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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지명자 교리나 신앙에 지나치게 집착해 보편적 상식을 무시한 것"-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6-13 08:10  | 조회 : 714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2 :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앵커:
앞서 논란을 낳고 있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과거사 강연에 대한 야당의 입장 들어봤는데요. 학계와 종교계의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전 국사편찬위원장이자 교회 장로로서 개신교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오신 분이죠.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연결합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이하 이만열):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앵커:
먼저 문 총리 후보자의 교회발언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만열:
제가 그 강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읽어보았습니다 녹취록을. 그 내용은 19세기 이후에 한국사의 전개 과정을 하느님의 뜻이라는 기독교적 관점을 투영해서 역사를, 중요한 대목에서의 역사를 해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 일제 강점을 하느님의 뜻이라는 대목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용 나온 것은 물론 우리민족에게 일제강점 이라는 시련과 고난을 주신 것은 연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강연자의 해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을 하느님의 뜻으로 본 부분이 이런 것들이 몇 개가 없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되면 일제강점을 하느님의 뜻으로 본다면 한국인의 자주를 회복하기 위한 독립운동은 어떻게 되느냐고 하는 문제가 곧나오게 되는 것이죠.

앵커:
사실 교회에서도 주기철 목사님 같이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순교, 순국하신 분도 많지 않으십니까?

이만열: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 반대이지만 기독교인 가운데서 독립운동에 앞장서서 희생된 분이 많이 있죠.

앵커:
그리고 ‘3.1운동 33인 중에서 기독교인이 절반이 기독교인입니다. 그러면 이들은 다 하느님 뜻에 어긋난 겁니까?’ 라는 것을 6118님이 보내주셨는데요. 하나씩 여쭤보겠습니다. 물론 총리실에서는 게으르다, 자립심이 부족하다는 것은 직접 발언한 것이 아니고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했을 뿐인데 일부 언론이 왜곡한 것이라고 얘길 하는데, 실제 강연을 저도 풀 동영상을 봤거든요? 우리민족이 게으르다는 것이 단순한 인용이 아니라 여러 차례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윤치호의 발언에 앞서서 문 후보자는 500년 동안 내려왔던 조선의 못된 관습, 게으름 이런 것이 일제시대 때도 같이 이런 내용이 나오거든요. 대체 역사적으로 근거가 있습니까? 우리가 원래 이렇게 더럽고 게을렀나요? 더럽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까, 선교사에 의해서.

이만열:
문 후보자가 심지어는 조선민족의 DNA가 의존적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그건 일제가 그들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내놓은 식민주의 사관에 한국민족이 의타적이라든지 의존적이라든지 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말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 가운데서는 종종 한국사람들이 더럽다 라든지 게으르다든지 하는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윤치호의 경우도 그런걸 보았기 때문에 영문으로 쓰면서 그렇게 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총리실에서 해명하는 바와 같이 윤치호의 말을 단순 인용한 게 아니라 후보의 소신이 그렇다는 것이 여러 군데서 나타난다는 것을 저는 감지했습니다. 문 후보는 왜 그러면 부지런히 일을 하지 않았느냐 이렇게 할 때 부지런히 일을 해서 재산을 모으면 관리들이 가렴주구를 했기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이건 중세사회 일반적인 현상이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난 현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만약에 한국인의 DNA가 게으르고 나태하다고 한다면, 오늘날 문제, DNA속에 그게 있는데 오늘날 한국인이 부지런한 것은 어떻게 해명할 것이냐 라고 하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그걸 들으면서, 녹취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앵커:
어쨌든 이게 교회에서 강연을 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게 문창극 후보자의 입장인데. 이 교수님은 역시 개신교, 기독교 신자로서 이러한 종교적 관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을 하십니까?

이만열:
강연을 다 읽어보면 수긍할 점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제목이 ‘기회의 나라를 만들어주십시오’라는 제목입니다. 이것도 결론에 가서는 미국이 기회의 나라가 되었듯이 세계 중심축이 지금 극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때에 한국이 기회의 나라가 되도록 하자 라고 하면서 강연을 듣는 기독교인들에게 크리스천들이 이런 점을 위해서 기도하고 힘쓰자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앞서의 그런 역사관의 문제 이런 것들은 굳이 거기에 넣었어야 했느냐는 문제가 나오고요. 그러나 이것은 아마도 후보자의 평소 신념이 극우적 정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 적으로 표출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교리나 신앙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인간의 보편적 또는 상식선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는 것이지요. 여기에서도 그런 게 보였습니다. 이점은 언뜻 생각하면 우리사회에서도 법과 원칙을 내세우면서 상식을 무시하는 정부나 정치계의 처사와 별로 다른 게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도 언뜻 제 나름으로서 해봤습니다.

앵커:
제가 종교관련해서 한 가지만 더 여쭤보는 게요 식민지, 한국전쟁, 6.25가 전부 하느님의 뜻이라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 이 사람이 얘기하는 하느님의 뜻이 도저히 뭔지 저는 모르겠어요.

이만열:
목회자들이 그 얘기를 아주 많이 합니다. 기독교적 역사관 가운데 모든 역사는 하느님이 간섭해서 이루어졌다는 역사관을 얘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까 그렇다면 기독교 역사관이 운명론과 다른 게 뭐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죠. 운명론에서는 정의나 심판이라는 것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역사, 하느님의 뜻이라고 할 때는 정의의 문제나 심판의 문제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얘기 할 때는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평소에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사실 이러한 발언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일 기조와도 맞지 않고 있고요. 또 한가지는 대학 강의와 과거 칼럼에서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니까 일본 정부로부터 꼭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선진국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정도로 나약하지 않은 국가가 됐다는 이 얘긴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만열:
문 후보는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전제 위에서 일본의 성노예 문제는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씀 했습니다만 그러나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건 전쟁범죄 중 하나입니다. 전쟁범죄는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적 보편적 인권의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도저히 소홀하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신 교수님이 지적한 바와 같이 지금 한일관계가 어렵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일본에 대해서 성노예 문제 정식으로 사과해라고 하는 게 정부의 주장이 그런데 그것 때문에 지금 한일관계가 제대로 안 풀려지고 있는데 총리라고 하는 분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엇박자가 되는 것이고 대외적인 힘이 전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만열: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전 국사편찬위원장이시자 숙명여대 명예교수이신 이만열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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