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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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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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국내 7번째 1000승 달성, "은퇴할 때까지 미생으로 남고 싶다"-바둑기사 최철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7-30 20:38  | 조회 : 3530 
[정면인터뷰]국내 7번째 1000승 달성, "은퇴할 때까지 미생으로 남고 싶다"-바둑기사 최철한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7/30 (목)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국내 드라마 미생의 여파로 바둑은 많은 분들에게 친숙해졌는데요. 사실 미생은 바둑에 관한 드라마는 아니었죠. 하지만 우리의 인생을 바둑 용어로 빗대서 많은 공감을 얻은 바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만큼이나 바둑, 승부의 세계는 고독하고 냉정합니다. 그래서 바둑에서 1,000승을 달성하는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국내에서 7번째로 1,000승을 달성한 최철한 바둑기사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합니다. 최 기사님 안녕하세요?

◆바둑기사 최철한(이하 최철한):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국내 7번째로 1,000승 클럽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먼저 소감 한 말씀 들려주세요.

◆최철한: 먼저 이런 기록을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이런 선배님들 뒤를 이어서 영광스러운 1,000승 기록을 달성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뿌듯하고요. 지금까지 1,000승 해주기까지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과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영일: 목소리가 너무 해맑으세요. 1997년 5월에 입단하신 것으로 돼있는데요. 몇 살 때 바둑을 시작하신 거예요?

◆최철한: 7살 때 바둑을 시작했고요. 아버지가 바둑을 아주 좋아하세요. 그래서 아버지의 권유로 바둑 하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학원에서 배우신 것은 아니고 그 전에도 바둑을 두셨습니까?

◆최철한: 배우지는 않았고요.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시니까 어깨 너머로 보면서 흑돌, 백돌 잡아보고. 그러면서 제대로 배운 것은 7살 때 배웠고요. 7살 때 재밌었던 점이 처음 가게 됐던 바둑 학원이 그 때 당시 바둑 명문으로 소문난 권갑용 바둑 도장이었어요. 그래서 보통 학원을 옮겨 다니면서 실력을 늘리고 하는데. 운이 좋아서 거기서 프로가 될 때까지 했고요.

◇최영일: 좋은 학원에서 쭉 7살 때부터 프로가 될 때까지 말이죠. 그러면 몇 살 때 프로가 되신 거예요?

◆최철한: 13살 때 프로가 됐고요.

◇최영일: 6년 하시고. 그러면 7살에 처음 기원에 가서 바둑을 두실 때, 처음부터 적성에 맞고 잘 했습니까?

◆최철한: 글쎄요. 생각이 잘 안 나서.

◇최영일: 가물가물 하시군요.

◆최철한: 주변 말을 들어보면 제가 말이 없고 집중력이 강한 아이였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최영일: 주변 분들의 회상에 의하면.

◆최철한: 예.

◇최영일: 최근에 발목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지금 건강은 괜찮으세요? 어쩌다 다치셨어요?

◆최철한: 최근에 다쳤는데요. 세계 대회 시합 앞두고 가볍게 운동 하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많이 큰 부상을 당했어요. 그래서 시합 전에 부상을 당해서 통증 있는 상태로 휠체어를 타고 바둑 두기도 했고요.

◇최영일: 휠체어 투혼. 그렇군요. 바둑 두실 때 무리는 없었어요?

◆최철한: 수술을 하기 전에는 통증이 많았어요. 그래서 집중하기가 힘들기도 했고, 실제로 바둑 두는데 신경이 쓰여서 결과도 좋지 않았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아무래도 바둑이 머리로 하는 것이긴 하지만, 몸의 통증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겠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최철한: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최영일: 다행입니다. 좀 지나기는 했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바둑과 관련이 있는 드라마였던 미생 이야기 한 번 여쭤볼게요. 그 드라마는 보셨어요?

◆최철한: 제가 드라마를 자주 챙겨보지는 않는데요. 미생이라는 게 바둑과 관련된 드라마기도 하고 이슈가 많이 돼서 찾아보기는 많이 찾아봤습니다.

◇최영일: 네. 거기 등장인물 주인공 장그래가 기원에서 프로 입단을 준비하다가 프로 기사가 못 되고 취직을 하잖아요. 이런 내용 보면서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바둑인으로서.

◆최철한: 바둑인으로서 현실적인 이야기인 것 같고요. 보면서 많이 공감되는 글도 많았고. 직장 생활 이야기지만 바둑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바둑과 관련된 어록도 많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고요. 재밌었던 것 같아요.

◇최영일: 자, 하지만 최 기사님은 1,000승 클럽도 이제 가입을 하셨고. 이제 미생이 아니라 완생 아닙니까?

◆최철한: 아직 완생은 아닌 것 같고요. 벌써 완생이라 하면 제 바둑 인생이 좀 허무할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도대체 몇 승 달성하면 완생이라고 인정하실 수 있겠어요?

◆최철한: 마음은 2,000승까지 하고 싶은데. 솔직히 현실적으로는 1,500승 정도가 목표인 것 같고요. 아직 가야할 길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은퇴하기 전까지는 미생으로 남고 싶습니다.

◇최영일: 은퇴하기 전까지는 미생이다. 그러면 돌을 놓으실 때 이제 완생이다. 이렇게 고백하시겠군요. 물론 이게 1,000승이다, 1,500승이다. 우리가 승의 숫자로 완생, 미생을 가릴 수는 없겠지만. 1,500승을 목표로 잡으셨으니까 2/3 정도는 오신 거네요. 자. 최 기사님 아내 분도 바둑 기사입니다. 윤지희 3단이 바로 아내이신 거죠?

◆최철한: 예. 바둑 기사로 활동하고 있고요.

◇최영일: 아까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하셨는데. 페어 바둑 최강전에 출전해서 우승한 경력도 있어요. 그러면 윤지희 3단, 아내 분과는 호흡은 잘 맞습니까?

◆최철한: 집에서 같이 있다 보면 많이 다투기도 하는 편인데요. 그런데 바둑판 앞에만 서면 이상하게 호흡이 또 잘 맞는 것 같아요.

◇최영일: 역시 바둑 커플, 바둑 부부군요. 그러면 집에서 부부 싸움, 다툼 하시다가 서로 양보가 없으면 ‘바둑판 가져와’, ‘바둑으로 승부를 가리자’ 이러시지는 않아요?

◆최철한: 아무래도 제가 바둑이 강하기 때문에 아내가 그런 부분은 덤비지 않고요.

◇최영일: 피해 가는군요.

◆최철한: 바둑보다는 말로 많이 이어가는 편입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말로 이기시는군요. 저는 바둑을 잘 두지 못합니다만, 그래도 보는 것을 즐기는데요. 참 유치한 질문 하나 드릴게요. 그러면 바둑으로 부인이 약하시면 혹시 부부 간에 알까기 이런 것은 안 하세요?

◆최철한: 알까기 같은 것은 어렸을 때 많이 했었는데. 할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최영일: 프로 기사로는 할 일이 없고. 오목 같은 것도 안 두시겠네요?

◆최철한: 네. 프로 기사들이 의외로 그런 것을 잘 할 기회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아마추어 분들이 접하기가 쉬우니까 많이 즐기시는데. 오히려 저희 프로 같은 경우는 바둑을 신성시 하게 생각하니까 오히려 장난이나 이런 것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렇죠. 바둑판과 흑돌, 백돌을 가지고 참 제가 유치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도 궁금해서요. 왜냐하면 말씀하신 대로 알까기는 기술과 운이지, 이게 머리와 지략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해가 됩니다. 자, 미생의 대사에 이런 게 있었어요. ‘누구나 자신만의 바둑을 둔다’. 유명한 대사인데요. 지금 최 기사님은 바둑 인생을 살아오면서 바둑을 통해서 어떤 인생의 교훈을 깨달았다고 생각하세요?

◆최철한: 어려운 질문 같네요. 사실 바둑 해오면서 느낀 것은 많은데 말로 설명하려 하니까……. 바둑이라는 게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게임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러다 보니까 바둑을 보시는 분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실 잔인하기도 한 승부의 세계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승부를 겪어오다 보니까 힘든 순간이 올 때나. 고난이 올 때 잘 넘어갈 수 있고,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렇죠. 마음도 다스려야 하고. 정말 말씀이 다……. 우리가 격투기 같은 것은 링에서 싸우거나 그러지만, 바둑은 폭력이 절대 오고가지 않지만 정말 냉정한 승부의 세계이지 않습니까? 자, 1,000승을 하셨어요. 1,000번을 승부를 이기신 거죠. 진 순간도 있으시겠지만. 자, 우리 최 기사님. 앞으로의 목표 뭡니까?

◆최철한: 앞으로 1,000승을 달성했고요. 1,500승도 달려가겠지만 당장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바둑도 세계 대회가 있거든요. 지금 한국, 중국, 일본. 이렇게 3국이 경쟁을 하고 있는데. 바둑 팬들에게 기쁨을 주려면 국가 대표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우승을 해서 국위 선양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최영일: 역시 한국의 바둑 대표다운 말씀 주셨고요. 한중일 삼국지에서 이겨서 세계를 재패하겠다. 이런 목표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최철한: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바둑 1,000승을 달성한 최철한 바둑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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