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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린 허용 규제 완화, 진짜 먹어도 될까"-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04 10:42  | 조회 : 427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사카린 허용 규제 완화, 진짜 먹어도 될까"-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앵커:
<투데이 이슈 점검> 시간입니다.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 싼 가격에 단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던 사카린, 아마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한 때 건강 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사카린 사용이 엄격히 제한됐습니다만 최근 식약처에서 안전하다, 허용 범위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도 걱정된다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요. 오늘 이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서강대학교 화학화 이덕환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이하 이덕환):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어르신들에겐 추억의 맛으로 불리는 사카린이 어떤 물질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이덕환:
사카린은 라틴어로 설탕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카린은 13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산업폐기물인 콜타르에서 분리한 톨루엔이라는 물질로 인공적으로 합성한 인공감미료입니다.

앵커:
사카린이 첨가가 허용된 식품이 어떤 게 있죠?

이덕환:
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사카린을 설탕대용으로 많이 먹었습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사카린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몸에 나쁘다는 얘기가 많이 퍼져서 지금까지는 김치, 젓갈, 절임 9개 식품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돼 왔습니다.

앵커:
내년부터는 식품에 사카린을 첨가할 수 있는 허용 범위가 크게 늘어난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 까지 늘어나는 거죠?

이덕환:
거의 대부분의 식품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확대하는 범위는 어린이들도 먹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에도 들어갈 수 있게 허용을 해서 모두 17개 식품군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앵커:
한때 사카린이 암을 일으킨다고 해서 유해성 논란이 있었는데, 언제 어떤 이유로 이러한 논란이 생긴 건가요?

이덕환:
사카린은 시판되고 나서 20, 30년 후부터 사람들이 거부감을 나타내기 시작했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이 산업 폐기물을 원료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서에 맞지 않죠. 쓰레기로 만든 식품으로 되는 거죠. 그래서 1900년대 초부터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산업폐기물에서 만든 합성감미료를 먹어도 되냐는 인식 문제로 논란이 돼 왔는데, 1970년대부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발암성이 확인됐다는 보고가 있으면서 논란이 확산돼서 거의 전 세계적으로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사람들이 걱정하니까 규제를 하자고 해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부분적으로 규제를 해왔습니다.

앵커:
사실 사카린이 동물 실험에서 암을 일으켰다고 해서 인체에 반드시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덕환:
그렇습니다. 그런 상황이 밝혀진 셈인데 현재 2000년대 들어오면서 새로 밝혀진 게 쥐와 사람과의 소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쥐에서는 문제가 생기는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그 이유가 사람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서 지금 이렇게 규제가 풀리는 거고요. 사카린은 참고로 말씀드리면 혀를 자극해서 단맛은 굉장히 강하게 느끼게 해주는데 사람의 소화기에서는 흡수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혀만 자극하고 배설이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더 이상 이걸 가지고 논란을 벌일 필요는 없겠다고 해서 WHO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규제를 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세계적인 추세로 아직도 금지하고 있는 나라도 있나요?

이덕환:
아직 우리나라도 뒤늦게 참여한 셈이고요. 세계보건기구, 미국, 일본 등이 전부 규제를 풀어서 거의 대부분의 식품에다 넣을 수 있는 법적으로 허용된 식품첨가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카린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이덕환:
네. 지금 우리가 과학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혀를 자극해서 단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 이외에는 우리 몸 안으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리고 사용량이 굉장히 적습니다.

앵커:
이런 사카린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요?

이덕환:
사카린의 유해성과 상관은 없는 건데요. 우리가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굉장히 생리적이고 본능적인 겁니다. 우리 세포, 특히 뇌세포가 단맛을 가진 포도당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쓰기 때문에 그런데요. 이게 당뇨병에 걸리신 분들은 생리적으로는 단맛을 꼭 먹고 싶어 하는데 설탕이나 포도당을 드시면 생리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단맛을 느끼지 못해서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우울해집니다. 이런 분들에게 사카린은 기적과도 같은 거죠. 혀만 자극해서 단맛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생리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까 당뇨병 환자들에겐 굉장히 좋은 식품첨가물입니다.

앵커:
사카린이 안전한 걸로 결론이 났지만 많이 먹는 건 좋지 않지 않습니까?

이덕환:
당연히 그렇죠. 어떤 것이든지 많이 먹어도 괜찮은 식품은 없습니다. 그런데 사카린의 경우에는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게 드셔보신 분들은 다 기억하실 텐데, 조금만 과하게 집어넣으면 쓴맛이 납니다. 금속성의 뒷맛이 남아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넣을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사카린이 안전하다면 모든 제품에 넣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이덕환:
식약처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규제를 정하는 것은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학적인 근거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과학적인 근거가 아무리 확실하고 분명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규제를 하게 됩니다. 사카린이 그런 범주에 들어가는 물질이고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특별히 규제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도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아스파탐이라는 감미료도 있지 않습니까?

이덕환:
그렇습니다. 인공감미료가 몇 가지 개발이 되어있죠. 인공감미료에 대해서 인공이라는, 합성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천연식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천연이라는 것은 다른 생물을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거거든요. 설탕의 경우에는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가지고 만듭니다. 그런데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본인들이 먹어야 할 식량을 포기하고 거기에 잘사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재배합니다. 덕분에 그 사람들은 굉장히 힘들도 어려운 삶을 살게 되고 굶주리게 되죠. 그래서 우리가 무조건, 물론 천연식품을 좋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성향이지만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먹을 수 있는 것은 만들어먹겠다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지금 70억이 살고 있는데 우리가 모두 천연식품에다가 의존하게 되면 우리의 입맛을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의외로 엄청나게 어려운 삶을 살아야 하는 분들이 계신다는 현실적인 사실도 우리가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덕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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