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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장 존폐위기, 등산인들 나섰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03 12:30  | 조회 : 480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7월 3일 월요일
□ 출연자 : 변기태 백운산장보존대책위원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등산 좋아하시는 분 중에 북한산에 오르지 않아본 분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산 등반을 하시는 분들은 백운산장, 한번쯤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 산장입니다. 그런데 북한산 국립공원에 귀속될 예정이라고 해서, 존폐 기로에 섰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을지, 전 대한산악협회 부회장인 변기태 백운산장 보존대책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변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변기태 백운산장보존대책위원장(이하 변기태):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위원장님은 산에 오른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변기태: 저는 개인적으로는 산악회 활동한지는 47년 정도 됐습니다.

◇ 장원석: 47년 정도 산악회를 하시고, 산악협회 부회장까지 역임하셨으니까 ‘산 사람’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 변기태: 고귀한 단어죠, ‘산 사람’이라는 건요.

◇ 장원석: 그렇군요. 겸손하시네요. 백운산장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산장이라고 유명하지 않습니까? 정확히 언제 생겼습니까?

◆ 변기태: 산장 기능을 하게 된 건 1934년이니까요. 산장 기능으로써 83년 정도 됐는데요. 실제로 10년 전부터 현재 산장 소유주인 할아버지가 1924년이 되겠는데요. 그때부터 그 자리에 자리를 잡아서 집을 지어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 장원석: 굉장히 오래된 민간 산장인데요. 정확히 위치가 어디쯤에 있습니까?

◆ 변기태: 지금 저희가 우이동에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는데요. 거기서 백운대를 가기 직전에 마지막 해발 700m, 680m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백운대 가기 전에요. 그럼 전문 등산가들 말고 일반인들이 바닥에서, 땅에서 올라가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걸리나요?

◆ 변기태: 보통 보리사, 주차장까지는 차를 이용해서 오게 되는데요. 거기서부터는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백운산장을 거치지 않은 등산가들은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여기에 대한 추억도 있다고 하시는데요. 백운산장의 이름은 흰 백에 구름 운자를 쓰더라고요. 굉장히 운치 있는 이름인데, 산장 주변에 안개가 많이 끼나요?

◆ 변기태: 산장 주변에 해발이 있기 때문에 안개는 많이 끼지 않지만, 거기에서 아침에 보면 서울 시내에 운회가 가득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간판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직접 쓰신 분이 특별한 분이시던데요.

◆ 변기태: 백운산장이라고 현재 현판에 새겨져 있는데요. 그건 우리가 잘 아는 마라톤 국민 영운 손기정 옹께서 써주셨습니다.

◇ 장원석: 그렇게 생각하니까 의미가 굉장히 더 사는 것 같은데요. 위원장님 개인적으로는 백운산장이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변기태: 일단 저도 전문 산악인이기 전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산장의 위치가 절묘한 곳에 있습니다. 옛날에는 산장을 대신하는 기능이 절이었다면 그 인근에는 절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 필요에 있어서 지어진 것 같고요. 모든 등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산장을 지나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저도 어릴 때부터 산장에서 생활했고요. 늘 매주 산에 다니기 때문에 마치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 장원석: 굉장히 익숙한 산장으로 기억에 남으셨겠는데요. 거기에서 묵기도 하고 사람들과 담소도 나누고 휴식도 하고 그럽니까?

◆ 변기태: 네,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산장과 대피소가 다른 것은 대피소는 정말 말 그대로 대피하는 일시적 장소지만 산장은 머무르는 곳입니다. 그래서 전문 산악인들이 머물면서 산에 어떤 일이 생기면 정말 나가서 해결하고 그런 곳입니다.

◇ 장원석: 그러면 대피소에서는 사람 냄새가 안 나는데 산장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고 설명해도 될까요?

◆ 변기태: 그렇습니다. 대피소는 사람 냄새가 안 나니까 문화가 없는 곳이고, 산장은 사람이 기거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문화가 있는 곳입니다.

◇ 장원석: 산의 문화는 산장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 변기태: 그렇습니다. 전 세계 어느 산장에서, 많은 산장에서 노벨문학상에 버금가는 많은 소설이 나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장원석: 지금 위원장님 설명을 들으니까 굉장히 기운이 좋은 것 같은데요. 이제 또 현실적 얘기를 안 해볼 수가 없습니다. 백운산장이 국가에 귀속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요?

◆ 변기태: 아무튼 백운산장이 깔고 있는 대지가 국유지입니다. 과거에는 내무부 땅이었지만 지금은 환경부 소유의 국가 땅으로 돼 있는데요. 그 땅에 오랫동안 산장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국유지에 많은 자연 부락이 있듯이 여기도 굉장히 오래됐기 때문에 근래에 영업을 하거나 어떤 목적에 의해 지어진 산장이 아니고, 일종의 단독주택이긴 하지만 자연부락 중 하나입니다. 몇 해 전에, 오래되다 보니까 그동안 많은 일도 있었겠죠. 6.25 전쟁도 있었고요. 6.25 전쟁 중에도 산장이 한 번 반파가 돼서 1960년도에 산악인들이 힘을 모아서 산장을 재건했습니다. 이때 상당히 모습이 장관이었고 지금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영화 볼 때 맨 앞에 방송되는 대한뉴스 있지 않습니까? 대한뉴스에서 올라와서 그 광경을, 아래 우이동부터 목재를 지고 올라가는 모습을 촬영하고 그런 기록이 남아 있고요. 또 현재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1992년도에 등산객들이 버너를 잘못 만져서 산장의 지붕이 소실됐었습니다. 화재가 나니까 산장을 재건해야 하는데, 그때는 이미 92년도에 사고가 났으니까, 87년도에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거든요. 그래서 국립공원 지역에서 건축행위를 하려면 공단의 허가를 맡아야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과정이 굉장히 어렵게 됐어요. 그 이유가, 땅이 국가 땅이라는 거죠. 그래서 국가 땅에서 허가를 못 해준다, 철거를 하라고 얘기했는데 그럴 수도 없고요. 그래서 산장에서 5년 동안 비닐 천막을 써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천막 밑에 있었어요. 지붕이 없기 때문에요. 그러던 차에 한 5년 차 되던 해에, 현재 소유주인 백운산장 이현엽 씨를 불러서 우리가 방법을 찾았는데 국가 땅이므로 재건축하려면 다 지어진 다음에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는 어려운 조건을 붙이게 됐어요. 그래서 원래 산장이 개인소유긴 해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전쟁 이후에 우리 산악인들의 힘으로 지은 산장이거든요. 그래서 이분이 굉장히 고민했는데 별도로 상의하거나 심지어는 개인 도장을 가져올 시간도 주지 않고,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약간의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지장을 찍고 20년 후에 기부채납을 해주는 조건의 약정서를 맺게 됐어요. 이게 지금 현재 20년이 지나서 문제가 된 것인데, 사실 대대로 살던 땅에서 앞으로 20년 더 살게 해줄 테니까 나가라. 20년 더 살게 해준다는 것을 무상 사용해준다고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약정서 표현에 문제가 있죠. 지금 돌이켜 보면 담당자가 여러 가지 회사라고 그럴까, 공단의 이익에서 한 개인을 위해서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준 것도 있어요. 그때 좀 야무지게 했더라면 현재 같은 문제가 없어졌을 텐데. 야무지게 했단 것은 그 당시 공단에서 이 건물을 증, 개축하는 데에 4억이 들었어요. 비용이요. 20년 전에 4억이라고 하면 지금 40억 이상이 되는 돈이죠. 왜 그렇게 많이 들었냐면 지금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사고 날 때 이동하는 헬기가 기능이 좋아지고 굉장히 큰 헬기였는데, 그 당시 헬기는 조그마한 헬기였기 때문에, 자재를 운반하는 데에 통나무를 한 개씩 들고 운반하는 거예요. 거의 대부분이 헬기 비용이었죠.

◇ 장원석: 정리를 해보자면 국립공원공단 측에서는 국유지에 지은, 국립공원 내에 지은 불법 건물이기 때문에, 그리고 20년 전에 기부채납 약정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국가가 백운산장을 처리해도 된다는 입장이시고, 지금 백운산장 주인인 이영구 씨를 비롯해서 산악인들은 그럴 수 없다, 이것은 부당하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럼 지금 백운산장의 주인인 이영구 씨의 거취는 어떻게 됩니까?

◆ 변기태: 네, 그래서 그 약정의 저희는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사실 아까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20년 전에 공단에서 증, 개축할 때 드는 비용을 공단에서 지불했더라면, 사실 어느 산악인이나 어느 사람이, 현재 이용구 씨가 연세가 86세입니다. 이만하면 정말 공단의 주장대로 20년 살았으면, 편한 도시로 내려가도록 저희도 아마 권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그 당시에 자비로 4억을 들여서 공사를 했는데 지금 내려가면, 그리고 또 앞으로 살면 얼마나 사시겠습니까? 연세가 있기 때문에요.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요. 그래서 공단에서 약정서 유무는 소송으로 별도로 가야 할 것 같고요. 그래서 몇 년 만, 사실 보통은 정상적인 기부채납은 연장해줍니다. 이런 것을 다시 연장해주고 건강해질 때까지 사시도록 했으면 상당히 인간적이지 않았을까요? 내려가게 되면 할 일이 없죠, 평생 해오던 일에서요.

◇ 장원석: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보존대책위원회를 포함해서 산악인들은 어떤 식으로 대처해나가실 건가요?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변기태: 지금 약정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좀 전에 말씀드린 비용 측면이라든가, 그리고 여러 가지 공단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의 생태계를 보존하라고 만든 공익단체거든요. 그래서 너무 등산 행위에 권한 밖의 행사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산악인들은 백운산장 문제가 계기가 돼서 그런 문제를 구체적으로, 법률적으로 한 번 지적하고자 합니다.

◇ 장원석: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계시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백운산장의 존폐 문제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변기태: 네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전 대한산악협회 부회장인 변기태 백운산장보존대책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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