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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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부실대출 충당금쇼크 IMF위기 답습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26 16:55  | 조회 : 3106 
[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 김우성>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국책은행을 비롯해 금융권에서도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번에는 은행권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은행들이 부실 조선사에 무리한 대출을 해주고, 또 그 대출을 유지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대출에 대비해서 손실액을 추정하고 추정액 만큼 은행이 모아두는 대손충당금, 즉 돈을 잃어버릴 때에 대비한 금액조차도 부족하다는 겁니다. 결국은 은행의 재정 악화가 걱정되고요. 이 은행의 재정 악화는 경제에 심각한 위기 혹은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인터뷰 진행해보겠습니다. 건국대 오정근 특임교수와 전화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이하 오정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은행이 어렵다는 말은 IMF의 경험도 있고, 참 위험한 이야기인데요. 조선사에 빌려준 대출금 때문에 국내 은행들의 재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 오정근> 현재 조선사에 빌려준 대출규모가 약 79조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우조선해양, 현대, 삼성, STX 등 해가지고 현재까지 79조 원 정도 대출이 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주채권은행은 국책은행들이지만, 지금 시중은행들도 다 개입이 되어 있는데요. 문제는 조선사에 대출해 줄 당시에 여신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했다고 하는데요. 들어보면 정상이 아니라 요주의로 가려고 하다가 간곡한 요청에 의해서 정상으로 유지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지금 상태로 평가해본다고 하면 어떤 등급이었을까요?

◆ 오정근> 지금 상태로 평가해보면 최소한 요주의가 되겠고요. 일단 신용 분류가 5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정상이 있고요, 그 다음에 요주의가 있고, 그 다음에 고정이라고 해서, 3개월 이상 연체가 되면 고정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에 회수 의문, 추정 손실, 이렇게 5가지인데요. 고정부터 회수 의문, 추정 손실까지를 우리가 부실여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79조 원 정도 되는 여신 중에서 대부분이 요주의 정도로 분류가 되고요. 조만간에 이들이 이자를 연차하게 되면서 고정으로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 김우성> 더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건데, 은행들이 지금까지 빌려준 돈을 정상 등급으로 매겨서 충당금도 부족하게 만들어 놨다, 이런 비판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오정근> 그렇습니다. 현재 약 79조 원 정도 되니까 만약에 요주의만 분류가 되면, 요주의는 대출금의 약 7~19%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평균 15% 정도만 쌓는다고 해도 벌써 10조 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번에 요주의로 분류가 되면 최소한 10조 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는 분류를 당장의 이자만 내면 정상으로 분류했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에 우리가 BIS(국제결제은행)나 IMF, 혹은 우리 금융당국이 요구했던 것은 FLC라고 해서, 미래지향적인 기준, Forward Looking Criteria라고 하는 건데요. 최소한 1년 정도의 업황을 내다보고 분류해야 한다, 이런 게 있는데 이게 지켜지지 않았어요. 만약 FLC를 적용한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이 최소 요주의 이상으로 분류가 되어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이자만 주면 정상이다, 이렇게 분류했기 때문에 지금 난리가 나고 있는 겁니다.

◇ 김우성> 사실 2012년부터 여러 가지 위기 시그널도 있었는데, 결국은 은행이 이렇게 정상으로 간주된 상태가 길어질수록, 감당해야 할 충당금, 이런 위기에 대비해야 하는 금액이 더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 오정근> 네, 그렇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금 말씀하신 2012년이라는 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 다음에 2011년 유로존 위기가 터지면서 계속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신규 수주가 안 되고 조선업에 압박이 되었던 그런 시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가면 오히려 부실이 더 커지면서 충당금을 쌓아야 할 규모도 커지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 김우성> 네, 다른 뉴스에서도 나왔지만, 시중 은행이 요주의로 등급을 낮추겠다, 그래서 대손충당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더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는 기다려달라, 정상을 유지해 달라, 이렇게 나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당장 은행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충당금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고, 어떠한 대처를 할 수 있죠?

◆ 오정근> 일단 요주의 정도로 되면 최소한 10%, 최대 19%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그러면 쉽게 말해서 20조 가까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당장 충당금을 쌓는다는 게 어떤 의미냐면, 이게 이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말이고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자본금을 잠식하게 되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같은 경우에 자본금이 잠식이 되어서 은행으로서의 기능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 한국은행과 정부가 한 달 동안 계속 논의하고 있는 것이 자본금을 어떻게 충당할 거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벌써 충당금을 쌓을 경우에 자본금이 얼마나 잠식이 되고, 그에 따라서 은행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자본금이 필요한지, 벌써 이야기되는 게 10조에서 20조 정도의 자본금이 필요할 거라고 나오는 게 바로 그겁니다. 결과적으로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국민의 세금으로 자본금을 확충해줘야 하는 그런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 김우성> 해운업 같은 경우에는 용선료 협상도 있고, 또 용선료 협상을 넘어서도 여러 가지 다른 난관이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조선업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없앨 업종도 아니라는 관점도 있고요. 은행들도 지금 조선업으로 인한 충격을 더 크게 받을 텐데요. 만약 말씀하신 것처럼 은행이 재정적인 위기를 겪게 될 경우, 우리 경제는 괜찮나? 이런 걱정들을 하십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오정근> 물론 당연이 이것이 기본적으로 은행이 부실화 되면 왜 국민의 세금을 동원해서라도 자본을 확충해줘야 하느냐? 그것은 은행이 부실화되면 대출 여력이 줄어들고,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 흔히들 말하는 신용경색이라고 해서 시중에 돈이 없어지면서 정상적인 기업들까지도 운영자금이 없어서 보도가 나고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은 자본이 잠식되면 정부가 세금을 통해서라도 보충해주는 것인데요.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 아마 이정도의 대손충당금이 쌓이고 이러면 상당 부분의 은행이 부실화 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실 또는 준위기 상황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김우성> 결국 은행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시는 거죠?

◆ 오정근> 네, 그렇습니다. 특히 내년 대선이 있기 때문에 금년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는 그야말로 정쟁 속으로 휩싸여 가면서, 정쟁의 회오리 속에서 이것이 위기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97년도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거든요. 96년에 우리가 잘 알지만 우성건설, 진로건설 같은 건설업체에 부도가 나기 시작하고, 97년에 한보가 부도나면서, 또 기아자동차가 부실화 되었는데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 은행 부실들이 금융 위기를 몰고 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대선이 있었죠.

◇ 김우성> 네, 참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인데요. 지금 원인 분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보도에서도 이미 관치라든가, 자기들끼리 봐주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정확한 이유를 드러내기도 애매한 부분이 있거든요. 원인은 어떻게 보십니까?

◆ 오정근> 전체적으로 우리가 97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IMF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이 독립된 금융 감독 체계가 없으면 안 된다, 그래서 그 당시에 재정경제원을 해체한 겁니다. 재정경제원을 해체하고 독립된 금융감독원을 설립한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금융위원회라고 하는 것이 생기면서, 2008년도에 금융위원회가 생겼는데, 이게 생기면서 오히려 금융위기 전의 재정경제원보다 더 강력한 무소불위의 금융당국이 생겨서, 그 금융당국이 금융감독원을 총괄하고, 금융감독원이 또 국책은행을 거느리고, 또 국책은행은 국책은행 소유 기업을 관리하고, 이렇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정부, 정치권, 금융당국, 국책은행, 국책은행 소유 기업, 이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고는 이런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도 일찍이 구조조정을 했어야 하는데 국책은행 같은 경우에는 우선 그런 손실을 덮어두려고 하는, 내가 재임 중에는 안 된다, 혹은 어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금융 당국도 당연히 그런 국책은행의 잘못을 체크해야 하는데 금융 당국도 체크를 안 하고 같이 묵인 또는 방조한 상황이 되고요. 금융당국은 그 위의 금융위원회나 정치권의 입김에서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결과적으로 터진 거죠.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 대통령께서 4대 부분 개혁 중에 금융개혁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확실하게 개혁해야만 추후에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김우성> 네, 금융권 성과연봉제보다 지금 더 큰 문제는 이런 커넥션들을 끊을 수 있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무리한 대출 관행,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조금 근절할 수 있는 방안 제안해 주신다면요?

◆ 오정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연결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정부나 정치권이 금융에 관여하면 안 되거든요. 국책은행이나 은행들을 감독하는 게 금융감독원이죠. 금융감독원은 독립된 금융감독원이어야지, 정부나 정치권이 감독하는 지금의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고, 이 시스템을 개혁해야 합니다. 이것이 97년에 우리가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IMF가 우리에게 경고했던 점이 운영 면에서, 재정 면에서 완전하게 독립된 금융감독원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인데, 이것이 무시된 대가를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겁니다.

◇ 김우성> 네, 결국은 은행권 부실로, 또 국민의 고통과 부담으로 오게 되는 이 고리, 왜 아직도 안 끊어졌는지 참 답답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오정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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