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주택가만 침투하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16 17:30  | 조회 : 4412 
[생생인터뷰] 주택가만 침투하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진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오늘 땅, 집, 공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여러분들 혹시 망리단길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이미 맛집과 데이트 명소로 각광받는 이태원 경리단길을 따라서 지은 이름입니다. 망원동을 일컫는데요. 연남동, 상수동을 비롯해 많은 공간에 카페가 생기고 젊은이들이 선호합니다. 사람들도 북적거리고 외국인들도 많이 오갑니다. 그런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상가 위주로 공간이 바뀌고 사람도 뜸하며 약간 휑한 상태가 됩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그런데 서울 곳곳에 이런 현상이 자주 보이며 서울만의 특이한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대안은 없을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진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진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이하 박진아)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아직도 보도에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만 나오거든요. 대게 청취자분들에게 용어가 낯설기도 하며 어려운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박진아> 젠트리피케이션이 원래 부정적 의미의 단어는 아닙니다. 저소득층 노동계급의 낡은 주거지역에서 중산층이 유입되며 발생하는 주택의 물리적 개선과 사회적인 변화, 주택 소유 형태의 변화를 처음에 지칭하기 위해서 루스 글래스가 1964년에 처음 사용한 단어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상류층이 유입되면서 따라서 월세 등이 올라가며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밀려난다는 결과적 영향입니다. 부정적 단어로 와 닿게 되는 거죠. 단어적으로 지역 변화와 지역민의 변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변화라는 건 긍정적으로 보면 지역활성화가 될 수 있지만, 변화를 수반하는 주체가 지역민이 아닌 외부인이 되었을 경우 긍정적 변화가 될지, 지속 여부는 장담할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특히 이 과정에서 지역의 본질적 문화나 뿌리, 지역민 즉 사람을 잃게 한다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고요. 외국 대도시들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 김우성> 내가 살던 동네에 갑자기 집도 바뀌고 카페도 들어오고 비싸지는 겁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그렇지만 사실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서울에 지금 젠트리피케이션이 많이 있으며 일반적 양상과 다른 특성들이 있다, 서울만의 젠트리피케이션 특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지적되었는데요. 어떤 부분인가요?

◆ 박진아> 젠트리피케이션은 주로 노후화된 주거지 개선 의미였지만, 서울에서의 현상을 쉽게 말씀드리자면, 주거 지역 내 상업 침투로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도 커머셜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해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관찰되는데요. 이 경우는 기존 상점이 있었고, 그 상점이 고급화되는 경우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고요. 서울의 경우 주거 지역 내 주거 용도가 상업 용도로 전환되는 겁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단독 주택이 카페로 바뀌거나, 다세대 주택 1층을 리모델링해서 옷집으로 바꾼다거나, 최근 이태원에 보면 연립주택 1층 전체 세대를 상가화한 사례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택도 이렇게 상점으로 전환되는데, 당연히 예전부터 있었던 철물점이나 세탁소, 이런 근생 업종은 주택보다 더 빨리 다른 업종으로 전환되는 겁니다. 다른 업종이라고 하면 굳이 해당 동네 주민이 이용할 것 같지 않은 상점들, 지역 외 타지인들이 와서 이용할만한 시설들, 카페나 옷집이나 음식점, 화장품 등 이러한 업종들이 주택가에 침투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대상지로 언급되는 곳을 보면, 성수동이나 문래동, 중공업 지역이라는 특수한 몇 개 케이스를 제외하고 모두 2종일반 주거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요. 다시 말씀드리면, 주택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젠트리피케이션 첫 번째 특징입니다. 그 다음 하나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지역 변화가 갈수록 점점 더 빨라지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연남동이나 서촌, 성수동, 경리단길, 해방촌 등 2010년 대 이후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 지역에서의 변화를 연구실에서 보니까, 2000년 대 변화를 겪은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홍대 지역보다 확연히 빠르다는 점이 분석됐습니다. 삼청동, 홍대, 가로수길과 같은 지역은 서양식 음식점과 카페, 베이커리 매장 연평균 증가율이 17.3%였는데, 연남동 등은 39.2%로 2배로 이상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서울 도시의 젠트리피케이션 특징과 양상을 방금 제가 주택가의 발생과 가속화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렸는데요.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들여다봐야겠지만, 제가 판단하기엔 소비 패턴의 변화가 SNS 활용과 맞물려서 빚어진 결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상품이 아닌 장소를 소비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고요. 널리 알려진 상점보다 조용한 골목길에 나만 아는 특이한 가게를 찾고 싶은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영향을 주고, 이런 지역들이 급속하게 알려지다 보니까 금세 조용한 주택가에 외지인이 붐비게 되며 소비자들은 또다시 다른 동네를 찾아 나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주택가를 중심으로 일어난다는 특징,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러한 상가들, 특히 특정 업종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면, 일반적으로 집을 비싸게 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윤을 남겨야 하지 않습니까? 인구 유입도 많아야 하고요. 그래서 원주민과의 갈등도 좀 더 가시화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떤가요?

◆ 박진아> 원주민과의 갈등의 경우 사실 방금 말씀드렸지만,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그래서 상점주, 건물주, 외부 이용자뿐만 아니라 원주민까지 이해가 얽혀있죠. 그런데 계속 생각해야 할 점은, 본래 기능이 주거지라는 겁니다. 그래서 근생 상점이 없어지면 정말 크게 불편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세탁물 맡기기 위해 몇 분이나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말 불편한 거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 해결방안이 필요하지만 무작정 임대 상인이나 전월세 거주민 관점에서만 정책을 펼친다면 건물주에 대한 개발 이익을 무시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공공의 관리가 필요하게 되고요. 만약 관리가 없게 되면 결국 획일화된 공간으로 변모해 지역성을 잃게 되고, 쇠퇴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될 수 있을 겁니다. 

◇ 김우성> 이해관계가 다양한 측면, 여러 가지 좋은 측면도 있겠지만 획일화되는 측면, 우스갯소리로 특정 회사가 있습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데요. 저것이 들어오면 다 망했지,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대안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 정부 등 이런 곳에서 상생협약, 안심 장기 임대 등 대책을 세우더라고요. 기존 주거지라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겠죠? 어떤 대안들이 더 필요할까요?

◆ 박진아> 제가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정책에 대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임차인 원주민 보호대책 마련, 두 번째는 도시 관리 측면에서 젠트리피케이션 관리 방안 마련입니다. 사실 지금 말씀하신 그러한 대책들은 서울시에서 2015년 말 젠트리피케이션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첫 번째 이슈에 대한 해결방안을 매우 서울시가 주목하고 있고요. 이 부분은 계속 고민 중이며 여러 대안에 대한 발전 방안 제시와 시도가 되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민되고 있지 못한 부분, 즉 두 번째 측면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지역 변화와 상권 변화를 공공에서 모니터링하고 중재해야 한다는 도시 관리적 측면에서의 필요성, 혹은 시급성과 같은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형마트 지역변화와 상권 변화는 결국 거주민 생활 권리 박탈과 다른 지역으로 주거지 이동이라는 직접적 영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상점 임차인 부분에만 주요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점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장기적 도시 관리 계획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상업 이용이라는 것으로만 편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시죠. 공간, 동네에 오로지 빵집밖에 없거나 카페밖에 없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진아>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진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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