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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배상안, 피해가족 입장은? “물타기 꼼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02 10:51  | 조회 : 263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8월 2일(화요일)
□ 출연자 :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


- 옥시 최종 배상안, 피해자 대표단 의견수렴 충분히 안된 것
- 국정조사 진행 중인데 배상안 거론? 물타기 꼼수
- 3, 4단계 피해자 배상 제외, 폐 이외 장기손상 미포함 등 반쪽짜리 배상

- 대법원 위자료 상한 높이는 방안 논의중... 옥시 선제적 방어 하려는 것
- 기업 비용 줄이려는 목적... 책임 인정하지 않는 행태
- 옥시측 설명회, 피해자 의견 듣기보단 사죄로 검찰 수사를 빨리 모면하려해

- 협상단 꾸려 대화 시도했지만 옥시측은 피해자 개별 대응
- 국내 유수 로펌 끼고 개인과 협상? 힘의 논리 맞지 않아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옥시레킷벤키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최종 배상안을 공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측 입장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저희 제작진이 옥시레킷벤키저 측에도 인터뷰 요청을 하였으나 언론대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는 의견을 직접 받았습니다. 그럼,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이하 강찬호):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되었습니다. 일단 최종 배상안 내용,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찬호: 큰 틀에서는 피해자 일부 배상안이기 때문에 저희는 수용할 수 없는 안이고요. 왜냐면 1, 2단계만 대상으로 하고, 3, 4단계 피해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건 반쪽짜리 피해배상안이다. 그리고 배상안의 규모에 대해서도, 한국 사회에서, 대법원이나 이런 곳에서도 계속해서 위자료에 대해서 상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런 내용적 측면에서도 부족한 측면이 있고요. 그리고 피해자들과의 소통 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을 만났다고는 하지만 피해자 대표단과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된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시기적으로는 지금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런 상황에서 배상안을 거론하는 것은 국정조사를 물타기 하려는 그런 꼼수가 있다, 이렇게 평가합니다.

◇ 정병진: 네, 차근차근 짚어보죠. 앞서 반쪽짜리라고 말씀하신 것은 정부의 1, 2차 조사에서 1, 2, 3, 4등급으로 나눴는데, 그 중에서 1,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로 이번 적용 대상이 한정되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이시죠?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처음부터, 옥시의 RB측에서 이런 내용을 거론할 때부터 저희는 3, 4단계가 배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렇게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무시되고 있고요. 그런데 실제로 정부에서 피해자들을 1단계에서 4단계까지 폐손상을 중심으로 구분을 했던 것은 2013년도에 국회에서 피해자 긴급구제라고 하는 강력한 요청을 했었고, 거의 만장일치로 국회 결의안이 통과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국회나 국민의 요구에 긴급하게 정부 차원에서 응답하기 위해서 긴급구제안에 준하는 긴급구제 판정 기준을 만들었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 안은 제한적이고, 긴급한 상황에 대한 대응용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피해구제안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안에 대해서도 판정 기준을 완화하고, 폐 외에 간이나 신장이나 다른 장기손상에 대해서도 연구가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을 옥시 측에서 모를 리가 없고요. 그래서 현재 반쪽짜리 배상안을 옥시가 채택하는 것은 그 안이 옥시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것은 가해 기업 당사자가 취할 태도가 아닌 거죠. 정부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위자료 부분, 이 부분에도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옥시 측이 제시한 내용을 보면 성인은 3억 5천만 원, 이게 정신적 고통 위자료고, 거기다가 과거와 향후 치료비, 그리고 일실수입을 배상하겠다, 일실수입은 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으면 꾸준히 일을 해서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이죠. 그리고 아동은 5억 5천만 원 수준, 이렇게까지 제시가 되고 있는데요. 지금 이렇게까지 나온 금액에 대해서는, 앞서 대법원에서도 최종위자료 상한선을 최근 들어서 올리고 있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조금 부족하다고 보시나요?

◆ 강찬호: 네, 단적인 예로 들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징벌제가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에 유선암에 걸리신 분이 거의 600억이 넘는 배상을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옥시나 이런 가습기 살균제 건 같은 경우도 그런 기업의 고의 과실, 여러 가지 책임 회피나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봤으면, 만약 우리 사회에 징벌제가 있다면 이것은 당연히 징벌제가 적용 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거든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런 징벌제가 없고요. 위자료 수준도 턱 없이 낮다고 거론되어 왔기 때문에, 최근에 대법원에서도 이런 위자료의 상한을 높여야 된다, 이런 논의가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고요. 하반기쯤에는 아마 이런 것이 적용될 거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옥시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고요. 그래서 만약에 이런 대법원 논의 사항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하면, 현재 옥시가 제시하고 있는 위자료 수준보다는 두 배 이상 높아질 거고요. 또 사회적 여론으로 인해서 만약에 징벌제가 부분적으로라도 도입이 된다고 하면 훨씬 더 배상의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내용인데, 이런 예상치 때문에 옥시는 선제적으로 이런 걸 방어하려고 하고, 기업의 비용을 줄이겠다, 이렇게 계속해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행태를 보인다고 저희는 판단합니다.

◇ 정병진: 네, 앞서 옥시 측 배상안으로 나온 것이 성인 3억 5천만 원, 그리고 아동 5억 5천만 원 수준으로 이야기했는데, 영유아 같은 경우에는 사망 시 10억까지 제시하겠다, 이렇게 발표된 것으로 정정하고요.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옥시레킷벤키저가 미국에서 이런 사고를 저질렀다면 영유아 한 명당 75억 원 상당, 총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이런 법률전문가들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렇게 봤을 때 지금 이 배상안의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고, 조금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 이런 지적이네요?

◆ 강찬호: 네.

◇ 정병진: 그리고 앞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소통 과정, 의견수렴 과정이 있었다고 옥시 측에서는 이야기를 했는데,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만나기는 만났습니까? 어떤 모양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셨습니까?

◆ 강찬호: 그러니까 옥시가 대전과 서울, 이런 데서 세 차례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사실 설명회지만 공식적인 행사는 사죄의 장, 이런 형태로 진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옥시는 배상의 규모, 피해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쪽보다는 지금 사죄라고 하는 형식을 통해서 검찰 수사를 빨리 모면하는 것이 더 우선시 되었던 모습이었고요. 어쨌든 옥시가 어떤 장을 마련한 것에 대해서 피해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단 1, 2단계 협상단이 꾸려져서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제시된 안들에 대해서 옥시가 사실상 궁극적으로 수용하지는 않고요.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을 했고, 그래서 옥시는 오히려 개별적으로 피해자들을 만나는 방식을 취하고, 궁극적으로는 최종 배상안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개인 배상을 통해서 접근하겠다, 이런 것은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의 공식 채널은 외면하고 피해자 개인을 통해서 한 명 한 명 속이기를 하려고 하는 건데, 겉으로는 공정하다고 하지만 사실상 옥시는 이미 다국적기업 본사를 끼고 있고, 국내 유수의 로펌을 끼고 있고, 이런 상태에서 피해자 개인과 협상하는 모양새거든요. 이 자체가 이미 힘의 논리에서도 맞지 않고, 피해자 공식 채널을 무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대화의 의지가 없는 거다, 이렇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다면 이렇게 기업 측과 피해자 모임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협상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국정조사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지난 27일에도 옥시 영등포 본사에서 현장 조사가 있었잖아요. 그때 참관하셨습니까?

◆ 강찬호: 네, 옥시는 전체적으로 처음부터 그런 기조가 영국 본사도 그랬고, 이번 국정조사 현장도 그랬고, 일관되게 지난 4~5년 동안 보여준 태도는 법정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거론하기 어렵다고 해서 매우 소극적으로, 제한적으로 접근하고 있거든요.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건 한국사회에서 여러 가지 공분이 있고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치유하고, 개선하겠다, 이런 입장이 없는 거여서 국정조사 위원들도 옥시의 행태에 매우 분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병진: 네, 스스로 나서서 개선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태도를 바꿔보겠다,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옥시 측이 나온다면, 어느 정도의 사과와 배상이 나온다면 피해자 모임 측에서 옥시 측이 태도를 바꿨다고 보실 수 있을까요?

◆ 강찬호: 글쎄요. 2011년도에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옥시가 지금처럼이라도 보여줬다고 하면 조금 달랐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나 피해자들이 받아들여졌던 것이요. 그런데 지금은 5년이 지났고요. 5년이 지나면서 옥시가 많은 것들을 은폐하고, 조작하고, 왜곡해왔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 드러나 있고, 또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처리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 많은 정보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따라서 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는 가해 기업과 피해자 몇 명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국정조사가 완료되고, 국정조사의 결과를 통해서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공론화해서 해결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게 국민적인 공론화 과정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런 과정의 결과를 토대로 옥시가 그런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개선 대책이나 피해 대책을 받아들이는 방식, 그리고 그런 자리에는 반드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CEO가 한국에 와서, 그동안 한국에서 벌인 일에 대해서 진정으로 사과를 하고, 한국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될 때 국민들도 피해자의 문제에 대해서 수긍할 거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지금 단계에서 금액 정도의 일부를 거론하고, 피해자들이 거기에 응한다, 이런 것은 불가피한 분들을 제외하고는 아마 국민들이 용납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또 피해자들도 그런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병진: 네, 지금 말씀해주신 이 내용을 잘 반영해서 향후에 옥시 측이 어떤 입장 변화를 보여줄지, 아니면 이 상태에서 사태가 또 악화되지는 않을지, 여러 가지 우려가 나오는데요. 일단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찬호: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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