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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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9일 (수) 힐링 라디오 94.5! - 김윤정 결혼과 가족관계연구소 상담실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19 11:41  | 조회 : 337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힐링 라디오 94.5! - 김윤정 결혼과 가족관계연구소 상담실장




◇ 박정숙:
멍들고 상처 난 마음에 빨간약을 발라드리는 힐링 라디오 94.5! 오늘도 결혼과 가족 관계 연구소의 김윤정 상담실장님과 함께 합니다. 어서오세요.

◆ 김윤정 결혼과 가족관계연구소 상담실장(이하 김윤정):
네, 안녕하세요.

◇ 박정숙:
요즘 ‘키덜트 족’이라고 하잖아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 김윤정:
키덜트는 키즈(Kids)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데요.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그 때의 향수들을 수집하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조립식 장난감, 남자 분들도 그런 모형 같은 것을 굉장히 많이 수집하고요. 옷에도 캐릭터가 있는 것들을 입기도 하고요. 그런 것들이 문화적인 맥락이랑 맞물려서 본인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박정숙:
그러면 그렇게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요?

◆ 김윤정:
문제가 없기는 한데요. 이게 어떤 의미가 있냐면, 어른이 되었을 때 현실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본인의 꿈이나 이상, 이런 것들을 어떻게 현실화 시켜나갈 것인가? 이런 부분이 필요한데요. 이게 어린 시절의 향수로 가는 것은 도피적인 측면이 있는 거죠. 현재 내가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고, 힘들어지는 이야기들을 현실도피적인 방법, 이를테면 안데르센의 동화나 해리포터 작가들의 삶을 보면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잖아요. 그것들을 동화라는 매개체로 승화시키는 거거든요. 약간은 현실도피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어른이 되었을 때 맡아야 할 책임과 의무로부터의 도피, 이런 것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 박정숙:
그리고 특히 엄마가 되거나 아빠가 되면, 이제 아이가 생겼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더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것 같은데요.

◆ 김윤정:
아이가 원하는 거라고 말하지만, 사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아이들을 통해서 이루려고 하는 그런 부분이 있으면, 아이하고 관계가 안 좋아지거나, 애들이 성인이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의존이 되는, 그런 양면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그냥 문화적인 측면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이런 방식으로 추구한다는 면도 있지만, 사실 가족 치료적인 측면에서 보면 독립한 성인이 되지 못하는, 그런 어른이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 박정숙:
특히 요즘에 김윤정 상담실장께서 하시는 이상가족프로젝트 가소로운 토크콘서트, 이런 곳에서 엄마와 아빠라는 자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들었어요.

◆ 김윤정: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의 학생들이 만든 콘서트인데요. 2~30대 젊은 층에게 부모님도 우리와 같은 소녀시절, 청년시절이 있었다는 측면으로, 이번 주 금, 토, 일에 행사를 진행하니까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검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박정숙:
네, 엄마 되기, 아빠 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일 것 같아요.

◆ 김윤정:
그렇습니다.

◇ 박정숙:
김윤정 상담실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힐링라디오 94.5, 즉석에서 여러분의 고민 사연도 받겠습니다. 풀어지지 않는 마음의 앙금을 갖고 계신 분들, 또 소통의 부재 때문에 힘들어하고 계신 분들, 전화로 받을게요. 전화는 02-771-****번으로 거시면 바로 연결되고요.

오늘도 “즉석 엄지 상담” 받겠습니다. 지금 급하게 상담 필요하신 분들, 문자로 내용 보내주세요. SOS 쳐주시면 바로 응답해드립니다. 문자는 #**** 번,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의 정보이용료가 부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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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이번에는 김윤정 상담실장님과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직접 목소리로 자신의 사연을 남겨주셨어요. “힐링이 필요해!” 첫 번째 분의 목소리 들어볼까요?

<청취자 목소리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나이가 50대 초반인데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결혼을 늦게 해서 고등학생 아이와 초등학생 아이 이렇게 둘 있어요. 아무래도 남은 정년만으로는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가 없으니 제 아내도 같이 맞벌이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집사람이 맞벌이를 시작하면 아이들 교육이 걱정입니다. 아이들한테는 가정교육이 중요하고,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맞벌이를 하면 집에 집사람이 없으니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 베풀지 못하고, 바람직하게 크지 못할까봐 걱정이네요. 맞벌이를 하면서도 아이들이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박정숙:
아버님이 여러 가지 걱정이 한꺼번에 있으신 거 같아요.

◆ 김윤정: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크면 물질적인 뒷받침을 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 맞벌이를 하는데, 그만큼 부재하는 시간에 아이들이 잘 자랄까 하는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초등학생 아이가 몇 살인지 모르지만, 한 아이는 이미 고등학생이고, 아마 초등학생도 고학년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때는 사실 물리적인 시간을 그렇게 많이 가질 필요는 없어요.

◇ 박정숙:
그렇죠. 아이들도 바쁘잖아요.

◆ 김윤정:
네, 그동안은 많이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물리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부모님이 꼭 돈이 아니더라도 본인의 남은 후반의 삶을 위해서 자신의 일을 갖거나 취미를 갖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아버님이 걱정하시는 건 가정교육, 인성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이야기 속에서 보이는 측면이, 그동안 어머님께서 집에 계시면서 아이를 참 잘 양육했다는 인정이 아버님 마음 속에 있으신 것 같아요. 그동안 아내가 있어서 아이들이 잘 자랐구나, 이런 마음이 있으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제 중요한 것은 어머님이 일을 하시러 나가더라도 아버님이 그 빈자리를 함께 하실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주시라는 것, 그리고 온 가족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함께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너희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이런 말 보다는요.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비물질적 유산이 뭔지, 이런 것을 아내분과 상의하셔서, 아이를 키우는 동안 부부가 함께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버님이 어머님을 존중하는 태도, 어머님이 아버님을 인정하는 태도, 이것들을 보여주는 것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게 없거든요. 아이들이 성실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부모님이 성실하게 사시는 거고요. 세상에서 가장 잘 가르쳐지는 것은 말이 아니라 삶 자체입니다. 맞벌이를 하시면서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버님이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있으시고, 그것들을 삶의 시간으로, 아이들과 함께하시면서 엄마에 대한 칭찬, 인정, 엄마가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자긍심도 높아집니다. 잘 자랄 수밖에 없죠.

◇ 박정숙:
아이에게 뭔가 해주려고 할 게 아니라, 부모가 먼저 하라. 굉장히 어렵네요.

◆ 김윤정:
그래서 부모 되기가 어려운 거죠.

◇ 박정숙: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하기 전에 제가 읽고 있어야 하는 군요.

◆ 김윤정:
맞습니다.

◇ 박정숙:
요즘 출산이 늦어지면서 이렇게 인생 후반전에 아이를 키우면서 또 다른 고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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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다음은 4942님이 이런 사연 보내주셨는데요. “제 아내가 언젠가부터 불평불만을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어요. 불만이 있으면 대놓고 얘기하라고 말해봤지만 고쳐지지가 않고요.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거지만, 그걸 들으면 기분이 나빠서 다툼이 되기도 하는데요. 왜 속 시원히 불만을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걸까요?”

어떡하죠? 이야기하면 싸울까봐 이러시는 것 같기도 한데요.

◆ 김윤정:
결과적으로는 어머님이 혼자서 중얼거리시는 게 불평의 톤이잖아요. 그러면 그 소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요. 잔소리가 정서적 학대와 언어적 학대라는 면에서 일관성이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다시 다투게 되는 건데요. 아내가 혼자서 중얼거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여자들은 남편과의 관계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되게 커요. 굉장히 관계 지향적이기 때문에요. 그래서 혹시 내가 불평을 말했을 때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사람들은 속에서 말을 못하고 참고 있다가, 이게 어느 정도 한계가 지나면, 삶에서 축적되었던 스트레스가 중얼중얼 거리는 측면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어머님이 사셔야 하니까요. 안 그러면 화병에 걸리거든요. 그래서 중얼거리는 사람에게 대놓고 말하라면 속상하니까요. 어떻게 해야 하냐면 막 중얼거리시면 그냥 꼭 안아주시면서 ‘당신 요새 많이 힘들어? 내가 혹시 도와줄 거 있어?’ 이렇게 따뜻한 말을 해주시는 거예요.

◇ 박정숙:
좀 민망하네요. 중얼거리고 있는데..

◆ 김윤정:
‘그럴 거면 대놓고 말을 하지!’ 이러는 것보다는 좋죠.

◇ 박정숙:
그렇죠. ‘시끄러’ 이런 뜻이잖아요.

◆ 김윤정:
네, 돌려서 말하지만 사실 듣기 싫다는 이야기거든요. 어떻게 하시는 게 좋냐면,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니까요. “많이 힘들구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나에게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어머님이 여자 친구가 없을 거예요. 마음을 터놓고 내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없는지 살펴주시고, 남자 분들은 한계가 있어요. 공감을 해주시거나 친구를 만들어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정숙:
그렇군요. 남편에게 하기 어려운 말을 친구와 풀 수 있도록 시간과 돈을 좀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 김윤정:
그렇죠.

◇ 박정숙:
네, 잠시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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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많은 전화가 걸려와 있는데요. 한 번 받아볼게요. 여보세요?

◆ 청취자:
네, 안녕하세요.

◇ 박정숙:
오늘 어떤 고민으로 전화 주셨어요?

◆ 청취자:
저한테는 40대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요. 그 동생이 얼마 전에 전화가 와서 고민을 털어놨는데요. 본인이 아무래도 사소한 거에 갈수록 민감해지면서 분노조절이 힘들어 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그러셨거든요. 여동생이 "오빠, 어렸을 때 아버지성격을 닮아가는 것 같아.." 이러더라고요. 그걸 심지어 조카에게 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얼마 전엔 리모컨을 조카한테 던져서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박정숙:
따뜻한 오빠시네요. 그리고 공유된 불안감이 있으신 것 같아요. 아버지가 예전에 그랬는데, 나도 그러는 거 아닌가?

◆ 김윤정:
네, 그런데 전화주신 선생님은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세요?

◆ 청취자:
저는 운동을 하는 편이거든요.

◆ 김윤정:
그러면 여동생분은 혹시 전업주부이시면서, 뭘 하시는 것 같으세요?

◆ 청취자:
원래 여동생은 간호사 출신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 영어를 가르칩니다. 그런데 저희 부친도 바깥에서는 호인이라는 소리를 들으셨는데, 가족들한테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여동생도 아이들 가르치고, 바깥에서는 대인관계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고요. 그런데 지금 갈수록 조카한테 그런 것 같아요. 몇 번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제는 본인이 스스로도 인지하더라고요.

◆ 김윤정:
네, 아마 많이 걱정이 되셔가지고 오빠한테 고민 상담을 하신 것 같아요.

◇ 박정숙:
그런데 그런 분들 계세요. 밖에서는 정말 호인인데 집에서만 이러시는 거죠.

◆ 김윤정:
네, 그게 무엇 때문이냐면, 내가 밖에서 굉장히 열심히 일하잖아요. 그런데 스트레스가 쌓이잖아요. 쌓일 수밖에 없거든요. 밖에서 잘 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가 쌓여요. 그런데 이것들을 아마 전화주신 선생님 같은 경우는 운동을 하거나 다른 건강한 방식으로 풀 수 있도록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여동생이나 아버님은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거죠. 그런 분들이 꾹 참았다가 가장 안전하고 믿을만한 곳에 가서 털어놔요. 그게 가족들이고, 그러다보면 약한 대상인 아이들에게 가거든요. 그러니까 성격 탓이 아니라 내가 평상시에 스트레스를 조절하거나 관리하는 다양하고 즐거운 방식을 못하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운동을 하시든 수다를 떠시든, 내가 재미있고 즐겁게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재미있고 즐거운 걸 하실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살림하고 아이만 키워도 바쁘실 텐데, 거기에 일까지 하시잖아요. 그러면 본인을 위한 시간, 스트레스를 풀 방법은 거의 없을 거잖아요. 그러면 이걸 꾹 참았다가 약한 존재인 아이에게 터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오빠 분이 도와주실 건 뭐냐면, 여동생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식을 강구했으면 좋겠다. 이걸 하려면 제부님의 도움, 육아 같은 경우에 전업주부는 있을 수 있지만 전업부모는 없거든요. 아이를 한 명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여동생을 도우려면 남편이나 주변 분들이 아이를 맡아서 돌보는 시간 동안 동생이 쉴 수도 있고, 본인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시간 확보, 가끔 바람도 쐬고,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박정숙:
네, 들으셨어요?

◆ 청취자:
네, 잘 들었습니다.

◇ 박정숙:
전화주신 오빠분도 참 좋으신 분이네요.

◆ 청취자:
감사합니다.

◇ 박정숙:
전화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가 준비한 선물도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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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잠깐 엄지상담 들어온 거 볼게요. 3958님, “저는 결혼해서 4살 아들, 4개월 딸이 있어요. 저는 외동아들인데요.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데도 엄마가 아직까지 심하게 집착을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와이프랑 자주 다투는데요. 저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참고로 부모님 집은 저희 집에서 3분 거리입니다.”

◆ 김윤정:
그렇군요. 단호하게 한 말씀드리자면, 어머님으로부터 분리하시고 독립하시는 겁니다.

◇ 박정숙:
그런데 이건 어머니가 풀어주셔야 하는 것 같은데요.

◆ 김윤정:
물론 그런데요. 어머님이 그런 자각이 없으시면, 문자 주신 분이 나는 이제 가족이 있고, 내 삶이 중요하다고 선언하시는 게, 가족치료에서 이야기하는 건 정서적으로 이혼하시라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면 아내하고의 관계는 사실 약한 관계에요. 내가 애쓰고 노력해야만 유지되는 관계이고요. 사실 부모님과의 관계는 끊어지려야 끊을 수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내 가족을 잘 챙겨야, 어머님이 처음에는 노발대발 하실 거고, 화도 내고, 며느리를 욕하고, 아파서 드러누우시고, 별에 별 걸 다 하실 거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이시면 내가 잘하고 있구나, 위로는 해드리시되, 당분간은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시는 것도 방법이고요. 다양한 방식으로 정서적인 거리를 두셔야 가족의 질서가 생기고요. 그 다음에 다시 어머님의 위치로 돌아오실 겁니다. 지금은 어머님의 위치에 있는 게 아니라 정서적인 배우자의 위치에 자꾸 서시려고 하는데요. 이건 어머님이 외롭기 때문입니다. 아버님과의 관계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어머님이 삶을 어떻게 사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부분을 정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슴은 좀 아프지만요.

◇ 박정숙: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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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다음 전화 연결해볼게요. 여보세요?

◆ 청취자:
네, 여보세요.

◇ 박정숙:
오늘 어떤 고민으로 전화 주셨어요?

◆ 청취자:
저희 딸 때문에 고민인데요. 저희 딸이 얼마 전에 결혼도 하구 남편하고도 알콩달콩 잘살고 있는데요. 외국어를 지금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데, 더 전문적으로 배워서 좋은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그 나라로 유학을 혼자 떠나려고 계획 중입니다. 근데 그 나라가 치안이 안 좋아서 위험하기도 하고 또 저희 세대 생각으로는 결혼하고 떨어져 있는 게 안 좋기도 하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딸의 공부를 그냥 전적으로 응원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결혼생활에서는 떨어져 있지 않는 게 좋은 건지 궁금합니다.

◇ 박정숙:
따님이 몇 살이세요?

◆ 청취자:
딸이 서른셋이에요. 그런데 아랍 쪽으로 가려고 해서, 아랍어를 하러 요르단으로 간다고 해요.

◆ 김윤정:
유학 기간은 얼마나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 청취자:
1년 정도 생각을 하는데, 마침 사위랑 서로 이야기는 다 된 것 같아요. 지금 아니면 출산도 있고, 앞으로 기회가 없으니까, 한 번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번에 같이 나가겠다고 해요. 데려다주고 안정 취하면 돌아온다고 하는데요. 저는 걱정이 많이 되죠. 얘가 아직도 좀 나약해요.

◆ 김윤정:
네, 어머님이 딸에 대한 아쉬움이 마음에 절절히 묻어나 있으신 것 같아요. 조금 전에 문자 주셨던 분께 드렸던 이야기 있었잖아요. 어머님이 딸을 떠나보낼 때가 되신 것 같아요.

◇ 박정숙:
엄마한텐 너무 아픈 이야기에요.

◆ 김윤정:
네, 딸의 인생에서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 남편이거든요. 그런데 두 분이서 이야기가 잘 되었잖아요. 그러면 딸의 공부뿐만 아니라 딸의 공부를 지지해주는 사위까지도 어머님이 같이 지지해주시면서, 둘이 잘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면, 1년 정도니까, 그런 과정에서 딸과 사위가 잘 소통하고, 함께 결정하고, 잘 하고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도 괜찮아요. 그런데 관계가 안 좋은데 고집을 부려서 가겠다. 둘이서 다투고, 이런 거면 떨어져 있는 게 어렵지만, 지금 두 사람이 굉장히 소통도 잘하고, 서로의 꿈을 지지하고, 그런 면이 있거든요. 둘이 너무 잘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어머님이 속상하시겠지만, 이번 기회에 딸을 독립시켜주시면, 믿고 지지해주시면 딸이 훨씬 더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머님이 마음은 좀 아프실 거예요.

◆ 청취자:
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제가 물적으로 도움을 주는 건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요? 외국에 나가니까, 아이 아빠는 홀로 서게 내버려 두라고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너무 뻔하잖아요. 그래서 아이 아빠 몰래 라도 물질적으로 좀 주고 싶거든요.

◆ 김윤정:
제가 또 말씀드리자면, 아버님과 협의하시면 좋겠습니다. 동의를 하시는 게, 딸을 독립시키는 것이기도 하고요. 딸에게 좋은 부부관계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내가 몰래 라도 하는 것은 딸이 나중에 사위하고의 관계에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할 것을 모델링시켜주는 일이 될 수 있거든요. 차라리 남편분과 상의하셔서, 남편 분의 입장이 홀로서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거면, 그걸 지지하시는 편이 아이들을 위해서는 훨씬 좋습니다.

◇ 박정숙:
그리고 만약에 요청을 하면, 그때 줘도 될 것 같아요.

◆ 김윤정:
네, 그때는 남편과 합의한 범위 내에서 도움을 주시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더 큰 유산을 남겨주시는 거예요. 부부가 항상 협의하고, 합의한 것들을 한다. 어머님, 이해되시죠?

◆ 청취자:
네, 감사합니다.

◇ 박정숙:
전화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준비한 선물도 보내드리겠습니다. 너무 좋은 어머니 셔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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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숙:
부모 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김윤정:
네, 부모가 되어서 내가 내 몸과 마음을 돌보기도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그런 것들을 참 많이 배워야 해서, 어떻게 보면 부모가 되어야 사람이 되는 것 아닐까? 저도 저희 아이들 덕분에 사람이 되어 가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박정숙:
네,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실장님 오늘 정말 힐링 많이 돼 주신 것 같아요.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뵐게요.

◆ 김윤정: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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