, 희한한 것, 이런 것 사진 찍어서 올리고요. 또 제가 개그프로그램도 워낙 좋아합니다. 그래서 개그맨 이정수 씨도 예전에 좋아했고, 지금도 개그 프로도 많이 보는데요. 저도 늘 개그맨처럼 재밌게 말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자, 이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어요.

김선희:
어떻게 보면 일상 속에서 저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에서 재미를 발굴해서 그걸 같이 나눠주시는 것 같네요. 사실 오늘 구청장님을 뵙고 저도 조금 놀란 것이, 우리가 구청장님들에게 갖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오늘 의상도 정말 젊게 입으시고, 머리도 브릿지 염색을 하셨어요. 그렇게 머리를 하고 오신 것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친근하고, 마음이 더 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종필:
머리카락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요. 제가 머리 염색을 몇 년 전부터 여름 휴가 때마다 해요. 한 번 하면 6개월 갑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합니다. 보는 사람들이 이걸로 말을 걸고, 또 동네 아주머니들이 멋있다고 난리에요. 할머니들은 더 합니다. 데이트 한 번 하자고요.

이정수:
원래 본인이 이런 말씀을 직접 하기가 힘든데요.

김선희:
아까 초등학생이 ‘잘난 체 하시네’라고 말했는데, 그게 떠오르네요. 지금 구청장님이 말씀하신 것이 어떻게 보면 정말 친근하게 와 닿는 느낌입니다.

이정수:
구청장님께 관심있으신 분들이 꽤 많으실 것 같아요. 오늘 방송과 관련해서 궁금한 점 있는 분들은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 #0945로 문자 보내주시면 제가 대신 여쭤봐 드리겠습니다. 지난달인가요. 평생학습 축제가 열렸죠? 소크라테스 분장을 해서 화제가 됐는데, 왜 소크라테스 분장을 하신 건가요?

유종필:
저희 평생학습 축제가 동, 서양 철학이 주제였어요. 그래서 서양철학의 원조가 소크라테스거든요. 그래서 제가 금발 가발을 쓰고, 또 그런 복장을 했어요. 그랬더니 주민들이 재밌다고 난리에요. 그런데 자꾸 기관장이 엄숙주의, 권위주의, 이런 것을 깨트리려고 할 때, 직원들도 친근감을 느끼고, 주민들도 재밌다고 하고 그래요. 이런 것들은 하나의 팬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이정수:
저는 이렇게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선희:
구청장이라는 직위에 대한 고정관념, 혹은 동, 서양 철학에 대한 고정관념, 이런 것들을 깨시는 신선한 시도이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구청장님께서 나오신다고 하셔서 제가 자료 조사를 조금 해 봤는데요. 관악구를 인문학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셨더라고요. 저도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관심이 가는 소식이었는데요. 인문학을 강조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유종필:
인문학이라는 것은 우리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거잖아요. 수천년 전부터, 나는 누구인가,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너무 물질위주로 살아왔잖아요. 빚내서 집사고, 그 빚 갚기 위해서 희생하고 하잖아요. 그런 인생들을 우리가 다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조금 더 나 자신을 돌보자, 인생의 근원적인 것을 탐구하고, 정말 어떤 것이 행복인가를 생각하자, 이런 의미에서 인문학 강의를 매주 하는데, 400명에서 500명 정도가 꽉 찹니다.

김선희:
매주 하시는군요.

유종필:
네, 관악구청에서요.

김선희: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근원적인 질문을 하신다는 점이 참 마음에 와 닿고요. 그런 면에서 관악구민들은 참 행운이네요. 이런 좋은 기회들이 반복적으로 매주 열리는 것이 참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정수:
또 인문학을 강조하셔서 그런지, 최근 관악구가 ‘책 읽는 문화 선도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들었는데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유종필:
전국에서 자치단체에서는 군포시와 관악구 두 군데가 선정되어서 상을 받았는데요. 저희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잖아요. 책 속에는 인생성공의 길이 있을 뿐 만 아니라, 행복의 길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하자고 해서, 구민들도 책 읽기를 열심히 하고, 구청 직원들도 서로 책을 돌려 읽기, 예를 들어서 제가 어떤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적어서 어떤 직원에게 줍니다. 그러면 또 어떤 직원이 그런 식으로 계속 돌려요. 그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선희:
책을 읽으면서, 먼저 읽은 분의 생각도 같이 접하게 되고, 좋네요.

이정수:
작가 입장에서는 조금 싫겠어요. 책을 또 사 읽고, 또 사 읽고 해야 되는데요.

유종필: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책을 안 사잖아요. 그냥 놓아두면 한 권도 안 사는데, 이렇게 자극을 주면 더 사보게 됩니다.

이정수:
아, 그렇군요.

김선희:
또 좋은 책의 전파라는 의미가 있죠. 관악구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의 경우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작은 도서관이란 게 뭔가요?

유종필:
저희가 도서관이 5개 있었는데, 지금 43개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새로 건물을 지은 것은 없어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고요. 또 지하철 역에까지, 거긴 무인 유비쿼터스 도서관인데요. 그리고 책을 원하는 역으로 배달을 해줍니다. 전체를 통합 전산 시스템으로 연결해가지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면, 예를 들어서 신림역으로 지정을 하면, 신림역에다가 배달을 해줘요. 이렇게 배달 된 책이 올 한 해 동안 40만권이 됩니다. 지하철 역을 통해서 대출 된 것이 약 5만권이고요. 굉장히 활성화 되었죠. 그래서 우리 관악구가 전국에서 가장 발달된 도서관 시스템입니다.

이정수:
그 많은 책들이 갔다가 다시 잘 돌아오나요?

유종필:
잘 돌아오죠.

김선희:
이런 좋은 문화를 타인에게 잘 전파하기 위해서, 서로 간에 규칙, 약속을 지키는 전체적인 문화가 잘 활성화 된 것 같네요.

유종필:
책을 읽는 사람은 교양이 있기 때문에, 그 책을 자기가 가져가고 그렇지 않습니다.

이정수:
제가 관악구에 살았었거든요. 지금은 이사했는데요. 그래서 관악구를 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딜가든 가장 중요한 게 ‘교통’이잖아요. 그런데 관악구의 경우는 교통 인프라가 그리 좋진 않은 것 같아요. 구민들을 위해 이런저런 노력, 많이 하고 계신가요?

유종필:
그 동안 지하철에서 가장 소외되었던 곳이 우리 관악구였습니다.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갑니다만 봉천, 신림 지역에는 지하철이 하나도 안 지나가거든요. 그래서 서울시 경전철 사업에서는 우리가 가장 많이 혜택을 보는 것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3개 노선이 지금 계획되어 있는데요. 서울대 앞에서 신림역을 통해 여의도까지 가는 신림선, 이건 내년에 착공을 합니다. 그러면 이게 지하철 4개 노선과 교차하게 됩니다. 굉장히 좋은 노선이죠? 그리고 또 난곡에서 여의도로 가는 난곡선, 그리고 서부선 연장이라고 해서 모래네에서 신촌 로타리로해서 여의도로 해서 노량진으로 오는 것을, 노량진에서 관악구까지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건설 중인 남부 순환고속도로라는 것이 있어요. 지하로 강남에 가는 것이요. 이건 내후년에 개통이 되고요. 그러면 교통이 획기적으로 좋아집니다.

이정수:
제가 이미 이사를 온 것이 안타깝네요.

유종필:
결혼을 하면 다시 이사를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정수:
결혼은 했습니다.

김선희: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이사하면 되겠네요.

이정수:
우리 구청장님께서 워낙 스타셔서 질문들이 굉장히 많이 왔습니다. 2333님, “구청장님이 소크라테스 분장 하신 것, 지금 인터넷으로 보고 있는데 최고네요.”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김선희:
1412님 께서는 “관악주민입니다. 라디오에서 구청장님 뵈니까 좋네요. 지하철 도서관 아이디어 좋습니다. 주민 이용이 확대되길 바랍니다.”

이정수:
0701님, “구청장님 새 책 내신다고 하셨는데, 언제 나오나요?” 이분은 애독자이신가봐요.

유종필:
제가 <세계 도서관 기행>이라는 스테디 셀러 책이 있고요. 또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책이 작년에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요. 지금은 <잘난체 하시네>라는 책이 지금 팔리고 있고요. 새 책은 제 머릿속에는 있는데, 조금 기다리시고요. 지금 나와있는 책을 봐 주세요.

김선희:
책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혹시 구청장님께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수 있을까요?

유종필:
저는 최영미 시인있잖아요.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하죠. 최영미 시인의 여러 시들을 좋아해요. <이미 뜨거운 것들>, 또 <돼지들에게> 이런 시집도 좋아하고요.

김선희:
저도 최영미 시인 참 좋아합니다. 시집도 있고요.

유종필:
또 최근에 <청동정원>이라고 하는 소설을 썼어요. 그런 책들을 추천하고 싶네요.

이정수:
제가 그 동네 살았던 사람으로서 궁금한 것이 하나 있어요. 서울대 입구 역에 겹 사거리 있지 않습니까? 방패간 자 처럼 생겨가지고요. 거기 자회전이 너무 짧은 것 같은데, 조금 늘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유종필:
그건 검토하겠습니다. 경찰청하고 협조해야 할 사항인데요.

김선희:
네, 지금 말이 나왔는데요. 관악구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학교’가 있잖아요. 서울대학교와도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하고 계시죠?

유종필:
서울대학교는 우리 나라의 보배이지만, 우리 관악구의 큰 자산이에요. 그래서 서울대학교 협력사업을 많이 늘이고 있는데요. 90개의 협력사업이 있습니다. 교육을 비롯해서 복지 환경 문화 등등에 많은 협력 사업이 있어서, 관악시민대학, 시민대학원, 서울대 교수님들이 직접 다 와서 강의를 해요. 그래서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들이죠.

이정수:
서울대에 입학 할 때, 관악구 특혜 같은 것은 없나요?

유종필:
입학에 특혜는 없죠.

김선희:
그런게 있겠습니까?

이정수:
그냥 물어본거에요.

김선희:
지금 문자가 정말 많이 오고 있는데요. 3029님, “관악주민입니다. 남현동은 교통신호등이 나갔어요.”, 약간 서글픈 소식을 전해주셨어요.

유종필: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이정수:
지금 구청장님이 바로 가셔서 그 신호등을 갈아 주시겠다고 합니다.

유종필:
그런데 그건 경찰청 소관이에요.

이정수:
아, 그렇군요. 6584님은 “재개발은 언제 되나요. 알려주세요.”

김선희:
시민들이 관심이 많으시죠.

이정수:
네,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질문이죠.

유종필:
재개발은 주민들의 일인데요. 잘 되는 것은 저희가 적극지원해서 빨리빨리 지원하고요. 또한 지지부진하고 안 되는 것은 주민들의 의견을 담아서 속히 해제하는 것으로 정착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김선희:
네, 지금까지 구청장님의 공적인 입장을 많이 들어봤는데요. 저는 앞으로 구청장님의 개인적인 꿈이 궁금합니다.

유종필:
꿈은 많은데요. 그 중에 하나는 제가 세계문학기행을 하고 그걸 책으로 7권 정도로 내고 싶어요.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없어요. 사실 올 해 구청장 떨어지면 그거 할려고 했는데, 구청장 당선이 되어버려서 일단 4년을 미루고 있습니다.

이정수:
자, 그러면 혹시 <수도권 투데이> 청취자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유종필:
청취자 여러분, 저는 개인적으로 좌우명이 ‘내 자신과 연애하듯, 삶을 즐겁게 살자’ 이걸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내일 즐겁게 살려고 하면 안됩니다. 오늘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하루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이니까요.

이정수:
네, 내일 죽을지도 모르고요.

유종필:
그렇죠. 사실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죠.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김선희:
네, 오늘 정말 좋은 말씀 많이 들었고요. 시간이 다 되어서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감사드리고요. 지금까지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유종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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