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알맹이 빠진 중동 원전한류, 장밋빛 망상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25 16:12  | 조회 : 3406 
[생생인터뷰] 알맹이 빠진 중동 원전한류, 장밋빛 망상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경기가 안 좋고 경제 전체가 활력을 많이 잃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 걱정이 많은데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 원자력 공사와 1조 원 규모 운영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는 얘기입니다. 계약 규모도 적지 않지만, 원전 건설, 운영 관리까지 확보한 첫 사례고요.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중동 국가로의 원전, 에너지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가, 이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UAE 계약 체결이 가진 의미와 성과를 살펴보고요, 중동 지역에 원전 기술 수출, 원전 수출 어느 정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지 전문가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하 서균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한국수력원자력과 아랍에미리트 계약 체결에서 3억 연봉을 받고 아랍에미리트에 간다, 이런 기대까지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일반인 분들은 원전 운영 계약과 같은 것들을 잘 모르는데요. 체결 내용, 이번 계약에 대한 평가도 부탁드립니다.

◆ 서균렬> 원자력 발전소를 네 기를 수출하지 않았습니까. 2009년, 벌써 7년 되었네요. 그 원자력 발전소를 누가 운전하는가, 60년 운전할 수 있거든요. 우리가 운전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는데 어쨌든 최소한 10년 정도 기술을 옮겨 가며 우리 기술자가 가서 운전 기술을 거기에 가르쳐 주겠다, 사실은 처음 보다는 축소된 거죠. 축하할 일이지만 원래에 비해서는 5%도 안 되는 소규모 성공이라고 보면 되겠죠.

◇ 김우성> 기대보다는 2009년도 원전 수출이 한창 화제가 되었을 때 보다는 축소된 규모이지만 그 명맥은 살아있다고 평가해주셨는데요.

◆ 서균렬> 원래 20조 원 정도를 예상했지만, 이제는 아무리 크게 잡아도 1조 원대 이지 않습니까? 연봉 3억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실질적으로 높은 연봉은 아닙니다. 모래 폭풍이나 이런 것을 고려한다면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 기술자들은 가지 않는 곳으로, 오지이죠.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높은 연봉은 아니고요. 너무 장밋빛처럼 선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세계 에너지 이슈가 복잡하지만 일단 아직은 화석 연료가 주 에너지원인데요. 아랍에미리트라면 막강한 석유 부국이거든요. 이런 나라가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그 운영 인력까지 우리에게 지원받고 있다, 약간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습니다. 배경이 어떻습니까?

◆ 서균렬> 이색적이기는 합니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포함해 거의 이런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석유나 이런 부분은 100년까지는 가겠지만 분명 고갈되고 있고요. 가장 큰 것은 기름값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세금까지 받지 않는 이런 나라에서는 자꾸 재정 압박이 들어오는 거죠. 그래서 화력이 아닌 다른 태양광, 풍력, 원자력 이런 신재생, 원자력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거죠. 그 원자력이 첫 단추를 영광스럽게도 한국이 끊어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 김우성> 석유 부국들이 중동 지역에서 원전의 첫 단추를 연 것은 중요하다. 운영 지원 계약, 이것이 원전 같은 경우는 중요한 국가 기관 산업이지 않습니까, 전략적 의미도 있고 위험성도 있는데, 외국인이 운영한다, 이런 경우에도 특이한 사례로 꼽히던데요?

◆ 서균렬> 그렇기는 합니다. 사실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지금 우리가 운영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외국에 의존하게 됩니다. 독일, 프랑스, 미국 찾아 가며 구걸 하다 시피 얻었던 기술이거든요. 힘들었던 기술 이전을 받았는데요. 지금 같은 경우에는 헐값에 주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헐값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일단 전술해버리면 그쪽에서는 우리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겠죠?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데 조금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보면 되죠. 어떻게 보면 단기적인,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 면에서는 조금 실패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도 없었더라면 안 되겠죠. 없던 것 보다는 낫지만 너무 대단한 수출 모델을 개발했다는 이런 것은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분명 괜한 망상을 갖게 되죠. 금기시해야 합니다.

◇ 김우성> 원전에 대해 독일을 비롯해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UAE나 중동 지역은 그런 대안을 논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를테면 그 시장이 더 넓어질 수 있을까요?

◆ 서균렬> 그렇지는 않고요. 원자력 발전을 하는 관점에서 보면 수입을 해가니까 특이하게 보이지만 이 나라는 자연, 신재생 쪽에 대단히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보다 몇 배나 넘게요.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그들은 균형을 잡은 상태에서 하고 있는데, 물론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 주자가 될 수 있는데요. 불행히 그쪽은 이미 일본이 깊숙이 발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것이 끝나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무책임한 발상이죠. 그렇게 되기 어렵고, 또 다른 악재는 중국이 우리를 쫓아 와서 수출하겠다고 난리입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지난번 패배에 벼르고 있겠죠.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5, 6, 7, 8 호기 추가 건설에 희망을 건다는 것은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거의 0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낫죠.

◇ 김우성> 말씀처럼 그런 쉽게 말하면 장밋빛 전망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신 건데요. 2009년 12월 수주할 때도 앞서 20조 규모를 얘기했지만, 지금은 5% 정도로 줄어든 상태거든요. 5~8호기 추가 건설도 예를 들어 설명하셨지만, 중국과 다른 선진국과의 경쟁, 이 배경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 서균렬> 그렇습니다.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한국형, 고유한 뭔가 장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상당히 기회를 놓쳤다, 가장 큰 것은 봉합되어 가고 있지만 원전 비리, 이것은 아주 치명적입니다. 원전 운전을 맡겨야 하는데 한국은 운전을 하며 여러 가지 낯 뜨거운 비리가 있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회복하는 데는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탑을 쌓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이지 않습니까. 쌓은 다음에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중국이 가만히 기다릴까요? 일본, 미국이 그냥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큰 도전인 거죠.

◇ 김우성> 핵피아라고 불렸던 안전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일 때문에 온 국민의 공분을 샀는데요. 이런 수출 전략에는 아주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되었습니다. 연료 공급이나 폐기물 처리 문제는 이번에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까?

◆ 서균렬> 가장 뜨거운 감자는 소위 원자력 발전소는 아궁이 아니겠습니까, 연탄이 들어가고 연탄이 타면 재가 나옵니다. 연탄과 재가 돈이 되거든요.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놓친 것 같습니다. 한미원자력 협정 때문에 연탄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사후 핵 관리라고 하는 것은 우리 것도 제대로 건설을 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UAE가 볼 때는 연료를 공급할 수도, 연료를 처리해 줄 능력도 없을 것 같다. 차라리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나라에게 맡겨야지 한국은 모르니까, 이런 정도로 인력, 기술 전술은 아무도 해주지 않습니다. 다음 사업을 위해서죠. 그런 점에서 우리가 UAE 계약은 여기서 마감될지도 모르죠.

◇ 김우성> 교수님께서 설명해주신 것처럼, 원전 수출이라는 과거의 원대한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연료 공급과 폐기물 처리가 핵심적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 서균렬> 맞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 운전, 투명한 안전 관리인데요. 특히 원자력 안전에 대해 어떻게 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끌려가지 않습니까, 그것을 UAE가 알고 있는 겁니다. 안전 관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그러나 한 가지 변수가 있죠. 우리가 자본을 끌고 들어가 지어 주겠다고 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고 경쟁을 하려고 한다면 우리 자신의 문제를 다듬고 나가야 하지 않나, 걱정이 들긴 합니다.

◇ 김우성> 설명해주시면서 청취자께서도 원전 수출에 대한 핵심 포인트들을 이해하셨는데요. 그런데도 한수원은 이번 아랍에미리트 원전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원전 수출이 용이해 질 것이다, 이렇게 장밋빛 전망을 했습니다. 그 배경이 있을까요?

◆ 서균렬> 정부도 그렇고 사업자인 한수원도 희망적인, 그건 좋죠. 그렇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을 때는 정치적인, 홍보밖에 되지 않는 거죠. 우리는 좀 더 성숙하게 홍보성 발언은 자제를 하고 우리가 현재 처한 입장을 국민께 알리고, 좀 더 잘 해야겠다는 것이 맞지, 다음 계약을 할 수도 있고, 이런 말은 저는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습니다. 우리 자신을 먼저 다스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자신을 돌보자, 그 다음에 수출을 생각하자, 국민께는 우리 모습 그대로 알려 드리자, 괜한 약속드리지 말자, 정권 바뀌면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드리지 말자, 그런 것이 저의 말입니다.

◇ 김우성> 내실을 기한다. 어떤 의미 인지 명확히 짚어 주시는 말씀이십니다. 앞서 원전 해체나 연료 공급과 폐기물이 사실 돈이 된다고 했는데요. 원자력 산업도 짧은 시간에 눈부신 발전을 하지 않았습니까? 독일 경우 원전 해체 기술로 고부가가치 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가 되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한국 원전 산업, 수출도 좋지만 새로운 기술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될 만한 가능성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 서균렬>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를 압도할 입장이 아니라면, 우리만의 소위 사람도 생애 주기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원자력 발전소에도 건설, 운영 그리고 종결이죠. 마지막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의지가 있고 인력이 있고 뭐 이런 것을 보여줘서 사실 원자력 발전소 전 주기를 우리 한국이 책임질 수 있다고. 연료도 처리하고, 해체하고. 해체 관련 연구소도 정부가 여기저기 지방자치단체 눈치 보다가 슬그머니 감춰버렸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가 앞으로 원전 수출에 걸림돌이 될 거죠. 먼저 한 다음에 나가야 하는데, 그렇다면 많이 늦겠죠. 독일은 다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도 가지고 있고, 미국도요. 우리가 조금 더 서둘러야 하는데 정부와 한수원은 너무 느긋하게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서균렬>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