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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중산층 붕괴 막을 카드 '일자리' 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24 16:47  | 조회 : 3090 
[생생인터뷰] 중산층 붕괴 막을 카드 '일자리' 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우리 경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지표가 있습니다. 특정한 현상을 들여다보면 그 경제의 건강을 알 수 있겠죠. 중산층, 아주 중요합니다. 경제의 허리로 불리고 있고 나라 경제에서 아주 중요하다는 것,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국세청에 2010년부터 2014년도 귀속분 소득세, 290개 소득 구간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 정부 들어와서 중위계층 소득 비중, 즉 중산층이 줄어들었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어떤 방향에서 극복해야 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하 이병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를 보면 선거 때마다 중산층 이야기가 핵심인데요. 중산층의 중요성,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 이병훈> 이를테면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으로 중산층이 차지하는 그런 위치나 중요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산층이라고 할 때, 구매력을 갖춘 중위 소득층을 우리가 지칭하는데요. 그들이 그만큼 위축이 되거나 아니면 축소가 된다는 얘기는 그만큼 사회 시장에 구매력이 줄어들고 소비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 활력에 큰 문제가 나타난다는 점을 들 수가 있고요. 또 중산층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안정성을 지켜주는, 안전판과 같은 계층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얘기는 양극 간 계층의 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갈등이 커지고 사회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불안정성이 높아지는데요. 그런 만큼 중산층이 상당히 건실하게 받쳐주는 사회일수록 사회 통합이 잘 이뤄지고 정치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김우성> 중산층, 단지 중위 소득 정도의 그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위치인데요. 단지 지갑을 닫는다, 내수가 안 좋다고 단편적으로 알려졌지만, 중산층이 줄어드는 구체적인 내용들이 이번에 조사되었습니다. 중산층 기준과 중산층의 소득 감소 실태,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이병훈> 중산층을 판별하거나 연구하는 기준이 하나로 통일된 것은 아닙니다. 나라마다 연구자가 어떤 목표로 연구하는지에 따라 중산층, 중위소득 계층에 다양한 지표들이 활용되고 있는데요. 통상적으로 중산층이라고 했을 때 중위소득, 전체 경제 활동 인구 중 중간 위치에 있는 사람들 기준에서 하위 50%가 저소득층, 빈곤층이라고 할 수 있고요. 50%에서 150%에 해당하는 사람이 우리가 통상 지금 얘기되는 중산층에 해당하고, 150% 이상 되는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을 우리가 고소득층, 상류층이라고 얘기합니다. 이것 이외에도 소득의 분배를 나타내는 지표는 소득 5분위 내지 10분위 로 구분했을 때도, 상위 3분위, 그러니까 1분위에서 3분위까지 하위 소득층에 해당되고, 4분위에서 7분위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중위소득, 중산층에 해당되고 그리고 8분위에서 10분위에 해당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상위 소득층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구분에 따라 중산층을 얘기할 수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기준, 그러니까 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 50%에서 150%, 이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도 중산층이 90년대 74%에 해당되었는데, 2015년 기준 67%, 7%나 줄었다는 거고요.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한국은행 조사로 최근에 조사된 바로는 중위소득분위 4분위에서 7분위에 해당되는 기준을 봤을 때도 소득 하위층과 상위층은 늘어난 것에 비해 중위소득계층은 2.3%, 현 정부 임기 동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됩니다.

◇ 김우성> 하위 계층이야 여러 가지 사회 구조나 최저 임금, 이런 곳에 영향이 있을 것이지만 중위층이 소득이 감소했다는 것은 전체 통계를 놓고 보는 문제이기에 심각할 것 같습니다. 고소득층에 미치지 못하고 저소득층에 보다는 좀 낮아졌다, 어떤 이런 배경이 있을까요? 원인이 분석 가능할까요?

◆ 이병훈>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중산층의 직업이 많이 흔들리거나 좋은 일자리가 그만큼 사회에 사라지는 것이 중산층 와해나 붕괴의 큰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비정규직 크게 늘고 있고, 외주 하청 같은 좋은 일자리보다 소득이 낮은 일자리 위주로 노동시장 구조가 개편이 된 것이 큰 이유가 될 거고요. 산업적으로는 중산층에 좋은 일자리가 제조업에 많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우리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구조로 바뀌다 보니까 서비스업의 저소득, 질 나쁜 일자리가 중산층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거고요. 또 하나는 중고령자의 경우 자산 소득이 생활 안전판으로 크게 역할을 했는데요. 그들이 대부분 은퇴하고, 그들이 좋은 직장에서 그나마 소득을 올리던 것이 은퇴 이후에 불안정 취업 형태로 나타나다 보니 그런 점에서도 중산층이 줄어드는 데 안 좋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일자리, 임금의 문제, 이 두 가지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3~4천만 원 연봉 기준으로 봤을 때 중간층들이 더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또 여러 가지 상황, 그리고 부동산에 몰린 돈들, 이런 것들이 문제인데요. 한국노동연구원에서는 이런 추세로 가면 2010년대 중반 이후, 그러니까 지금입니다. 이 이후부터는 중산층의 몰락이 현실화될 것이다. 이런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 몰락하는 것, 어떻게 보십니까?

◆ 이병훈> 앞서 소득 기준으로 확인했을 때도 지난 10여 년이든 최근 4~5년이든 중산층이 늘어나기보다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셨는데요.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계층 지위에 있어서는 중산층의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아시아의 한국, 일본, 중국에서 중산층을 국민들에게 주관적으로 물어보는 조사가 있었는데요. 한국의 응답자의 경우 20%가 안 됩니다. 15%인 사람이 자기 스스로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그 비중이 30% 정도여서, 물론 낮기는 하지만 한국에서 중산층의 체감이 굉장히 낮다는 점이 경제적으로 소득에 있어서 확인된 중산층보다 오히려 소득으로 잡히지 않은 중산층의 여러 가지 지위 내지 삶의 여건을 뒷받침하는 그런 것들이 많이 무너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스스로 하위층이나 중산층에서 탈락되는 그런 위기감을 많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전체 모집단을 평균 내고 계산한 그런 의미의 중산층이 아니라 내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지, 인식 측면에서는 더 심각한 위기가 이미 와 있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 이병훈>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노동연구원에서 연구한 내용은 중산층이 사라지면서 양극화 현상으로 치닫게 되고, 그런 점이 경제적으로도 매우 큰 부작용을 낳을 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정치, 사회적으로 그런 계층 갈등이 심화된다든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갈등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점이 이미 이런 양극화, 중산층이 사라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고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큰 위기나 문제를 예상해보게 됩니다.

◇ 김우성> 소득, 경제적 양극화, 지역의 양극화도 야기하고 교육의 양극화까지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 이병훈> 예. 그렇습니다. 이미 흙수저니 금수저니 젊은 분들이 만든 표현이기는 하지만 단적으로 이 사회가 불평등, 더 나아가 신분 사회로까지 해서 이런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런 것들이 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문제점과 직결됩니다.

◇ 김우성> 문제를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큰 그림으로 바라볼 때, 소득 상위 1%는 6.5%에서 6.7%로 전체 소득을 차지하는 몫이 늘어났습니다. 상위 5%는 17.8%에서 17.7%로 조금 줄었지만, 결국 앞서 말씀하신 양극화 문제를 볼 때 소득 분배에 있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 이병훈> 지금 말씀하신 것은 최상위 소득층에서도 분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중산층의 위축처럼 내지 축소라고 얘기되는 현상처럼 계속 나타날지 일시적인지 두고 봐야겠지만 최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계속 부를 독식하듯 그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반면 상위층에 해당되지만 그들보다 조금 낮은 소득 계층 경우 소득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기업에서 임원들이 명예퇴직이나 여러 가지 구조 조정이나 직업을 잃으며 상위층 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완만하게 가운데를 기준으로 천천히 벌어지는 양극화가 아니라 정말 극단적인 양극화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도 되는데요. 소득에 대한 분배 문제, 사실 세금으로 이런 부분을 많이 보완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근로소득세 실효세율도 조금 올렸고, 고소득층에 대한 조세 부담도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 소득 분배로 인해 문제가 해소가 안 되고 있거든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이병훈> 소득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국민 납세 의무에 따라서 세금을 일정하게 거둬서 여러 가지 경제나 국가 재정으로 활용되는데 특히 분배, 말씀하신 격차나 하위 계층에 대한 빈곤 등을 해결하는데 조세를 활용한다는 차원이 되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사전적으로 이런 양극화 내지 소득 쏠림 현상을 조세 자체가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그 얘기는 그 이전에 경제 구조가 지나치게 일부 계층, 최상위층이 독식하는 그런 경제 구조를 어떻게 고칠 것인가, 경제 민주화나 다른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조세 문제는 지금도 얘기되는 부자 증세나 누진세율을 늘려서 납세의 의무 책임을 더 지도록 해서 그렇게 거둔 돈을 저소득층이나 중위 계층의 여러 가지 복지 사업이나 여러 사업으로 활용하는 대책을 고려할 수 있겠죠.

◇ 김우성> 지금 말씀하신 대책들만 실효적으로 이뤄져도 많이 완화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 정부뿐만 아니라 지금 대부분 선진국들도 비슷한 중산층 감소 문제를 정치, 사회, 문화적 갈등 요소로 겪고 있는데요. 쉽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교수님께서 분배, 소득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 이것만큼은 꼭 인식하고 공감하고 해결해야 한다, 제안하신다면요?

◆ 이병훈> 앞서 중산층이 붕괴된다,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핵심에는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으로 이해해보자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 점에서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그 추세를 되돌려서 비정규직 일자리, 노동시장의 경향을 돌려서 좋은 정규직 일자리를 더 공공부문이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라든가, 그런 형태로 했을 때 노동시장의 좋은 일자리 다시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때 사라진 중산층이 다시 우리 사회에서 증가세로 될 수 있고 그만큼 경제나 사회 정치적으로도 좋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일자리가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 드립니다.

◇ 김우성> 어렵다고 도와주고 당장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좋은 일자리,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병훈>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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