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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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Q&A “58년 개띠의 특징”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1-30 12:56  | 조회 : 5157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월 30일 (화요일) 
□ 출연자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50+ Q&A “58년 개띠의 특징”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인구학자)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50+ Q&A> 이 시간은 저희 화요일에 4부에 함께하는 코너죠.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여러분을 위한, 우리를 위한 일자리, 재테크, 부동산, 그리고 취미생활까지 아주 다양하고 알찬 정보들로 꾸며나가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은 그 가운데 우리의 미래에 관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으로 꾸며볼까 합니다. 올해가 황금개띠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띠 하면 그냥 딱 떠오르는 게 ‘58년 개띠’ 이렇게 떠오르잖아요. 58년 개띠,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들을 많이 하고 계시고 유명한 분들도 많고. 그런데 58년 개띠가 이제 60이 되고, 하고 있던 직장, 일자리에서 서서히 올해를 기점으로 은퇴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58년 개띠를 통해서 미래의 한국 사회를 전망해보고, 그렇다면 58년 개띠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하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인구학자인 조영태 교수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영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이하 조영태): 안녕하십니까.

◇ 김명숙: 반갑습니다. 왠지 교수님은 <정해진 미래>라는 책도 쓰셨잖아요. 그래서 미래학자 같은 느낌도 저는 살짝 들었어요. 그런데 인구학자시라고요. 인구학을 통해서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 조영태: 인구학이라는 건 인구 변동을 통해서 사회가 바뀌는 모습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학문이거든요. 우리가 오늘의 사회를 알기 위해서는 오늘의 인구를 알아야 하고, 미래의 사회를 알고 싶으면 가장 기본이 되는 게 미래의 인구를 알아야 합니다. 미래의 경제가 어떻게 될까, 우리 지금 통일 관련한 이슈가 굉장히 많은데 과연 미래에 통일이 될까, 이런 건 예측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미래사회의 기본이 되는 인구는 거의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인구를 잘 알면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알 수 있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죠. 그래서 미래학은 아니지만 저희 인구학에서도 미래를 많이 예측합니다.

◇ 김명숙: 예전부터 그런 것이 연결된 건가요? 우리가 58년 개띠 하면 ‘베이비부머 1세대’라고들 얘기하고, 가장 많이 태어난 인구, 숫자로 봤을 때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인 활동도 상당히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상하게 보통 나이나 띠 같은 거 물어볼 때, ‘몇 살이에요’ 하면 ‘몇 살입니다’ 하거나 아니면 ‘몇 년도 생이에요’ 이렇게 물어보는데, 거의 다 ‘58년 개띠세요?’ 아니면 ‘저 58년 개띠인데요’ 이렇게 한꺼번에 묶어가는 경향이 있어요.

◆ 조영태: 그렇죠. 사실 다른 연령에서 그렇게 띠하고 연령을 얘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저는 72년생 쥐띠지만 어디 가서 72년생 쥐띠라고 얘기 절대 안 하거든요. 그런데 58년들은 유독 그렇게 말씀들을 하세요. 그 이유에 대한 건 사실 분분합니다. 예를 들어서 58년 개띠들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올라가는 시점에, 그전에는 본고사가 있었는데 본고사가 사라지고 소위 말하는 뺑뺑이 세대가 되고. 그다음에 또 연합고사를 통해서 들어가야 했고. 그리고 이분들이 대학을 들어가려던 게 1977년이었는데, 그때 갑자기 대학 공부에 대한 사회적인 열기가 높아지면서 진학률·경쟁률도 굉장히 심해졌고, 이런 이야기들도 있거든요. 그런데 인구학자인 저로서는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인구 숫자가 갑자기 이때 늘어났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는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제대로 잘 안 했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사실 출생신고 자료 가지고는 정확하지 않고요. 1960년에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굉장히 큰 인구센서스를 합니다. 인구센서스를 하면서 ‘몇 살이에요, 한집에 얼마나 살고 있어요’ 그걸 다 물어보거든요. 그걸 물어봤는데 만 2세의 아이들이 제일 크게 나왔던 거예요. 1960년이니까 만 2세를 돌아가 보면 그게 58년 개띠였습니다. 그게 100만 명이 넘었어요. 그래서 이전 세대에 아무도 100만 명이 넘지 않았던 것을 58년 개띠들이 100만 명이 넘어서, 그때부터 아마 특별해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명숙: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58년 개띠들이 그런 지나왔던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걸 토대로 어쩌면 미래도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건가요?

◆ 조영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저는 사실 과거보다는요. 58년 개띠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실까가 한국 사회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들을 많이 보여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58년 개띠에 굉장히 주목하고 있는데요. 예컨대 이런 겁니다. 올해 58년 개띠들이 공식적으로 은퇴하시잖아요. 물론 이미 은퇴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그러면 일단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의 직장에 들어가면 그걸 평생직장으로 알고 쭉 살아왔었는데, 그분들이 직장에서 은퇴하시면 갑자기 대규모로 임금근로자가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그냥 은퇴하신 다음에 가만있으실 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이분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실까. 왜냐면 이분들의 인구 크기가 지금 75만 명이 넘기 때문에 이 많은 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실까가 그 뒤에 좇아오는 또 다른 베이비부머들, 조금 연령이 낮은. 그 사람들에게 이정표를 보여주실 거예요.

◇ 김명숙: 63년생들까지?

◆ 조영태: 그렇죠. 63년생들까지가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베이비부머 1세대니까. 그들한테 ‘은퇴를 한 다음에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를 보여주실 거거든요. 그래서 이분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아마도 앞으로 향후 5년 동안 한국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 김명숙: 우리 한국 사회에 영향력이 상당히 커지는.

◆ 조영태: 그렇죠. 지금까지도 영향력이 많으셨고. 우리 연예계에도 그렇고, 기업에도 그렇고, 정치계에도 그렇고, 굉장히 많은 분들이 58년 개띠시거든요. 아무래도 인구가 많으니까요. 그분들이 새로운 인생 2막을 보여주실 거기 때문에 아주 큰 영향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아까도 말씀 중에 얘기가 나왔지만, 은퇴했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가 점점 살아갈 날이 많아지잖아요, 고령화 사회로 다가가니까. 그래서 아무 일도 안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인데. 은퇴 이후의 연령층도 그렇지만, 사실 지금 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잖아요. 그래서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의 갈등 같은 것도,

◆ 조영태: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단 58년 개띠 분들이 올해 은퇴하시는데, 그분들의 기대수명이라는 게 있어요. 앞으로 얼마를 더 사실 거냐. 아마 굉장히 궁금하실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통계청에서 이걸 다 계산해놨는데요. 58년 개띠들, 남자들은 앞으로 23년을 평균적으로 더 사실 거고요.

◇ 김명숙: 그러면 평균 83세?

◆ 조영태: 그렇죠. 평균입니다. 가만히 계셔도 여기까지는 사실 거예요. 그다음에 여자들은 28년을 더 사실 겁니다. 우리가 기대수명이라고 얘기하는 게 남자가 79세, 여자가 84인데요. 58년 개띠들은 그것보다 훨씬 오래 사실 거거든요. 그렇단 이야기는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빠져나간 걸로 만족하시거나, 만족은 안 하시겠지만 가만있으면 절대 안 돼요. 이분들도 뭔가를 하셔야 하고, 그것이 그 밑에 쫓아오는 연령대의 노동시장에 영향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숫자가 적으시면 영향을 많이 안 주실 텐데 숫자가 꽤 크기 때문에. 그래서 이분들이 하나의 노동시장을 놓고 밑에 쫓아오는 연령대한테 다시 들어가려고, 노동시장에 들어가려고 하면 그 밑에 따라오는 연령대는 그게 싫죠, 당연히.

◇ 김명숙: 그렇죠, 갈등이 되는데.

◆ 조영태: 그렇죠.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58년 개띠 밑에 쫓아오는 세력 중에 가장 큰 세력이 또 70년 개띠예요. 인구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이분들이.

◇ 김명숙: 70년 개띠도?

◆ 조영태: 네.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70년 개띠들이 만으로 48세시거든요. 48세면 한국 사회에서 가장 경제적으로도, 어딜 가도 제일 힘이 커지는. 그런데 인구도 커요. 그런데 그 위에 있는 58년 개띠들이 은퇴하시고 다시 들어오려고 하시면 누가 그걸 제일 싫어하느냐. 70년 개띠들이 싫어할 겁니다.

◇ 김명숙: 개띠들끼리 또.

◆ 조영태: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개띠들끼리 세력다툼을 하는 사이에 사실 제일 힘들어질 건 그 밑에 쫓아오는 82년 개띠에요.

◇ 김명숙: 왜 이렇게 다. 우리 담당 PD가 82년 개띠에요.

◆ 조영태: 그렇군요. 82년 개띠가 왜 또 힘드냐면요. 오늘은 58년 개띠 이야기지만, 82년이 소설에도 있잖아요, <82년생 김지영> 82년생이 왜 굉장히 특별하냐면요. 그때 갑자기 태어난 아이의 숫자는 80만 명대로 줄었는데, 갑자기 대학을 80%를 간 거예요. 그전에는 대졸자가 30만 명대였는데 82년 개띠부터 갑자기 대졸자가 56만 명으로 나옵니다. 그러니까 갑자기 경쟁이 더 심화된 거죠. 그래서 힘든데, 위에서 싸움하느라고 밑을 돌보지 않고 밑에는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그런 형상이라서.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58년 개띠들이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많이 해놓으신 것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인생 2막에 들어가시는 입장이어서. 그래서 58년 개띠들이 아마도 한국 사회에서 물러나시는 게 아니라 앞으로 더 크게 등장하시지 않을까. 새롭게 등장하실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리고 올해로 60이 되는데. 사람들이 보통, 남자들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여자들뿐만 아니라 나이에 민감해진대요, 나이 들면서. 58년 개띠들 보면 ‘이제 내 나이 60이야’ 이렇게 남자분들도 약간 허탈해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더라고요. 허탈한 느낌이 있더라도 대외적인 활동은 계속하셔야 하니까.

◆ 조영태: 그럼요. 그리고 또 미국에서 굉장히 재밌는 연구가 하나 있었는데요. 같이 함께 태어난 사람들을 우리가 ‘코호트(cohort)’라는 표현을 씁니다. 코호트가 크면, 한마디로 58년 개띠처럼 100만 명씩 있으면요. 어릴 때는 굉장히 힘들어요. 왜냐면 서로 경쟁해야 하니까. 그런데 이 사람들이 은퇴해서 나이가 들면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게 돼서 굉장히 좋습니다.

◇ 김명숙: 인프라가 넓어진 건가요?

◆ 조영태: 이런 겁니다. 은퇴하고 노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변에 저밖에 없으면 그럼 저는 외로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 실제로 우울증도 많고 자살률도 높아져요. 그런데 주변에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어? 나만이 아니네’ 그러면 이분들은 새로운 기회를 더 찾아서 갑니다. 그게 바로 58년 개띠들의 모습일 거란 거죠.

◇ 김명숙: 함께 나누는, 공감할 기회가 많다는 거죠. 지금 6591님, ‘저도 70년 개띠인데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하는 일에 싫증이 나요’ 하셨어요. 싫증 날 때도 있죠, 가끔 일하다 보면. 그런데 70년 개띠면, 우리 교수님?

◆ 조영태: 저는 72년 쥐띠입니다.

◇ 김명숙: 아까 그러셨네요, 72년 쥐띠. 뭐, 한창 좋을 나이네요. 그리고 7045님, ‘저는 58년 개띠고 내일 태어날 손자도 개띠에요. 아들과 며느리 87 토끼, 아내는 63 토끼. 좋은 만남일까요?’ 이걸 우리 인구학자님께 물어보시면.

◆ 조영태: 좋은 만남입니다.

◇ 김명숙: 이건 또 다른 분 모시고 한 번 이런 얘기 나누는 것도 재밌을 것 같기도 하네요. 좋은 만남이라고 하십니다, 우리 교수님께서. 좋아 보입니다. 58년 개띠, 토끼띠 얼마나 좋습니까. 이제는 좀 다른 얘기로 살짝 돌아가 볼까요? 우리 교수님께서 미래를 알고, 인구학을 알고. 그러면 인구학을 통해서 미래를 알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예를 들어서 구체적으로 중소형 아파트를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등에 대한 것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우리 청취자분들의 귀가 솔깃하실 것 같거든요.

◆ 조영태: 사실 부동산이라는 건, 저는 부동산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부동산도 결국 시장이고 시장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있는데요. 특히 부동산 시장을 결정하는 요소를 인구학적으로 풀어볼 수 있어요. 부동산 시장을 인구학에서 생각해보면 크게 세 가지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첫 번째는 제일 중요한 게 아무래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일 거고요. 두 번째는 정부의 정책이고요. 세 번째는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특히 심리가 굉장히 중요하죠, 부동산에서는. 그런데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부동산이 특히 아파트를 중심으로 언제 커지고 언제 가격이 올라갔느냐를 보시면, 90년대에 아파트가 많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실질적으로 가격이 막 상승했던 건 2000년대에 들어와서입니다. 그런데 2000년대가 누구냐면 사실 그게 58년 개띠들이에요. 2000년대가 58년 개띠들이 40대여서 가장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시고, 대부분 자녀들은 둘이었거든요. 4인 가구가 아주 많은데 이 사람들이 아파트를 원하면 당연히 수요가 많아지니까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밑에 쫓아오는 70년 개띠들이 또 있는데, 이 사람들도 인구가 크고. 그래서 위가 가격을 올려놓은 걸 밑에서 받쳐주니까 가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58년 개띠들이 자녀들은 성장해서 나가고 이번에 은퇴하시면 그다음에 부동산을 어떡할 것이냐. 이분들이 그래도 자산은 있으십니다. 왜냐면 월급은 많지 않으셨을 수 있어도, 그래도 2000년대 들어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아파트가 갑자기 가치가 떴거든요. 그래서 자산은 있는데 내가 무언가 새로운 일을 하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잖아요, 현금이 있어야 하잖아요. 현금이 없는 경우 제일 먼저 할 일은 일단 연금, 보험 이런 걸 깨는 겁니다. 보험이나 혹은 적금을 깨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필요하다고 하면 이제 집을 줄여나가는 거죠. 그래서 컸던 집을 줄여나가시려고 하는 욕구들이 굉장히 많은 게 58년 개띠들이셔서. 그래서 이분들이 가지고 계셨던 30평대 이상의 아파트들이 오히려 매물로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요. 반면 이분들이 나가신 다음에 다른 데 가는 건 아니거든요. 역시 아파트로 가셔야 할 텐데 좀 작은 평수로 가시겠죠, 그때는. 그래서 작은 평수의 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그래서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이해가 가는 거예요. 요즘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실 없죠?

◆ 조영태: 점점 없죠. 58년 개띠 분들만 하셔도 평생직장을 해주셨는데, 그 밑에 쫓아오는 연령대들은, 70년 개띠도 아마 평생직장으로 가실 겁니다. 혹은 평생직장은 아니어도 평생 같은 직종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밑에 쫓아오는 82년 개띠들은 아마 직종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명숙: 급작하게, 빠르게 변화하는 거군요. 58년 개띠들이 지금 은퇴 시기다, 지금 많이들 한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퇴 후에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데 은퇴라는 말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 조영태: 그렇죠. 은퇴라는 건 사실 자기가 평생 했던 일에서 빠져나가는 게 은퇴인데, 지금은 점점 앞으로는 평생 하고 있었던 일이 없어지면 은퇴라는 개념도 사라질 거고요. 노동시장에서도 계속 계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요. 그다음에 58년 개띠 분들도 지금은 일단은 노동시장에서 나가시지만, 다시 노동시장에 새롭게 들어오실 거기 때문에. 이건 마치 사회로 보면 이런 겁니다. 우리가 대학을 졸업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신규 진입을 하거든요. 58년 개띠도 사실 신규 진입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단지 자기가 옛날에 했던 일에서 벗어난 다른 일을 하는 거죠. 창업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정말 자영업자가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아니면 또 다른 비정규직으로 다른 임금근로자로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데 이분들은 어쨌든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거라서, 그건 새로운 일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사실 저는 정부에다가 언제 얘기를 하는데, 그게 뭐냐면 정부는 청년에 대한 일자리 지원 정책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게 지금 58년 개띠들, 혹은 앞으로 은퇴하신 다음에 이분들이 어떻게 살아가실지를 지원해줘야만 한다. 이분들에 대한 지원이 왜 중요하냐면요. 이분들이 은퇴해서 정말로 다 빠져나가시게 되면 아무래도 시장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잖아요. 이분들이 계속 경제활동을 해주셔야만 시장 규모가 유지되는데, 이분들이 빠져나가는 게 밑의 세대에게 득이냐 해냐, 하면 해일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계속 노동시장에 남아서 경제활동을 하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궁극적으로는 청년을 위한 정책일 수도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지금 문자가, 관심들이 많습니다. 7947님은 ‘은퇴하고도 그렇게 오래 산다니요. 인구학자가 보시기엔 국민연금이 망할 일은 없나요? 국민연금만 믿어도 될지 걱정이에요’ 하셨어요.

◆ 조영태: 저는 대학교수이기 때문에 저희 서울대학교는 사학연금이라는 걸 들고 있어요. 사학연금도 국민연금 제도랑 같은 겁니다. 대신에 저희는 많이 내고 나중에 많이 받게 되어있는데. 제가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쪽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사학연금에만 100% 의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 지금 계획하는 것하고 인구구조가 10년, 20년 뒤에 굉장히 많이 바뀌면, 우리가 지금 계획했던 연금의 제도들, 지금 예상하고 있는 것들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좋아지는 쪽으로 달라질 가능성보다는 나쁜 쪽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인 삶의 모습인데, 저는 연금에 저의 미래와 노후를 100% 의존하지 말자는 게 제 생활 모토 중의 하나입니다.

◇ 김명숙: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노후를 기존에 생각했던 틀에서 살짝 벗어나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교수님 말씀 듣다 보니까. 어떻게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서 노후를 준비하는 게 좋을까요?

◆ 조영태: 기존의 방식이라는 건 이럴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식들이 있고 자식들한테 모든 걸 올인 해왔습니다. 올인을 했고, 그래서 그 바람에 제가 가지고 있는 건 달랑 집 한 채, 그거라도 있으면 굉장히 좋은 거죠. 그다음에 현금자산은 거의 없는, 매달 들어올 건 연금밖에 없고요. 그런 경우는 사실 굉장히 위험해요. 그래서 저는 저희 친구들한테도 얘기하는데, 아이들한테 하는 투자가 정말 최우선이냐, 최선이냐. 그것에 대해서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 김명숙: 노후준비 방식을 달리하는 것 중에는 자녀교육이나 자녀에 대한 것의 시각을 달리하는 게 필요하다?

◆ 조영태: 그렇죠. 워낙 저희가 버는 돈의 1/3, 1/4을 자녀한테만 주고 있기 때문에.

◇ 김명숙: 1/3, 1/4이 뭐예요. 거의 50~60% 이상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 조영태: 그런 집이 많죠, 지금. 그래서 그런 것도 한 번 다시 생각해보고. 사실 국민연금이요. 작년에 제일 많이 받으셨던 분이 140만 원 좀 밑으로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걸 연기, 연기, 연기하셔서 올해 처음으로 200만 원 넘게 한 달에 받으시는 분이 나온 거예요, 최초로. 그런데 아시다시피 사실 200만 원도 큰돈은 아닙니다. 은퇴하신 다음에 앞으로 85세까지 사셔야 하는데 200만 원 받으면 사실 수 있을까. 불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에만 의존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다른 것들을 준비해놓으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명숙: 다른 것들을 준비한다는 게 참 애매모호하고 어렵습니다.

◆ 조영태: 굉장히 어렵죠. 그런데 공적인 연금만이 내 인생의 모두다, 라고 생각하시면, 그러면 노후는 굉장히 어려워질 수밖에 없으니.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라도 준비는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힘들고 고민이 되더라도 앞으로는 긍정적인 삶의 모습들을 생각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는 거죠, 나이가 있더라도?

◆ 조영태: 그럼요. 저는 그래서 아까 58년 개띠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 이유가 뭐냐면, 이분들이 은퇴하시지만 그냥 ‘나는 은퇴했으니까 이제 집에서 노후를 보낼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분 아무도 없으실 거예요. 그래서 이분들이 계속 생산 활동을 해주실 거고요. 생산 활동을 하신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연금만이 아니라 다른 걸 자기 스스로 만들어내실 분들이기 때문에. 그럴 능력이 이전의 고령자들에 비해서 58년 개띠는 굉장히 높아요. 그 이유가 뭐냐면요. 이분들이 사실 대학진학률도 갑자기 30%대로 높아졌고요. 이분들이 성장하실 때, 컴퓨터가 모든 걸 다 바꿔놨는데 컴퓨터를 가지고 성장하셨던 분들이 이분들이고요. 우리가 요즘 AI(인공지능) 얘기하잖아요. AI 같은 개념을 만들어놓으신 분들도 다 58년 개띠시고. 그래서 이분들이 기존에 계셨던, 이미 은퇴하신 노인분들하고 굉장히 다른 세대라서. 그래서 아마도 저는 충분히 능력도 있으시고, 그래서 그렇게 크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되겠다. 단지 국가가, 정부가 이분들의 노후에 대해서 조금 노후를 보장해 드리는 것보다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설계하시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많이 내주셨으면 좋겠다, 라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 김명숙: 오늘 58년 개띠, 베이비부머 1세대의 문을 연 58년 개띠를 중심으로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비단 58년 개띠뿐만 아니라 우리 <당신의 전성기, 오늘>을 청취하고 계시는 애청자분들께서도 많이 고민하는 이야기일 거예요, 은퇴 이후의 삶. 오늘 이렇게 교수님과 함께 인구학적인 측면에서 미래를 한 번 얘기해보니까 새롭게 달라지는 시선이 있어요. 애청자분들도 그런 거 아마 많이 발견하셨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나와 주셔서 재미있는 이야기, 좋은 말씀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다음 기회에 또 이어져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58년 개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후를 준비하는 중장년층들을 위해서요. 고맙습니다.

◆ 조영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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