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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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찾.사 “아줌마 모임에 부인이 가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요, 부부갈등 ” - 윤용인 작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01 11:38  | 조회 : 648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7월 1일(금요일)
□ 출연자 : 윤용인 작가


노.찾.사 “부부 갈등”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금요일 이 시간, 사소한 것들인데 나한테는 너무 중요한 인생의 문제들,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아니더라도 어디 가서 물어보지 못한 나만의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노.찾.사, 노답을 찾는 사람들 시간입니다. 이 시간 청취자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지는데요. 문자로 질문이나 고민, 의견, 보내주세요. 유료문자 #0945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 시간 함께해주실 분, 윤용인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윤용인 작가(이하 윤용인):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사소한 고민, 남한테 말하기 힘든 고민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했지만, 사실 오늘 준비한 고민들은 살짝 무게감 있는 고민이긴 합니다. 그런데 다 그렇잖아요? 살다가 ‘아, 이건 진짜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하고 고민할 때가 있는데요. 윤 작가님은 누구한테 이야기하세요?

◆ 윤용인: 글쎄요. 제 방식은 아무래도 글쓰기를 통해서 저한테 글을 써요. 그 안에서 답을 얻기도 하고, 그게 글쓰기 힐링이라는 하나의 방법인데요. 제가 주로 쓰는 건 그런 방법입니다.

◇ 이익선: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찾아가서 의논하시는 편은 아니고, 주로 혼자서요?

◆ 윤용인: 네, 그렇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오늘 첫 번째 사연, 그렇게 소소하지는 않은데요. 일단 어떤 사연인지 들어보시죠.

“저는 결혼한 지 11년 된, 10살 딸, 5살 아들을 둔 회사원입니다. 아내는 전업주부인데요. 지금 이 글을 쓰는 밤 11시까지, 아파트 아줌마들과 노느라고 아직 연락 안 하고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만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3~4번은 아이들 친구 엄마들과 동네 단골 맥주집이나 돌아가면서 집에서 술판을 벌이는데요. 처음에는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겠거니 이해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어떨 때는 처갓집에 애 맡기고 놀다가 새벽 3시에 들어오기도 하고, 하루는 야근하고 파김치가 되어서 밤 12시에 들어오니, 5~6명 되는 아이들은 그때까지 안자고 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고, 거실에선 아줌마 셋이 소주에 족발까지 거나하게 차려놓고 눈 풀려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속이 뒤집어지더군요. 한 번은 참다 참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상을 엎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런 저를 보고 아내는 정신병자라며 도리어 화를 냅니다. 다른 집 남편들은 다 이해해주는데 나만 그런다고요. 술이요? 이해합니다. 문제는 새벽 3시는 기본, 친정에 맡기다가 그것도 여의치 않고 나도 늦으면 10살 큰 아이한테 작은 아이를 맡기고 나갑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뭐라고 이야기라도 하면 돈 번다고 유세떨지 말라며, 술 먹는 게 자기 유일한 낙이라고 합니다. 어떡해야 합니까? 이혼도 생각했지만 아이들 보고 그간 참았습니다. 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데, 아내 말대로 제가 이상한 건가요?”

어떻게 보셨어요?

◆ 윤용인: 결혼 11년차죠. 보통 우리가 위기가 많이 올 때가 7년부터 12년, 이때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신혼은 신혼대로 지나가고, 아이들이 아주 아기였을 때는 육아 때문에 서로 정신없으니까 지나가고, 이러다가 이제 아이가 10살, 5살이면 아주 갓난아기는 벗어나고 이러다보니까 슬슬 뭔가 주변 상황이 보이죠. 그러면서 부부 갈등이 생기는 시점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이 사연을 보면, 같은 남자로서 남편분이 많이 답답하겠다, 이런 부분이 있는데요. 이 사연의 특징은, 그런데 왜 아내분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이런 이유에 대한 부분은 없고 상황에 대해서만 써주셨다, 이게 마음속에 걸리네요.

◇ 이익선: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겠죠.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실제로 동내 아줌마들 모임이 꽤 있어요. 그래서 밤늦은 시간에 동네 호프집을 지나가면, 동네 호프집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습니다. 번화한 곳은 아무래도 직장인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동네 호프집은 정말 여성이 더 많으세요.

◆ 윤용인: 광화문이라든지 여의도 이런 곳은 혼자서 술 드시는 중년 남성들이 많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이 부분이 걸렸어요. “돈 번다고 유세 떨지 말라, 술 먹는 게 내 유일한 낙이다.” 그러니까 힘들고 뭔가 불만이 많고, 거기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요. 이 부인의 상태를 어떻게 진단하시나요?

◆ 윤용인: 우리가 사실 살면서 각각 인생 자체가 아주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리듬으로, 이렇게 가지는 않잖아요? 우리가 쭉 뚫린 고속도로처럼 이렇게 가지는 않지 않습니까? 운전을 하다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울퉁하게 튀어나와서 속도를 줄이라고도 하고요. 어떤 곳에서는 커브를 틀어야 하고 하지 않습니까? 인생도 똑같은 것 같아요. 누구나 어느 한 지점에서는 아무리 부부라고 하더라도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시기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아이가 극심한 성장통을 지나듯이 부부는 결혼통이라는 지점을 어느 순간 분명히 지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 부분이 11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러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랬으면 10살, 5살 아이를 키우기 전에 뭔가 결정이 있었을 텐데, 지금 어떤 하나의 보호턱이라고 하는 그 턱을 지나는 과정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0214님 “술을 마시는 게 나쁘진 않지만 때와 장소에 맞게 술자리를 해야죠. 너무 늦은 시간 아이들 앞에서는 조금 자제해 주셔야죠.” 7253님, “일단 아내가 그렇게 한 최초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시고, 상대편 아줌마들의 남편들을 만나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단 비밀로 하고 남편 분들을 만나 상의하고 좋은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윤용인: 저는 특히 문자 앞부분, 최조의 원인을 찾자는 청취자분의 의견에 대해서 상당히 지지하고요. 지금 이 아내 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하소연을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거고, 그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겁니다. 내가 뭔가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거죠.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말로써 구체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부분으로 접근해서, 내 아내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나에게 하고 싶을까를 같이 탐색해보는 마음으로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익선: 8182님이 이런 이야기 주셨네요. “가족 여행을 떠나보세요. 캠핑도 좋고, 힘들게 산행도 해보세요. 꼭 필요할 때 손 한 번 잡아주세요.” 3212님, “왜 가정주부들이 함께 모여서 술을 마시는지, 남편들이 그 원인에 관심이 없는 게 바로 술을 마시는 이유입니다.” 9154님, “원인 없어요. 그냥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재밌고, 그러다보면 자주 만나고 그러는 거죠.” 7039님, “아내에게 일감을 주세요.” 지금 많은 의견을 주고 계신데요. 일단 청취자 여러분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처방전을 내려 드려야 하겠는데요.

◆ 윤용인: 지금 청취자 분들께서 이렇게 많은 의견을 주시는 이유는 이 사연 자체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고, 공감을 한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약간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문제들이 누구의 현관문만 열면 어느 집 거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다만 이 사연 자체는 그 거실 밖을 나온 거죠. 저는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너무 과중하게, 이것이 어떤 극단적인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고요. 상담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상담이라는 것이 어떤 큰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받는다기 보다는, 제3자를 두고 상담을 받되 꼭 가족 상담, 남편과 아내가 같이 상담을 받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중간에 중재자가 있어서 중재자의 도움으로 서로 자기들의 이야기를 객관화시키고, 조금 더 편하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는, 그런 메신저 역할을 상담사에게 기대하는, 그래서 같이 상담을 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익선: 상담 받는 걸 걱정하시거나 함께 가는 게 어려울 경우가 좀 고민이 되는데요. 앞서 한 분이 상대 남편들을 만나보라고 하시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윤용인: 그건 나의 프라이버시, 내 아내의 프라이버시 만큼 상대 가족, 상대편 부인의 프라이버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선은 나와 내 아내에 대한 부분부터 먼저 포커스를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익선: 알겠습니다. 잠깐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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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선: 당신의 전성기 오늘, 금요일 코너, 노답을 찾는 사람들, 노.찾.사 함께하고 계십니다. 앞서 1부 사연을 들으시고 9990님, “같이 여러 번 술 먹어봐요.” 하고 보내주셨어요. 이건 어떻습니까?

◆ 윤용인: 앞서 동네 이야기를 했는데요. 동내 선술집에는 부부들끼리 앉아서 술 드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런 것도 좋죠. 그런데 이런 부부의 사연에서는 1차적으로 꽤 많은 감정의 갈등이 있어서 그 단계까지 가기에는 중간에 뭔가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네요. 7430님, “저희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인데 책을 너무 싫어해요. 책 좀 읽으라고 하면 ‘엄마도 안 읽으면서 나한테 왜 그래?’라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책 너무 싫어요. 어떻게 하죠?” 라고 주셨어요. (웃음)

◆ 윤용인: 책 싫으면 싫은 거죠. 뭐. 이게 일종의 책에 대한 강박이군요. 그리고 부모가 책을 읽어야 아이가 책을 읽을 수 있다든지, 또는 아이가 책을 안 읽으면 때려서라도 책을 보게끔 해라, 이게 부모의 역할이다, 이런 게 최근에 어떤 신문의 칼럼에서 나오고 했습니다. 저는 일정부분 그런 부분에 동의하지 않고요. 그런 강박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엄마는 책 보는 거 싫어하는데 너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든가, 책이 읽기 어려우면 그 다음부터는 좋은 만화책이라도 같이 보자,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주말에 아이들과 동내 도서관에 가면 도서관이 단순하게 책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적인 행사도 상당히 많고, VOD 같은 것도 보고, 놀기에 아주 좋아요. 휴게소에서 간식도 먹고, 이렇게 조금 더 친숙하게 그쪽 문화와 접근하는 것도 좋지 않나 싶네요.

◇ 이익선: 네, 4258님, “저는 50대 가장입니다. 곧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데, 가족들에게는 이야기를 못하고 있어요. 아내는 이번 여름 여행으로 해외를 가자고 하고, 아이들도 신이 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 윤용인: 아이고, 이게 참 가슴 아프죠. 고충이 많겠네요. 비슷한 고민으로 저는, 이런 퇴직에 대한 고민은 아니었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심각한 고민을 여행지에서 아내하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다가 혼자 대성통곡을 했어요. 부안에 있는 횟집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원래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여행을 같이 가보니까 상황 자체가 서로를 굉장히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저도 의도하지 않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가족에 대한 부담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 감정에 제가 펑펑 울었는데, 그렇게 펑펑 울고 나서 효과는 제가 엄청 보호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 이익선: 아, 아빠를 지키자?

◆ 윤용인: 그렇죠. 그래서 제가 원래 계산하기로 했던 횟값도 집사람이 다 내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만약에 그런 마음이 있다면 여행 가셔서, 어차피 편안한 분위기가 나오니까, 그때 솔직한 이야기를 하신다면 우려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지원군을 얻어서 돌아오실 것 같습니다.

◇ 이익선: 그런데 당장 해외여행 자체가 부담스러우신 것 같은데요. 여행지를 국내로 돌리시면 될까요? 뭐 그래도 일단 핵심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라는 거니까요.

◆ 윤용인: 그렇죠.

◇ 이익선: 그럼 이제 두 번째 긴 사연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13된 아들을 하나 둔 결혼 15년 차 주부로 수개월 전 암 수술을 받고 현재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암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한 사건은 결혼 전에 친정엄마가 들어준 보험으로 시작되었어요. 결혼 전 엄마가 여성 4대 암만 집중 보장되는 보험을 하나 들어주셨고, 만기 때까지 전액 납입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4대암 중에 하나에 걸리게 되어서 6천만 원이 조금 넘는, 꽤 큰 금액을 타게 되었는데요. 갑자기 남편이 이 돈에 대해서 공동 재산이라는 명목으로 보험금의 절반을 달라는 겁니다. 남편은 연봉 1억의 대기업 중견 간부고, 남편 명의의 집도 6억 가량인데다 대출도 없습니다. 제가 화가 나는 건, 저는 아이를 낳고 나서 남편과 합의 하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있었는데요. 남편이 은근히 맞벌이 부부와 비교하며 저를 구박했고, 그때서야 제 명의로 된 재산이 없다는 게 얼마나 서럽던지, 남편은 싸울 때마다 빈 몸으로 쫒아낼 거라는 둥, 돈도 한 편 못 버는 주제에 라며 빈정대는 말을 해 저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암보험을 달라니, 제가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남편 회사에서 제 병원비 500만원의 대부분을 지원해줘서 그런 걸까요? 매번 이랬습니다. 암도 남편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걸린 것 같아 억울하다고 생각되는데, 돈 생각만 하는 남편을 보니 눈곱만큼 남았던 정마저 떨어집니다. 남편이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데 아픈 제가 예민한 건가요?”

이 사연 어떻게 들으셨나요?

◆ 윤용인: 돈과 관련되어서는 부부 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굉장히 빈정 상할 일이 있는 게 현실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런 사연을 쓰실 수 있다는 것은 암 자체를 어느 정도 극복하신 상태인 거죠? 굉장히 고생하셨던 것 같고요. 제가 2년 전에 새로운 아파트를 분양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곧 들어가게 되는데요. 그 때 명의를 어떻게 할 지 이야기를 하다가, 집사람이 저한테 공동명의로 하자고 해서 저는 그게 굉장히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살짝 뭔가가 스치고 지나가는 거예요.

◇ 이익선: 뭐가 스치고 지나가셨어요?

◆ 윤용인: 나 못 믿나? 이런 거요. 제가 이 이야기를 왜 드렸냐면, 돈이라는 것은 어쨌든 부부 사이에 여러 가지 망상과 생각들을 굉장히 많이 만들어 놓는 것 같아요. 지금 이 분도 굉장히 그런 상황에 있는 것 같고요.

◇ 이익선: 남편의 입장은 이거 아닌가요? 일단 암을 이겨냈고, 회사에서 병원비가 모두 나갔고, 이건 보너스처럼 생긴 돈이니까 반 나누자, 약간 가볍게 생각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아내 입장에서는 이게 완치라는 건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나중을 위해서 이건 저축해보자, 더군다나 친정 엄마가 다 해주신 거니까요.

◆ 윤용인: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남편 분이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준비성과 유비무환, 이런 부분이 굉장히 치밀해서, 이게 나 혼자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가 조금 더 관리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이렇게 되는 수도 있는데요. 그것 저것을 다 떠나서 중요한 것은 아내 분께서 위중한 병을 극복하고, 여러 가지로 심신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남편분의 발언 자체가, 그것이 아무리 정당한 취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아주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그리고 부인께서 여러 가지 상상을 하고, 그러면서 상처를 받고 하는 부분은 더군다나 이렇게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예민하다고 이야기해도 안 될 것 같습니다.

◇ 이익선: 네, 5788님, “이 사연 정말 화가 나네요. 남편들은 전업주부는 가정에 아무 공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들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내조한 게 누구입니까?” 그렇죠. 0395님, “친정 엄마가 다 큰 딸을 위해 보험금을 내준다는 건 남편 몰래 든든한 재정을 가지고 있으라고 해주는 겁니다. 남편에게 보험금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야 해요.” 3232님, “남편은 아무 생각 없이 한 이야기일 수 있어요. 솔직하게 섭섭하다고 이야기하고 대화해보세요.” 여러 가지 의견 주셨는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내 일이다 생각하고 고민을 해주고 계시거든요.

◆ 윤용인: 그러니까요. 코너 이름이 노답을 찾는 사람들인데요. 청찾사라고 해서 청취자가 답을 찾아주는 것으로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 이익선: 아, 좋은 말씀이신데요. 저는 친정어머니가 보험을 해주셨을 때는, 네가 일을 그만두었으니 이걸로 힘을 좀 비축해라, 이런 의미도 맞는 것 같거든요.

◆ 윤용인: 그렇죠. 그리고 남편 분들은 내가 가장인데, 사실 많이 그렇게 생각하세요. 내가 죽을 때까지라도 가정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이런 마음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런 거대한 명분들을 가지고 있는 중에도 전업주부 내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현재 재산이나 이런 게 아무 것도 없을 때 생길 수 있는 마음속의 자격지심, 이런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당연히 헤아리는 게 맞을 것 같아요.

◇ 이익선: 네, 그럼 이제 처방전을 요약해서 내려주셔야 합니다.

◆ 윤용인: 스스로 생각해서, 내가 병까지 극복했는데, 죽고 사는 문제 보다 뭐가 이게 위중하냐? 그냥 넘어가자 싶다, 그냥 넘어갈 수 있으면 넘어가시면 되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거 고민하다가 다른 병 걸리겠다 싶으시면, 당당하게 남편에게 자기 권리를 이야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싸우더라도, 나는 이게 굉장히 서운하고, 이건 내 권리다, 이런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이야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이익선: 대신 다투듯이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죠? 부드러운 대화 분위기 속에서.

◆ 윤용인: 편지 같은 것 쓰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네요. 8131님도 그런 문자 주셨어요. “부부 간의 진실한 대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화 내지 마시고 나쁜 것만 이야기하지 마시고, 좋은 것도 이야기하면서 풀어 가보시죠.” 하셨고요. 7253님 “이건 돈 문제를 떠나 부부의 최소한의 도리 문제 같아요. 사연 보내주신 분의 자신감을 먼저 끌어 올리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운동이나 사회 활동을 더불어 시작하시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9278님, “우리 부부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아침이면 안아주기로 했습니다.” 이거 괜찮을까요?

◆ 윤용인: 각자 부부마다 처방전이 있으니까요.

◇ 이익선: 윤 작가님 댁은 어떠세요?

◆ 윤용인: 저희는 이야기합니다. 저희 집사람이 이야기해요. 저는 아까 그 공동 명의 부분도 집사람에게 다 소유를 넘겼어요. 왜냐면 제가 사업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업을 하다보면 어떤 변수도 있을 수 있고 하니까 그런 불안감을 갖느니 차라리 소유를 집사람이 갖는 게 좋겠다 싶어서요. 그래서 집마다 처방전은 다 다른 것 같아요.

◇ 이익선: 9278님이 “저는 많은 대화를 한 것 같아요. 가슴이 답답하고, 벽에 부딪쳐서 깨질 것 같고, 헤어지고 싶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걸려서 여기까지 왔죠. 지금은 60대 아줌마지만, 제 자신에게 잘 이겨냈고, 현명하게 헤쳐 나왔다고 제 자신에게 쓰담쓰담 합니다. 화를 내면서 대화하면 안 돼요.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를 많이 하고, 모든 일은 밖으로 가지고 나가지 않고 안에서 해결하려고 했던 게 오늘에 이른 답입니다. 주변에서 해결해줄 것 같지만 적은 가까이에 있다는 말을 많이 참고했어요. 더 흥분시키는 경향이 있거든요. 두 분이서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보시고, 밖에 나가서 이야기해보세요. 훨씬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노답을 찾는 사람들, 노. 찾. 사, 오늘도 윤용인 작가님과 함께 했고, 오늘 특별히 청취자 여러분께서 여러 가지 지혜로운 답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용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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