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한-캐 FTA, 옥석 가리지 못한 정부, 안해도 되는 걸 왜 했나. 우리 축산농가 타격 심각할 것“-한신대 이해영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23 18:20  | 조회 : 4351 
<경제 핫이슈> "한-캐 FTA, 옥석 가리지 못한 정부, 안해도 되는 걸 왜 했나. 우리 축산농가 타격 심각할 것“-한신대 이해영 교수

앵커:
캐나다와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 FTA가 서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양국 간의 FTA가 국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단 한국무역협회 측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FTA 확대가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는 기여를 하지만, 농축산업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캐나다 FTA로 인해서 달라지는 것들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의 이해영 교수 모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한신대 이해영 교수(이하 이해영):
안녕하세요?

앵커:
네, 교수님. FTA 10년 올해 되었다, 해서 인터뷰 올해 초에 하고 오랜만에 뵙네요.

이해영:
네, 그렇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와 캐나다가 FTA 협상을 체결하니까 이제 12번째가 되나요? 좀 빨리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해요.

이해영:
글쎄요. 캐나다만 놓고 본다면 거의 10년 걸린 셈이니까 그 자체는 굉장히 오래 걸린 셈이죠. 그런데 그 사이에 캐나다 쇠고기 광우병이라든가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죠.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습니다.

앵커:
쌀 시장 개방이란 이런 것들이랑 합쳐져서 제가 숨 가쁘다, 라고 느꼈던 것도 사실인 것 같긴 하네요. 가장 궁금한 게 양국 간에 FTA가 발효가 되면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냐, 이거든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해영:
글쎄요. 당장 캐나다와의 FTA만 놓고 본다면 한국 경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 경제도 사이즈가 커졌기 때문에... 올 3월에 사실은 협상이 타결되었지 않습니까? 3월이 타결된 걸 이제 양국 정상이 확인하고 서명을 한 것이지 이미 그렇게 본다면 3월 달에도 한 번 이런 논란이 있었고요. 그 당시에 한 가지 논란이 되었던 게 경제 효과가 얼마나 되냐, 하는 걸 가지고 정부 측에서 용역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이런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보고서를 보게 되면 실제로 캐나다와의 FTA를 통해서 우리가 얻는 게 별로 없어요. 오히려 캐나다와의 무역적자가 심화될 거다, 그리고 물론 그렇습니다.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 없지 않아 있죠. 그러나 수입이 더 많이, 배 이상 더 많이 증가한다, 하는 이런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현재. 물론 시뮬레이션이죠.

앵커:
그 용역 보고서를 작성한 주체는 어디인가요?

이해영:
정부의 연구소죠.

앵커:
산하연구소에서 한 것이고, 기간을 얼마나 두고 봤을 때 수입이 더 늘어나서 적자다, 이런 게 있나요?

이해영:
대개 이런 걸 CGE라고 하는 모델에 기반해서 용역 보고가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거는 캐나다 쪽에서 나와 있는 보고서도 그렇고요. 거의 비슷합니다, 결론이. 캐나다 쪽에서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수출 증가 효과를 누리게 될 거다, 하는 그런 이야기죠.

앵커:
캐나다 측의 입장을 반영한 기사를 봤더니요.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대개 다 반기는 것 같아요.

이해영: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캐나다에 자동차 수출이 20만 대 규모입니다. 그런데 반면에 캐나다산 자동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게 2천 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죠. 그렇게 본다면, 물론 20만 대가 다 한국에서 나가는 건 아닙니다. 그 중의 절반쯤 못미쳐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진 자동차가 캐나다로 수출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미국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캐나다와의 FTA 효과는 줄어든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앵커:
그러면 자동차로 우리가 얻을 반사이익보다는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것들을 수입을 해서 잃게 되는 그런 게 더 클 수도 있다는 거네요?

이해영:
그렇습니다. 수입 증가가 수출 증가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많으니까요. 특히 원자재 같은 거라든가 원료, 지하자원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캐나다에서 많이 수입을 하고 있고, 동시에 쇠고기, 돼지고기 같은 축산물이 우리하고 비교가 안 되게 우리 축산농가에 심한 부담이 될 거는 사실이죠.

앵커:
기사 중에 나온 문장인데요. 과거에 광우병 발생 때문에 캐나다가 소고기 수출에 타격을 많이 받았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에 제일 먼저 문을 열어줬다고 하네요?

이해영:
그런데 캐나다가 당시에 왜 그러냐면 한미 FTA하고 관련이 되어서 그렇습니다. 미국도 광우병이 발병했는데 왜 미국 쇠고기는 수입하면서 우리 건 안 하냐, 그래서 WTO 제소하고, 그런 과정에서 다시 협상이 시작되고, 캐나다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위생조건이 한 2년 전 쯤에 국회에 통과가 됩니다. 이런 과정들이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캐나다 입장에선 자동차 쪽에선 손해를 보더라도 축산이나 기타 제조업이나 1차 상품 쪽의 이익이 크기 때문에 FTA를 타결을 했다, 이렇게 보시면 되죠.

앵커:
그런데 쇠고기 시장이 캐나다에 열리는 것은 지금 당장은 아니죠?

이해영:
그렇습니다. 15년 정도에 걸쳐서 관세 40%가 철폐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래도 캐나다로서는 소고기 시장을 이렇게 뚫게 되면 남는 장사 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나요?

이해영:
그렇습니다. 왜 그러냐면 지금 우리나라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호주입니다. 호주, 미국, 뉴질랜드, 그 중에서 캐나다산은 1%도 안 되는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캐나다산 쇠고기가 수입되기 시작하면 급격히 시장 포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그런데 당장은 쇠고기보다 돼지고기 시장이 더 큰 문제죠. 왜냐하면 쇠고기는 광우병 때문에 묶여 있었는데 돼지고기는 현재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두 번째 정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거든요. 거기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게 되면 우리나라 양돈 농가에 상당한 피해가 갈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어떻게 우리 축산 농가를 보호해 주겠다, 라든지 이런 계획이 있었나요?

이해영:
그런데 지금 물론 단기 대책은 세울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너무 많아요. FTA가 늘어나면서 하나의 공식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까? 제조업은 웃고, 농축산은 울고, 그런데 이게 너무 많아지니까 지금 당장 호주와의 FTA도 발효가 될 거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외국산 쇠고기, 돼지고기들이 지금 FTA가 늘어남에 따라서 계속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러면 그 때마다 대책을 하나씩 세워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사실은 역부족이죠.

앵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시장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해야지 되는 건가요?

이해영:
그거는 구조조정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외부적인 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처지에 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축산이 느끼는 실질적인 위기감이나, 현장에서 같은 경우는 굉장히 심각하다고 봐야죠.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라는 세계적인 추세에서는 우리만 독단적으로 나갈 수는 없기도 하고요.

이해영:
그런데 모든 FTA가 다 손해이고 모든 FTA가 다 이익은 아닙니다. 그거는 이익이 되는 FTA가 있는 거고, 동시에 FTA도 종류가 굉장히 많거든요? 여러 가지의 형태의 FTA가 있는데, 지금 정부가 오직 하나의 모델에 입각해서 FTA가 늘어나면 경제 영토가 늘어난다는 허황된 공식에 따라서 FTA = 성공이고 이익이라고 하는 잘못된 공식에 입각해서 정책을 짜고 있는 게 사실은 문제죠. 그렇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교수님, FTA의 모델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그런 모델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해영:
기본적으로 FTA 통상 정책 자체를 좀 재구조화, 혹은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무조건 하나의 FTA 방식을 밀어 붙이고, 제조업은 이익인데 농축산업은 손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이건 10년 넘게 이렇게 하고 있거든요? 전 이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거죠.

앵커:
교수님이 제안하시는 모델은 그럼 어떤 건가요?

이해영:
일단은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혹은 탄력적으로 FTA 공식을, 예를 들어서 허구헌날 축산 농가나 양돈 농가, 맨날 손해만 보는 FTA는 말이 안 되는 거죠. 왜냐하면 헌법상으로 어디 우리나라 농가가 맨날 피해를 봐야 된다는 그런 헌법 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모든 국민이 평등한데, 그럼 그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을 고민을 해야 하고, 동시에 혹 이익이 발생한다면 그 이익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제도적, 법적 장치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국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우리 국내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그 하에서 파트너를 선택을 해야죠.

앵커:
조금 더 그러니까 주체적인 협상을 해라, 라는 말씀이 있는 것 같고요.

이해영:
네, 그렇기도 하고 일단 정책도 재점검을 해야죠.

앵커:
그런데 FTA를 하면서 협상을 잘 하라, 라는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협상은 이렇게 하고 체결을 했더라도 나중에 분배 과정에서의 제도의 측면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해영:
그러니까 인풋 측면이 있고 아웃풋 측면이 있겠죠. 그렇게 본다면 양쪽 다 접근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캐나다하고 호주와의 FTA도 같이 시작되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와 호주는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무역 적자 국가에요. 그 경우에 FTA를 하게 되면 우리가 손해 봅니다. 이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A는 이익이라는 공식 하에서 이걸 밀어 붙인 상태인데, 그럴 경우에 예를 들어서 호주 같은 경우 FTA 할 때는 이거는 FTA 협상 상대국에서 한참 후 순위에 놔야죠. 혹은 안 해도 상관없습니다. 워낙 이익이 미미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경우에 FTA를 했다고 경제 영토가 넓어졌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거든요? 안 해도 되는 FTA는 안 하면 되는 거죠. 얼마든지 우리 경제 규모에서는 커버할 수 있는 역량이 되기 때문에... 그런데 무조건 FTA는 이익이다, 하는 이런 공식 하에서 일방적으로 이해 당사자의 배려나 그런 것 없이 추진해 온 이런 FTA 정책은 이제 좀 재구조화, 혹은 재고를 해야 될 시점이 아니냐는 이런 이야기죠.

앵커:
교수님, 그러면 한-호주는 안 해도 된다, 라는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이해영:
예, 안 해도 됩니다. 손해 보는 FTA는 할 필요가 없는 거죠.

앵커:
캐나다와의 FTA는 그럼...

이해영:
캐나다도 이익이 굉장히 미미해요.

앵커:
그러면 안 해도 되는 경우인가요?

이해영:
예, 안 해도 되는 FTA죠. 혹은 굳이 원한다면 이제 TPP에 이미 캐나다가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 그 때 해도 되는 거에요. 왜 굳이 지금 하냐는 거죠.

앵커:
TPP를 하게 되면 양자간의 협상도 체결되니까요.

이해영:
당연히 들어와 있는 게 캐나다, 호주인데 굳이 따로 한 번 더 할 이유는 없는 거죠.

앵커:
왜 했을까요?

이해영:
글쎄, FTA가 여러 개 늘어나면 이익이 여러 개 늘어난다, 그런 건 아니에요. FTA는 하면 할수록, 예를 들어서 관세 철폐를 통한 이익은 줄어들거든요? 전 세계적 규모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경제 영토니 이런 허황된 이야기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우리의 통상 정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를 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그러면 혹시라도 호주도 그렇고 캐나다도 그렇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들어가 있는 나라들이잖아요? 우리나라가 TPP에서 표를 많이 얻기 위한 그런 사전 포석이라는 혐의도 있는 건가요?

이해영:
그렇진 않죠. 왜냐하면 FTA는 서로 이익이 맞아야 하는 건데, 캐나다 입장에서 예를 들어 우리가 TPP 들어가는 게 이익이라면 찬성할 거고, 그렇지 않다면 반대할 게 당연하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TPP라고 하는 게 우린 지금 협상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TPP에 관해서 남아있는 한 가지 경로는 가입하는 것밖에 없어요. 일방적으로 그들이 요구하는 걸 다 들어주는 수밖에 없는, 시점 선택을 잘못 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그렇기 때문에 TPP 그 자체에 대해서도 만약 이런 조건이라면 한 번 과연 이게 이익인지 따져봐야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어쨌든 축산 농가는 계속해서 피해 보는 FTA를 하고 있고, 이런 경우에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어쨌든 일단 체결이 되었어요. 그리고 캐나다산 쇠고기 같은 경우에는 광우병 파동도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해명도 정부 측에서는 정확히 없었던 것 같고요. 이 부분도 좀 해명을 들어야지 될 부분이겠죠?

이해영:
그래서 캐나다산 쇠고기 광우병 같은 게 물론 미국산하고 비교해 볼 때 위험의 정도가 훨씬 높다, 이렇게는 보지 않아요. 왜냐하면 조사하는 두수 자체가 훨씬 많기 때문에, 샘플링이,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우려들이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잖아요? 얼마 전에 미국에서 또 광우병이 발병을 했고, 그리고 그 사후대책은 여전히 미비한 그런 수준이고, 그렇다면 캐나다산 쇠고기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경우에는 우리가 이미 2년 전에 양국 간에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에 따라서 처리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수입중단에 바로 들어가면 되는 거죠. 그런데 미국산 같은 경우엔 그게 잘 안 되게 되어 있어요.

앵커:
앞으로 한중 FTA도 협상 계속하고 있고요. 뉴질랜드, 베트남, 계속해서 속도를 올릴 가능성만 높아지고 있어서 교수님 말씀대로 옥석을 가리는 그런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해영:
네, 감사합니다.

앵커:
한신대 국제관계학부의 이해영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