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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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간호사 태움, 병원 인력 부족해 나타나는 문화... 정부가 관리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2-19 20:25  | 조회 : 2168 
보건의료노조 "간호사 태움, 병원 인력 부족해 나타나는 문화... 정부가 관리해야"

- 가르쳐주는 선배도 환자 보면서 가르쳐, 신규 잘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어려울 정도
- 태움, 병원 인력 너무 부족하다보니 스트레스 많이 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화
- 인력 충원하면 주는 간호 등급제 수가, 턱없이 부족
- 간호사 인력법, 국회 계류 중
- 병원 인력, 정부 관리, 감독, 조정 역할 해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2월 19일 (월요일)
■ 대담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설 연휴 첫날,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던 신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입사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는 27살의 신규 간호사의 안타까운 사건 배경을 두고,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집단 문화가 지적되고 있는데요.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하 나순자)>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어떻게 된 일입니까?

◆ 나순자>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대형 병원에 입사하게 됐다고 기뻐했을 고인과 가족을 생각하니까 너무나 가슴이 아픈데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병원에 입사하게 되면 거의 하나에서 열까지 선배로부터 일을 배워야 해요. 이를 가르쳐주는 선배도 환자를 보면서 가르쳐주기 때문에 신규가 잘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어려울 정도죠. 그러다 보니까 그러한 사수도 스트레스 받고 신규 간호사도 스트레스 받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너무나 바쁘다 보니까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업무량으로 고통을 받은 것 같고요. 거기에다가 사망 이틀 전에는 실수로 환자 튜브관이 망가지면서 소송에 걸리지 않을까 많이 불안해했던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옛날에는 간호원이라고 했는데, 간호원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인격적 비하 내용이라고 해서 간호사라고 호칭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이름만 간호사라고 했지 실질적으로 이분들의 인권이나 생활 여건에 대한 관심은 전혀 갖지 못했던 거군요, 사회가. 

◆ 나순자> 그런 거죠. 

◇ 곽수종> 저는 큰 병을 몇 번 치러봐서 의사 선생님들이나 간호 선생님들이 환자를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시는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간호사분들이 자신을 돌보는데 있어서, 또 같은 직장의 동료분들과의 인격적 내용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하는 건 의외입니다. 태움 문화라는 게 어떤 겁니까?

◆ 나순자> 태움이라는 게 주로 선배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들을 가르칠 때 하는 얘기에요. 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 보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환자를 보면서 가르쳐야 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태움이라는 게 영혼이 재가 되도록 태운다는 뜻으로 사용되는데요. 결국은 병원의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과정에서 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화인 거죠. 

◇ 곽수종> 병원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씀을 자주 강조하셨는데, 왜 부족한 겁니까?

◆ 나순자> 우리나라가 OECD에 비해서 60% 수준밖에 안 됩니다, 간호 인력이. 

◇ 곽수종> 왜 그렇습니까? 급여가 낮습니까, 일이 고되어서 그런가요.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쭤봤습니다. 

◆ 나순자> 예를 들어서 부족한 정도가 미국의 경우에는 병동에서 간호사 한 명당 환자 네 명을 보거든요. 일본의 경우도 한 사람당 일곱 명 보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서 사고 난 중환자실의 경우에는 미국의 경우 중증환자 일대일이에요. 간호사 일인당 환자 한 명이거든요. 그런데 서울 아산병원의 경우에는 굉장히 우리나라에서 간호 인력이 많다고 하는 병원인데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 일 인당 환자를 세 명 본 거죠. 이럴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데, 그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죠. 병원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거의 40% 전후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력 한 명 쓰게 되면, 충원하게 되면 그만큼 인건비 비중이 높다 보니까 병원에서 인력을 많이 쓰지 않은 거죠. 

◇ 곽수종> 병원 측에서 볼 때 영리성에 맞지 않다고 보기에 충분한 간호사를 고용해 환자들의 돌봄에 신경 쓰지 않고, 그래서 간호사분 한 명에 환자 세 명을 돌보아야 하는, 그러한 노동의 강도가 심하다는 말씀이시네요. 

◆ 나순자> 네, 그런 거죠. 그리고 정부에서 간호사를 많이 쓰게 되면, 인력을 충원하게 되면 간호 등급제라고 수가를 줘요. 그게 턱없이 부족하다고 병원들은 얘기하고 있죠. 

◇ 곽수종> 저번에 인턴 레지던트분들이 수술실 안에서 전공 교수님들에게 받는 피해도 사회에 알려졌는데요. 간호사분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긴장 강도에 준하는 위계질서, 이런 게 있습니까? 

◆ 나순자> 실제로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자존감을 저하시키는 언어폭력이나 인권 침해 같은 경우도 있고, 주로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방식인 거죠. 

◇ 곽수종> 제가 병원에 정기적으로 진료 받으려고 가도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환자분들이 많이 오시는데요. 교수 한 분도 아침 9시부터 진료하시면 12시 이전에 못 마치시는 경우가 허다한데, 간호사분들은 환자분들 일일이 응대하셔야 하고 질문하시는 것을 다 대답하셔야 하잖아요. 환자들은 궁금한 게 많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호사 인력 문제를 더욱더 확충하는 것밖에 없지 않나요?

◆ 나순자> 그렇죠. 그래서 저희 노동조합에서는 미국 같은 경우나 호주 같은 경우도 간호사 인력법이 있어요. 간호사 일 인당 네 명을 본다거나, 중환자의 경우에는 일대일로 본다거나 이런 게 법으로 정해져 있고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거든요. 저희 같은 경우도 이러한 간호사 인력법을 만들자고 해서 국회 계류 중에 있고요. 또 하나는 이러한 인력 비율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병원 인력과 관련해서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하고 감독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에서도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는 거죠. 

◇ 곽수종> 정부에 위탁하거나 정부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은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병원 자체가 영리성이 아니지 않습니까. 비영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감독 역할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의료 수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겠네요. 

◆ 나순자> 그렇죠. 그런데 병원의 인력은 곧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공공적인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는 정부가 최대한 책임지고 전체 병원 인력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나라는 인력이 어느 정도 실태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실태 조사를 하고 거기에 맞게 비율이나 이런 것을 정해주고, 그런 것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이 결국은 그런 게 환자의 생명을 지켜내는 거죠. 그런 역할들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병원들의 책임은 하나도 없다는 건 아니에요. 병원들도 무조건 인건비 비중이나 이런 것들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선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거죠. 그러려면 적정한 인력이 충원되어야 하는 건데요. 신규 간호사들의 경우 이직률이 너무나 힘들다 보니까, 33.9%이거든요. 이것을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데가 없는 거예요. 저는 사용자들도 노력해야 하고 정부도 노력해야 하는 거죠. 

◇ 곽수종> 정부가 노력한다고 되는 문제가 있을 것이고, 정부 외에 시장이라고 할까요, 병원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할까요? 정부의 개입 말고. 

◆ 나순자> 저는 각 사업장마다 노동조합도 있고, 없는 곳은 노동자 대표를 뽑고, 노동조합과 사용자들 그리고 가능하면 정부, 이렇게 노사정이 인력 문제나 조직의 문화나 최근 얘기가 많이 되는 갑질 문화 같은 것들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공통적으로 활동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갑질 문화가 이슈화되면서 그렇게 하려는 노력들이 조금씩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병원들 규모가 키워나가는 것을 보면 간호사들을 고용하지 못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말이 안 된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간호사분들도 병원장들이 댄스 자랑하라고 하고, 이런 것들이 결국 노사가 다 같이 토론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나순자> 또 하나는, 저는 학교 교육 과정에 이러한 노동 인권적인 교육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그러한 교육 과정이 전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통해서 스스로의 인권이나 의식을 갖고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나순자>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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