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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쌀값이 농민값, 수입쌀만이라도 해결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9-23 16:43  | 조회 : 2828 
[생생인터뷰] 쌀값이 농민값, 수입쌀만이라도 해결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쌀,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식입니다. 쌀이 4년 연속 풍년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풍년이면 좋을 것 같지만, 농작물은 정확히 수급 예측이 되지 않다면 시장, 생산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 가는데요. 쌀 소비량마저 줄어들고 있어서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잉 생산된 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쌀 수급 문제는 계속 지적되어온 문제입니다. 정부 역시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이번 정부도 역시 쌀값 수급 안정 차원에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소비 촉진 방안까지 내놓고 있는데요. 달라질 수 있을까요? 관련해서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이하 박형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프닝에서 88이란 숫자를 얘기했는데요. 농민들이 애써 키운 벼를 트렉터로 갈아엎는 사태까지 벌어지고요. 대규모 집회나 이런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쌀농사 지으시는 분들 상황이 어떻습니까?

◆ 박형대> 그야말로 쌀값이 대폭락을 하다 보니 일반적으로 농민들은 쌀값이 농민 값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가격이 대폭락을 하니 사람으로서 국민 대접을 받고 있는가, 우리가. 그런 비참함을 많이 느끼고요. 이 상태가 지속되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농민들이 나서서 싸워야 할 문제이지 가만히 앉아있으면 한없이 떨어지고 국민으로서 정당한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는 절박한 마음입니다.

◇ 김우성> 쌀값이 농민 값이다. 이런 표현을 해주셨습니다. 지금 쌀값이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이, 1년 동안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이야기일 텐데요. 가격 폭락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쌀도 한 35만 톤 남아돈다는 말이 있는데요. 정확히 어느 정도 상황이 악화되고 있나요?

◆ 박형대> 지금 재고량이 200만 톤 정도 된다고 합니다. 정부 170만 톤, 민간 보유 재고량이 25만 톤이라고 해서 대략 200만 톤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국민들이 일 년에 한 400만 톤 소비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반년, 6개 월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 재고로 있는 건데요. 일반적으로 세계식량기구에서는 70만 톤 정도 공고합니다. 그러니까 세계식량기구 재고량보다 대략 3배 되는 양이 재고로 있는 거죠. 이러다 보니 가격이 대폭락을 하게 되었는데요. 시민들은 잘 못 느끼실 겁니다. 쌀값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거든요. 현재 시중에서는. 그런데 농민들은 벼로 파는데 볏값이 한 가마니에 작년에 5만 2천 원 하던 것이 지금은 3만 5천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떨어진 거죠.

◇ 김우성> 비교하는 것을 보니 20년 전 가격보다 10%가량 하락이라고 나오거든요. 당장 벼를 수확해 출하하는 입장에선 그 가격 차이, 보통 농사를 많이 안 짓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듣고 계시니까 좀 와 닿지 않는데요. 어느 정도의 위기감입니까?

◆ 박형대> 쌀값은 20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고 하고 볏값은 30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농민들이 가격을 보니 보통 40kg 한 가마니에 4만 원 정도가 마지노선이라고 살아왔습니다. 떨어지더라도 4만 원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수확도 되기 전에 이른 벼가 있는데요. 이른 벼가 3만 5천 원까지 떨어지니 본격 수확 철이 되면 더 떨어질 것이다, 이런 위기감이죠.

◇ 김우성> 방금 30년 전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30년 전 버스 요금은 지금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요. 정치권에서는 4만 5천 원 정도로 책정된 비축미 우선 지급금, 정부에서 구매하는 거죠. 이것을 지난해 5만 2천 원 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서 농민들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고 했는데요. 이게 대안이 될 수 있습니까?

◆ 박형대> 최소한 그 정도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공공비축미 수매량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양이 아니기에 작년 가격 5만 2천 원, 작년 수준이라도 해야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격도 가격이지만 양 자체가 작년보다는 더 많이 수매를 하고 더 빨리해야 가격이 더 안 떨어지지, 마치 주식이 떨어지면 정부가 나서서 사고 그러지 않습니까? 연금 기금 풀어서. 쌀값 떨어지면 당연히 정부가 나서서 수매를 빨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정 가격을 지지해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고. 4만 5천 원 가격도 정부 스스로 쌀값 폭락을 해결해보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는 가격입니다. 방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이렇게 되면 쌀값이라는 것은 중요한 안보적 의미도 있고, 국민 주된 먹거리이기에 정부가 의도적으로라도 개입해야 하는데, 안정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만도 한데요. 정부가 쌀 수급 대책과 관련해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어떻게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쌀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유, 지금 농민 측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형대> 가장 큰 것이 수입쌀 문제입니다. 올해도 정부 발표 35만 톤 정도 추가 생산될 것 같다고 예측하잖아요. 그런데 수입할 양은 41만 톤입니다. 생산해서 초과된 양보다 수입해서 초과되는 양이 훨씬 더 많죠. 매년 그렇게 41만 톤을 수입하고 그 중에는 또 밥쌀용 쌀도 있고, 그러다 보니 수입쌀이 계속 누적되니 재고량이 커져 버린 것이죠. 마치 물 잔에 물이 가득 차 있는데 돌 하나 넣으면 물이 넘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수입쌀이 매년 41만 톤 들어오니까 재고 문제가 악화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우성> 여러 가지 무역 협정이나 이런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입해야 하는 물량까지 포함해서 이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인데요. 쌀 재배 면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신가요? 이 정도 쌀 소비도 줄고 여러 가지 시장 변화에 따라 쌀 재배 면적을 좀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을 텐데요.

◆ 박형대> 정부나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생산을 많이 해서 우리 쌀이 남는 것처럼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국민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어요. 1인당 소비량이. 줄어든 만큼 사실 쌀 재배 면적이 계속 줄어들고 있거든요. 쌀 경지 면적도 줄어들고 있고 그러다 보니 적정 생산량으로 보시면 됩니다. 풍작이 되면 쌀 자급률이 100%, 흉년이면 부족하고, 3년 전에는 쌀 자급률이 80%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입쌀이 누적되고 풍작이 3년 연속 되다 보니 재고가 많이 늘어난 거죠. 결국, 수입쌀만 없으면 우리나라 생산 면적과 국민 소비량이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됩니다.

◇ 김우성> 농산물 수입 문제는 항상 FTA에서 뜨거운 문제였습니다. 국내 농가 피해 없게 하겠다고 말은 나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쌀 생산이 과잉되면 바로 눈에 드러나는데요. 지금 이렇게 쌀을 많이 소비하고 풀어서 가격을 유지하자는 입장에서 정부가 하는 말이 아프리카로 원조하자, 지원을 현물로 해서 쌀도 좀 보내자, 저소득층 무료로 정부 비축미를 내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쌀을 생산하시는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대안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형대> 그런 부분을 저희가 2년, 3년 전부터 계속 주장했어요. 쌀 재고가 계속 누적된다, 수입쌀이 41만 톤씩 들어오니까. 그래서 미연의 대책을 마련해 적정 생산량, 적정 소비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매년 발표는 합니다. 그렇지만 실제 대책은 전혀 없었던 거죠. 지금 정부가 이야기하는 해외 원조와 같은 부분도 사실 몇 년 전부터 했던 이야기인데 하나도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쌀을 수입하면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해외 원조를 하거나 사료용으로 해서 시장에서 격리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자국 농업을 지키는 방식이군요.

◆ 박형대> 네, 우리나라는 수입쌀 전량을 시장에 풀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 3~4년 끌다 보니 정말 해결하기 힘든 상황까지 온 겁니다.

◇ 김우성> 지금 이중고를 겪고 계신 거네요. 수입쌀이 시장에 풀려서 가격으로 어려운 부분, 풍작이 되었을 때 수급 문제 때문에 어려운 점, 두 가지를 겪고 계신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정부가 쌀 대책에 대해 생산 면적을 줄이는 것에 포커스를 둔 것, 여쭤보았지만 이렇게 줄이기만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나, 나중에 부족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실질적으로 생산을 하지 않는 분들이 많아서 수급량에 대한 감이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 박형대> 앞서 말씀드렸지만, 우리 쌀 생산 조정을 할 것이 아니라 수입 조정을 해야 합니다. 수입쌀 대책을 세울 때입니다. 그런 근본적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해오지 않고, 외국쌀을 들여와야 하니까 일방적으로 농민들에게 쌀농사를 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이 정부가 어느 나라 정부인가, 이렇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우성> 정부에서도 이렇게 줄이면 나중에 통일해서 부족할 때는 어떻게 하나, 근시적이라고 얘기하는 상황인데요. 마지막으로 앞서 벼 가격은 30년 전 가격, 쌀 가격은 20년 전 가격으로 추락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유통 문제도 있다, 개선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단계가 복잡하다고요?

◆ 박형대> 사실 쌀 유통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농협입니다. 농협의 RPC를 통해 거기서 벼를 사서 도매 업체나 소매 업체를 통해 판매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유통 단계가 그렇게 복잡하진 않아요. 다른 농산물 보다. 그런데도 볏값이 떨어졌는데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 효과를 못 느끼잖아요. 가장 큰 이유는 농협 유통 문제가 있는 겁니다. 쌀 유통 30%를 농협이 차지하고 있는데 농협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농민들에게는 싸게 사고, 소비자들에게는 제값에 못 파는 것이 누적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쌀 유통 관련해서 이번에 농협의 경제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농협 간 출혈 경쟁 하지 않도록, 이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이런 경쟁에 있어서도 질서를 마련해야 할 것 같고요. 앞서 말씀하신 쌀값이 농민 값이다, 이 말도 공감해서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형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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