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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 하루 평균 40명 꼴 자살" - 조흥식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25 10:26  | 조회 : 1318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OECD 국가 중 자살율 1위, 하루 평균 40명 꼴 자살" - 조흥식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앵커:
세계 경제 10위권, 국민 소득 2만 달러 시대의 대한민국, 겉으론 더 없이 화려해보이지만, 우리 사회 이면을 살펴보면요. OECD 자살률 1위, 자살공화국이란 달갑지 않은 오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자살률이 높고, 대책은 없는 건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조흥식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이하 조흥식):
네, 반갑습니다.

앵커:
먼저, 우리나라 자살률,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설명해주시죠.

조흥식:
그저께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매일 39.5명이 자살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 시간에 거의 2명 가까운 사람이 자살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작년에 1만 4,427명이 자살했고, 2012년보다도 1.9%가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자살율이 높다고 볼 수 있고요. 특히 남성 자살율이 여성 자살율보다 2.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30대에서 50대 연령층의 자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생산연령에서 자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문제가 된다고 봅니다.

앵커:
OECD 국가 중에선 무려 9년째 압도적으로 자살률 1위란 불명예기록을 세웠다면서요?

조흥식:
그렇습니다. 2012년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은 하루에 평균 39.5명이 자살하는데요. OECD평균은 12.1명입니다. 그러며 거의 3배 이상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도 조금 높은 편인데요. 20.9명이고, 또 미국은 평균 12.5명이고요. 오히려 OECD 국가중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낮은 국가인 터키의 경우는 1.7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면 상당히 심각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자살증가율은 세계 2위라던데요?

조흥식:
네, 그건 WHO, 세계보건기구가 2000년부터 2012년 사이 자살 사망률의 변화 추이를 살펴 보았는데요. 보고서에 의하면 1위는 지중해에 있는 키프로스라는 작은 나라에요. 한국이 전체적으로는 2위이지만, 100만명 이상이 사는 국가들 중에서는 1위인 것이죠. 사실상 1위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자살률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뭔가요?

조흥식:
아무래도 한국이 예전부터 자살 공화국은 아니었고요. 1997년 IMF 사태 이후에 아주 급작스럽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통계적으로 보면 IMF 이전, 1995년에 보면 OECD 평균이 그 당시 15.5명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12.7명 밖에 안 되었거든요. 오히려 평균보다 더 낮았는데, 이게 98년 되면 21.7명으로 늘어납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우리나라가 OECD 평균보다도 더 높은 숫자로 나타나게 되고요. 더군다나 더 큰 문제는 노인 자살율이 아주 심각합니다. 우리나라가 10만 명 당 노인 자살율, 즉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율이 81.9명입니다. 미국은 14.5명이고요. 고령국가인 일본도 17.9명이거든요. 노인의 경우를 보면 일본의 7배 가까이 되는 것을 볼 때, 노인 자살율이 아주 심각하다고 볼 수 있죠.

앵커:
앞서 잠깐 말씀하셨지만, 남성 자살자가 여성에 비해 2배가 많고요. 특히 40,50대 남성들의 자살이 크게 늘었다고 하던데요. 이건 어떤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할까요?

조흥식:
조금 전에도, 한국이 자살 공화국이 된 것이 경제위기 이후인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경제 사정이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4~50대 남성의 자살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일종의 경제적 자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새로운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영어에 economy와 suicide를 합해가지고 econocide(이코노사이드)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경제적인 타격에 의해서 자살하는 경우가 높아지고 있거든요. 이렇게 볼 때, 경제적인 불안에 따라서 가족의 관계도 불안해지고, 그러면서 가족도 해체되고, 또 더군다나 우리나라 4~50대 남성의 경우에 있어서는 가장의 책임에 대한 생각을 아주 깊히 가지고 있다고 봐요.

앵커:
한편으로, 10, 20대 연령층에선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라던데, 이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조흥식:
이건 뭐 우리나라가 교육열이 세계 1위 아닙니까? 너무 과중하다보니까 어릴 때부터 교육에 치중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사춘기 때 조금 더 정체성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교육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죠. 그리고 과도한 경쟁, 입시, 이런 것이 자살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자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3조원에 이른다고 하던데요. 이것이 자살 예방에 들어가는 돈인가요?

조흥식:
네, 이 중에서 꽤 많은 게 자살 예방 프로그램에도 있지만, 또 자살을 막기 위해서, 특히 노인 자살은 농어촌이 많거든요. 그래서 농약에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준다든가 등등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앵커:
말씀을 듣다보니까 한국의 자살율이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자살공화국이란 불명예를 씻기 위해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 보십니까.

조흥식:
전 세계적으로 사회안전망, 그리고 사회보장제도를 잘 구축하는 것이죠. 특히 노인들의 경우에는 연금제도라든가, 노후 소득 보장제도를 확립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에서 기초연금이라든가 연금제도, 같은 것이 그런 것이고요.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는 우리가 너무 교육제도를 입시 위주로 하기 보단, 조금 더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교육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이런 여러 가지 사회보장과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끝으로,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님, 그리고 노인층을 봉양하는 젊은이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조흥식:
역시 자살이라는 것은 사회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때 일어나기 때문에, 사회 양극화를 조금 더 줄이고, 우리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또 젊은 청소년의 경우에는 흔히들 이야기하는 베르테르 효과라는 것이 있거든요. 동조자살, 혹은 모방자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을 차단시키려고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인 행사들도 많이 하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 더 국가 정책적으로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조흥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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