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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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직접 포항 지진 현장 가보니 "사진에서만 보던 장면, 피해 규모 상당“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1-17 20:06  | 조회 : 3991 
전문가, 직접 포항 지진 현장 가보니 "사진에서만 보던 장면, 피해 규모 상당“

- 직접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피해 규모 굉장히 크다, 사진에서만 보던 건물 피해
- 기울어진 아파트, 추후 재사용하기 어려울 것
- 한동대, 보강 연결 철물 자체가 부족
- 5층 이하 저층 건물, 구조 기술사 관여 안 해 건축업 종사하는 누구나 시공할 수 있어... 내진 설계 취약
- 필로티, 지진 없을 때 좋은 정책... 지진 발생하면 상당히 취약
- 필로티형 건물 지진력 2~3배 키워 설계하도록 유도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 대담 : 김진구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한국지진공학회 포항지진피해조사위 단장)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포항 지진 발생 사흘째입니다. 그 사이 이재민 숫자는 더 늘었고요.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죠. 특히 이번 지진이후 '필로티 구조' 건물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지진공학회에서 활동 중인 학자들이 포항지진피해조사단을 꾸렸다고 합니다. 이분들의 현장 조사 결과가 건물 보수 등 향후 대책과도 연결되는 문제여서 오늘 한국지진공학회 포항지진피해조사단장 맡고 있는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김진구 교수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진구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이하 김진구)>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포항 직접 다녀오셨습니까?

◆ 김진구> 네, 어제 다녀왔습니다. 

◇ 곽수종> 포항 어떻던가요?

◆ 김진구> 처음에 아침에 갈 때 생각했던 피해 규모보다 가보니까 굉장히 규모가 크더라고요. 저희가 사진에서만 보던 LA, 일본, 중국 쓰촨성이나 그런 곳에서 보던 규모의 피해를 입은 건물도 있었고요. 상당히 큰 피해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곽수종> 아파트 1개 동은 바닥이 들려 기울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 심각하며 붕괴 위험 있습니까?

◆ 김진구> 저도 들어가 보니 기울기가 서 있으면 기울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이 기울어졌는데요. 실제로 힘을 받는 전단벽은 크게 손상이 된 것 같진 않고, 주변에 있는 조적벽들이 많이 파손되어 기울어졌는데, 그 정도 기울어졌다는 건 전단벽 아래에 있는 기초도 약간도 영향 있을 수 있다는 얘기고, 아무튼 그 정도 기울기로 기울어진 건물은 추후 재사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곽수종> 정부가 480억 규모의 저리 융자, 재건축 융자 계획있다는 것을 YTN 뉴스 속보로 나온 거로 봤는데요. 재건축해야 하는 겁니까?

◆ 김진구> 글쎄요. 제가 정밀안전진단을 다 끝내기 전에는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겠지만, 하여튼 방문해서 제 판단으로 볼 때는 기운 아파트를 다시 세우긴 상당히 힘들거든요. 제 소견으로는 보수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문제는 기울어진 아파트와 연결된 아파트가 있어요. 육안으로 보면 같은 아파트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그 사이에 익스펜션조인트라는 것을 둬서, 구조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그 건물은 크게 손상이 없었고 붙어 있는 옆 건물은 많이 기울었고요. 전면적인 재건축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붙어 있는 그 건물은 재사용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요.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정밀한 진단이 실시된 다음에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지진이라는 게 땅 밑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라서 겉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없고 다른 건물과 외견상 뚜렷이 보인다고 하더라도 어느 분이 말씀하신 대로 여름에 장마가 온다거나 또 다른 지반 침하가 발생할 경우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진구> 그래서 정밀 안전 진단이 필요한 거고요. 옆 건물은 문이 잠겨서 못 들어갔는데, 아마 들어가보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한동대 건물 외벽이 뜯겨나갔다고 하던데요. 지진 영향입니까, 부실시공 측면입니까?

◆ 김진구> 제가 볼 때는 둘 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원래 뜯겨나간 벽돌은 힘을 받는 벽돌이 아니고 외부 치장 벽돌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일반적으로 벽돌벽 같은 조적벽은 지진에 약하기에 내력벽으로는 사용하지 않죠. 그런데 치장벽돌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옆으로 떨어지면 지나가는 사람이 다칠 수 있기에 연결 철물을 이용해 보강하고 시공하는 게 일반적인데, 다녀온 저희 회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보강 연결 철물 자체가 부족하고, 또 있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연결 안 된 것 같다는 얘기를 한 것을 보니까 시공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기존 건물을 시공할 때는 설마 지진이 올 것인가 하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공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건물들이 전국에 굉장히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 곽수종> 우리나라 건축물 내진설계 도입한 게 언제부터이며 규정 강화가 어느 단계까지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 김진구> 요즘 언론상에 많이 나오는데요. 내진설계 기준은 1988년에 처음 도입이 됐는데, 그때만 해도 6층 이상 건물에 처음 도입됐습니다. 그러다가 2005년 3층 이상으로 강화됐고, 작년 경주 지진 이후에는 2층 이상 건물, 올해부터는 모든 주택까지 확대됐는데요. 사실 이렇게 층수를 강화한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고, 일단 한동대의 경우를 보더라도 직접 힘을 받지 않은 비구조재, 비구조재에 대해서는 내진설계 기준이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이 지진이 건물을 전파시킬 정도로 큰 지진은 아니고, 그렇지만 외장재가 떨어져 사람들이 다칠 수 있는 규모의 지진이 계속 온다면, 그렇다면 이러한 비구조재도 내진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고요. 또 하나는 지진에 대해 위험한 건물은 6층 이상 중고층 건물보다는 5층 이하의 중간 내지 저층 건물이 사실 지진에 더 위험할 수 있는데요. 오히려 설계 기준은 그것을 정확하게 반영을 못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 언론에 많이 나왔지만, 필로티 건물이 파손됐는데, 대부분 5층 이하 저층 건물인데요. 5층 이하 저층 건물에 대해서는 구조 전문가인 구조 기술사가 관여를 안 해도 그냥 건축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누구나 설계하고 시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에, 특히 내진 설계와 같이 상당히 높은 지식이나 경험이나 기술이 필요한 내진설계의 경우 제대로 적용이 안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필로티 구조 방식으로 건물 지은 게 많아 보이는데요. 왜 이러한 건축의 꼼수와 같은 제도와 법규를 만들어서 이렇게 내진설계나 기타 문제를 피해갈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요?

◆ 김진구> 아무래도 전세 대란이라든가 젊은 층이 살 집을 구하기 어려운 현 상황을 반영해서 그러한 대책이 나온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요즘 아파트를 지으려면 지하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하를 파들어 들어가는 게 굉장히 돈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정부에서는 그러한 필로티형 다세대 주택이죠, 도시형 생활주택인데요. 그것을 설계하고 시공할 때는 일종의 혜택을 많이 줍니다. 1층 필로티층의 경우 높이 산정에서도 빼주는 등 나름 그러한 필로티형 건물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었죠. 지진이 없을 때는 좋은 정책이었는데, 지진이 발생하다 보니까 상당히 취약성을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 곽수종> 필로티 건물 구조라는 게, 주상복합 아파트라든지 저층의 빌라 건물을 놓고 보면 1층에 벽이 없는, 뻥 뚫려 있는 건물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여기에 내진 설계를 보강하거나 지진에 대한 대응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 김진구> 실제로 내진설계 기준에는 필로티형 건물을 설계할 때는 지진력을 2~3배 키워서 설계하도록 유도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기둥이나 보호의 철근배근 상세도, 예를 들면 후프를 135도 구부려서 빠지지 않도록 하는 등 지진이 와서 흔들어도 주근이 이탈되지 않도록 하는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기술하고 있는데, 문제는 말씀드린 것처럼 5층 이하 저층 건물에서는 구조 전문가가 관여하지 않아도 시공이 될 수 있도록 제도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내진설계 기준에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현장에서는 그것대로 설계되거나 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죠.  

◇ 곽수종> 이참에 전국적으로 점검을 한 번 하고 한국지진공학회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받거나 해서 대한민국 건축 구조물에 대한 전반적인 내진 설계 문제나 보수 강화 문제를 고민해보셔야 할 지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 김진구> 제가 알기에도 지금 정부와 전문가 집단 구조 설계, 한국 건축구조기술사 협회라든가 그러한 계획을 하는 거로 알고 있고요. 저희의 경우 경주 지진이나 포항 지진의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시공하고 설계해야 이러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 현재까지 적용되는 제도상 문제가 무엇이 있는 건지 파악해서 앞으로 지진이 발생해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설계 기법, 보강 방법, 제도 개선을 하려고 하고 있죠.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진구>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김진구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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