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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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양육할수록 빈곤...출산율 1.24명도 대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2-08 17:00  | 조회 : 3267 
[생생인터뷰] 양육할수록 빈곤...출산율 1.24명도 대단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우석훈 박사(책 <88만원 세대> 저자)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며 쏟아부은 그 많은 돈들은 다 의미가 없었다, 이러한 뉴스들이 엊그제 쏟아졌습니다. 육아 휴직, 보육 등 수십조 원의 재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상이 되는 사람은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건데요. 생생경제에서도 전문가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저출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요? <88만 원 세대> 저자로 유명세를 받으신 분이죠. 또 이번에 새롭게 출산 관련해서, 육아 관련해서 고민할 책을 내셨는데요.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우석훈 박사(이하 우석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88만 원 세대라는 책도 제목부터 강렬한 메시지가 와서 많은 분들이 읽고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번에 낸 책은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입니다. 이미 제목에서부터 많은 메시지가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우석훈> 포항에 사는 어떤 해녀 할머니가 해녀로 살면서 그 말을 하셨어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에게 두 푼 나가고 그렇게 산 거다. 그런데 그게 딱 저의 얘기더라고요. 지난 몇 년 동안 저도 아이 둘 낳고 육아도 하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살펴봤거든요. 어려운 점도 많고, 힘든 점도 많고, 잘못된 점도 있어서 살아가는 얘기와 그 속에서 우리가 고쳤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섞어서 책을 한 권 냈습니다. 

◇ 김우성> 이게 포항에 계신 어느 해녀 할머니에게 저작권이 있는 말이군요.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우 박사님도 경제학자이신데요. 아이를 낳으라고 국가가 돈까지 투입하고 정책, 이슈, 언론 다 떠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이를 낳으면 실질적으로 한 푼 벌어도 두 푼 나가는 상황이라면, 출산율 1.24명이 사실 이해가 됩니다. 설명이 됩니다. 체험으로도 경험하셨을 텐데, 어떻습니까?

◆ 우석훈> 일단 아이 키우는 게 너무 힘들고요. 저희도 아내가 둘째 낳았을 때 둘째가 아팠어요. 그래서 결국 회사를 퇴사했죠. 그때 출산휴가 말고 더 쓸 수 없다는 겁니다.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고, 둘째가 아프니 저도 일을 확 줄였습니다. 같이 아이를 봤는데요. 둘이 봐도 힘들더라고요. 두 명이 있으니 혼자서 못 보고, 두 명이 봐도 힘들고 장모님까지 세 명에서 보면 한 명이 약간 쉴 수 있거든요. 

◇ 김우성> 결국 육아 부담 때문에 지금 아내분은 직장을 그만뒀다. 결국 경제적 손실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 우석훈> 꽤 벌었는데 없이 사니까 생활을 빠듯하게 운영했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아이가 아프니까 어쩔 수 없더라고요. 

◇ 김우성> 통계청 발표에도 나오지만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 연령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관계로 사실 여러 가지 시험관 시술을 하거나 아이를 낳자마자 집중 치료실에 가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결국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는 얘기인데요. 

◆ 우석훈> 돈도 많이 들고 약간 육아 산업이 고급화됐어요. 90년대 후반 한국에도 육아 산업이 있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아이들이 줄어들 것을 전망했더라고요. 아이는 줄더라도 이것을 고급화해서 더 비싼 것을 팔면 된다고 해서 육아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급화 전략을 한 건데요. 엄마들이 돈을 많이 쓰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 김우성> 이게 사실 어려운 문제인데요. 저도 아이가 셋이나 되지만, 비슷한 시기여서 동병상련이 있는데요. 분유가 나오는데 유기농에 5만 원, 유기농이 아니면 3만 원. 경제적으로 없으니 3만 원 먹이자는 부모가 없거든요. 고급화의 함정에 빠져 있는 건데요. 책 내용에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애들 덕에 웃고 행복한데, 아이를 낳으면 천국 문과 지옥 문이 동시에 열리는 셈이다. 이렇게 사는 게 삶이지 않나.’라고 하셨는데요. 그만큼 지금 우 박사님이 경제학자이시고 이런 말씀을 하셨지만, 이러한 고통이라고 할까요, 이것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우리 사회를 볼 수 있을까요?    

◆ 우석훈> 제가 놀란 것은 사교육이 시작되는 게 3살 때입니다. 광고 문구를 봤는데요. 3살이면 이미 늦다는 겁니다. 영어 사교육 같은 것도 많고. 그런데 한 집에서 보내면 나머지 집도 다 보내게 됩니다. 불안하거든요. 엄마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최대한 노리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애들에게 미안해하는 거죠. 더 좋게 해줘야 하는데 못해줘서 미안하다. 사실 할 필요가 없는 거거든요. 그런 얘기를 좀 더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까 분유 얘기를 하셨는데, 저희는 3만 원보다 더 싼 것 먹였거든요. 아무 상관도 없으며 더 싼 것 먹여도 되는데 저희도 불안해서 제일 싼 것은 못 했거든요. 비싼 것 먹인다고 좋은 건 아니에요. 웬만한 기준만 되면 되는데. 마치 돈의 크기가 사랑의 크기인 것처럼 그렇게 마케팅하죠. 

◇ 김우성> 사실 마케팅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건강, 유기농, 천연과 같은 것은 마케팅의 영향이 큰데요. 자녀 한 명에 대한 대학교육 비용이 조사된 바에 따르면 2~3억 원이라고 합니다. 비단 아이를 낳는 세대뿐만 아니라 저희 부모님 세대도 고통스러워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요. 오늘 아침 뉴스입니다. 초등학생들 입학하는데 가방 하나가 70만 원, 강남에서는 이것을 안 매면 안 된다. 이런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경험론적으로 봤을 때 육아나 교육의 문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우석훈> 30~40대 젊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소비도 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국민 경제의 기본 축입니다. 그런데 아기를 보다가 거기에 다 쓰고 나니까 문화나 여가, 이런 곳에는 돈을 안 쓰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출판도 어렵지만 예술, 음악, 연극, 이렇게 영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화 활동도 어렵거든요. 문화 경제로 가는 것이 미래인데, 진짜 향유하는 엄마들이 힘들어지는 게 다양성, 이런 것에 문제가 생긴다고 볼 수 있겠죠.  

◇ 김우성> 소비 주력 세대가 30~50대인데요. 소비가 전부다 육아나 양육에 다 쏠린다는 말씀이군요. 

◆ 우석훈> 엄마들에게 연극 보러 가자고 하면 욕먹습니다. 한가한 소리다. 표를 드린다고 해도 시간 자체가 안 된다는 겁니다. 

◇ 김우성> 경제적 빈곤뿐만 아니라 시간의 빈곤도 있는 거군요. 

◆ 우석훈> 지금 엄마들이 학력들이 높잖아요. 전업주부가 사실 아니고 뭔가 일자리를 찾기 위한 재교육을 하거나 준비하고 싶은데, 애들에게 매여 있으니 본인에게는 아무런 투자를 못 하는 거거든요. 스트레스도 받고 그런 거죠. 

◇ 김우성> 지금 사실 같이 육아 부담을 책임지고 계시지만, 아내분의 경우 졸지에 경력 단절 여성이 된 거지 않습니까. 다시 복귀하는 부분에 있어서 가능성이 있을까요?

◆ 우석훈> 저희의 경우엔 6개 월정도 공부하고 재취업을 하긴 했어요. 작은 연구소에 전업은 아니고 운이 좋은 경우죠. 이런 경우는. 대부분 경우엔 자기가 했던 업종에 다시 돌아가기 어렵거든요. 그런 점에서 좀 더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방식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으로 아까운 거거든요. 엄마들도 잘 할 수 있는 게 많은데요. 

◇ 김우성> 그렇죠. 여러 가지 논쟁의 여지가 없는 말씀이긴 한데요. 이제 88만 원 세대로 논쟁에 불을 지폈던 경제학자에서 육아와 양육에 지쳐있는 주부 수준의 경제학자로 돌아오셨습니다. 책 내용은 많은 분들이 경험적으로 공감을 하실 것 같은데요. 앞서 소개했지만, 사실 88만 원 세대의 문제도 끝나지 않았거든요. 지금 88만 원도 안 되는 세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인턴들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그 세대들은 결혼, 출산, 양육, 이런 문제 근처에도 못 가는 상황인데요. 불균형, 기울어짐을 해소할 방안이 없을까요?

◆ 우석훈> 신정부가 들어오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거든요. 일부 전환을 해줬어요. 그 사람들 찾아가 제가 인터뷰를 했더니, 뭐가 제일 바뀌었냐고 물었는데 소개팅이 들어온다는 겁니다. 월급도 비슷하고 하는 일도 같은데. 소개팅이 안 들어오다가 정규직 되니까 들어온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비정규직 상태에서는 연애하기도 어려운 겁니다. 그러니까 연애도 제대로 못 하는데 결혼, 출산. 이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정규직 내에서 상당 부분 청년들이 삶을 영유할 수 있게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어쨌든 배우자가 될 사람이 비정규직이라면 선도 안 보겠다는 것 아니에요. 

◇ 김우성> 정말 출산이나 인구는 미래에 대한 선택인데요. 미래가 계획되지 않는 상황의 청년들이 미래를 선택하리라는 보장은 없는 거겠죠. 

◆ 우석훈> 그렇게 보면 지금 1.0 넘는 합계출산율도 높은 겁니다. 

◇ 김우성> 1.24가 높은 상황이다. 경험으로서 하신 말씀이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우석훈>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우석훈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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