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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불안한 마음 쓰다듬는 낯선 익숙함, ASMR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3-17 16:15  | 조회 : 3487 
[생생인터뷰] 불안한 마음 쓰다듬는 낯선 익숙함, ASMR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요즘 여러 가지 혼란 상황이 감소되고 그래서인지 다양한 뉴스가 나오는데요. 불안한 미래,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현실을 청년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도 나왔는데요. 거기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이 ASMR이라고 합니다.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실 텐데요. 뭔가를 긁거나 두드리는 작은 소리입니다. 놀라셨죠. 사실 광고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라면을 부수는 소리, 이런 것들 들려드리고요. 여러 가지 많은 콘텐츠들이 나옵니다. 정치, 사회적 발언에도 이것을 활용하기도 하는데요.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하거든요. 광고에도 쓰일 만큼 열광하는 배경, 무엇일까요?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시죠,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하 이택광)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저도 사실 잘 몰라서 샘플을 지금 들려드렸는데요. ASMR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것이 무엇인가요?

◆ 이택광> 한국어로는 일상 소음이라고도 번역되는데요. 아직까지 정확한 번역어는 없습니다. 의학적 용어로는 자율감각쾌락반응, 자율감각쾌락, 이렇게 번역하기도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이것을 지칭한 white noise(백색소음)라는 용어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조용한 것보다 뭔가 소음이 있을 때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그러한 현상을 말하죠. 

◇ 김우성> 흔히 어떤 치료 공간에 가면 새소리, 물소리, 일상적 소리를 들려주는 그러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잠시 교수님도 샘플을 같이 들어보셨는데요. ASMR,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떤 것들이 각광받는지 실태가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

◆ 이택광> 아이들 떠드는 소리의 경우도 ASMR에 들어갈 수 있고요. 화장하는 소리, 들려주신 것처럼 두드리는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귀를 파주는 소리도 굉장히 안정감을 주는 소리로 알려져 있고요. 어디를 여행한 적 있는데 에스컬레이터에서 물소리,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더라고요. 이런 것들도 전부 ASMR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보시면 거기에서 안정을 취하기 위해 지구에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데, 그 소리 전부가 ASMR이 아닌가 볼 수 있죠. 

◇ 김우성> 특이한 건, 방금도 귀 파주는 소리까지, 크게 들리죠. 붓질하는 소리, 아이들 울음 그치는데 효과가 있다는 비닐 구기는 소리까지 참 다양합니다. 이러한 소리들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 배경을 알아보아야 할 것 같은데요. 앞서 뉴스에서도 소개됐는데, 불면증이 늘고 있고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 세대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게 하나의 배경이 될 수 있을까요?

◆ 이택광> 사회적 스트레스가 강해져서 이것을 개인이 감당하기에 어려운 현실이 되었죠. 그렇다 보니 다양하게 사회적 비용으로 해결해주지도 않고, 그러니까 개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다 보니까 의학적 현상까지도 활용하는 단계가 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적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한 개인의 대응이 아닐까, 결국 앱과 같은 것을 받아서, 실제 일상 소음을 만들어내는 앱도 있거든요. 공부 잘하게 해준다고 소리를 들려주는 앱도 있는데요. 앱 하나만 간편하게 받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게 되는 거죠. 주로 2030 세대들이 스마트폰이나 문화에 익숙하기에 쉽게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기억 속에 있는 이러한 마음이 편안해지는 일상적 소리들이 있으시면 참여 문자 게시판에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저 같은 경우도 등에 업혀서 등으로 듣던 어머니 목소리들이 기억나는데요. 그런 것들과 연결해서 이해해볼 수 있을까요?

◆ 이택광> 그렇죠. ASMR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용어처럼 들리는데 사실 일상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자장가이죠. 그냥 잠이 들기보다 옆에서 누가 나직하게 노래를 들려주면 잠이 잘 오고요. 책을 읽어주거나 그렇게 하면,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안정감이 생겨서 잠이 잘 들게 되죠. 심장 박동 소리도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상에 없던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었는데, 최근에 와서 사회적인 불안 요소가 가중되고 불면증이 많아지고 하면서. 불면증도 처음에는 약물로 치료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결국 그 심리 문제이기에 약물로 근본적 치료가 안 됩니다. 일상 속에서 지혜를 발휘해 이런 것들을 찾고 있다고 생각해야죠. 

◇ 김우성> 특히 혼밥, 혼술, 1인 방에서 하는 문화가 있기에 소리가 부족한 세대인 것 같습니다. 라디오도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 이택광> 지금 사실 라디오가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매체라고 할 수 있죠. 저도 사실 잠이 안 올 때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있으면 잠 잘 들거든요. 나직하고 틀어 놓으면 아주 잠을 청하기 좋은데요. 이러한 경험들이 지금 현재 사회적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적 자구책으로 충분히 효과가 있는 거죠. 

◇ 김우성> 살아가면서 누구나 고통을 겪기도 하고 해소하기도 하는데요. 지금의 사회가 주고 있는, 단절되고 1인 사회이고, 이런 것들이 주는 고통에 대한 대응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것이 좀 더 확산 될까요? 아직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만큼 일상 소리를 듣는 문화가 확산되지는 않았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이택광> 당연히 확산될 것 같고요. 말씀드렸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불면증이나 이런 것을 치료하려고 하는 개인적인 노력들이 있었죠. 근본적 대책은 사회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경감하고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큰 부분들은 사회적 비용을 써서라도 줄여주는 국가적 정책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술이나 약물, 이런 것에 의존하는 것보다 이런 ASMR을 활용해서 건전한 방향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겠죠.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러나 사회적인 보조도 맞춰 줘야지 개인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청년들이 어머니나 가족들이 귀를 파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앱을 다운 받아 그 소리를 듣는데요. 취직도 잘 되고 경제도 잘 되어 진짜 어머니가 파주는 소리를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이것이 국가나 사회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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