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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구의역 참사 1주기, 여전히 슬픈 목숨값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26 16:16  | 조회 : 4204 
[생생인터뷰] 구의역 참사 1주기, 여전히 슬픈 목숨값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인노무사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일자리, 노동 관련 이슈를 보내드리는 금요일입니다. 작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죠.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열아홉 살 새내기 노동자 김 씨가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가방 속에 컵라면이 상징처럼 기억되는데요. 문제의 본질은 여러 가지 기업의 입장도 인터뷰에서 들어보셨지만, 과도한 노동 착취와 불합리한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청 외주화된 노동 환경, 기본적 권리나 보호 장치가 없는 것이 아직 개선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새 정부가 여러 가지 새로운 개선, 기준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인노무사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인노무사(이하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안타까운 소식이었는데요. 구의역 참사 1년 지났거든요. 

◆ 이수정> 벌써 1년이네요. 

◇ 김우성> 출근길이나 주변 돌아보면 그러한 친구들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현황은 어떤가요?

◆ 이수정> 1년 사고가 있은 후 함께 일하시던 분들이 서울메트로에서 직접 고용됐다는 소식도 들려오는데요. 일하는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려오고요. 여전히 하청 업체나 비정규직이나 이런 분들이 위험한 일에 더 많이 노출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 김우성> 어제도 서울시에서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구의역 참사와 같은 문제가 사실 반복되는데요. 이것이 한국의 노동 현실 문제가 축약되어 있다고 설명하거든요. 어떤 면에서 그렇죠?

◆ 이수정> 말씀드린 것처럼 구의역 사고에 대해 사람들 생각한 것이 개인의 부주의나 잘못보다 누가 거기에 가 있었더라도 당할 수 있었던 일이다, 어떻게 얘기하면 너무 위험한 일들이 하청업체로 전가되고 더 취약한 노동자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구조적 문제들, 이런 것들이 있어서 제아무리 개인이 잘한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들, 예를 들면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안전 업무라든가 안전 업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에서는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게 맞잖아요. 기업들의 비용 절감 이유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추세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 계속 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까 생각을 갖게 되는 거죠. 

◇ 김우성> 구조가 문제라고 한다면 김 씨가 아니라 누구라도 똑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데요. 

◆ 이수정> 그렇죠. 많은 시민들이 그런 부분에 분노하셨던 거로 기억하거든요. 

◇ 김우성> 전주 특성화고 텔레마케터 실습 여고생 사건 때도 노무사님과 말씀을 나눴는데요. 지금 사실 대통령께서 일자리 굉장히 강조하시잖아요. 취업에 포커스가 맞춰지다 보니까 취업 자체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환경, 노동, 기본권, 이런 것들은 아직 얘기가 안 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수정> 얼마 전에도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인천공항공사이며 만 명이나 되는 커다란 규모이잖아요. 그런 규모 사람들을 한꺼번에 정규직 하겠다는 상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이름만 정규직으로 바꾼다는 것은 정규직이 아닌 거잖아요. 실제로 노동 조건이 잘 챙겨져야 하는 거고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듯 일자리 질, 이런 부분이나 취업이 계속되는 안정성, 이런 부분이 고민되고 살펴져야 할 것 같은데요. 여전히 뭔가 한 어떠한 기업에 상징적인 일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얘기하는 건 좀 너무 위험한 접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우성> 크게 바라보다 보면 세부적 고통이 안 보일 수 있는데 사실 최근 타워크레인 사건만 해도 몇 건이 일어났고요. 노동 현장에서 기본적 생명 보호가 되고 있나 의구심이 들거든요. 

◆ 이수정> 그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을 보면 그런 통계가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의무, 예를 들면 안전하게 사업장을 갖춰야 하며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들이 다 그 법에 의해 모든 것들이 규정되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아 열에 아홉은 사고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바꿔 얘기하면 열 건 중 아홉 건 사고는 막을 수 있는 사고라는 거거든요.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국들에서는 사실 사업주가 예방 업무를 다하지 않아 노동자가 다치거나 죽었다, 이것은 분명히 기업이 저지른 살인이다, 이런 정도까지 보거든요. 영국에 기업살인법이 있는 이유도 그런 것들인데요. 우리나라는 노동자가 아무리 죽어나가도 처벌을 받지 않아요. 처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람 목숨 값에 저렇게 처벌받고도 계속 사업이 가능한 것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굉장히 기업주 책임에 대해 별로 묻질 않거든요. 그래서 예방 업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안전한 일터, 단순히 내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영위할 때 안정성이 중요하잖아요. 언제 잘릴 지 불안한 것, 재계약이 될지 안 될지 몰라 불안한 것,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포함한 안전한 일터에 대한 고민이 더 늦지 않게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우성> 살기 위해 일을 하는데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 기업주가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여러분들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업주가 자발적으로 변화하면 좋을 것 같은데 잘 안 그렇잖아요. 이익이라는 것이 사람을 무감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제도나 법을 강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제도들을 만들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있는 법을 안 지켜서 열 건 중 아홉 건의 사고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현재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더 관심을 쏟아요. 이제 우리들 스스로도 보상에 대한 관심보다 일을 하기 전에 노동자에게 이러한 알권리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이미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자꾸 알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업주도 거기에 대해 아예 무시할 수가 없잖아요.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두 번째는 모든 업무의 비정규직, 위험한 일을 더 외주화하는 방식, 이런 것들은 빨리 없어져야 이것이 일터의 안전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두 번째 말씀해주신 내용도 중요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구의역뿐만 아니라 대부분 고용 형태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앞서 말씀하신 보호책이나 사람 목숨과 같은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이,

◆ 이수정> 다 무력화되죠. 

◇ 김우성> 청소년, 청년들은 더 심각하잖아요. 상황이 더 안 좋나요? 어떻게 보시죠?

◆ 이수정> 기본적으로 우리 구조가 갖고 있는 문제도 있는데 여기에 더해 청소년, 청년 시기를 우리 사회가 볼 때 대부분 약간 배워야 하는 시기, 이러한 시기로 보다 보니까 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한 이야기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일터에서 더 취약해지는, 이중 삼중의 취약성을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의미에서 같은 일터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다 같은 동료잖아요. 그들이 청년이라고 해서 청소년이라고 해서 그런 위험들이 비껴가거나 잘 보호되거나 이러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 인식도 차차 바뀌어야 구조적 문제와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살펴야 하는 것들이 함께 살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흔한 아르바이트이든 어떤 형식이 됐든 기본적 인식이 사회가 갖춰지지 않으면 어렵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지금 여러 가지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그렇고요. 만약 이수정 노무사님께서 대통령과 독대하신다, 일자리 챙기는 것 중요하신데 이런 부분들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제안하신다면 어떤 얘기를 하시겠어요?

◆ 이수정> 저는 일단 성과주의,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이 적폐라고 생각하시면서 폐쇄하시겠다는 말씀 많이 하시는데, 예를 들면 청소년, 특히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다니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고등학생 졸업을 하면서 취업하거나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현장 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조기 취업에 많이 몰려있거든요. 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교육도 제대로 못 받으면서 취업률 몇 프로 달성, 이렇게 성과에 희생되는 측면이 있어요. 고졸 취업자들, 청년 노동 문제를 이야기할 때도 사실 대학 재학생이거나 대졸자 중심인 것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께서는 더 취약한 이들의 노동 조건을 살피는, 예를 들면 말씀드린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를 다니는 학생의 취업 여건이나 일자리,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의 일자리 문제, 이런 것이 우리가 청년, 청소년 정책할 때 같이 함께 살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거나 좀 더 취약한 상황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살핀다면 그 밑바닥을 끌어 올리면 모든 노동자의 노동 조건이 다 끌어올려지는 거잖아요. 그러한 생각과 그러한 관점으로 정책을 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현장에서 가장 많은 소리를 직접 들으셨기에 풀잎 하나 건강하게 산다면 아름드리나무도 말할 나위 없이 건강할 수 있겠죠. 

◆ 이수정> 좋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끝으로 방송 듣고 계신 특성화고, 실습생, 인턴, 청년, 청소년 근로자도 있을 겁니다. 가족들도 있을 텐데요. 앞서 말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도 있을 거거든요. 이분들에게 도움 될 만한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이수정> 다른 건 워낙 여기저기에서 말씀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우리가 오늘 계속 한 얘기가 어떤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며 이러한 구조에서는 누구도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그건 너 잘못이 아니고 힘들면 멈추고 거기를 빠져나와도 된다, 이런 얘기라도 한 번 건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요. 그 외의 것들은 같이 풀어야 할 문제이지 가족들이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놓아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개인 탓이 아니다, 도움 주는 분들도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인노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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