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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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빅데이터]"상대적 박탈감 확산, 최저임금 다루는 언론 탓"-배철순 소장 1/14(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1-15 19:08  | 조회 : 3089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YTN’]
■ 방송 : FM 94.5 (20:20~20:56)
■ 방송일 : 2018년 1월 14일 (일요일)
■ 대담 : 배철순 하우사회문제연구소장

∘이슈!빅데이터 시간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서 보여 진 사회현상의 의미를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를 처형하라’의 저자이자, 하우사회문제연구소 소장이신 배철순 소장님을 모셨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2018년 새해 첫 이슈!빅데이터 시간입니다. 어떤 주제를 선택하셨을지 너무 궁금합니다.

→ 네 먼저 지난 주간의 주요 이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다루었던 주제지요 ‘비트코인’을 둘러싼 이슈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6일, 대표적 심층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해 다뤘는데요. 비트코인으로만 280억원의 큰 수익을 낸 23세 청년이 등장해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방송녹화 중에만 30억원의 수익을 내는 것이 방송되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굉장하네요. 소장님 저도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다시 여쭤봅니다. 

→ 최 아나운서님 같은 분 때문에, 이러한 주제를 다룰 때는 “미디어가 더욱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을 했던 바 있습니다. 큰 수익을 얻은 것은 물론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당프로그램에서는 균형감 있게,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미디어 소비자들은, 최 아나운서님처럼 “지금이라도 비트코인 투자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미디어가 비트코인 투자를 조장한 셈이지요.

∘저 역시 언론인으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큰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 그렇습니다. 그럼 또 다른 이슈도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2017년 6,470원보다 16.4%, 크게 올랐는데요. 이와 관련된 보도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일단 지난해 경제단체나 언론 등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근무시간이나 복지지출을 줄이고, 심지어 근로자를 해고하는 사업체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물가상승 등의 여러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상승은 우리 경제 체질을 변화시키는 일로 일련의 혼선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저임금 관련보도가 새해부터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부동산 관련 이슈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굵직한 부동산 정책이 여럿 발표되었는데요. 시장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연초부터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 더 강한 정책, 그러니까 보유세, 양도세, 종부세 등의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부동산, 참 많이 오르긴 했습니다.

→ 사실 ‘최저임금 1만원’, ‘부동산 보유세 인상’은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습니다.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유권자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지요. 또 다른 공약사항도 이슈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말(12월 26일)이지요.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공공부문의 채용’은 늘리고, 비정규직을 줄이겠다. ‘비정규직 제로(0)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도 많은 네티즌 언급과 보도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많은 이슈들이 대통령의 공약사항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슈들, 그러니까 ‘비트코인’, ‘최저임금’, ‘부동산’, ‘비정규직 정규화’ 에 관련된 보도나 네티즌 언급에 있어, 꾸준히 등장하는 ‘사회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소장님 표정을 보니 저한테 물어보실 것 같은데요. 이번은 너무 어렵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상상이 안됩니다. 

→ 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많은 보도에서 언급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시는 용어기도 합니다. 바로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입니다.

∘아! ‘상대적 박탈감’이군요. 저도 방송을 하면서 많이 접한 단어인데요. 사회심리학 용어라고 하니까 갑자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 이미 잘 아시는 의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쉽게 ‘질투’나 ‘시기’정도로 이해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큰 틀에서 다른 의미는 아닙니다만 좀 더 학술적으로 의미를 따져보겠습니다. 개인이 ‘다른 집단의 상황’과 ‘자기 자신의 조건’을 비교함으로써 자신이 ‘박탈’그러니까 어떤 권리나 자격, 재물이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감정입니다. 반대말은 ‘상대적 만족감’ 정도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 ‘비트코인’ 투자로 수천에서 수십억을 벌어들인 지인에게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언급 많이 보셨을 겁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지요. 알뜰하게 월급을 모아서 전세금 대출을 갚아가는 사람들 입장에서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수억원이 오르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주제입니다.

∘이해가 됩니다.

→ 비정규직 정규화 역시 비슷합니다. 비정규직이 동일한 시간,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 고용불안이나 차별과 같은 정규직이 되지 못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은 당연히 등장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반대의 상황에서 생기는 상황도 ‘상대적 박탈감’으로 등장합니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투자를 한 ‘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정부정책에 의해 쉽게 정규직이 되어서 동등한 지위를 누리는 ‘전직 비정규직’들에게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노량진 고시촌에서 시골 부모님 지원을 받아서 어렵사리 공무원이 되었는데, 더 쉬운 과정을 거쳐 공무원이 된 동료가 있다면 억울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 언론에서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히 자주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긴 연휴기간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다”는 기사에도 상대적 박탈감이 등장합니다. 연예인 부부가 예능프로그램에서 10억원대의 전셋집을 찾는 것을 비판하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언급됩니다. 주로 소득에 관련된 내용이 많지만,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내용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모 배우가 연예인이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인큐베이터를 새치기 했다는 보도에서도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언급을 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에서도 그런 내용들이 있겠군요.

→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결과입니다. S.N.S를 사용하고 있는 네티즌들이 키워드 ‘상대적 박탈감’을 언급하는 절대적인 언급량, 버즈량은 작년 말경부터 금년 초까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비트코인이나 최저임금 등의 이슈가 한꺼번에 등장한 시기지요.

∘아 실제로 많은 네티즌들이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군요.

→ 그렇습니다. 주요한 연관어로는 ‘방송’, ‘기사’, ‘기자’가 있는데요, 아마도 방송에서 다룬 주제에 대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소셜미디어에서 표현한 것이 대부분이라 나타나는 결과가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그러니까 “방송에서 어떤 주제를 봤는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는 식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이 다수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현 시점이 어떻게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각해지는 그런 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 당연히 그런 분석도 가능합니다. 경제적 차이에 의한 ‘양극화’가 심화된다던지, 구세대와 청년층의 ‘세대 간 갈등’, 자주 말씀드렸습니다만 남성과 여성의 ‘성별 갈등’과 같은 사회적 갈등들이 최근 들어 상당히 많이 관찰됩니다. 당연히 갈등의 원인이 되는 ‘상대적 박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지요. 다만 저는 여기에 다른 요인들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상대적 박탈감’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상대적 박탈감의 원인이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 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가정하겠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말 그대로 미디어, 즉 개인전용의 신문이나 TV와 같이 기능합니다. 누구도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겁니다. 당연히 다소의 과장이나 허세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예를 들면 값비싼 차라던지 명품가방 같은 사진을 게시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지인이나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매우 유능하고, 경제적으로 능력 있다는 식으로 강조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그 소셜 미디어를 본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말씀이시군요.

→ 본인이 소셜 미디어상의 친구들처럼 삶을 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가능하지요.

∘그렇지요. 저도 친구들의 소셜 미디어를 보면서 제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만. 

→ 저 역시 그렇습니다. 너무 부정적인 말씀을 드린 것 같은데요. ‘상대적 박탈감’은 꼭 부정적으로만 기능하는 것은 아닙니다. 박탈감을 느끼면, 반면에 ‘상대적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사회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기능을 축발 시킬 수 있습니다. 

→ 다만 이 정도가 심해지면, 이것이 심각한 사회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상대적 박탈감’을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다면, 그것이 자명하다면,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박탈감’이라면, 대상은 허탈감을 느껴서 ‘우울’에 빠지거나 비교대상에 ‘분노’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 ‘상대적 박탈감’을 다룬 언론 기사가 자주 등장하는 현 시점이 결코 좋은 상황일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사회의 어떤 부분에서는 갈등이 싹트고 있고, 누군가는 분노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에 필요한 것이 바로 미디어의 역할입니다.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회적으로 숨겨진, 혹은 구조화된 문제점에 대해서 공론화하는 것이야 말로 미디어 본연의 순기능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대변하는 것 역시 미디어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 다만,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미디어가 피해야할 일입니다. 최저임금을 다루는 미디어의 태도를 보겠습니다. 작년 최저임금이 통과되었을 당시 발생될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만 다수의 언론에서 청년층, 알바생의 희생과 착취, 소위 ‘알바생의 눈물’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사업주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히 형성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 그럼 최근의 언론기사들은 어떨까요? 이제는 자영업자들이 몽땅 망한다고 합니다. 소위 ‘빵집 사장님의 눈물’입니다. 알바생보다 적은 월급을 가져가는 사장님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룬 기사들이지요. 사장님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는 것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남녀갈등에 대한 방송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자극적인 기사, 당사자 일방만의 입장을 전달하는 보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상대적 박탈감’에는 분명 언론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 드립니다.

∘그렇군요. 오랜만에 소장님의 사회문제 분석을 접했던 것 같습니다. 연초부터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 ‘상대적 박탈감’의 확산에 미친 영향, 미디어가 가져야할 균형감에 대한 좋은 말씀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장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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