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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도미노] 유럽발 금융위기 대비 자본유출 규제 필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04 17:58  | 조회 : 2794 
[경제도미노] 유럽발 금융위기 대비 자본유출 규제 필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올해처럼 한국 경제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유럽 쪽으로 눈을 자주 돌리던 때가 없었습니다. 브렉시트도 그렇지만 여러 가지 유럽발 위기 전망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2월, 6월, 7월에 이어 벌써 네 번째 독일 도이체방크 위기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이체방크, 독일 최대 은행인데요. 한국에도 여러 가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유동화 증권 불완전 판매로 벌금 15조 원을 매기기도 했습니다. 은행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구제 금융도 쉽지 않을 거다, 제2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되지 않느냐, 전 세계를 흔들었었죠. 그런 우려까지 나오는데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우리 경제는 또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도미노, 오늘도 건국대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최배근)>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도이체방크, 이렇게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요. 독일 최대 은행 아닙니까? 어떤 곳이죠?

◆ 최배근> 맞습니다. 1870년에 설립되었으니, 독일 통일되는 그해 직전에 설립되었습니다. 자산 규모로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1조8030억 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2,200조가 넘는 규모고요. 세계 자산 규모로 볼 때는 랭킹이 21, 22위 정도 되고요. 독일과 유럽에서는 자산 규모 1위인 기업이고요. 특히 투자은행과 같은 경우 5위~6위 랭크된 은행인데요. 일반적으로 독일의 은행의 경우 투자은행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은행 업무도 하고 상업은행도 하고요.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대규모 은행이라고 보면 됩니다.

◇ 김우성> 이런 정도의 규모 은행인데요. 위기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전체적인 큰 맥락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위기의 배경,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요?

◆ 최배근> 최근 미국 법무부에서 불완전 판매로 벌금을 부과 받았지만, 그 이전에도, 올 초부터 계속 위기가 제기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해 약 67억 9천만 유로 정도 손실을 냈습니다. 벌어도 시원찮을 마당에 손실을 냈습니다. 손실을 낸 이유는, 기본적으로 유럽 경제가 취약한데다가 마이너스 금리를 2014년부터 도입하면서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이 굉장히 안 좋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 지역 은행들 수익률이 가장 낮습니다. 손실도 많이 보고 있고요. 그런 연장선에 있고요.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벌금을 부과 받으면서, 벌금에 대한 대비책으로 대손충당금을 62억 달러 확보하고 있었는데요. 140억 달러 처음 부과되니까 시장이 깜짝 놀란 거죠. 자기자본을 다 잠식하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 속에서 해지 펀드들이 이탈하면서 도이체방크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는데요. 지금 약간 진정되었지만 여전히 굉장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벌금 문제도 있고요. 수익성 악화 문제도 있습니다. 계속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데요. 구제 금융 없이 도이체방크의 자구안으로는 은행의 최저자본비율, 자기 운영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어렵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요. 그 정도인가요?

◆ 최배근> 도이체방크의 가장 핵심 자본을 보통주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지난 6월 말 기준 10.8%였습니다. 유럽 주요 은행의 평균 수준은 12.5%로 끌어 올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70억 유로 정도 추가 자본 확보가 필요한데요. 이것을 위해 자구 노력을 진행하고 있었죠. 중국의 화시은행 지분도 매각하고, 이렇게 했는데요. 54억 달러를, 그러니까 49억 유로 이상을 벌금 부과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본 확충은커녕 자본을 갉아먹게 된 거죠. 문제는 이것을 도이체방크 자구 노력으로 어렵다는 것, 수익도 못 내는 상황에서 어렵다는 상황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고요. 결국은 이제 구제금융을 지원받아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과거 독일의 코메르츠방크가 있는데요. 코메르츠방크를 독일 정부가 자본을 투입해 국유화한 적 있습니다. 이런 것을 연상하기도 하는데요. 현재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현재는 유로존 위기 이후 재정 동맹도 강화했고, 은행 동맹도 결성하면서 은행에 대한 구제 금융 지원을 독일 정부가 나서서 강경하게 반대해왔습니다. 그래서 독일 정부도 자본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로존 시스템 속에서 함정에 빠져있는 상황인데요. 거기에 러시아 돈세탁 가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기에, 추가 벌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도이체방크가 자기 자산 매각이나 감원, 자구노력 확대를 보다 확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런 상황인 겁니다.

◇ 김우성> 독일의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유럽을 지탱하는 중요한 경제 주체인데요. 이 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2의 리먼 사태가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이유가 코코본드, 후순위 전환 사채, 수익이 별로 좋지 않으니 이런 것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코코본드에 대한 이자 지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리먼 사태만큼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될까요?

◆ 최배근> 코코본드는 평소에는 채권처럼 거래되다가 은행 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주식으로 전환되는 유가 증권입니다. 은행은 도움이 되죠. 자기가 위기에 닥쳤을 때 부채를 자본으로 돌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되는 거죠. 이게 분기점이 되는 자본 비율이 보통주 기준으로 5.125%인데요. 여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손실이 계속 지속될 경우, 시장에서 이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다 보니, 코코본드에 대한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비 30% 정도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결국 시장에서 도이체방크에 대해 수익 개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거죠.

◇ 김우성> 채권자들은 나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관심이 있었던 코코본드, 이 상황을 봐도 어려운 점이 있다는 건데요.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있을까,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연초에도 계속 유럽, 유가 관련 위기들이 한국 경제에 큰 외적 어려움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만약 지금 우려한 대로 도이체방크가 어려워진다면, 우리 경제에 어떤 종류의 어려움을 겪게 될까요?

◆ 최배근> 우리가 흔히 리먼 사태와 비교하는데요. 리먼 사태에는 우리나라 은행이나 금융 회사들이 모기지 파생 상품에 투자한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투자 은행과의 연결성도 크지 않았고요. 그런 상황에서 연준이 유동성 지원으로 글로벌 은행들, 특히 유럽계 주요 은행들에 지원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 은행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았는데요. 도이체방크의 경우, 그리고 도이체방크뿐만 아니라 유럽의 나머지 은행들도 불완전 판매 문제에 대해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될 거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유럽의 은행은 주로 상업 은행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도이체방크의 경우도 중국이나 일본의 주요 은행과 엄청난 거래를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은행들이 상업 은행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에 유럽 은행이 위기에 빠질 경우 리먼 사태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요. 그런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굉장히 단기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보고요. 그럴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이나 외환시장은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고요. 당국 입장에는 유럽 은행들의 사태 추이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대응 시나리오도 사전적으로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사실 한국의 자본 시장이 굉장히 안정적이거나 안전한 곳이 아니기에 상황이 어려워지면 돈은 급속도로 빠져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상황에 대해 선제적으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 같은 것들은 없나요?

◆ 최배근>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가 있지만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되었을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규제, 장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우성> 자본 유입보다 자본 유출이 사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제도와 장치가 없다는 것도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준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배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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