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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 독립야구단 해체..야구계가 버렸다.. -김성근 고양원더스 감독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12 09:36  | 조회 : 316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 인터뷰3 :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앵커: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이죠. 고양 원더스가 결국 해체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고양 원더스는 2011년 12월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 창단한 팀인데요. 창단 초반, 원더스는 '패배자의 집합소'로 불렸지만 22명의 선수를 프로에 입단하는 기적의 팀으로 변모했었는데요. 실패를 기회로 만들었던 팀이라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었는데,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큽니다. 창단 초부터 팀을 일궜던 ‘야신’ 김성근 감독님 통해 이 소식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김 감독님?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하 김성근):
네. 안녕하세요.

앵커:
고양 원더스, 야구 팬 뿐만 아니라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가 워낙 경쟁이 심하다 보니까 이른바 패자부활전을 그리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일종의 희망이었는데요. 정말 아쉽습니다. 김 감독께서도 굉장히 아쉬우실 것 같은데요?

김성근:
아쉽다기보다는 허전하네요. 뭔가 ‘세상이란 이렇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앵커:
네, 지금 고양 원더스가 해체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나요?

김성근:
사람들의 의식의 차이인데요. 고양 원더스 자체가 프로 야구 속에서 같이 생존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봤으니까요. 그 자체부터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일본이나 미국 같은 나라와 달라서, 우리나라는 팀이 적이니까요. 고양 원더스가 어떤 팀이냐는 그 가치 판단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너무 단순하게 독립팀이란 평가 속에서 움직이니까, 위치 자체를 낮게 보았지 않나 싶어요. 제가 볼 때 고양 원더스라는 팀이 야구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였는데, 그 자체로 KBO의 위치에서 볼 때는 아주 귀찮은 존재였던 것은 아닌가 싶어요.

앵커:
어떤 면에서 귀중했다고 보십니까?


김성근:
매 해, 야구 실업자가 800여 명 나와요. 이 800명을 구할 길이 없어요. 예전엔 실업팀이란 것이 있어서 분산되었는데, 지금은 프로야구 10개 팀 외에는 없어요. 프로야구 자체도 거의 선수가 가득 차서, 새로운 선수가 들어가기 어려워요. 올해도 약 120명 정도밖에 못 들어고요. 그 속에서 볼 때, 고양 원더스는 매년 50명 가까이를 데리고 있었으니까요. 야구계에서는 큰 재활처가 되었거든요. 이 자체에 대한 고마움이나 귀중함을 못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김성근 감독께서는 야신이라고 불리는 감독이신데요. 고양 원더스의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를 회상하신다면, 어떤 이유에서 어떤 각오로 고양 원더스 감독에 취임하셨습니까?

김성근:
저는 인생관 자체가요. 헤맬 때는 어려운 길을 가라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SK 그만두고 나서, 한창 프로 1군 팀에서도 오라고 했고,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고양 원더스 이야기를 듣고, ‘아 이곳은 내가 가야겠구나’ 싶더라고요.

앵커:
왜 가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거에요?

김성근:
역시 그것은 무에서 시작해야 하니까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저한테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건방지지만 나 밖에 못하는 일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들을 1군으로 만들어야 야구 전체에 플러스가 될 거고, 야구 하다가 실망한 아이들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지 않나, 그리고 구단주이신 허민 구단주께서 아주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계셔서, 이분은 나하고 맞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게 된 것이죠.

앵커:
구단주도 훌륭하신 분이시죠. 개인적인 출혈을 감내하시면서도... 그런데 김성근 감독께서 보실 때엔, 3년 동안 제일 아쉬웠던 점은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으시겠어요?

김성근:
제일 아쉬운 것은 왜 우리 위치, 고양 원더스라는 위치를 왜 KBO라고 하는 수뇌부에서 인정을 못 하고, 그냥 추락을 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네요.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팀이 유지 되었을 거에요.

앵커:
왜 KBO가 그랬을까요?

김성근:
고정관념과 선입관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니까요.

앵커:
한번 실패한 선수들이라서요?

김성근:
그런 것은 아니고요. 프로하고 고양 원더스가 엄연히 벽이 있다. 누가 봐도 벽이 있는 거에요. 거리감이... 이 속에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에요. 이것을 돌파해가지고 새로운 창을 열어야 하는데, 열겠다는 의욕이나 발상이 없지 않았나 싶어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무리해서 움직이기보단, 보호본능이 작동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볼 때는 지금 우리나라 야구는 돌파구를 열지 않으면 말라가요. 제가 3년 전에 프로야구가 망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지금 프로야구가 말라가고 있어요. 야구 시합 내용 자체로 볼 때요. 제가 볼 때는 위기가 와 있지 않나 싶은데, 이 위기에 대처하려는 대안이 없지 않나 싶어요. KBO 위치에서 시설이라든지 이런 것은 많이 하고 있는데, 아무리 무대가 좋더라도 무대에서 춤추는 아이들이 있어야죠. 그에 대한 대안, 그에 대한 의식이 너무 모자라지 않았나 싶어요.

앵커:
김성근 감독께서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가슴 찡하더라고요. 선수들은 감독님께 어떤 말을 했습니까?

김성근:
어제도 끝나고 30명 가까이 면담을 했는데요. 어떤 아이는 상담할 것은 없는데 감독님과 앉아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어제 미팅 끝나고 선수들에게 한 말이, 나는 이제 이 팀의 감독이 아니다. 나는 인간 김성근이니까 너희들이 편하게 와라. 그러니까 아이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선수들이 앞으로도 자기 스스로가 야구를 계속 해도 괜찮은 건지 이야기 해 달라고, 그런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왔어요.

앵커:
지금 김성근 감독님께서 고양 원더스 선수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김성근:
아이들이 고양 원더스에 처음 들어올 때, 긴 터널 속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양에 와서 밝은 세상도 보았지 않았나 싶은데, 어제부로 다시 긴 터널 속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다시 그것을 돌파하고, 안 하고는 자신의 의지 속에 있는 것이니까, 자기가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빨리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면 좋겠네요.

앵커:
김성근 감독께서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김성근:
저는 어떤 형태로든 간에, 대한민국에 온 것은 야구 하러 왔으니까, 어느 곳에서든 야구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앵커:
다시 프로팀으로 가실 의향도 있으신 건가요?

김성근:
음. 제가 의사가 있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에 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상대가 날 부를지 안 부를지는 알 수 없는 것이고요. 저는 12번 그만 두었을 때는 리틀도 갈 수도 있고, 고등학교도 갈 수도 있고, 어디서 야구하는가는 저한테는 상관이 없어요.

앵커:
제가 아쉬워서 여쭤 보는 것인데요. 고양 원더스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죠?

김성근:
지금은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은 독립팀로 갈 가능성은 영원히 사라졌지 않나 싶어요. 야구계에서는 큰 길을 잃어버렸지 않나, 미래를 잃어버렸지 않나 싶어요.

앵커:
야구만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이 요새 경쟁에 상당히 지쳐 있는데요. 국민들이 가졌던 희망도 상당부분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성근:
저도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가 이 팀에서 세상에 어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이란 것은 포기란 없다. 자기만 덤벼들면 얼마든지 길이 열린다는 것을 세상에 어필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어느 정도 어필이 되었는데, 이렇게 문을 닫아버리니까 너무 아쉽네요.

앵커:
그렇습니다. 네, 어쨌든 다시 야구장에서 김성근 감독님의 야신으로서 모습을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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