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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는 마약 범죄, 대책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22 12:36  | 조회 : 525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산호 경찰청 마약계장, 박상융 변호사 (전 평택경찰서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대검찰청 강력부가 어제 오늘, 제주도에서 마약류 퇴치를 위한 국제 협력회의를 열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마약으로 인한 폐해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영화나 미디어에서 마약범죄는 일부 사람들이 저지르는 특수한 사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SNS 등으로 접근이 용이해지고요.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신종 마약이 등장해서 평범한 사람들도 마약의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커졌습니다. 마약의 실태와 사회적 해결책을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먼저 경찰청 마약계 김산호 계장 연결해서 현재 실태를 들어보겠습니다. 계장님, 안녕하세요.

◆ 김산호 경찰청 마약계장(이하 김산호): 안녕하세요.

◇ 장원석: 현장에서 보시기에 어떠신가요. 마약 범죄가 실제로 많이 늘었습니까, 예전보다? 

◆ 김산호: 예. 2014년까지 검거된 마약류 사범 인원이 1만 명을 넘지 않았는데 2015년에 1만7천여 명, 2016년에 1만4천여 명이 검거됨으로써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장원석: 요즘에 어떤 마약이 특히 문제가 되고 있습니까?

◆ 김산호: 향정신성의약품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필로폰이라고 불리는 메트암페타민 분류의 마약류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최근에 논란이 됐던 그 마약이군요. 

◆ 김산호: 예, 그렇습니다.

◇ 장원석: 계장님이 현장에서 보시기에 마약범죄가 늘어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산호: 최근에 인터넷 통신기술 발달과 교통기술 발달로 거기에 기인해서 인터넷이나 SNS, 그리고 특급우편이라든지 택배시스템들이 발전함에 따라서 이런 일들도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해진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역시 접근성이 좋아지다 보니까 그런 범죄도 늘고 있군요. 마약을 직접 사용하는 경우는 당연히 처벌받고요. 밀반입하는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 외에 마약과 관련해서 처벌을 받는 대상이 또 있습니까?

◆ 김산호: 지난 6월 3일부터 시행된, 개정된 마약류관리법에 따라서 마약류를 광고하는 행위조차도 처벌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든 어떤 수단을 이용해서든 간에 마약류 제조나 밀수, 투약, 소지와 관련된 행위들에 대한 광고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돼서 그만큼 유의가 필요합니다.

◇ 장원석: 본인이 직접 마약을 투약하거나 판매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SNS나 은밀한 장소에서 은어를 이용해서 ‘이거 팝니다’ 이렇게 광고하는 것까지도 벌을 받는다.

◆ 김산호: 예.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지금 마약 실태에 대해서 간략적으로 들어봤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산호: 네, 수고하세요.

◇ 장원석: 지금까지 경찰청 마약계 김산호 계장이었습니다. 이어서 전 평택경찰서장인 박상융 변호사 연결해서 들어볼 텐데요. 마약 관련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처벌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수사 방식을 좀더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0945로 마약 범죄, 그리고 그것을 예방하는 것, 처벌하는 것까지 의견 보내주시기 바립니다. 박상융 변호사 전화연결 됐다고 하는데요. 불러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상융 변호사 (이하 박상융):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앞서 현 경찰청 마약계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더 이상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이 아닌 것 같습니다.

◆ 박상융: 마약청정국의 기준이 한 해에 마약사범 1만 명 기준으로 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벌써 1만 명이 넘어섰거든요. 1만4천 명. 그러면 이미 마약청정국의 지위는 무너졌다고 봐야 합니다.

◇ 장원석: 변호사께서는 저희가 알기로 경찰에 근무하실 때 마약지능수사과장으로도 계셨다고 들었는데 당시하고 비교한다면 요즘에 마약범죄가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까?

◆ 박상융: 그렇습니다. 요새는 마약범죄자들이 특히 인터넷을 통해서 마약거래를 많이 하거든요. 그리고 국제우편을 통해서 마약거래가 이루어지고, 또 아주 은밀한 수법으로 이뤄집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 무인물품함을 통해서 거래가 되고, 그래서 적발하기도 힘들어졌지만 그에 못지않게 적발되지 않고 반입되는 마약량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게 현실인데, 유명 정치인들의 자녀들, 그리고 연예인들이 요즘에 이런 마약사범으로 적발이 되면서 더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큰아들이 중국에서 밀반입한 필로폰이 4g이라고 하는데, 4g이면 티스푼 이만큼밖에 안 될 텐데, 이게 어느 정도 양입니까, 마약 사용할 때?

◆ 박상융: 필로폰 0.03g이 1인분입니다, 1인용. 주사기로. 그걸 기준으로 했을 때 필로폰 4g이면 130~150명 정도가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 장원석: 엄청난 양이군요.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장원석: 금액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정도 합니까?

◆ 박상융: 남경필 도지사 아들이 중국에서는 4g을 40만 원에 구입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이게 거래가 되면 400~500만 원 정도에 거래가 됩니다. 그러니까 이득이 많죠.

◇ 장원석: 판매 목적으로 들여오는 경우도 많겠군요, 그러면.

◆ 박상융: 그렇습니다. 판매 목적으로 들여오는 경우도 있고 또 같이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피우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수요가 많으니까,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으니까 들여오는 거죠.

◇ 장원석: 돈이 되니까. 구해서 외국에서 몰래 국내에 들여오기가 이렇게 쉽습니까?

◆ 박상융: 우리나라가 사실상 인천공항이 통관이 제일 편하다고 하는 반면에 그러한 허점을 이용해가지고 들여올 수 있는 것도, 허점도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또 국제우편이나.

◇ 장원석: 그런데 마약은 탐지견이라고 하나요? 개들이 냄새도 맡게 하고 엑스레이도 찍고 하는데 그게 잡히지가 않나요?

◆ 박상융: 특히 필로폰인 경우에는 무색이고 무취입니다. 냄새가 안 납니다. 그러니까 마약견이 탐지할 수가 없는 거죠. 대마초는 마약견이 냄새를 맡아가지고 탐지할 수 있지만 필로폰인 경우에는 이게 들어올 때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마약견이 탐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엑스레이 검사기나 이온 투시경이 있다고 하지만 거기에서도 사실상 속옷, 이번에 남경필 도지사의 아들이 들여온 것처럼 속옷에다가 은닉해서, 4g이라는 양을 은닉해서 들여오면 거기에서도 적발하기가 힘듭니다.

◇ 장원석: 그러면 알게모르게 밀반입되는 마약이 굉장히 많을 수도 있겠네요, 우리가 집계하지 못한. 

◆ 박상융: 그렇죠. 지금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에서 검색하는 비율이 승객이나 화물의 3%나 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것도 정밀검색률이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적발되지 않고 들어오는 마약량은 제가 볼 때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이렇게 밀반입하는 경우 말고 외국에서 마약을 복용하고 국내에 입국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요?

◆ 박상융: 그런데 그것은 발각될 수가 없는 거죠, 사실상.

◇ 장원석: 그거 어떻게 잡습니까?

◆ 박상융: 외국인, 특히 외국은 미국이나 유럽이나 동남아 같은 경우에는 마약에 대해서 구입하기가 쉽거든요. 또 신종마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전에 프로포폴 같은 경우에 마약으로 안 쳤지만 이제 이런 의료용 마약이라든가 이런 것은 사실상 외국에서 먹고 또 자기가 몰래 들여오는 경우에는 발각되기가 어렵거든요. 또 적발이 돼야 마약검사, 투약검사를 하지, 적발이 안 되면 사실상 육안으로 봐선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사람이 마약꾼인지, 마약 먹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 장원석: 그래도 처벌은 되죠? 외국에서 마약을 했더라도.

◆ 박상융: 그럼요. 이번에 남경필 아들 같은 경우에는 필로폰 밀반입은, 특히 밀반입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셉니다.

◇ 장원석: 인터넷에 마약 관련 은어 몇 개만 검색을 해봐도 쉽게 그런 글을 찾을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경찰에서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 워낙 인터넷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관리가 가능할까도 의문이에요.

◆ 박상융: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 수사관들이 사실상 마약 구매자로 위장해가지고 접근해가지고 적발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약 수사관들이 인터넷에 채팅 사이트라든가 이런 데에 내가 마치 마약을 구매하는 것처럼 위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약 세계에서 사용하는 은어, 예를 들면 필로폰인 경우에는 ‘아이스, 얼음’ 또 주사기는 ‘막대기’, 이런 경우에 은어에 능통해야 됩니다.

◇ 장원석: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적발을 한 거죠?

◆ 박상융: 그렇습니다. 채팅 사이트에 남경필 도지사의 아들 남씨가 같이 마약할 사람을 구한 거죠. 그래가지고 거기에 응하겠다. 그런데 바로 거기에 해준 게 아니라 이 사람을 믿지 않았습니다. 몇 번 하다가 신뢰가 쌓이고 그러면 내 전화번호 알려주겠다. 해가지고 둘이 휴대전화번호를 서로 알아가지고 바깥에서 만나가지고 마약거래 한 것을 경찰이 덮친 거죠.

◇ 장원석: 그런데 이번에 그런 식의 수사방식이 노출되면서 경찰은 무기를 하나 잃은 거 아닌가요?

◆ 박상융: 아닙니다. 그리고 마약은 위장수사뿐만 아니라 마약꾼들이 제보를 해줍니다. 제보를 해주는 대신에 이 사람들이 나에 대한 처벌을 감경해 달라. 소위 말하면 플리바게닝, 이런 걸 하기 때문에 마약 수사에 제일 필요한 것이 정보입니다, 제보. 제보를 해주는 사람은 처벌도 경감해주고 감면해주고, 또 돈도 필요합니다. 왜냐면 마약 구매자들이 구매자로 위장하려면 돈을 줘야 하기 때문에 마약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수사 장비는 마약 구매 위장자금이죠.

◇ 장원석: 마약 범죄를 잡기 위해서 수사 과정에서도 지금 방금 몇 가지는 얘기했지만, 어려운 점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경찰의 수사기법이 다양해지는 만큼 그만큼 지능형 범죄도 늘어나니까요. 어떻습니까? 이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박상융: 그렇습니다. 마약꾼들이 오히려 마약 수사관들을 갖다가 무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약 구매자로 위장하다 보니까 저 사람이 오히려 마약사범이다, 그래가지고 검찰에다가 진정을 해가지고 마약 수사 잘하는 사람이 오히려 마약 구매자로서 구속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약 수사는 경찰과 검찰이 가장 협조해줘야 할 범죄 수사 중에 하나입니다.

◇ 장원석: 그게 지금 잘 안 되나요? 협조가?

◆ 박상융: 이게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하고도 관련이 있는데요. 검찰이 경찰을 좀 신뢰를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마약 제보자들이 오히려 마약 수사관을 갖다가 음해하기 위해서 검찰에 나쁘게 제보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가지고 억울하게 구속돼가지고 나중에 무죄 판결 받은 마약 수사관들도 있습니다.

◇ 장원석: 이것도 지능범죄의 하나의 일환으로 봐야겠는데, 또 다른 사례가 있나요?

◆ 박상융: 그렇게 해가지고 마약 수사관들이 검찰에 체포돼가지고 구속돼가지고 나중에 물론 재판에서 무죄로 밝혀졌지만 그런 경우도 있고, 또 마약 구매하려고 돈을 줬다가 나중에 마약 공급자에게 뺏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장원석: 여러 가지 사례가 있는데 경찰도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런 고충이 있었군요. 이런 점은 몰랐습니다. 이렇게 마약사범들이 판을 치고 다니는 것이, 결국 처벌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어요. 아까 밀반입의 경우는 무기징역까지 있다고 그러는데 중국 같은 경우는 사형도 있고, 필리핀에서도 엄청나게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 같던데요.

◆ 박상융: 마약사범은 처벌을 강화한다고 되는 건 아니고요. 마약 투약자들이 다시 투약을 안 하도록 재활치료라든가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 엄벌만이 마약사범을 근절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 대신 마약 공급을 차단해야 하죠.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 마약 투약자들이 재범을 하지 않는, 그런 정책으로 마약 근절 대책이 가야 합니다.

◇ 장원석: 두 가지를 병행해야겠군요. 마약을 공급하는 쪽도 막고,

◆ 박상융: 그렇습니다. 공급을 차단하고 또 마약 투약자들이 마약을 다시 하지 않도록 재활치료, 이런 것도 해야 하고요.

◇ 장원석: 요즘에는 마약이란 단어를 굉장히 쉽게 생각하고서 쓰잖아요. 이른바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청소년들에게도 별 것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들도 요즘에 많습니까?

◆ 박상융: 그렇습니다. 이 약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이 약 먹으면 총명해진다, 잠이 잘 안 온다,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것으로 유혹을 해가지고 마약을 투약하죠.

◇ 장원석: 그럼 청소년들도 성인들과 같은 혐의로 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나요?

◆ 박상융: 아니오. 청소년들은 마약인 줄 몰랐다고 하면 좀 처벌을 경감해 주는데요.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마약 예방교육, 마약 이런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따라서 아까 변호사님 말씀하신대로 공급과 수요를 모두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마약 정책을 실행해 가야겠네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상융: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전 평택경찰소장인 박상융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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