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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는, 우리는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임인선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7-22 10:26  | 조회 : 371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춤을 통해 세상과 마주하는, 우리는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임인선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장



앵커:
예술가들이 말하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의사소통 수단은 바로 춤, 무용이죠. 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으로도 불리는데요. 오늘은 춤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당찬 무용단’ 이야길 해볼까 합니다. 국내 최초, 장애인을 위한 전문 무용단체죠.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의 임인선 단장,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임인선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장(이하 임인선):
네, 안녕하세요.

앵커:
장애인무용단은 흔치않은 무용단인데요, 먼저 ‘필로스’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임인선:
‘사랑하는 자’라는 의미의 우리 아이들에게 무용 교육을 통해서 사랑을 베풀고 그를 통해서 그들에게 신체적 기량 향상이나 심리 정서의 안정, 사회성 발달 등 교육적 효과를 주기 위해서 아름다운 말을 만들었습니다.

앵커:
장애인무용단을 꾸리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텐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임인선:
제가 석사 과정 공부 중에, 저는 무용을 전공했습니다.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통해서 그 감정을 자신의 더 아름다운 몸을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말을 하는 게 무용의 원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씀하시기에 무용은 하나의 예술의 측면으로서 무대에서 이뤄지는, 관객들에게 비춰지는 심미적인 모습만 무용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무용이 가진 교육적인 장점을 소외계층이나 특별한 대상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어떤 게 있을까 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연구를 하게됐어요. 연구 과정 중에 장애 아동들에게 무용의 교육적 측면들을 가르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하고 10여 년 동안 서울대학교 장애아동체육교실 이라는 곳에서 무용 교사로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그들에게 교육을 해본 결과, 정말 눈으로 볼 수 있는, 비장애인들보다도 무용이 가지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판명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대학의 교수로 가게 된다면 장애 아동들에게 제가 공부했던, 저는 학위논문 자체를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장애인 무용교육의 효과를 썼거든요? 그래서 이런 내용들을 장애 아동들에게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만들어서 교육하고 싶었던 게 제 소망이었어요. 그래서 2005년에 27명의 지적장애인 아동을 대상으로 제가 재직하게 된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의 교수로 가면서 안양 지역의 27명의 지적장애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 무용교육을 하게 된 것이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의 가장 큰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앵커:
올해로 창단한지 벌써 8년이 됐는데요. 무용단원이 장애인이다 보면 연습 시간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아요.

임인선:
아이들은 특성상 모든 무용 순서들을 암기해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희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에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이렇게 무용의 3가지 전문적인 영역을 전문 선생님들을 모셔다가 교육하고 있는데요. 10분 정도의 한국무용 작품을 하려면 연습기간이 2년여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앵커:
일반 무용가들과 비교하면 기간이 몇 배나 더 필요한 건가요?

임인선:
그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움이 따르죠. 하지만 일반 비장애인들의 무용과 비교할 수 없는 게 그들은 몸을 통해서 동작들을 음악을 통해서 자신의 동작들을, 자신의 몸의 교육이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순서를 몸으로 익히게 됩니다. 머리가 아닌 몸을 통해서 스스로의 교육적 효과, 운동의 효과로서 몸을 익혀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비록 오랜 기간을 가지고 아이들의 교육 기간이 오래되면 그 결실은 이로 말할 수없는 커다란 결실이 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얼마 전에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아주 의미있는 공연을 마치셨다고요?

임인선:
네. 저희가 2007년 3월 20일에 창단됐는데요. 창단 후 얼마 안돼서 저희 지역의 안양샘병원 이라는 곳의 ‘전인 치유의 밤’에 초청돼서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이 공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이루어진 건데요. 암환자 분들과 보호자 분들, 어려운 환자 분들을 사랑으로 돌보시는 환자보호자 분들을 위해 공연하게 됐습니다. 당시 공연했을 때 머리도 하나도 없으시고, 정말 힘들어 보이는 많은 분들이 휠체어에 앉아서 보고 계셨는데요. 몇 분께서 저희 무용단의 공연을 보시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마음들이 아팠겠습니까? 그 공연이 끝나고 난 후에 지적장애 아동 하나가 무대에서 내려가서 그 환자분의 손을 맞잡고 한마디를 하는 거였어요. “괜찮아요. 사랑해요.”라는 두 마디를 했어요. 그 말을 듣고 거기 있는 관객 분들, 의사, 자원봉사, 선생님들 다 하나가 돼서 울음바다가 됐던 일이 있습니다. 그런 계기가 있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무용단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특별히 저희 무용단의 정기공연을 멀리 계시거나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 찾아가는 공연을 기획해야겠다는 생각에 특별히 어려운 분들, 환자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번에 찾아가는 공연을 병원에서 했습니다.

앵커:
장애인무용단의 연령층이 어느 정도되나요?

임인선:
처음에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정도 아이들에게 현대무용과 발레, 한국무용을 그들에게 무용가가 될 수 있다,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기위해서 만들었던 무용단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계속 무용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아지게 됐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제한 연령을 둬서 고등학교라고 제한하지 않고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 누구나 무용을 원하는 분들은 오실 수 있도록 연령 제한을 두지 않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무용단을 꾸려오면서 어려운 점들도 많았을 텐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임인선:
처음에 아이가 무용실에 들어오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무용실에서 뭘 하는지 궁금하고, 환경적인 것에 아이들이 적응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려서 그 기간이 조금 힘들었던 경우가 있었고요. 어떤 어머님께서는 “우리 아이가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노래를 부르게 해주세요.” 라고 요구를 하셨어요. 처음에는 그 아이가 무용을 접하며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서서히 무용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무용실 문을 열고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무용실에 박차고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과 몸을 부딪히면서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 제게 반가운 전화를 주셨어요. 아이를 데리고 백화점에 갔을 때 백화점에서 무용실에서 아주 귀에 익었던 음악이 들려왔나 봐요. 그랬더니 그 아이가 갑자기 콧노래로 흥얼흥얼 그 음악을 따라하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아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8년 전의 그 아이가 지금까지 우리 무용단에서 중요한 역할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사회가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는 장애인 예술 교육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지는 않죠?

임인선:
발레가 예쁜 얼굴과 예쁜 몸매를 가진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니거든요? 장애인도 얼마든지 우리도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고 그들에게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평등한 기회가 있거든요. 그들에게 무용을 통해서 그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몸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교육적인 효과가 많은 이들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의 하나의 역할이고 의무이기도 하거든요? 그러한 장애인의 예술 교육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적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이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장애인들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길은 험하고 멀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에 가장 필요한 게 뭡니까?

임인선:
관심입니다. 지금 현재 저희가 아는 지인이나 가족들을 통해서 지원을 받고 공연하고 무용단을 꾸려가고 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좀 가져서 장애인들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주시고, 우리 아이들이 가장 힘든 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무용가가 정말 되고 싶어도 산업현장과 사회현장으로 나가서 가장 저임금을 받고, 단순노동을 하면서 평생 살아갈 길들을 생각하셔서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생각하시기엔 고등학교까지는 자기가 무용을 하고 싶어서 하지만, 이제 평생 먹고 살길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하십니다. 어머님들과 10년 가까이 있으면서 어머님들의 고충을 얘기 하다보니까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시면서, 그들이 정말 무용을 하면서 무용만을 가지고 평생 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게 제 꿈이고 소망이고요. 지금 현재 국립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등 국가에서 운영하는 단체들이 많습니다. 그렇듯이 우리 장애인들에게도 아무 걱정 없이 삶의 현장의 어려움을 겪지 않고 무용하고 예술가로서 살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적으로 소망하고요. 또 하나는 장애인 어머님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교육열이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무용 교육을 받고 저기 가서는 체육 교육을 받고, 또 미술을 받아야 하고, 음악을 받아야 하고, 언어치료를 받아야 하고 여러 곳을 아침 10시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셔서 밤 10시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교육하십니다. 버스를 2번, 3번 나눠서 교육을 다니시는 걸 보면서 그들에게도 장애인들을 위한 토탈아트센터가 마련돼서 2층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무용을 배우고, 3층에서는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장애인 아트센터가 개원되길 기원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대기업 같은 재력이 있는데서 지원이 있으면 좋겠네요.

임인선:
이제는 나눔이 우리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복지사회로 가면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 모두 하나가 돼서 평등한 사회가 되는 것이 정말로 복지사회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앵커:
무용단은 매년 모집합니까?

임인선:
언제든 상시모집하고 있고요.

앵커:
경쟁률일 치열할 것 같기도 한데요?

임인선:
처음 2007년에 저희가 창단했을 때 3: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아이들인데, 경쟁이 중요한 게 아니고요 간단한 오디션. 오디션이 뭐냐면 자신의 의사를 어느 정도는 표현할 수 있고 많은 몸짓을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기량을 오디션을 통해서 보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 여러분들 가운데 필로스 무용단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됩니까?

임인선:
제가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학교로 또는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에 문의를 주시면 언제든지 제가 상담을 하고, 문이 열려있습니다.

앵커:
인터넷에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을 치면 나오는 겁니까?

임인선:
네. 얼마든지요.

앵커:
그렇군요. 지금 시간이 거의 다 돼갑니다만, 끝으로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이 우리 사회에 특별히 이 얘기는 꼭 하고 싶다는 말씀이 있으시면 전해주시죠?

임인선:
장애인들도 세상의 중심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장애인들도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모든 분들에게 전달해서 그분들에게도 이제는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되고 평등한 세상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저의 소망입니다.

앵커:
외국에도 이러한 장애인무용단이 많이 있나요?

임인선:
외국에서도 많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게 두드러지게 활동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필로스 장애인무용단의 임인선 단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임인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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