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기업문화, 반바지 입는다고 유니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22 19:27  | 조회 : 3940 
[생생인터뷰] 기업문화, 반바지 입는다고 유니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이번에도 혁신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다른 부분입니다. 11시쯤 되면 국민안전처에서 재난문자 받으시는 분들 많으시죠. 놀라기도 합니다. 폭염 주의하라는 문자인데요. 무더위인데도 땀 흘려 일하고 출퇴근하는 국민들 많으실 겁니다. 넥타이와 재킷을 보는 사람까지 덥고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 대기업들은 삼성, SK, 네이버를 중심으로 여름철 반바지를 입고 근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원해라는 편의의 의미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기업의 보수적 조직 문화를 새롭고 혁신적인 문화로 바꾸자는 신호탄 격입니다. 그런데 반바지를 입는다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문화로 바뀔지 의문이 들고요. 현장에서는 난감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문화와 혁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 교수(이하 유효상)>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SK 유공 시절에 검은 양복만 고집했던 기업이 부회장이 나서서 반바지 하나 개인 직원들이 결정을 못하면 어떻게 자율과 혁신이 생기냐며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반바지 착용이 확산되는 방향인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유효상> 최근 삼성도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것이 뉴스가 된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대기업들에게 규제가 많고 조직 자체가 상당히 경직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바지 자체를 얘기하는데, 단지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생뚱맞다는 생각도 듭니다.

◇ 김우성> 반바지 자체만을 보면 쌩뚱맞을 수 있다는 건 어떤 이유입니까?

◆ 유효상> 사실 우리나라 특히 대기업들은 대부분 선도적 기업 전략이 아니라 소위 패스트 팔로어, 빠른 추격 전략을 쓰고 있는데요. 그런 것들의 특징은 대부분 획일성과 속도전, 상명하복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기에 이것을 단지 반바지를 입었다고 해서 이런 것에 변화를 갑자기 주는 것은 조금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닮아가고 싶어 하는 선진 기업들이 그런 복장 문화를 하고 있는 것이 맞지 우리가 복장만 따라하면 그들과 같이 위대한 기업, 소위 최첨단의 회사가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기업이 지향하는 바는 재빠르게 조직을 통제해 일사불란하게 앞서가는 기업을 따라잡는 방식인데 앞서가는 기업처럼 자율적으로 하는, 복장만 바뀐다고 그것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의문 많이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본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반바지를 강조해서라도 혁신을 만들어 내려는 기업들의 환경을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혁신을 하려고 앞서 지적처럼 본질적 문화는 안 바뀌었는데 반바지를 강조할 정도로 기업이 혁신에 목말라 합니다. 이 혁신이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 유효상> 2008년 세계경제위기가 리먼 사태 이후로 상당히 안 좋아졌는데요. 벌써 8~9년이 지났는데 나아질 기미는 안 보이고, 저성장이 고착화 되어 있는 것을 뉴노멀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 상황에서는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 보니 상당히 치열한 제로섬 게임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약육강식이 될 수밖에 없으니 다른 기업을 잡아먹지 못하면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기존 방식대로 시간만 지나면 조금씩 성장하는 형태에서 성장이 멈춰 있기에 혁신을 부르짖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절하게 반성하며 혁신을 했던 적이 별로 없기에, 말로는 부르짖지만 혁신에 대한 구체적 방법이나 해야 하는 전략들을 잘 몰라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고요. 보통 행동경제학자들이 쓰는 용어 중에 행동 편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결과가 예측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너무나 불안하기에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하는 강박 관념을 받는 것을 행동 편향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의 초조함이 이러한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설명해주신 행동 편향,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해서 조직을 어떻게 하다 보면, 사실 조직의 원래 기능이 아닌 쪽으로도 갈 수 있지 않습니까, 역행할 수도 있지 않나요?

◆ 유효상> 행동 편향이 나타나는 경우엔 조직에 상당히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전문가들도 이런 부분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버튼업, 소위 밑에서부터 의사 개진이 자유롭게 해서 전체적 조직 문화가 바뀌면서 해야 하는데, 이런 행동 편향적인 슬로건, 반바지와 같은 상징성도 탑다운 방식, 위에서부터 반바지를 입어라고 하면 기존 조직원들이 느끼기엔 갑자기 왜 이러는지, 본질은 바뀌지 않은데 다른 뜻이 있지 않나, 이런 의구심도 많이 들고요. 그러다 보면 조직원들에게 동의를 얻어 낸다든가, 커뮤니케이션에 부작용이 심화할 수도 있는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정말 중요한 것은 반바지가 아니라 그것이 자발적으로 구성원들, 조직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으로 얻어진 새로운 변화인지가 중요하다는 포인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댓글 중 우스갯소리로 ‘수영복 입으면 정말 혁신하겠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들, 가장 먼저 새로운 가치와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인데, 그러한 새로운 신생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더라고요. 이른바 유니콘이라고 불렀더라고요. 유니콘에 대해 교수님이 방대한 분석과 책, DNA를 분석했다고 해서 많은 분들이 칭송했던 서평을 봤습니다. 유니콘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시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 유효상> 요새 유니콘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유니콘 기업은 간단하게 얘기하면 스타트업 회사, 회사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비상장기업인데요. 기업 가치가 천문학적이라, 굳이 따지자면 1조2천억 원 정도 가치를 가진 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하는데요. 유니콘 기업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개수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2016년 초 전 세계 174개 정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유니콘 기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네덜란드 틸뷔르흐 대학 에릭 교수가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는데요.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추구하고 있는 첫 번째가 수평적 경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요. 두 번째가 열린 커뮤니케이션, 세 번째가 포용성이 있는 조직문화, 이렇게 세 가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유니콘 기업의 특징이라고 되어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 우리나라 대기업이 추구하는 기업 문화는 이런 쪽이지만 우리나라 대기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 김우성> 신생 스타트업인데 1조2천억 원 기업, 발견하기 어려워서 유니콘이라고 부른다고 들었는데요. 그런 유니콘을 꿈꾸는, 특성을 가지고 싶은 대기업들, 슬로건은 그렇게 부르짖는데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에 그럴 수 있겠는데요. 결국, 의사소통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 행정부, 이런 차원까지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새롭고 유익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혁신, 기본적으로 어떤 DNA나 태도를 염두에 두고 가야 할까요?

◆ 유효상> 이런 기업의 특징은 수평적 구조, 열린 커뮤니케이션, 포용성 있는 조직 문화로 압축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결과로 글로벌화나 다양화, 개방성, 확장성. 이렇게 공유 경제의 핵심 부분인데요. 전 세계에서 시가 총액 1, 2등을 다투는 애플과 구글을 보면 구글은 우버의 최대 주주로 되어있고요. 애플은 우버의 카피캣이라고 부르는, 중국에서 짝퉁 우버라고 불리는 디디추싱에 1조 2천억을 투자해 최근 화제가 되었는데요. 대기업들도 공유 경제 시대에 맞이해 뉴이코노미의 선두주자들과 섞기 위해 지분 투자를 하거나 비즈니스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불행히 이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요. 그런 혁신이나 성공 기업들과 같은 조직 문화를 가지고 가고, 협력 관계를 가지고 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한다든가, 지분 구조를 같이 가지고 간다든가 해서 구체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그런 사례가 실제로 전파되는 것, 탑다운 방식의 문제점을 얘기했는데요. 경제민주화도 크게 보면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의 공유, 오픈, 확장성이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좋은 화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유효상>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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