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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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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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그리는희망] "신조어로 본 한국 사회의 민낯"-이성규 장애인재단 이사장(7/22 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24 15:31  | 조회 : 4900 
토요일 열린 라디오 YTN 2부에서는 <함께 그리는 희망>으로 함께합니다.
장애, 복지계 이슈나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자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이성규 교수 자리하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1.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임. 요즘 하루에도 수 십개씩, 수 백개씩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있음.
살펴보면,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랜선남친-온라인상에서 사귄 남자친구’처럼 인터넷이나 모바일에서 사용하기 쉽도록 말을 줄인 신조어들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들도 많음.
사회현상을 반영한 신조어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느 부분이 힘든 지를 알 수 있음. 특히 사회가 불안하거나 혼란이 있으면 많이 생겨나며, 탄생한 신조어는 풍자적인 표현이 많음.
역사
신조어를 살펴보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알 수 있음.
년 IMF 구제금융위기 이후 당시 많은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탄생했던 신조어로는 ‘조기족-조기퇴직당한 사람’, ‘명태족-명예퇴직 당한 사람’, ‘황태족-황당하게 퇴직당한 사람’, ‘동태족-한 겨울에 명예퇴직 당한 사람’, ‘생태족-해고대신 타부서 전출로 생매장 당한 사람’, ‘알밴 명태족 – 퇴직금을 두둑이 챙긴 명예퇴직자’ 등이 있었음.
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정보화사회에 접어들게 되었고, 인터넷 발달과 함께 인터넷 상에서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했음. ‘엄지족-빠른 속도로 문자 보내는 사람’, ‘기러기아빠’, ‘워킹맘’ 등이 있었음.
, 2000년대 초반부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이르는 말’. ‘캥거루족-학교 졸업 후 나이가 들어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 후에도 부모의 품을 떠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 등이 등장했음. 2000년대 초반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조어들임.
2.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달라지는 사회풍속도를 표현하는 것이 신조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신조어를 통해서 지금 현재 우리사회의 모습을 살펴볼까요?
5월 22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청년 알바생 1,002명을 대상으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더 이상 유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신조어' 1위로 '헬조선(29.8%)'이 꼽혔으며, 2위는 '금수저/흙수저(27.6%)'. '열정페이(14.7%)'가 3위를 차지했으며, '청년실신(10.7%) '노오력(6.4%) '이생망(5.3%)' '알바추노(1.3%)' 순으로 답변했음.
※헬조선 :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지옥에 비유한 신조어
금수저/흙수저 :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의 신조어
열정페이 : 어려운 취업현실을 가리키는 신조어
청년실신 : 청년실업자+신용불량자의 줄인 말
노오력 : 노력보다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로 사회가 혼란하니 노력 가지 고는 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풍자한 신조어
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어’를 줄인 신조어
알바추노 :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일에 지쳐 아무 말도 없이 연락을 끊거 나 도망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설문조사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 등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설문결과에도 반영됐다고 생각함. 취업준비와 비싼 대학 등록금, 비싼 물가 등 때문에 아르바트를 해야 하는 사회상과 그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부족하고, 아르바트를 구해도 이를 악용하는 업주들과 열악한 환경을 보여줌.
포세대 -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 인간관계, 결혼, 집, 꿈, 희망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포기한 게 너무 많이 셀 수도 없다는 뜻’, ‘티슈인턴- 티슈처럼 사용되고 버려진다는 의미로,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는 인턴을 의미함.’, ‘문송합니다/인구론-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등 취업의 어려움을 풍자하는 가슴 아픈 신조어들이 급증하고 있음.
▶ 신조어들을 보면 점점 경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군요. 앞으로는 취업난이 완화되고 더욱 다채롭고 희망적인 신조어들이 청년을 가리켰으면 합니다.
어려움 뿐 아니라 물가 및 집값 상승 등으로 젊은 층의 생활과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나오는 신조어도 있음.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이 있음. ‘허리띠를 졸라매도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들기에 그 돈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임.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39세 이하 가구주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1만원인 반면, 한국 감정원이 파악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 5480만원이었다. 즉, 한 푼도 안 쓰고 약 12년 이상 월급을 고스란히 모아야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것임. 이렇게 아껴쓰고 모아써도 제자리 걸음인 현실이기에 그냥 소비를 즐기자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남. ‘탕진잼-재물을 다 써서 없앤다는 탕진과 재미를 뜻하는 잼을 합친 신조어’과 ‘시발비용-비속어 시발과 비용을 합친 합성어로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쓰는 비용이라는 뜻임’(예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비교적 비싼 디저트를 사먹는 것) 등이 있음.
상승으로 인한 사회변화를 나타내는 신조어에는 리터루족도 있음. ‘돌아가다(return)’와 ‘캥거루족’의 합성어로 결혼 후 독립했다가 전세난과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킴. 신혼부부 가구의 대부분이 천정부지 오르는 전세값과 월세 임차 비용 등으로 내 집 장만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임.
리터루족’의 등장은 자연스레 ‘할빠’ ‘할마’ 를 탄생시킴. ‘할빠’는 할아버지와 아빠의 합성어, ‘할마’는 할머니와 엄마의 합성어임. 부모 대신 조부모가 아이를 돌본다는 뜻임. 맞벌이를 하는 부부가 태반이고, 육아휴직 제도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결국 조부모에게 손자녀 양육을 위탁할 수밖에 없는 것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10쌍 중 6쌍이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다고 함. 하지만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들은 이른바 ‘손주병’ 을 앓고 있음. 손주를 안아주고 놀아주면서 관절염, 스트레스 등 몸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무리가 와 여러가지 질환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음.
▶ 장기불황의 단면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군요.

취업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 1051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직장인 신조어’를 설문조사한 결과 ‘월급 로그아웃-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카드 값, 세금 등으로 다 빠져나가는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29.8%)로 1위를 하였고, 2위는 ‘직장살이-회사에서 생활하기가 옛날 며느리 시집살이처럼 고단함.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벙어리 3년으로 화를 꾹 참고 회사에 다녀야 함을 뜻함’(22%), 3위는 ‘반퇴세대-퇴직을 해도 완전한 은퇴가 아니라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하기 때문에 반퇴임’(20.8%)가 꼽힘.
카카오톡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 지시가 이뤄지는 현실을 표현한 ‘메신저 감옥’(20.7%), 야근할 일이 많아지면서 저녁이 없어진 직장인의 삶을 표현한 ‘야근각’(19.5%)이 각각 4, 5위를 차지했음. 휴식을 포기할 정도로 바쁘고 고달프다는 뜻의 ‘쉼포족’(18.7%), ‘실어증-일하기 싫어증(症)’(18.6%), 시간에 쫓기는 삶을 뜻하는 ‘타임푸어’(11.1%),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혼밥족’(9.5%), 회사가 사육하는 동물이란 의미의 ‘사축’(9.3%)도 직장인 신조어 10위에 들었음.
일본의 노동정책연구기관이 작성한'데이터북 국제노동비교 2016'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기준 장시간(49시간 이상) 노동 취업자 비율이 32.4%로 가장 높았음. (일본은 21.3%, 미국은 16.6%)
직장인의 행복지수는 ‘유니버섬(스웨덴 조사기관)’이 조사한 57개국 중 최하위권인 49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남.
▶ 다소 자극적인 이런 신조어들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는다는 게 참 안타깝기 그지없는 현실이네요. 직장인들의 팍팍한 삶이 담긴 신조어들뿐만이 아니라 신바람 나는 쾌활한 신조어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까지 최근 많이 사용되는 여러 신조어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우리나라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신조어들이 많은 것 같아 조금 씁쓸하네요. 하지만 이런 신조어들을 통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문제점을 인지할 수도 있겠네요. 신조어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개선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MC) (내용 정리하고)
토요일 열린라디오 YTN 2부 <함께 그리는 희망>에서는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자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이성규 교수와 ‘신조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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