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창업주보다 솔직하지 못한 재벌 2세 청문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2-08 16:41  | 조회 : 2472 
[생생인터뷰] 창업주보다 솔직하지 못한 재벌 2세 청문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입니다. 정경유착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적되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고 있죠. 설립 55년 만에 해체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난 6일에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 현대, SK, LG 그룹 총수들이 모두 나와 전경련 탈퇴하겠다고 밝혔지만 또다시 번복하기도 했고요. 전경련은 임원 회의를 열고 조직 쇄신 방안을 위한 방편 마련에 나섰습니다. 가장 유력하게는 쇄신안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업들과 정치를 이어주는 창구가 아니라 연구, 경제적 대안을 마련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게 이야기인데요. 쇄신안이 가능할까요, 과연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경희대 경영학부 권영준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하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주변 많은 분들이 20여 년 전에 열린 청문회 데자뷔 같다는 얘기도 했는데요. 지난 6일 열린 청문회의 그룹 총수들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 권영준>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 지배 주주들이 9명이나 나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도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자기와 관련된 이야기는 전부 모르쇠로 가지만, 그래도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변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시그널 같은 것은 많이 제시한 것 같아요. 정부가 기업의 팔을 비틀어 기부금을 강요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해서 피해자 인식을 주기 위해 많은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요. 실질적으로 특검이 밝혀내야 할 점들도 많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핵심이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냐는 문제인데요. 대통령은 그런 용어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제3자 뇌물죄가 있지 않습니까? 최순실에게 간 게 뇌물이다, 어제도 고영태 씨나 측근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과 최순실이 같은 동급인 것 같다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제3자 뇌물죄는 국민적 느낌으로는 다 와 닿는데, 물증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긴박하고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는데요. 특검이 잘 밝혀내길 바랍니다.

◇ 김우성> 앞서 제가 첫 번째 질문에서 27년, 28년 지나도 비슷한 데자뷔 같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사실 앉아계신 분들이 모두 창업주가 아니라 2세, 3세이지 않습니까. 그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안 변했구나, 실망감도 느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권영준> 안 변하고 더 교묘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정주영 청문회를 본 적 있거든요. 그때 재벌들은 조금 더 솔직하지 않았나. 당시 정주영 회장이 말씀하신 건 굉장히 솔직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좀 더 교묘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상당히 변호사의 자문을 많이 받은 답변 같았어요.

◇ 김우성> 많은 분들이 느끼는 바와 권영준 교수께서 느끼는바,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국정조사 한계가 있었다, 7분과 과거 30분 줬던 것과 차이가 있다는 이런 얘기도 있고요. 한 번 더 불러서 국민 앞에 진실 여부를 얘기해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요. 이런 부분 얘기할 수 있는, 조사나 제도적 장치,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권영준> 그게 보기엔 제가 보기엔 법으로 될 것 같진 않고요. 의원들은 국민의 대표기관들이기에 다 제가 보기엔 중요한 분들인데, 어떤 국회의원은 상당히 준비 많이 해서 저런 분에게는 7분이 아니라 20분 정도 이상 줘도 될 것 같고, 어떤 분은 제가 보기엔 그냥 마이크 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거든요. 그것을 어떻게 법적으로 접근하긴 어렵지 않습니까. 결국 위원장이 제가 보기엔 보다 더 재량권을 가지고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그런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운용의 묘를 갖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드러나는 것들을 보면 청문회도 지금 청문회 스타라는 말이 있듯, 청문회에서도 밝혀내면 밝혀낼 수 있지 않습니까. 참고인으로 같던 김상조 교수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그리고 여명숙 위원장 분들도 발언들을 잘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청문회를 지금 제도에서 더 발전시키는 방법은 결국 문화적으로 정착시키는 방법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우성> 2세로 경영진이 옮겨가며 답변은 더 교묘해졌는데, 청문회는 그만큼 진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전경련 탈퇴 얘기가 청문회 자리에서 계속 나왔습니다. 번복하시는 분들도 나왔는데요. 쇄신하자, 전경련은 없애고 산하에 있는 한국경제연구원을 제대로 된 싱크탱크, 연구기관으로 만들어 보자는 이 안은 어떻게 보세요?

◆ 권영준> 그런 대안을 YTN에서 제가 몇 번 인터뷰를 한 적 있고요.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이, 개혁이나 쇄신은 내부자들 이해관계가 있기에 내부자들에게 맡겨서는 절대 개혁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전경련 소위 개혁 위원회를 내부 사람들에게 의견을 듣고, 외부 사람들이 정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학자들이나 전문가 그룹들이 모여서 이런 것들을. 국회에서나 정부에서 또는 전경련 전임 임원단들이 발의해서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나온 이슈들을 보면 전경련 내부 사람들이 쇄신하겠다, 벌써 SK와 CJ는 이틀 지나고 난 다음에 다른 얘기 하고 있지 않습니까. SK는 안 하겠다는 식으로 꽁무니를 빼는 것 같고요. CJ는 다른 회원사들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겠다. 삼성만 이재용 부회장이 청문회 때 자기에게 해당되는 것을 빼놓고는 삼성 개혁안에 대해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는 것, 미래전략실 완전히 없애겠다, 전경련 탈퇴하겠다. 과감한 답변을 해서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전경련 이 문제는 내부 사람들에게 맡겨서는 절대 개혁이 되지 않고, 헤리티지와 같이 바뀌는 안도 나오는데 그것도 내부 사람들에게 해서는 용두사미 같아서. 외부 중립적 전문가 그룹을 맡겨 전경련 소위 환골탈태, 발전적 해체, 대안 찾는 것 등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우성> 정말 내부에서 어떤 이해관계에 의한 논의가 되지 말아야 한다, 투명성과 공개 원칙을 세운 건데요. 한국경제연구원은 가끔 인터뷰 연결을 합니다. 아직 정확히 관계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경제 학자시니까요. 어떤 곳입니까?

◆ 권영준> 한국경제연구원은 출범이 전경련 내부에 있는 조사처, 이것이 1980년대 초반에 한국경제연구원으로 독립해 나온 겁니다. 이분들이 독립해서 나오긴 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도 연구의 방향이나 질적 측면에서 보는, 양적으로 연구가 많이 나오지만, 대단히 재벌 편향적이고 중립적이지 못해 연구의 질이라는 건 학자들이 평가할 때 그렇게 높은 평가는 받고 있진 않습니다.

◇ 김우성> 태생적 한계가 있군요.

◆ 권영준> 태생적 한계가 있고 그분들이 낸 보고서를 학회지와 같은 곳에 발표하고 기재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고쳐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보고서가 많죠. 즉 재벌 편향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보고서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우성> 전경련 해체를 놓고 거론되는 단체여서 여쭤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교수님께서 예전에 저희 생생경제에서도 지적해주셨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기, 1961년 7월에 만들어진 전경련의 전신, 지금 2세 대통령까지, 같은 문제가 오랜 시간 50여 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는데요. 전경련 해체나 이 부분에 대한 것,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권영준> 전경련이 아주 순수한 연구 기능과 지금 10대 재벌을 제외한 나머지 대기업 집단들도 보면 글로벌 컨설팅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은 부족하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한 필요가 있다. 더더욱 보수 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정부에 제안할 수 있는 통로는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거든요. 그러려면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절대로 안 되고, 지금은 누가 제일 편하냐, 전경련이 있어서 누가 제일 편하냐면 재벌이 편한 게 아니라 정부가 편한 겁니다. 이번에 전경련으로 제일 혜택을 본 사람은 최순실입니다. 대통령과 최순실이 말 한 마디 하니까 이승철 부회장이란 사람이 국회에 와서 앞 다르고 뒤 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저께 와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만큼 정부가 입맛에 맞도록 알아서 해주는, 그런 단체로 전락했기에 전경련 때문에 재벌들이 혜택 보는 것도 별로 없었어요. 그렇기에 전경련은 정말 21세기 선진화되기 위한 경제 전문 단체로, 헤리티지와 같은 정책을 다루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가 보기에 외부 중립적 전문가들에 의해 진단도 받고 처방도 받고 그에 따라 새롭게 개편하는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와 관련해서 몇몇 분들은 이런 얘기도 합니다. 어차피 기업, 회사, 그룹들, 자본은 환경에 따라 변하는 성격이기에 제도를 엄격하게 만들면 기업들이 정경유착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겠나 얘기를 하는데요. 이 또한 기업은 죄가 없다, 그룹은 죄가 없다는 이런 맥락도 느끼고요. 이 안은 어떻게 보세요?

◆ 권영준> 중요한 말씀인데요. 재벌이라고 해도 개별 회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회사들 마다, 특히 상장 회사인 경우에 이사회가 다 있는데요. 이사회 중심 경영, 이사회에서 책임을 지는. 1억이든 몇 천만 원이든 기부를 할 경우 반드시 이사회에 보고하고 결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재벌 총수가 대통령이 몇 십억, 몇 백억 내라고 암시를 줘도, 이건 제가 결정할 수 없다, 이사들에게 보고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통과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면 오히려 재벌 총수들도 빠져나갈 수 있거든요.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고, 법과 감독으로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개혁적 경제 전문가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도, 그런 게 계속해서 지지부진하고 전혀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안 되는 건 정치권과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우성> 기업의 의사구조 자체도 비민주적이라면, 비민주적 정경유착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드는 설명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권영준>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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