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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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화병이야 “쇼핑중독 아내” - 정진영, 김의찬 작가 부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05 11:32  | 조회 : 7151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7월 5일(화요일)
□ 출연자 : 정진엔, 김의찬 작가 부부


문제는 화병이야 “쇼핑중독 아내”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안의 화를 풀어드립니다. 내 안의 병을 치유하는 관계회복을 위한 프로젝트, 문제는 화병이야, 오늘은 특별한 분 모셨습니다. 시트콤, 드라마 작가부부세요. ‘순풍산부인과’, ‘남자셋 여자셋’,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다 기억하시죠? 인기 시트콤을 썼던 바로 그 작가 부부, 정진영, 김의찬 부부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진영 작가(이하 정진영): 네, 안녕하세요.

◆ 김의찬 작가(이하 김의찬): 안녕하세요.

◇ 이익선: 제가 이 프로 맡은 지 두 달이 조금 안 됐는데요. 초대 손님 두 분 모신 건 처음입니다. 반갑습니다.

◆ 정진영: 최초는 뭐든지 좋은 거죠? (웃음)

◇ 이익선: 네, 반갑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유쾌했던 시트콤들인데, 두 분이 결혼하고 쓰신 거예요? 쓰시다가 결혼하신 거예요?

◆ 정진영: 다 쓰고, ‘웬만’ 마지막 방송하는 날 결혼했어요.

◇ 이익선: 와, 그게 2002년이죠?

◆ 김의찬: 네, 2002년 2월 22일.

◇ 이익선: 맞췄구나?

◆ 김의찬: 네, (웃음)

◇ 이익선: 그런데 시트콤하면 정말 재밌고, 위트 넘치고, 사람을 즐겁게 해주지만, 쓰는 사람은 시쳇말로 죽어난다고 하던데요. 안 힘드셨어요?

◆ 정진영: 힘들었죠. 너무 힘들었지만 정말 딱 반반인 것 같아요.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는 게 50%, 또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의 고통이 50%, 그런데 그게 정말 너무 재미있기 때문에 그 고통을 잊고 그 다음 주에 새처럼, 또 다시 작업에 돌입하고, 그랬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셨구나. 그런데 그 재밌는 거 50%의 50%는 몰래하는 연애셨죠? 제가 책도 봤어요.

◆ 정진영: (웃음) 그렇게 저희의 작업 환경을 매도하시면 안 돼요. 저희는 정말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연애도 하고 일도 하고요.

◇ 이익선: 네, 두 분 모시고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저희가 두 분을 모신 이유가, 많은 사람의 삶을 보셨고, 그걸 또 희화화 하셨고, 갈등 해결을 하는 방법들을 착안해내셨잖아요. 두 분은 갈등을 어떻게 이겨내세요?

◆ 김의찬: 저희가 시트콤을 썼는데, 삶 자체도 사실은 시트콤의 연장인 것 같고요. 저희가 항상 엔딩을 잡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희는 문제가 있을 때 항상 해결책을 찾는 데에 집중하는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런데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잖아요?

◆ 김의찬: 아, 그 박정숙 선생님?

◇ 이익선: 네, 그런데 시트콤에서는 그런 무거운 상황을 잘 안 주는데, 어떻게 그런 시도를 하셨어요?

◆ 정진영: 그건 저희의 시도였다기 보다는 김병욱 감독님의 의지가 있었습니다. (웃음)

◆ 김의찬: 네, 살짝 의견 차이가 있었던 걸로.. (웃음)

◇ 이익선: 그렇구나. 저희한테 들어온 사연이 있어서, 이걸 두 분과 의논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40대 주반의 여성입니다. 직장 다니고 딸 하나를 키우고 있어서 생활이 조금 여유로운 편이죠.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가격 검색하고 쇼핑 사이트 돌아다니다가 정신차려보니 거의 밤새고 공동구매,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뒤지고 있거나, 회사에서도 일 안 하고 즐겨 찾는 쇼핑 사이트를 봅니다. 나름 앞서간다고 해외직구도 몇 년 전부터 즐겨하고 있죠. 문제는 이렇게 쇼핑에 빠져있다보니 생활에 여유는커녕, 겨우 겨우 카드 값에 공과금 처리가 바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택배가 오고 물건이 쌓이니 남편과 싸운 적인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남편은 ‘쓸데없는 것을 사다가 정작 노후에 후회한다’고 하죠. 누가 모르나요? 하지만 쌀 때 사자, 지금 아니면 못 산다, 물론 다 필요하다는 것은 아니고, 옷과 가방 넘쳐나고, 아이 학용품에 주방기구, 소품 등 박스를 뜯지 않고 쌓아둔 것도 이제는 기억이 나지 않을 지경이라 저도 사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직장을 옮기느라 6개월 쉴 때 할부로 긁었던 것을 메우느라 무척 고생해, 저도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하지만 다시 일 시작하니 지름병이 도졌어요. 저와 싸우다 지친 남편은 이제 제가 안 볼 때 버리는 것 같고요. 딸을 싸움 날까봐 택배를 자기 방에 숨겼다가 저한테 줍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끊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한 번 같이 고민해주세요. 유료문자 #0945번입니다. 두 분 중에서는 누가 리더세요?

◆ 정진영: 아무래도 저 인 것 같아요. (웃음)

◆ 김의찬: 인정합니다.

◇ 이익선: 남편이 저라고 이야기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좋습니다. 정진영 작가께서 일단 진단 먼저 해주세요.

◆ 정진영: 일단 약간 습관이 생기신 것 같은데요. 사실 무언가 소비한다는 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저희도 뭔가 물건을 살 때 풀리는 그런 부분은 충분히 공감하고요. 그런데 상황이 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래서 다른 취미를 가져봐라, 이런 이야기를 드려봐야 이건 피부에 와 닿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어떻게든 남편하고 자기 월급의 몇 퍼센트만 지른다는, 그런 상한선을 정해놓고, 하지만 지름으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그걸 그분한테서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이익선: 아, 전문가들 모셔서 상담을 하다보면 꼭 ‘상담 받으시고, 내원하시고..’ 이런 이야기가 마지막에 나오더라고요. 역시 다르네요. 생활 속에서 나오는 조언이죠. 쓰는 건 쓰되 상한선을 정하자, 저도 거기에는 공감하지만 남편의 입장은 조금 다를 것 같아요. 김의찬 작가께서 속 터지는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보시면 어떤가요?

◆ 김의찬: 남자라서 아내 분을 비난할 거라고 여기시는 것 같은데, 저는 오히려 아내분이 잘 하고 계시는 거라고 응원해주고 싶거든요.

◇ 이익선: 정말요? 이 댁은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데요?

◆ 김의찬: 저는 이분이 정말 자기가 버는 것 이상으로 초과해가지고 너무 많이 쓰는 거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제가 봤을 때 본인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계신 것을 봐도 그렇게 넘치도록 쓰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쓰기도 했는데요. 물건이 사람을 이끄는 지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분이 옷을 많이 사신다, 그러면 예쁜 옷을 입었을 때 이분의 태도도 바뀔 수 있고, 조금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가족이 더 화목해질 수도 있고, 집안 분위기도 좋아질 수 있어서, 옷을 사는 것 이상의 다른 긍정적인 효과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해서 저는 조금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 이익선: 음, 여기서 살짝 의심스러운 부분이 생겨요. 두 분 중에 누가 쇼핑을 좋아하세요?

◆ 정진영: 누구겠어요? 지금 들어보셨잖아요?

◇ 이익선: 아, 김의찬 작가님이세요? 보통 아내 쪽이 쇼핑을 좋아하는데요. 그러니까 지지발언을 해주시는군요.

◆ 김의찬: 네, 저는 지지합니다. 물론 제가 물건을 사는 것도 좋아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저는 제 아내가 예쁜 옷 사서 예쁜 옷 입고 다니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아내가 예쁜 옷 입고 예쁜 구두 신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도 돈을 버는 하나의 이유가 아닐까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시거든요.

◇ 이익선: 굉장히 불안한 발언을 하셨어요. 이 방송을 많은 남성과 여성이 듣고 계시다는 것을 잊으신 것 같아요.

◆ 정진영: 그러니까요. 이게 모르시는 분은 ‘와, 정 작가 결혼 잘했네’,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저 발언은 순전히 제가 하나 사면 자기는 두 개 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발언입니다.

◇ 이익선: 와, 그거였군요. 참고로 라디오니까 두 분이 어떤 얼굴을 하고 계신지 모르시잖아요? 저는 정진영 작가 딱 뵙고서는 연예인인줄 알았어요.

◆ 정진영: 아이고, 라디오라서 다행이네요. (웃음)

◇ 이익선: 아니, 어떤 의학적인 힘도 빌지 않은 타고난 미인에요. 거기다가 메이크업 거의 안 하고 비비크림 바르고 오셨는데, 정말 MC 기죽어요.

◆ 정진영: 아유, 아닙니다.

◇ 이익선: 그러니까 굳이 쇼핑을 하고 뭘 꾸미지 않아도 되는데, 남편은 본인 걸 사면서 내걸 찔끔찔끔 사면서 자신의 쇼핑을 정당화 하는군요.

◆ 김의찬: 제 쇼핑도 정당화하는 부분도 있는데, 아내가 젊었을 때 아름다우면 좋은 거 아닌가요? 남편 입장에서도 내 아내가 예쁜 옷 입기 위해서 쇼핑 좀 할 수도 있는데, 이분이 강남 사시는 사모님처럼 월에 1억 5천씩 쇼핑하시는 건 아닐 것 같고요. 그래서 적당한 부분에서는 남편 분들께서 조금 용인해주시면, 제가 봤을 때는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 이익선: 이런 극약처방은 어떤 가요? 남편이 쇼핑을 더 해버리는 거예요.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쇼핑을 한 두 번 정도 해서, 아내에게 쇼크를 주는, 이런 건 이상한가요?

◆ 김의찬: 저 가같은 경우에는 좀 반대합니다.

◇ 이익선: (웃음) 네, 지금 9744님이 문자 주셨어요. “여자가 쇼핑 좋아하는 건 본능입니다. 본능을 거스르는 일은 하면 안 돼요.”

◆ 김의찬: 맞습니다.

◇ 이익선: 4472님, “작가님들 반갑습니다. 작품 쓰시는 것하고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하고 어느 게 더 힘드신가요?”

◆ 정진영: 두 개 다 너무 힘들죠. 사실 작품을 하는 것도 둘이 같이 조율을 하기 때문에 배려하면서 작품을 가요. 거의 동시에 두 개가 다 진행되는 거라, 뭐가 더 힘들다고 꼽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사실 둘 다 너무 힘든 작업이에요.

◇ 이익선: 그렇군요. 사실 결혼 14년차인데, 이 책 분위기, 사실 오늘 두 분이 쓰신 책을 가지고 왔어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패러디해서, ‘웬만해선 이 부부를 막을 수 없다’는 제목인데요. 느낌으로는 지금 남편이 아내를 계속 더 많이 사랑하시는 느낌을 받아요.

◆ 김의찬: 아, 사실입니다.

◆ 정진영: (웃음)

◇ 이익선: 아내는 남편을 ‘어유~, 그랬어?’ 이런 분위기? 그렇게 사세요?

◆ 김의찬: 네, 그런데 아내가 또 저를 그렇게 좋아하더라고요.

◆ 정진영: (웃음) 그런 걸로 하죠. 뭐.

◇ 이익선: 부인이 연상이시죠?

◆ 정진영: 네, 제가 3살 많아요.

◇ 이익선: 아주 환상적인 커플이시군요.

◆ 정진영: 그렇죠. 그런데 요즘은 살짝 나이가 드니까 3살도 아쉽더라고요. (웃음)

◇ 이익선: 오늘 청취자 여러분들이 채널을 돌리시는 상황이... 그럼 6살 위인 남자랑 사는 저는 어떡하라고요? (웃음) 우리 PD가 지금 ‘본인은 9살 위인데 자기는 어떡하냐’고 합니다. 오늘 문자 주신 청취자 분들 중에서 두 분이 쓰신 ‘웬만해선 이 부부를 막을 수 없다’ 책 선물로 드릴 겁니다. 그리고 혹시 주변에 위험한 도로, 침수상황 있으면 저희한테 알려주세요. 유로문자 #0945입니다. 3747님, “어제 리모콘 돌리다가 순풍산부인과를 하던데요. 어렸을 때 재밌게 봤던 기억에 멈춰서 봤는데 진짜 재밌었습니다. 오늘 라디오에서 뵈니까 진짜 좋네요.”

◆ 정진영, 김의찬: 와, 감사합니다.

◇ 이익선: 그러면, 약간 벗어나는 주제인데, 두 분이 쓰신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이 제일 애착이 가세요?

◆ 김의찬: 역시 저희 출세작이 아무래도 ‘순풍산부인과’니까요. 오래 하기도 했었고, 또 거기 출연자분들이..

◆ 정진영: 의찬이 이름이 남편 이름을 땄던 거고요.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요. 그때 작가가 의찬이 아빠냐? 이런 말도 있었고요.

◇ 이익선: 아, 그러셨구나. 아이디어가 안 떠오를 때는 어떻게 하세요?

◆ 김의찬: 저는 별로 그런 적이 없어가지고요. (웃음)

◇ 이익선: 그러면 좋습니다. 잘 안 떠오르지는 않지만,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 뭘 하세요?

◆ 정진영: 끝없이 대화를 하는 것 같아요. 끝없이 회의를 하고.

◆ 김의찬: 나올 때까지 하는 거죠.

◇ 이익선: 사무실에서요? 집에서?

◆ 김의찬: 버스에서, 길거리에서, 어디든 계속 끊임없이 하죠.

◇ 이익선: 그렇군요. 보통 많은 부부들이 10년, 20년 해를 거듭하면서 대화가 줄어드는 걸 고민하시거든요. 일이라는 게 매개가 되기는 하지만, 일 이외의 이야기도 많이 나누세요?

◆ 김의찬: 많이 나누는 편이죠. 저희가 산책도 자주 하는 편인데요. 저희가 손 붙잡고 이러고 다니면 동네 분들이 ‘왜 저러고 다니지?’하고 보실 때도 있으신데요. 그런 과정 중에 계속 대화를 하면서 다니는 것 같아요.

◇ 이익선: 아, 위기는 없으셨어요?

◆ 김의찬: 위기가 특별히 있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이익선: 아, 이쪽은 감추는 것 같은데요. 정 작가님?

◆ 정진영: 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서 있었던 것 같지는 않고요. 외부적인 환경이 뭔가 준비하는 작품이 잘 안 되거나, 약간 어려움에 처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조금 더 예민해지면 아무래도 둘이 화장실 가는 시간 빼고는 거의 붙어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살짝 서로가 예민하거나 우울감이 있을 때는 조금 서로한테 피로감을 느낄 때도 있죠.

◇ 이익선: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십니까? 떨어져 있나요?

◆ 정진영: 그렇지는 않아요. 저희는 그래도 끊임없이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이게 직업과 삶이 완전히 밀착형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저는 화가 나면 끊임없이 따지고, 남편은 끝까지 변명하고, 저희 책도 읽어보시면 정말 사람들이 재밌다고 말씀해주시는 게, 끝없이 따지면 정말 마지막까지 안 지고 변명하는 남자가 너무 재밌다, 그런데 결국은 그 과정이 대화인 것 같아요.

◇ 이익선: 네, 대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은데요. 이 책 속에 ‘놀기 좋아하는 여자, 놀 줄 모르는 남자’라는 파트가 있거든요. 여기서 11시 50분이 12시인 여자하고, 12시 10분이 12시인 남자, 재미있는 제목이에요. 여기서 뭘 말하고 싶으신 거예요? 두 분의 차이? 남녀의 차이?

◆ 정진영: 남녀는 아닌 것 같고요. 인간과 인간의 차이인 것 같아요. 온도도 둘이 너무 다르고, 속도도 다르고, 어떤 부분에 가치를 두는가, 이런 것도 다르고, 신념이나 종교도 다르고, 너무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연애할 때는 몰랐어요. 저희가 8년이나 연애를 했거든요.

◇ 이익선: 8년이나 했는데 왜 모르세요?

◆ 정진영: 거의 많은 부분을 같이 일을 하면서, 시트콤을 쓰면서 보냈기 때문에 서로 작품을 만드는 성향이나 유머를 좋아하는 코드가 너무 같으니까, 너무 나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러면, 계속 대화로 해결한다고 하셨지만, 김의찬 작가께서는 ‘내가 져주고 산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잖아요?

◆ 김의찬: 저희가 차이점이 분명히 있는데, 그것의 엔딩이 시트콤하고 비슷해요. 웃으면서 끝나요. 그러니까 그게 끊임없는 대화의 엔딩의 귀결이, 저희 둘은 코미디, 웃음이라는 결론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이익선: 집에서 뭐가 날아다니거나 깨진 적은 없고요?

◆ 김의찬: 그런 적은 없습니다.

◇ 이익선: 훌륭하신 커플이네요. (웃음)

◆ 정진영: 둘이 화가 나서 뭔가 던진 적은 없고, 작품을 하다가 뭐가 좀 힘들어서 뭘 던진 적은 있는데요. 그럴 때 핸드폰을 집더라고요. 그래서 ‘설마 핸드폰을?’ 했는데, 케이스를 잘 빼더니 그 화나는 와중에도 케이스만 던지더라고요.

◆ 김의찬: 핸드폰 던지면 깨지잖아요.

◇ 이익선: (웃음) 7045님, “비 오는 날 환상적인 닭살 작가 출연, 듣기는 좋은데 좀 부럽네요.” 7452님, “같은 일 하다보면 라이벌 의식도 생기고 의견 갈등 때문에 싸우기도 하지 않나요?” 이거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의찬: 있습니다. 은근히 있습니다.

◆ 정진영: 저희가 보통 때는 잉꼬부부인데, 작품 할 때는 이혼 직전까지 싸웁니다. 서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나 스토리 방향성은, 경력도 둘이 같으니까 절대 지지 않아요.

◇ 이익선: 입사 동기죠? 경력 같고, 같은 일 하고.

◆ 정진영: 네.

◆ 김의찬: 그런데 저희가 싸울 때를 보면 뭔가 잘못 가고 있을 때 싸우게 돼요. 그러다가 다시 바른 길로 가면 금방 화해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싸울 때 보면 ‘아, 스토리가 잘못 왔구나.’ 금방 알아채죠.

◇ 이익선: 그렇군요. 두 분 사이에 따님이 하나 있는데 미술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따님, 따님이 중재역할을 해주나요? 따님은 오히려 말을 안 할 것 같아요. 부부가 워낙 말을 많이 하니까요.

◆ 김의찬: 저희 두 사람이 코미디를 잘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딸을 그렇게 훈련을 시켜놨어요. 그래서 딸도 코미디를 좋아하고 웃음 포인트를 잘 알아요. 그래서 이제는 셋이 서로를 웃겨주면서 지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중재자라기보다는 친구가 한 명 늘었다고 봐야 하나? 동지가 하나 늘어난 기분이에요.

◇ 이익선: 그렇군요. 한 두 시간 더 이야기 하고 싶은데요. 이제 마무리해야 합니다.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 또 나와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오늘 문제는 화병이야, 다른 부부의 어려움을 풀어주고자 오셨는데 두 부부의 자랑을 하신 것 같기는 한데요. (웃음) 오늘 정진영, 김의찬 작가 부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두 분 보내드리면서, 김의찬 작가님이 신청하셨거든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끝까지 이러실 건가요?

◆ 정진영: 가식입니다.

◆ 김의찬: 아닙니다. 남편 분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그 마음을 잊지 마시고요. 젖은 손이 안타까우실 때 옷을 사주시면 됩니다. (웃음)

◇ 이익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진영, 김의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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