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우리 아이 학교다녀오는 길이 위험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6-28 14:00  | 조회 : 329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6월 28일 수요일
□ 출연자 : 윤선화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려서부터 우리가 어른들한테 들어온 말 중 하나가 모르고 못 하는 것보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이 더 나쁘다는 잔소리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안전 운전하는 것이 이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라디오 들으시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지나는 운전자분들도 계시죠. 시속 30km입니다. 속도 줄이셔야 합니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배우 고소영 씨의 모습이 화제를 불러일으켰죠. 녹색 어머니회 복장으로 교통지도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어머니, 아버지들이라면 남다른 기분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여전히 적지 않게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하굣길에 사고가 집중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의 윤선화 공동대표와 함께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이 제대로 관리 되고 있는지 짚어보고 우리 아이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주의사항 알아보겠습니다.

◆ 윤선화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 공동대표(이하 윤선화):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일단 어린이 보호구역,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거고요. 운전하시면서 어린이 보호구역 한 번쯤 지나가 보지 않은 분들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어린이 보호구역은 정확히 어디에 지정됩니까?

◆ 윤선화: 어린이 보호구역을 규정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입니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13세 미만 어린이의 주 통학로를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주 통학로를 규정하는데, 어린이들의 주 출입문 주변 300m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거든요. 그래서 청취자분들은 정문 앞 300m 주변이 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어린이 보호구역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뺀 초등학교 이하 교육기관에는 다 지정되어 있다는 얘기네요?

◆ 윤선화: 초등학교와 유치원은 100% 다 지정되어 있고요. 어린이집과 학원은 100인 이상의 어린이 원생이 있거나 학원생이 있으면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두 기관은 15% 정도 밖에 지정 안 되어 있어요. 

◇ 장원석: 학교 위치가 천차만별이잖아요. 예를 들어서 왕복 4차선 한복판에 있는 학교도 있고, 혹은 이면도로 중간에 있는 학교도 있고요. 아니면 한적한 곳에 있어서 차량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학교도 있는데요. 일괄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건가요?

◆ 윤선화: 그렇죠. 그것이 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어요. 법적으로는 일괄적으로 주 출입문이기 때문에 주로 정문 주변에 설치합니다. 

◇ 장원석: 가끔 차량 도로인데 내리막길 밑에 학교가 있는 경우엔 제가 운전하면서도 아찔하더라고요. 방지턱도 있고 표지판에 요란하게 경고 문구가 있지만,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할까 봐...

◆ 윤선화: 네, 속도 줄이기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통학 행태를 분석해서, 그에 입각해 스쿨존의 형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데요. 법에서는 그냥 주 출입문으로 규정하니까, 그것을 만드는 분들이 정문 주변으로 그냥 그어서 하는 거거든요. 원래 제대로 하려면 아이들의 통행 행태나 학교 주변 시설이나 이런 것을 분석해서 가장 적합하게 통학로를 어떻게 구성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이 95년도에 만들어진 법입니다. 벌써 30년이 지난 법이잖아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개선에 대한 질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러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가 있죠. 

◇ 장원석: 그런데 그러한 시설들이나 제도가 완벽하게 갖춰졌다고 한들, 운전자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요? 운전자가 조심해야 할 점을 짚어 본다면요?

◆ 윤선화: 그렇죠. 그게 가장 중요한 겁니다. 이 법에서는 두 가지를 지정하고 있어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는 과속하지 마라, 즉 시속 30km 이하로 서행 운전하라. 두 번째는 어린이 보호구역 주변에 주정차하면 안 된다. 이 두 가지를 운전자가 지켜야 할 법규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게 잘 안 되고 있는 거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들이 보이면 일단 시속 30km 이하로 서행하셔야 합니다. 학교 주변에는 주정차하면 안 되고요. 저희가 분석해보니, 학교 주변 횡단보도 앞에 정지선이 있는데 거기서 잘 멈추지 않으세요. 일단 그러한 정지선이나 표시를 보면 아이들이 횡단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우선 멈추는 것이 운전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 장원석: 한국생활안전연합에서 지난 3, 4월 봄에 서울시 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실태를 조사했다고 들었거든요. 어떤가요, 아이들이 잘 보호받고 있었나요?

◆ 윤선화: 안타깝게도 서울 시내 지금 초등학교 560개 교가 있는데요. 저희가 542개 교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가장 문제는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 우리나라 아이들은 거의 다 걸어서 다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행로 자체가 위험했다는 거죠. 118개 학교에 여전히 아이들이 보행을 못 하게끔 상점에 물품이 나와 있다거나, 폐자재가 흐트러져 있다거나, 손수레나 자전거가 방치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보행을 막고 있었어요. 그리고 157개 학교에 주정차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도로로 나와 통행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요. 특히 224개 학교에는 횡단보도 앞에 물건이 방치되어 있는 거예요. 아이들이 횡단하고 보행하는 통로 자체가 여전히 30% 이상, 40% 가까이 위험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 장원석: 단순히 생각하기엔 주정차가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인도로 못 다니고 도로로, 차로로 나와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아이들은 아직 키가 작으니까 차가 세워져 있으면 아이들이 그사이에 끼게 되고, 운전자가 그 아이를 놓치면서 아이가 튀어나왔을 때 대처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길 것 같거든요. 그런데 운전자들이 시속 30km를 지키지 않고, 인식이 아직 안 됐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지금 운전자 단속 강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대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중과실로 처벌받지 않습니까?

◆ 윤선화: 그렇죠. 배로 과태료나 벌금, 벌점도 높아지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운전자 분들이 그러한 노력을 안 하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어린이 보호구역 표지판,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운전자들이 잘 보고 그렇게 행동하라고 했지만, 그렇게 행동을 안 할 경우 강제적으로 규제해야 하잖아요. 그것이 바로 단속이라는 거죠. 실질적으로 경찰이 나와 단속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내가 이러한 노력을 안 해도 나에게 벌점이 오거나 과태료를 물거나, 이런 적이 없었어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서행도 안 하고 노력을 안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운전자 개개인의 인격에만 이것을 맡기는 게 아니라 경찰청에서 나와서 적극적인 단속을 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의 개선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이미 제도로는 뺑소니라든지 사망사고, 음주운전과 같이 중대 범죄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상해 제도가 강화되어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윤선화: 단속이 안 되니까 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지는 거죠. 

◇ 장원석: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안전 문제를 말씀드렸는데요, 그 외에 다른 안전 문제는 없었습니까?

◆ 윤선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건, 요즘 공사들이 많이 이뤄지잖아요. 그래서 한 조사에서 6개 초등학교 중 1개 학교 주변에서 공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나올 정도로 학교 주변에서 공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어요. 공사가 진행되면 아이들의 등하교 통학로 자체가 위험해지는 거거든요. 도로로 내려가서 통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이것을 규제할 방법은 법적으로 없어요. 그래서 교육 지원청에서 지자체로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주고, 아이들의 통행을 지켜달라는 조치를 해주시고, 행정기관끼리 조치를 해주시고, 그런 노력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의 등교, 하교 시간만이라도 보호구역에서의 공사를 중지해주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군요. 다시 한 번 스쿨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운전자들 얘기를 해보고 가끔 단속해보면, ‘아이고,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하시는데요. 사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모를 수 없을 정도로 표지판들이 정말 많거든요. 바닥에도 있고요. 가끔 과속 방지턱이 훼손되어 있거나 제한속도 표지판이 약간 안 보이게 될 경우, 제대로 설치가 안 되어 있을 경우에는 누가 책임을 물게 되나요?

◆ 윤선화: 그 말씀에 답변 드리기 전에, 아까 사회자분도 말씀하셨지만, 우리나라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이 교통안전 선진국이라고 하는데요. 그 선진국들은 사실 표지판 하나 달랑 있거든요. 반면에 우리는 도로도 빨간색으로 칠하고, 그것도 잘 모르시기 때문에 노랗게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크게 칠해놓고요.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가 도로에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만드는 것에 1~2억 정도 지자체 비용이 들어가고 있어요.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 나라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지켜지는 거거든요. 과연 그러면 다른 나라들은 왜 잘 지킬까 했을 때 결국 관건은 단속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린이 보호구역에 운전자가 잘 모르니까 3개 붙이던 것을 10개 붙이면 운전자들이 알까요, 그건 아니거든요. 결국, 단속의 필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좀 전에 말씀하신 것에 대한 답변을 드리자면, 이러한 제한 표시와 같은 것들은 지자체 관리가 이뤄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들은 이런 것들이 제대로 정비됐는지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지자체들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 장원석: 운전자에게 경각심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제 어린이 등하굣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등굣길에는 많은 분들이 보신 것처럼 녹색 어머니회에서 교통지도를 하든지 선생님들이 나오거나 학교 안전 보안관분들이 나와서 지도하는데요. 하굣길에는 그렇게까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 같던데요. 어떻습니까?

◆ 윤선화: 저희가 전수 조사를 해본 결과도, 등굣길에 교통안전 지도자는 평균 7.15명이 나왔습니다. 반면에 하굣길에는 2.29명이 나왔습니다. 즉 3분의 1수준이었거든요. 등굣길에는 5개 지점에서 교통지도를 하셨고, 하굣길에는 1.8개 지점, 즉 두 곳도 안 되는 곳에서 교통지도를 하셨어요. 즉 3분의 1수준으로 아이들의 보행로 자체가 위험해진다고 얘기할 수 있겠죠. 반면에 하교 때 아이들의 교통사고는 네 배 증가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들이나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사고는 줄어든다고 이해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되는 이유가, 등교 시간은 딱 정해져 있죠, 9시입니다. 반면 하교 시간은 12시부터 4시까지로 늘어나죠. 하교 지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끝으로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교육하면 좋을까 여쭤보겠습니다. 요즘 스마트폰 보면서 길 지나다니는 아이들도 많고요. 아이들은 아무리 교육을 해도 그 상황이나 어떤 경우에 처하면 인지능력이 어른들 보다 떨어지기 마련이고요. 실질적 교육,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 윤선화: 가장 교통사고가 많은 학년이 1학년과 6학년이었어요. 1학년은 학교에 처음 들어가니까, 모르니까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가는 거고요. 6학년은 이 길은 너무나 익숙한 거죠. 이제는 아이들 서로가 방임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이고요. 실제로 교통안전교육도 주로 1~2학년에 집중되고 3~6학년에는 거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교사분들이 답변하셨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걷는 아이들이 30%가 됐습니다. 학년에 맞도록 아이들의 교통 행태와 교통사고를 분석해서 그에 맞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요. 선생님들이 고학년생들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하기 힘든 게 교통안전을 위한 교재가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서 지자체가 좀 더 이러한 노력을 하셔서, 교재 같은 것도 만들어서 학교 측에 보급해주고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오늘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선화: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 윤선화 공동대표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