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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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슈즈트리, 예술에 대한 세 가지 편견 벗고 봐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5-26 11:36  | 조회 : 351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6일 금요일
□ 출연자 : 황지해 작가(가든 디자이너, 환경미술가),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

황지해 작가 “사람을 보내고 맞는 서울역, 자연스레 신발 소재로 택해”

- 시민 다양한 의견... 제 작업에 대해서 더 고민할 수 있는 기회
-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통해 나올 수 있는 이야기 많은 소재
- 디테일, 시간, 예산 등 힘든 부분 있었지만 메시지 충분히 담아

- 해외 박람회 최우수상 수상하기도... ‘민들레꽃 하나가 한국성 대변’
- 가급적이면 가공보다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 전달 되었으면

진중권 교수 “예술은 ‘고상하고’ ‘아름답고’ ‘대다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건 편견”

- 서울로 슈즈트리, 매우 인상적인, ‘스펙타클’
- 언론이 대중 일부 반응을 가지고 몰아간 경향 있어
- 세 가지 편견 벗어나 작품을 봐야 제대로된 비평 가능
- 공공미술은 환경미화 아냐... 아무 개념없이 예쁜 설치물들이 더 괴로워
- 슈즈트리 논란, 예쁜 설치물보단 생각 유도하는 ‘예술’로...
- 작가의 작품에 ‘왜 그랬을까’생각이 작품 감상의 시작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한 가지 작품을 가지고 나만의 관점에서 여러 가지 해석을 하는 게 참 재밌다고 전 느끼고 있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스튜디오에 슈즈트리를 만든 가든 디자이너, 황지해 작가를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황지해 작가(이하 황지해):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네, 반갑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 황지해: 아하하, 네.

◇ 장원석: 시민들 목소리 들어봤는데 어떠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었거든요.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 수능에 나오면 수능 문제 정답을 찍잖아요. 그런데 작가는 어, 이게 정답이 아닌데, 내 의도는 이게 아닌데,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어떻습니까?

◆ 황지해: 저도 개인적으로 제 작업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굉장히 재밌어요, 저 역시도.

◇ 장원석: 아까 한 남성분이 취지를 모르겠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래서 오늘 같은 자리가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소통을 통해서 어떤 의도가 있고 또 다른 색으로 바라볼 수는 없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는데요. 일단 황지해 작가님, 많은 곳에서 가든 디자이너, 정원을 꾸미는 그런 디자이너, 그리고 환경 미술가로도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번 슈즈트리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황지해: 작품들 중에서 제 작품 슈즈트리에 대해서 생각을?

◇ 장원석: 마음에 드는 것도 좋고요. 제가 이따가 또 소개해드릴 작품도 몇 가지가 있고요.

◆ 황지해: 네, 사실 디테일적인 부분이나 시간적인 부분, 그리고 예산 한계 안에서 소화하는 것들이 좀 내부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대단한 대작은 아니지만 작가의 생각과 마음을 녹여내는 데에 있어서는 조금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고 있어요.

◇ 장원석: 또 다른 작품들 중에서 청취자 분들이 이것만큼은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넷을 통해서 찾아봤으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있나요?

◆ 황지해: 여기에서도 가까운 거리죠. 상암월드컵경기장 내에 있는 평화의 공원에 가보면 시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위안부 정원이 있죠.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이 있습니다.

◇ 장원석: 그것도 작가님 손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 황지해: 저와 또 시민들과 함께 만든 작업이죠.

◇ 장원석: 곳곳에 또 작가님의 손길이 닿아 있는데요. 이번에 서울로 7017의 슈즈트리, 재능 기부로 설치해주셨잖아요. 일단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이 신발이 왜 선택됐느냐, 이건 것 같아요.

◆ 황지해: 사실 공공적인 장소에서 공공적인 미술이기 때문에 신발을 선택하게 됐는데 많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요. 공공미술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대중을 위한 미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조금은 소통의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쉬운 얘기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성질이 뭘까 생각해 봤을 때, 서울역에 막 도착했을 때 사실 아는 사람이 없고, 그 공간에서 생각되어지는 것은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그것만이 눈에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서울역광장은 굉장히 다이내믹한 장소인 것 같아요. 사람을 떠나보내고 맞이하고 또 바삐 걸어가는, 재촉하는 발걸음부터 시작해서,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신발이라는 소재를 선택하게 됐고, 조금 더 다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신발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요. 네. 각자 보는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환경에 따라 달리 생각돼질 수 있을 텐데, 다양한 생각과 또 관점이 튕겨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그런 신발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신발하면 많은 분들이 신발에 얽힌 추억 하나씩은 다 갖고 계실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반장 선거 때, 꼭 이런 친구들 있잖아요. 실내화 들고서 이 신발이 닳고 닳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런 친구들도 있고요. 예전에 화려한 신발을 사고 싶은데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못 샀던 그런 중년들의 그런 모습도 있을 거고요. 그런데 3만 켤레의 신발이 들었죠, 그 정도. 신발이 다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황지해: 사실, 이 신발들은 재활용도 될 수 없어서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는 신발들이었잖아요.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이렇게 많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구하는 건 쉽고요. 우리가 폐기처분하는 신발들이 아마 몇 백만 켤레는 될 거예요. 생각해보면 신발뿐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 장원석: 네, 신발. 말고 다른 것들도 충분히 소재로 삼을 수 있었지만 서울역이고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하다 보니까 소재를 신발로 삼았단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게 설치미술의 하나로 볼 수도 있고, 대형 작품이다 보니까 실외고요. 이게 만드는 과정이 다 노출되잖아요. 저 같으면 좀 속상할 것 같아요. 왜냐면 이게 만들고 나서 완성된 작품을 짠, 하고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죠. 그렇지 않으세요?

◆ 황지해: 그 공간이 있는 장소가 특이하게도 노숙인 센터 바로 앞에 있었어요. 그래서 기존에도 굉장히 악취가 심했었고 또 냄새가 나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냄새를 없애야 하는 작업이 먼저 선행됐어야 했었고, 또 만드는 과정 속에서 어차피 사람이 지나는 구리선이기 때문에, 그 동선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하는 점, 그리고 높이 때문에 과정 속에서 그 작업이 다 만들어지기도 전에 많이 오픈될 수 밖에 없는 상황들, 그런 점들이 조금 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또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지금 서울로 7017에 꾸려진 슈즈트리 작가, 황지해 작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슈즈트리를 어떻게 구상하게 됐고 또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있는데요.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이 드는 #0945로 질문이나 의견 보내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저희가 특별한 분을 연결해서 의견을 좀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논객이자 평론가이자 미학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이하 진중권): 네,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지금 황지해 작가님도 함께 스튜디오에 계시는데 인사 한 번 하시죠.

◆ 진중권: 안녕하세요, 작가님.

◆ 황지해: 안녕하세요, 아하하.

◇ 장원석: 일단 교수님은 이 슈즈트리 어떻게 보셨는지도 궁금하네요.

◆ 진중권: 저는 매우 인상적인, 스펙타클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자세히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호의적인 편입니다.

◇ 장원석: 네, 호의적이다. 스펙터클하다, 극찬해주셨는데요. 세간의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분분해요, 의견들이.

저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대중들이 작품을 보고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고요.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표현할 수 있고, 심지어는 혐오할 수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거든요. 저는 안타까운 건 언론들의 태도인 것 같아요.

◇ 장원석: 어떤 부분에서요?

◆ 진중권: 언론들은 대중 일부의 반응을 가지고서 몰아간다고 할까요? 그래서 제가 굉장히 화가 난 건 비가 왔더니 냄새가 나더라, 심지어는 냄새가 나더라, 가 아니고 냄새가 나는 것 같더라, 이런 말까지 인용해가면서 공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니까 물론 그 작품을 혐오할 권리도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게 하나의 뭐랄까, 비평이 되거나 비평적 견해가 되려면 감정을 즉발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대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이유를 들어보게 되면 제가 좀 황당하단 느낌이 많이 들어가지고요. 첫 번째는 뭐냐면 그게 편견들이 좀 깔려 있습니다. 첫 번째 편견은 예술의 재료는 뭔가 좀 고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다들. 그런데 이게 일단은 신발이라는 사실, 신발이라는 건 냄새가 난다는 걸로 연상되잖아요. 그렇게 연상돼서 재료에만 대부분 집착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제가 볼 때는 정크 아트라는 겁니다. 원래 쓰레기 같은 것을, 쓰레기를 재료로 해서 뭐로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게 재료가 무엇인지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게 그 재료를 통해서 재료를 가지고 작가가 뭘 만들어냈느냐, 그걸 평가해야 하는데 계속 신발, 신발, 신발 얘기하는 게 문제라고 보고요. 또 두 번째 편견은 예술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 같아요. 그게. 미술은 아름다운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공공미술이라고 하더라도 공공미술은 환경미화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끔찍한 게 뭐냐면, 그놈의 예쁜, 아무 개념 없이 예쁜 설치물들이 더 괴로운데요. 미술은 아름다운 게 아니라 미학적 가치를 가졌다는 것은 그게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느냐, 물리적 대상 위에다가 의미의 층위와 개념의 층위, 그래서 그것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 해석을 하게 해주느냐, 그게 핵심인데요. 그 작품은 그걸 성공한 거거든요. 왜냐면 논란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그걸 의미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런 것 하고 또 공공미술이라는 것이 마지막으로 거의 모든 사람, 거의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어야 하느냐, 그런 건 전혀 아니거든요. 생각하게 해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싫어할 수 있고,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예를 들어 프랑스 에펠탑 같은 게 처음에 지어졌을 때는 파리 시민이 거의 100%는 다 반대했던 겁니다. 싫어하고 비난하고. 그런데 지금은 또 파리 명물이 돼 있잖아요. 보면 대개 이 세 가지 편견으로 그 작품을 바라보는 건데, 제가 제발 부탁하는 건데 이 세 가지 편견을 벗어버리고 다시 한 번 작품을 보고 그 다음에도 정말 말이 안 된다면 그때는 의견을 얘기하라는 겁니다. 그때는 정말 비평적 담론이 될 수 있겠죠.

◇ 장원석: 그렇군요. 아무래도 지금 교수님께서는 미술이나 예술 쪽에 일가견이 좀 있으시기 때문에, 이런 비평도 해주셨는데요. 아직 대중과 뭐랄까요, 소통이 좀 안되기 때문에 오해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황지해 작가님 이렇게 모시고 얘기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전 생각하는데요. 그럼 일반인들, 전혀 예술이나 미술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이 이런 작품을 좀 더 재밌게, 편견 갖지 않고 볼 수 있으려면 어떤 자세를 갖는 게 좋을까요?

◆ 진중권: 그렇게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작품들 사실, 정크 아트 같은 경우엔 낯설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더 이상 낯선 게 아니거든요. 몇 년 전부터 굉장히 활발하게 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심지어는 뭐냐면 정크 아트 같은 경우엔 쓰레기 중에서 아주 극단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데미안 허스트 같은 아주 유명한 작가죠. 그 사람 같은 경우는 소 썩어가는 머리를 쓴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 같은 경우엔 자기가 입던 속옷을 쓴 사람도 있고, 이런 거거든요. 작가가 저것을 택해서 저런 작업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생각을 해야 하는 겁니다. 이상하다고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왜 그랬을까 생각하고 거기에서부터 작품 감상이 시작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많은 경우에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하고 비난으로 끝나버려요. 거기서부터 출발이거든요. 왜 만들었는지 생각해 봐라, 누가 봐도 알 수가 있는 걸 쫓아내고, 왜 신발을 택했을까 조금만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게 많잖아요. 그게 보행로고 그 옆에 염천교, 구두 만들던 데가 있었고, 등등. 상식만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게 연관이 되는구나, 이러면서 작품 감상이 시작되는 거고, 그러면서 예술이 재밌어지는 거죠. 그렇게 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현대예술은 절대 아름다운 게 아니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우리로 하여금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만들어주는 것, 그거란 겁니다. 환경미화라든가 예쁜 것, 이런 건 절대 미술이 아닙니다. 그건 아무짝에도 가치가 없는 예술이거든요, 21세기에는. 네.

◇ 장원석: 네, 오늘도 재밌는 의견 잘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진중권: 네.

◇ 장원석: 지금까지 진중권 동양대 교수, 전화 연결 잠깐 해봤습니다. 굉장히 극찬해주셨어요, 황 작가님에 대해서.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황지해: 너무 감사하고요. 이렇게 명쾌하고 지적인 분이 가까이 친구로 계시면 좋겠네요.

◇ 장원석: 하하. 어쨌든 우리가 공공미술이라든지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한 마디 들었는데요. 슈즈트리 얘기만 했지만 앞서서 상암동 하늘공원에 있는 작품도 소개해주셨고요. 굴지의 세계적인 박람회에서 또 상을 받으신 적도 있어요. 제가 잠깐 소개해드리면, 영국의 첼시 플라워쇼, 영국왕립원예협회에서 여는 거죠. 이게 어떤 박람회인지 잠깐 설명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 황지해: 어떻게 보면 세계에서는 가장 고상한 경제활동, 문화 활동이라고 자칭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거의 약 190년 정도의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문화에 대해서 좀 낯선데, 영국이나 유럽 쪽에서는 자기 정원에 새로운 꽃을 심었다고 초대해서 파티하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담론들,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나누는 시간들을 많이 갖잖아요. 그래서 정원 문화가 굉장히 활발하게 발달된 나라고 지금 당장 또 정원을 만들지 않으면 30년 뒤에는 300개의 정신병원이 생길 것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편하게 정원예술로서는 얘기할 수 있는 편한 자리죠.

◇ 장원석: 이 박람회가 100년이 넘었더라고요, 생긴 지가. 그만큼 서양 사람들은 이런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글쎄요. 그렇기 때문에 동양 저 멀리에서 온 작가가 동양적인 작품으로 이런 상을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좀 충격적인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2011년에 소형정원 부문에서 금메달과 최고상, ‘해우소 가는 길’이라는 작품, 그리고 2012년에 대형 정원 부문에서 금메달과 최고상, ‘고요한 시간 – DMZ 금지된 화원’이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으셨는데요. 제가 인터넷을 찾아봤어요. 아까 서양 사람들이 동양에 대한 문화와 자연에 대한 동양적인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해우소, 정말 자그마하게 화장실이잖아요. 전통적인. 그리고 수풀에 둘러싸여 있고. 이게 어떻게 평가를 받았기에 상을 받았을까요?

◆ 황지해: 사실 처음에 사전심사를 했을 때는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의 어머니가 ‘토일렛’이라는 용어를 방송 중에 잘못 사용해서 저속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었을 시기였어요. 그래서 토일렛이 한국의 전통 화장실이잖아요. 해우소라는 게. 그게 굉장히 처음에는 낯설고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던 작업이었는데, 나중에서 그 내면의 이야기를 조금 들여다보고 만장일치로 최고상을 받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식물들을 좀 많이 가지고 갔어요. 한국에 대한, 한국성, 그리고 우리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가지로 하게 되는데요. 사실 질경이 식물 하나, 우리가 갖고 있는 민들레꽃 하나가 한국성을 더 대변해줄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리고 ‘고요한 시간 – DMZ 금지된 화원’은 DMZ, 그야말로 초소로 보이는, 목재로 된 그런 것도 있고요. 그리고 철제 철조망으로 가려져 있고 방탄 헬멧도 놓여져 있고, 탄피 같은 걸 형상화한 것도 있고 물도 흐르고요. 그런데 제가 다른 서양 작가들이 만든 작품을 보면요. 글쎄요. 자연 위에 인간이 있단 느낌인데, 작가님 작품은 자연 아래에 인간이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고, 또 제목도 굉장히 그냥 직설적이에요. 보는 대로. 해우소니까 해우소, DMZ니까 DMZ, 신발이니까 슈즈트리. 저 같으면 슈즈트리 보고 현대인, 21세기, 이렇게 지을 것 같은데, 이렇게 직관적으로 짓는 이유가 있나요?

◆ 황지해: 저는, 그러니까 저뿐만 아니라 작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가공보다는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전달될 수 있다면, 작업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바람이죠.

◇ 장원석: 그렇군요. 이제 청취자분들이 보내주신 문자 읽어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2619님, ‘작가님, 죄송합니다. 편견을 갖고 바라봤네요. 다시 바라보겠습니다. 작가님, 파이팅.’ 이렇게 보내주셨고요. 5015님, ‘슈즈트리, 대중적으로 공감되는 작품이라면 명작이지만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서 소통적인 차단이 느껴지는 건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설치비 부분 등 오해의 소지가 해결되길 바라봅니다.’ 이렇게 또 보내주셨고요. 그리고 뭐 7146님, ‘TV에서 봤을 때는 저게 뭔가 싶었는데 말씀을 들어보니까 이해가 됩니다. 현장에서도 그런 설명을 들었으면 좋겠네요.’ 2741님, ‘서울로는 한국에 없었던 일종의 공중정원이잖아요. 나중에 혹시 서울로를 꾸며주시게 되면 이런 콘셉트로 해보고 싶단 작품이 또 있을까요?’ 하셨어요. 향후 작품 활동 계획은 또 어떻게 되십니까?

◆ 황지해: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다행히도 설치 쪽에서 이제 국내에서는 많은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지만, 캐나다 퀘벡 지방이 있어요. 거기에 정원 페스티벌이 있고, 또 정원 예술로써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쇼몽 페스티벌에서 정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정원과 또 예술과 경계 없는 공공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또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앞으로도 작품 활동 잘 부탁드리고요. 나중에 또 한 번 나오셔서 작품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황지해: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네, 오늘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로 7017의 ‘슈즈트리’ 작가, 황지해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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