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반복되는 버스기사 졸음운전, 문제는 근로 환경?"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11 12:27  | 조회 : 360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7월 11일 화요일
□ 출연자 :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 9일 오후 2시 42분에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양재나들목 인근에서 한 50대 부부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16명이 다쳤습니다. 숨진 50대 부부의 사연을 들어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남편이 봉제 일을 하면서 투석을 받아왔는데 주말에 나들이를 자주 나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날도 기분전환도 할 겸 나들이에 나섰다가 이런 일을 겪은 겁니다. 그리고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역시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 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가 앞에 있던 승용차를 덮쳐서 차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4명이 그대로 숨져 버렸죠. 그리고 3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원인을 보면 판박이입니다. 이번에도 버스 운전자가 졸았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니까 '졸음운전 방지 대책'에 의구심이 생깁니다. 오늘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전화연결해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이하 장택영): 네,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일단 블랙박스를 통해서도 나온 영상들을 연구원님도 보셨을 텐데요. 이번 사고 어떻게 보셨습니까?

◆ 장택영: 네, 버스, 특히 화물같이 상업용 차량은 차량 크기가 일단 크기 때문에 피해 심도가 높고 치명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거든요. 그래서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한데, 이번 사고도 뭔가 좀 더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수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지난 봉평 터널 앞에서 승용차가 대형차에 받히는 사건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역시 승용차가 그렇게 망가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히 처참하게 찌그러지지 않았습니까? 물론 졸음운전의 경우는 제한 속도인, 거의 이번의 경우는 경부고속도로 해당 사고 구간이 시속 80km니까, 그 정도로 달리다가 그대로 받히면 어떤 차량이더라도 그 정도로 찌그러지겠단 생각은 드는데요. 보통 승용차가 앞에는 튼튼하게 안전 대책을 세우는데, 뒷면이라든가 상층부는 좀 취약하지 않습니까?

◆ 장택영: 아무래도 프레임 자체가 뒤쪽이라든지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는 측면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지지대가 약하기 때문에 충격이 그대로 와 닿는 형국이긴 합니다.

◇ 장원석: 한 언론이 분석한 걸 보니까 266톤짜리 쇳덩이가 승용차에 들이받힌 셈이라고 얘기하던데, 사실 그 정도 충격이면 어떤 차가 거기에 서 있더라도 굉장히 치명적이었을 것이란 생각은 듭니다. 해당 버스 기사를 조사해보니까, 눈 떠보니까 사고가 나 있었다, 결국 졸음운전을 시인한 셈인데요. 다른 사고 원인에 대해선 의견 없으십니까?

◆ 장택영: 사고 발생 시간이 오후 2시 45분경이었죠. 원래 졸음운전이 제일 취약한 시간대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 정도입니다. 영상에서도 보시면 알겠지만, 차량 충돌 직전에 속도가 전혀 감속되지 않고 그대로 돌진하는, 즉 브레이킹을 하지 않았다, 전방을 주시하지 못했단 측면에서 보면 졸음운전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그 구간이, 다니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견인차가 항상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상습 정체 구간이라서 추돌사고가 많잖아요. 참 안타까운 사고인데요. 졸음운전이 여기서 발생하게 되면 추돌사고가 큰 인명피해로 발생할 수 있는데요. 아까 설명 드렸던 영동고속도로 봉평 터널, 지난해 7월에 발생한 것,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역시 또 영동고속도로 둔내 터널에서 승합차에 타고 있던 노인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졸음운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해서 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요. 이런 사고가 왜 이렇게 계속 반복될까요?

◆ 장택영: 세 가지 정도를 말씀드려보면요. 졸음운전은 생각보다 사고 위험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운전자분들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죠. 예를 들면 도시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면서 운전하기 전 날 음주라든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아침에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핸들을 잡는 게 높고요. 두 번째는 상업용 차량 같은 경우에는 운전자 분들이 갑작스럽게 몸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대체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번 광역버스 같은 경우에도 기사의 인력 수급이 제대로 안돼서, 기사님이 없을 정도다 보니까요. 원래는 한 대당 2.3명 정도의 기사님이 필요한데요. 오히려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까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세 번째는 이런 대형 사고가 이어지는데, 사회적 이슈화가 되지만 실제로 제도 개선까지 가는, 실제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까지는 좀 모연한, 아직도 좀 거리가 있는 정책적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그래서 정부가 올해 초에 버스 운전기사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운행하면 15분 이상 쉬게 하고 마지막 운행으로부터 최소 8시간을 쉬도록, 그 다음 8시간 이후부터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요. 이번에도 조사를 해보니까 단말기 상에는 문제가 없도록 버스 회사들이 다 조치를 잘한다고 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단말기 상의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달리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추후에 상세하게 조사라든지 감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 장택영: 운행기록계라고 디지털로 된 게 있습니다만, 개인정보라고 해서 운전 기사 분들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열람할 수 없는 차원에서, 그걸 운행 관리자조차도, 마음대로 관리를 하기 위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오픈을 못하는 형국이다 보니까요. 좀 나름대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 장원석: 아까 말씀하신대로 버스 한 대당 2.3명이 안 되는 상황이니까요. 이런 시간을 보장한다고 한들 실효성이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5월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 졸음운전과 관련한 조사를 하신 걸로 알고 있거든요. 심각성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장택영: 화물차 운전자분들을 대상으로 졸음운전 실태와 요인을 살펴봤는데요. 지난 3년간 사고 통계를 봤더니,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 오히려 같은 졸음이더라도 치사율이 2배 이상 높다고 나왔고요. 운전자분 다섯 분 가운데에 한 분 정도는 수면 장애, 수면 무호흡증 같은 질병적 요소에 의해서 졸음운전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상 운전자에 비해서 졸음운전 경험이 2.4배가 높았고요. 그리고 사고가 날 뻔한 경험 또한 2.6배나 높게 나타났기 때문에, 장거리를 주로 운전하는 상업용 운전자분들의 졸음운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졸음운전이 그만큼 위험한 것인데요. 다른 음주운전이라든지, 다른 것에 비해서 위험도가 잘못 알려지거나 덜 알려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저희도 이런 주제를 삼은 것인데요. 버스 운전자의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서 시선이 떨어진다든지 차선을 이탈한다든지 했을 때, 경고를 울려주는, 아니면 손목에 부착된 장치에서 진동이 울린다든지, 그런 장치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는데요. 시연 영상을 보니까 이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겠다 싶은 자동비상제동장치 같은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다른 나라에서는 의무적으로 달린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버스는 내년부터, 화물차는 내후년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의무화가 되고 다음 주부터는 차선을 벗어나는 버스, 트럭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장치가 의무화되는데, 계도 기간도 있고요. 의무까지는 좀 시간이 걸리고요. 또 비싸서, 실질적으로 시장에 많이 버스가 돌아다니게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단 지적이 있거든요. 당장 어떻게 도입이 안 될까요? 

◆ 장택영: 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아까 말씀하셨던, 운전자에게 자극을 줌으로써 졸음을 깨우는 방식이죠. 기계적인 첨단 안전장치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데, 저도 사업장을 다니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들어보면, 도저히 졸리기 시작하면, 졸음이 쏟아지면 아무리 깨워도,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졸음이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이 들면 무조건 휴게소에 들러서 가수면을 20~30분 정도 취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죠.

◇ 장원석: 그렇죠. 졸음에는 장사가 없으니까, 그리고 버스 기사들의 운행 스케줄을 보니까 졸지 않을 수가 없게끔 만들어진 경우도 간혹 가다 있더라고요.

◆ 장택영: 특히 이번 노선버스 같은 경우엔 장거리 노선이다 보니까 정체 구간도 많고, 회차하는 시간이 다 있습니다만, 지키지 못함으로써 돌아오자마자 바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휴게 시간을 보장하더라도 실질적인 운영상의 문제, 그런 것들로 인해서 굉장히 취약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앞서 제가 비상자동제동장치 같은 걸 말씀드렸는데요. 기존 차량에다가 추가 설치를 하려면 3천만 원이 든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돈인데요. 그래도 이게 어느 정도 대량 생산이 되고 가격이 싸지면서 널리 보급되면 많이 도움이 될까요?

◆ 장택영: 그렇죠. 예를 들면 앞차와의 거리도 유지할 수 있는, 그러한 자동제어장치 시스템이 좋은데요.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부분이 아직 좀 명확하지 않고요. 현실성이 좀 낮아 보입니다만, 특히 앞서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정치적 부분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되지만, 운전자 분들의 자체 컨디션이라든지 피로, 그리고 몸 상태에 따라서 굉장히 좌우됩니다. 그래서 운전자의 수면 장애 진단과 같은, 그러한 건강 관리 차원에서 이제는 국가도 관심을 가지고 좀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오늘 대형버스에서 원인으로 밝혀진 졸음운전에 대해서 얘기해봤는데요. 우리 사회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장택영: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장택영 수석연구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