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시간 : [월~금] 06:40, 12:40, 19:40
  • 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사건파일

월드컵 경기로 떠들썩하던 그 날, '사바이 단란주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유일한 생존자의 증언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04-26 17:58  | 조회 : 219 
◆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일시 : 2024년 4월 26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출연자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 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때는 1998년 6월 14일. 당시 대한민국은 멕시코와의 월드컵 첫 경기로 무척이나 뜨거웠습니다. 전반 27분 하석주 선수가 선제골을 넣으며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죠. 하지만 같은 시각 강남의 한 단란주점에서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눈앞에 펼쳐진 건 처참하게 살해당한 남성 1명과 여성 2명의 싸늘한 주검뿐이었습니다. 이 처참한 살육극이 벌어진 가운데 놀랍게도 유일한 생존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생존자가 전한 그날의 생생한 기억, 도대체 그날 강남의 한 단란주점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황근주 변호사(이하 황근주)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 언급한 이 사건 아주 처참한 살인 사건이었는데 놀랍게도 이 현장에서 살아남은 생존자가 한명 있었다는 거거든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황근주 : 네. 당시에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1998년 6월 14일이었습니다. 이날 새벽 2시 넘어서 강남의 한 건물 앞에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앞으로 하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한 여성이 피를 흘리며 다가오면서부터 사건이 시작됐습니다. 다른 행인들도 이 여성에게 몰려왔는데요. 알고 보니까 이 건물에 위치한 사바이 단란주점이라는 곳에서 참극이 벌어졌던 것이죠.

◆ 이원화 : 전해지기로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 황근주 : 네 그렇습니다. 경찰이 출동해서 단란주점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요. 여주인인 이 씨, 그리고 여주인의 지인인 고 씨, 김 씨 총 3명이 모두 사망한 채로 발견이 되었는데요. 사망 당시 상태가 아주 처참했다고 해요. 이 씨는 허벅지와 등에 매우 깊이 칼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이 씨의 입을 무려 13cm가량 칼로 길게 찢어놓았다고 합니다. 고 씨의 몸에는 무려 17번이나 칼로 찔리고 베인 상처가 있었다고 해요. 김 씨는 목이 반쯤 잘려 있었고, 이마에는 마치 발로 밟은 것 같은 신발자국까지 나 있었다고 합니다. 이 3명 모두 몸통은 밧줄로 손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고, 김 씨의 엉덩이에도 칼에 찔린 자국이 나 있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굉장히 끔찍한데요. 바닥은 또 물로 흥건했다고 하더라고요.

◇ 황근주 : 사건 현장 바닥에도 마치 물을 틀어놓은 것처럼 물이 흥건했고 아무래도 단란주점이다 보니까 술병이나 술잔 접시 같은 것들이 있었을 텐데 잔뜩 깨져서 파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범인들이 혈흔이나 체액, 그리고 발자국을 감추기 위해서 주방 수도꼭지를 틀어서 바닥을 적셔놓고 감식 작업을 방해하기 위해서 유리컵이나 접시, 술병 같은 것들을 깨서 바닥에 뿌려놓은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

◆ 이원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감식반에서 지문, 담배꽁초, 운동화 족적 이런 것들을 채취해내지 않았습니까?

◇ 황근주 : 처음에 경찰은 다량의 증거품을 채취를 했는데요. 완전하게 남아 있었던 지문 4점, 부분적으로 남아 있었던 지문 39점, 담배꽁초 24개, 운동화 발자국 3개 채취를 하기는 했는데 검사 결과 운동화 발자국 3개 이외에는 전부 다 범인의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무래도 단란주점이다 보니까 여러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해서 범인이 아닌 사람들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 이원화 : 그래도 정말 다행인 거는 생존자가 있었잖아요?

◇ 황근주 : 생존하신 분도 사건 현장에 함께 계셨는데요. 범인들 중 1명이 생존자의 옆구리와 목을 칼로 찔렀는데 다행히 급소를 피해갔고, 생존자께서는 죽은 척을 하던 중에 범인들이 도주하자마자 밖으로 나와서 도움을 요청하셨던 것이라고 합니다.

◆ 이원화 : 이게 다행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피해자께서 생존을 하셨다는 것도 있고, 생존자가 현장에 있었다고 한다면 그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생존자가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어떤 사이였는지 또 이야기를 해줬죠.

◇ 황근주 : 네 주변인들과 생존자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다시 재구성해보면요. 그날 밤 10시쯤에 이 씨의 언니 즉 업주인 이 씨의 언니가 이 씨 대신 단란 주점을 보고 있었는데 그때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3명이 들어와서 1번 방으로 들어갔고 접대부를 부르지 않고 양주와 과일 안주를 주문해서 먹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20분쯤 후에 이 씨의 지인인 김 씨와 최 씨가 단란주점에 손님으로 찾아와서 맥주를 마셨는데 이후에 업주인 이 씨가 언니와 교대하려고 단란주점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 씨가 단란주점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약 1시간 후에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기 때문에 그 사이에 사건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정을 하고요.

◆ 이원화 : 소름 돋는 게요. 범행 저지르기 전에 범인들이 부르던 노래들도 공개가 됐는데 굉장히 서정적인 노래들이었죠.

◇ 황근주 : 이 씨의 언니가 가게를 보고 있을 때 범인들은 차분하게 앉아서 최유나 가수의 <흔적>이라는 노래, 가수 박강성의 <장난감 병정>, 문밖에 있는 그대 녹색지대의 <준비 없는 이별>같은 서정적인 발라드 노래만 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씨 언니나 이 씨, 김 씨, 최 씨도 모두 이상한 사람들이란 생각을 미처 못했던 것 같아요.

◆ 이원화 : 경찰이 당시 이 사건을 금방 해결할 수 있겠다 자신했던 것이 목격자가 생존자 외에 한 명 더 있었잖아요.

◇ 황근주 : 네 맞습니다. 처음에 범인들을 맞이했던 이 씨 언니가 계셨죠? 그래서 이 씨 언니는 범인들의 얼굴도 보셨던 상황이었습니다.

◆ 이원화 : 범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본 생존자 그리고 목격자가 있었다는 건 사건 해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키로 작용하거든요. 과연 이 사건에선 어땠을까요? 잠시 후 이어가겠습니다.

◆ 이원화 : 생존자도 있고 목격자도 있고 그래서 범인들 몽타주도 굉장히 빨리 나왔다고 하던데 이후 진척이 있었나요?

◇ 황근주 : 네 그래서 경찰도 처음에는 수월하게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아직 방범용 CCTV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대부분 목격자에게 의존을 할 수밖 없었는데요. 문제는 이날 월드컵 경기가 열렸고 당시 가장 인기 스타였던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경기였단 말이죠. 그래서 길거리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단란주점 근처 포장마차나 길거리에 행인들로 북적북적했을 텐데 그래서 추가 목격자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 이원화 : 범행 동기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 황근주 : 범행 동기도 여러 가지로 추측이 됐는데요. 일단 금품을 노린 범행이 아니냐 즉 강도 범행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죠. 아무래도 장소가 단란주점이었으니까.

◆ 이원화 : 생존자가 들은 말도 있다면서요?

◇ 황근주 : 네 그렇습니다. 생존하신 최 씨의 진술에 따르면 범인 중에 1명이 김 씨에게 금목걸이를 내놓으라고 하기도 했다고 해요. 더군다나 최 씨가 남편이 지금 일을 못해서 내가 식당에서 일하면서 일당 받아 겨우 살고 있다 살려달라고 비는 와중에 범인은 우리도 회사 잘려서 당신이랑 같은 처지다라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범인들이 피해자들이 차고 있던 금시계나 금반지, 금팔찌 같은 귀금속을 안 가져갔단 말이에요. 남기고 간 고가품들이 너무 많았던 거죠. 이걸 봐서는 과연 금품을 노린 범행일까 싶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금품을 노린 단순 강도가 아니었다면 원한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 황근주 : 또 제기된 추정 중의 하나가 사바이 단란주점이나 그 건물을 둘러싼 조폭들 간의 지분 다툼이 아니었나는 추측도 있었지만 사바이 단란주점 자체가 지분 다툼이 일어날 정도로 이권이 좋은 곳도 아니었대요. 그러다가 또 나온 추정 중에 하나가 피해자 이 씨와 피해자 고 씨가 연인 관계였고 이 씨의 이혼한 전 남편이 고 씨를 노리고 청부 살인을 한 것이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었지만 이 씨의 전 남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청부 살인을 의뢰할 입장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황 변호사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사건 쭉 훑어보시면서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범행일지 아니면 우발적인 상황이었을지 어디에 무게를 좀 두고 계세요?

◇ 황근주 : 케이블 타이를 준비했다는 측면이나 월드컵 경기로 거리가 썰렁해진 날짜에 저질렀다는 측면에서는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목격자인 이 씨의 언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측면에서는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이 발생한 게 1998년이니까요. 26년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범인 못 잡고 있다고요?

◇ 황근주 : 네 이 사건은 여전히 범인을 잡지 못한 채로 2013년 6월 14일이 경과함에 따라서 15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영구 미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청취자분들 입장에서는 태완이법 통과되면서 공소시효 없어진 거 아니냐 이 사건도 범인 잡아서 처벌할 수 있지 않냐 이런 생각하실 것 같거든요.

◇ 황근주 :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태완이법이 시행된 것이 2015년 8월 1일이고 2015년 8월 1일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범죄부터 적용이 되기 때문에 2000년 8월 1일 이후에 일어난 범죄들을 그 적용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사건에는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분들 세월이 흘러서 은퇴한 분들도 많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사의 끈을 놓지 않고 개인적으로 수사를 하고 계신 분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끔찍한 건 이 범인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또 다른 범죄 저지르면서 이 사건이 잊혀지기만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이 사건 잊지 말고 끊임없이 상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미제 전담반 매주 금요일 잊혀져서는 안 될 미제 사건들 돌아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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