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삼성, 현대 위기는 70년대식 산업의 한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12 17:34  | 조회 : 2888 
[생생인터뷰] 삼성, 현대 위기는 70년대식 산업의 한계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세계경제도 몸에 비유하자면, 피도 잘 돌고 있지 않고, 혈색도 좋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부진 속에서 우리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주력 수출 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주력 수출 산업 중에서 자동차, 무선통신기기가 핵심인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은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입을 타격도 크다는 얘기가 있고요. 현대자동차 역시 지금 여러 가지 문제와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는 타격이 없을까요? 그런 걱정과 함께 이 두 겹의 위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살펴보겠습니다. 관련해서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이하 오정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수출부진은 상수처럼 되어 있고요. 현대차 파업과 여러 가지 리콜 사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 사태, 이런 것들이 지금 한국 경제의 먹구름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전체에는 악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겠죠?

◆ 오정근>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경제가 조선업이나 해운업, 철강업까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왔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리콜사태, 자동차 미국 손해배상 문제, 8만 대 정도가 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갤럭시 노트 7의 전량 폐기 문제, 이런 금액상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를 그나마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모바일 폰에 관해 글로벌 신뢰도 상실이 되지 않을까, 그런 큰 우려가 생기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눈에 보이는 피해보다 신뢰 상실이라는 더 큰 우려를 얘기해주셨는데요. 내일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을 발표하고 금통위가 열릴 예정인데요. 이 두 기업만 해도 한국의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그로 인한 실질적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 오정근> 물론입니다. 내일 발표는 3분기 성장률 잠정치가 되겠지만 더 큰 문제는 금년 성장률이 상고하저이거든요. 작년이 상저하고였기에,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하면 상저하고인데, 사실 하반기에는 그렇지 않아도 2% 내외 초반대 성장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런 악재가 대두하며 이들이 우리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 정도이기에, 제가 보기에 하반기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우려까지 전망하는 상황입니다.

◇ 김우성> 2%, 어떻게 보면 정말 최저 지지선처럼 논의가 되었는데, 그것마저 위협받는다, 지금 삼성전자 영향력, 기업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이 큽니다. 핀란드의 노키아도 사실 과거에 2G, 아날로그 폰 시대를 끌었는데요. 이런 것과 비교해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노키아의 몰락이 핀란드의 제조업 경제를 어렵게 했던 것처럼, 삼성전자로 인해 우리 경제도 그런 종류의 어려움에 빠지지 않겠나,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그렇게 봐도 될까요?

◆ 오정근> 아직까지 당장 노키아의 몰락과 같이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노키아는 그 당시 핀란드 GDP에서 약 4%를 차지했거든요. 그런데도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관련 산업도 다 몰락하고, 노키아가 몰락하기 전후 2012년~2014년, 3년 동안 핀란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거든요. 실업률이 10%까지 올라가며 핀란드에게 타격을 줬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것이 가장 전형적인 것이, 과거 아날로그에서 지금 디지털로 전환하지 못한 데 있는 거거든요. IT기업은 굉장히 수명이 짧고 혁신을 거듭하기에, 한순간만 방심해도 이렇게 몰락의 길로 가게 됩니다. 이번에 품질 문제와 경영 혁신, 이번 계기로 해서 삼성과 현대가 품질, 경영 혁신을 해서 그야말로 거듭나면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고요. 두 달 전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단순히 배터리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그게 아니었거든요. 제일 큰 문제는 원인을 잡아내고 있지 못하다는 건데요. 이런 것을 잡아내서, 혁신을 하고요. 기업 경영 구조상에는 문제가 없는지, 이런 것을 볼 때 노키아와 같은 일이 안 생기고 거듭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경제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명확한 원인분석과 함께 근본적 혁신을 하라는 주문을 하셨는데요. 사실 지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 처음 발생했을 때 자랑스럽게 리콜을 발표했는데, 전문가들은 리콜은 당연한 거고, 리콜 플러스알파를 해야 시장이 마음을 돌릴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대형 실패로 조기 단종 되는 사태까지 갔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삼성의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나요?

◆ 오정근>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너무 신속하게 배터리 문제로 단정을 내리고, 한 마디로 잘못된 진단이잖아요. 그러면서 또 하나의 악재는, 구글에서마저 모바일 폰을 내놓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모바일입니다. 모바일을 통해 IOT 연결하고 모든 게 연결되는 상황이기에, 구글이 4차 산업혁명을 읽고 모바일 폰을 생산하는 거거든요. 이런 시점에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22% 정도 점유하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 삼성 모바일 폰의 품질 문제에서 신뢰도 상처를 내겠다는 것은 큰 문제이기에, 반드시 문제를 밝혀내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서 품질의 삼성이라는 명성을 다시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김우성> 지금 지적하신 부분이 다 맞는 이야기인데요. 삼성 핸드폰과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기업이 관련되어 있겠지만, 지금 경영 혁신, 새로운 체질 개선, 구조조정 이런 것들을 천명하고 있고, 실제로 많이 시도하고 있으며 반바지도 입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내용적 구조조정, 정말 알맹이를 바꾸는 것은 아직 안 되고 있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 오정근> 반바지 입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상하 간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상하 간 의사소통은 결국 인사 문제와 관련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인사를 독점하지 않고 집단, 예컨대 위원회 같은 데서 승진을 결정하는, 이렇게 해서 밑 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번 경우에 문제는 배터리가 아니다, 어떤 직원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하죠. 현대자동차로 마찬가지로 엔진 문제, 엔진 이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 직원들이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이 경영 혁신이지, 상하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수 있는, 우리나라는 벌써 산업이 3세대로 넘어갑니다. 조직이 커지며 관료화되고 있어서요. 이런 것은 완전히 버리고, 톱다운은 완전히 버리고, 정말 상하 간 의사소통이 되면서 문제가 생기면, 배터리 문제라면 기술자와 사장이 같이 맞대고 의논을 해야 하는 분위기, 구글의 분위기인데요. 조직이 3만 명이라고 한다면, 구글은 20명 단위를 계속 만들어 냅니다. 조직이 굉장히 혁신적인 거죠. 조직을 계속 혁신시키며 소통이 잘 되는, 이런 쪽으로 가야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니,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이런 핵심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도 지금 취약 업종이나 조선 해운뿐만 아니라 공급과잉 문제가 있는 철강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어야 하는데요. 지지부진하다, 타이밍이 중요하고 채권단 중심이 아니라 산업 중심으로 가야 하는데 또 정부가 고삐를 안 쥐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산업 재편 이야기, 어떻게 보십니까?

◆ 오정근> 저는 지금 기본적으로 산업 재편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와 같은 것들이 다 1970년대 건설된 겁니다. 임금이 굉장히 낮고 중국의 추격이 없을 때 시작한 겁니다. 이것으로 40년, 50년 먹고 살고 있는 겁니다. 80년대 반도체 하나, 모바일 들어선 건데요. 지금 제가 보기에 이제 우리가 굉장히 임금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70년대 산업으로는 한계에 봉착한 겁니다. 게다가 중국이 추격하며 철강과 같은 것도 과잉 생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산업 자체가 완전 재편해야 하는데, 전향적으로 생각해야겠다. 예를 들면 공급 과잉 업종만 산업 재편을 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첨단 산업, 정부가 쥐고 안 내놓고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이런 쪽을 규제 혁파를 통해 이끌어 나가는, 전향적 산업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것을 정부가 쥐고 되지도 않는 산업 은행 자체를 구조조정 하라고 하는데, 이래선 안 되고요. 내년 대선에 들어서면 구조조정이 안 됩니다. 그러면 97년 같은 일이 재편되니까, 빨리 전향적으로, 이번 계기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미국보다 먼저 쏴 올렸지만, 미국이 이것을 계기로 완전히 환골탈태해서 달에 먼저 갔거든요. 그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우성> 끝으로 짧게 여쭤보겠습니다. 4차 산업으로의 변화, 이런 것들, 아직 석유화학이나 철강이 돈을 벌고 있긴 한데요.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걸로 넘어가자, 기술 집약적으로 가자, 학자나 전문가분들은 공감하는데요. 기업들은 안 움직이거든요. 결국 정부가 나서서 토대를 마련하거나 추인을 해야 할 텐데요. 그런 정책은 어떻게 보십니까?

◆ 오정근>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을 다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도 고부가가치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경쟁력 키워나가야 하고, 임금에 의존하고 있는, 노동집약적인 것들은 중국에 게임이 안 됩니다. 그런 것들은 경쟁력이 없기에 구조조정을 해서 퀄리티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그래야 선진국이 됩니다. 350만 원, 400만 원 주고도 경쟁이 안 돼서 그러는데, 나중에 일 인당 소득이 5만 불로 올라갔을 때 어떻게 감당할 겁니까? 품질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오정근>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