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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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사교육비 줄여 노후비용 해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30 17:42  | 조회 : 3650 
[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영철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

-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 장기적으로 인재양성시스템에 문제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여전히 성적순, 소득순
- 평균치 8배 차이나는 사교육비는 교육서열화, 경쟁적 입시 탓
- 대학서열화 없애고, 사교육 줄이면 경기부양, 노후대비 등에 도움


◇ 김우성>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이야기인데요.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이 교육을 좌우한다, 그러면 소득 간의 사교육비 격차는 어느 정도 날까요? 무려 9배나 된다고 합니다. 오늘 이 뉴스에 아주 뜨겁게 관심 보이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아무래도 대학진학, 취업, 이런 곳에서 더 유리하겠죠. 결국 부모의 소득이 자식에게 여러 가지 미래를 대물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 결국 이렇게 굳혀지는 건지 걱정도 되는데요. 관련해서 상명대 김영철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영철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이하 김영철)>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소득 간 사교육비 격차가 9배 가까이 난다, 단돈 1만 원으로만 계산해도 거의 10만 원 차이인데요. 어느 정도 실태입니까?

◆ 김영철> 네, 이번에 통계청에서 1분기 사교육비 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소득을 가장 높은 5분위와 가장 낮은 1분위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5분위 같은 경우에는 매월 교육비에 66만 5천원을 지출하고 있고, 1분위 계층은 8만 3천원을 지출하고 있어서, 8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정규 교육비와 사교육비로 나눠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학교에 지출하는 정규 교육비는 7배 정도, 사교육비 지출은 9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우성> 이렇게 교육비로 지출하는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 단지 교육비 격차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경제적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인가요?

◆ 김영철> 네, 맞습니다. 교육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치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거기에 대한 지출이 많아지고요. 소득이 낮은 경우는 반드시 필요한 필수적인 소비지출은 아니기 때문에 지출이 과다하지 않고요. 따라서 이런 교육비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많은 부분 경제적인 이유에서 그 차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고소득 계층과 저소득 계층 사이에 소득 격차가 발생하게 되면 상당 부분이 사치재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재화로 지출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2009년도의 경우에 저희가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소득 간 양극화가 상당히 심했거든요. 당시의 사교육비 지출을 보게 되면, 1분위와 5분위 사이에 한 10배 정도 차이가 났던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금융위기를 탈출하면서 다시 한 8배 정도로 축소되기는 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교육비에 대한 지출 격차는 보다 커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우성> 결국 경제적인 양극화가 커지면 교육 부부에서 이렇게 큰 피해가 생긴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부모 소득이 낮으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못 간다, 이렇게 단정은 못하겠지만 아무래도 그 가능성이 점점 적어진다고 볼 수 있겠죠?

◆ 김영철> 아무래도 우리나라 교육제도에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정도가 상당히 심한 편입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학력고사나 수학능력시험, 이런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 사교육을 의존했다면, 요즘에는 내신을 관리하는 게 수능 이상으로 중요해졌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3년 동안 말하자면 대학 입시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통해서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거죠. 따라서 수능과 내신에 대한 준비, 그리고 요즘에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 들어오면서, 고등학교시기에 다양한 경력을 관리하는 게 시험점수 이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런 경력 관리 역시 사교육 컨설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현재 입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성취, 대학입시의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부정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지금 대학에 입학하는 방식이 수백 가지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웬만한 정보력과 여유가 없다면 자녀의 대학진학도 도와줄 수 없는 부모가 된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과거의 한국 사회가 사실 가난한 집 자식, 개천에서 용 난다, 이런 말처럼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사회가 원동력이 있었다, 이렇게 분석하시는 분도 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소득차가 학력차로 대물림된다면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 그리고 경제에는 안 좋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요?

◆ 김영철> 네, 말씀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현재 이 정도의 사교육비 격차나 이로 인한 대학입시의 격차, 이런 것은 결국 우리나라의 사회 통합을 저해하게 됩니다. 사회 통합의 저해는 경제와 사회 문화 전반의 활력을 떨어트리는, 그런 것으로 나타나고요. 요즘에 나오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도 이와 연장선상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것보다 중요한 문제는 저소득층, 그리고 교육 취약지역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있거든요. 이 학생들한테 충분한 자기개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거죠.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할 때,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데에 실패하고 있고, 또한 대학에 진학할 때 보다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교육 기관으로의 진학도 상당히 제한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인재 양성 시스템에 있어서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렇게까지 우려가 가능합니다.

◇ 김우성> 네, 교수님께서 분석하신 자료를 보니까, 학력 수준이 높은 것이 생활 전반의 만족도라든가, 이런 것도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결국 학력이라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행복과도 아주 중요한 연관성이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영철> 네,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1989년도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개봉한 적 있습니다. 그 이후에 우리나라의 입시중심의 교육 과정에 대해서 사회 전반의 냉철한 반성이 있었는데요. 그것과는 달리 아직까지 똑같은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이 진행되고 있고요. 제가 최근에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좋은 대학에 진학할 때 더 행복한가? 이런 생활만족도를 살펴보았더니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경우는 생활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비율이 54%가 나왔고요. 고졸인 경우는 30%, 중졸 이하인 경우 23%가 나왔습니다. 말하자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절반 이상은 학생들이 미래에 만족한다는 답을 할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있었고, 고졸 이하인 경우에는 30% 이하가 된다는 거죠. 따라서 부모의 부가 결국은 사교육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대학 진학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부모의 부가 자녀의 행복으로 대물림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네, 걱정되는 부분이, 이 금수저 흙수저 논란이 이제 가시화 되는 게 아니라 아주 수치로도 명확히 증명될까? 이런 걱정이 더 커지고 있는 건데요. 선진국 41개 나라 중에 한국은 소득격차, 교육 불평등이 한 15위 정도라고 합니다. 우리보다 더 나은 나라들, 흔히 말하는 북유럽 국가, 또 미국 등 선진 국가들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 김영철> 주로 OECD나 유니세프 자료들을 살펴보면, 우리보다 교육 불평등 수준이 낮은, 말하자면 선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나라들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런 유럽 주요 나라들인데요. 이런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우선 사교육이 없다, 다른 한 편에서는 공교육이 상당히 우수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공교육이 강화되어 있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보게 된다면, 대학이 평준화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학입시가 사실상 없다는 거죠. 대학이라는 것은 마치 우리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것처럼 교육 진학의 자연스러운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지, 그것이 자신의 능력이나 자질을 검증하는 검열 체계로서의 역할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대학 진학이라는 것이 상당부분 노동시장의 자원, 우수자원과 덜 우수한 자원을 가르는 역할을 실제로 하고 있고요. 그것이 대학이 수용할 때 대학 간판이라는 것을 실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부모가 청소년기에 보다 좋은 대학으로 자녀를 진학시킬 수 있다면 자녀의 행복을 상당부분 부모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불평등이 낮은 유럽 복지국가들, 이런 국가들의 모형을 우리가 어느 정도는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김우성> 네, 가계의 소득은 줄어들고 있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교육이 없고 대학이 서열화 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만 가지고도 참 부러운데요. 실제로 이렇게 되면 앞서 말씀하신 5분위의 66만원, 1분위의 8만원, 이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거나 노후에 투자해서 사회적으로 큰 이득이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영철> 네, 맞습니다. 지금 소비지출을 살펴보면 사교육비 다음으로 계층 간의 격차가 많이 나는 게 오락, 문화 부분이거든요. 말하자면 사교육비에 그만한 돈을 쓰지 않는다면, 우선적으로는 오락, 문화 부분에서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노후 대비입니다. 우리나라 노후 대비의 상당 부분 부담이 되는 문제는 자녀 교육 문제, 그리고 자녀의 혼인, 결혼에 따르는 비용 문제, 이런 것들이 노후 부담으로 많이 연결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에 있어서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현재 노후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요. 그 다음에 사교육비는 우리나라의 내수 시장과는 다르게 상당히 소모적인 지출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이 생산적인 부분으로, 경제 활성화 부분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자녀들은 사교육에 고통을 받고 있고, 부모들은 사교육을 어쩔 수 없이 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게 우리나라 현재 국민들 모두의 똑같은 마음입니다. 따라서 이 비용 지출이 생산적인 지출로 이어진다면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입니다.

◇ 김우성> 네, 어떻게 보면 하나만 풀어도 많은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소득 차이에 따른 양극화, 교육의 양극화, 금수저, 흙수저 논란, 우리 사회가 극복하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 김영철> 우선은 우리 교육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따라서 방과 후 학교와 같은 형태로 저소득층, 중산층 이하의 학생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위 학교 내 사교육을 활성화 시켰거든요. 이것도 하나의 중요한 방식이긴 한데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저렴한 양질의 사교육을 제공하는 거죠.

◇ 김우성> 공교육으로 편입시키는 모양새군요?

◆ 김영철> 맞습니다.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편입시킴으로서 사교육에 따른 계층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우리나라의 과열적인 입시 경쟁 문화를 단계적으로 해소해 갈 수 있느냐? 여기에 달린 문제 같습니다. 지금처럼 서울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재수, 삼수를 해서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 소위 이야기하는 서성한, SKY, 이런 대학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고, 또 그런 대학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든 재수, 삼수를 해서 서울대나 카이스트로 진학하고 싶어 합니다. 이와 같은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상당히 비효율적인 교육지출이거든요. 이것이 대학진학 이전의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그 경쟁이 내려와 있고요. 따라서 우리나라의 과열되어 있는 입시경쟁 문화를 해소해 나가야 하는데, 그 방법은 현재의 대학 간 서열구조, 이것을 어느 정도까지 완화해 갈 수 있느냐?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정책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혹은 입시 시스템을 바꿔 나간다면, 현재보다는 보다 완화된 형태의 대학 서열 구조를 얼마든지 갖출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개혁이 가능하다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교육 대물림 현상, 이 부분도 장기적으로는 다소 해소되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해 봅니다.

◇ 김우성> 네, 개인 능력에 따른 결과의 불평등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기회의 불평등을 가져온다는 것을 해소하지 않으면 경제도 사회도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오늘 들었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영철>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영철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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