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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줄면 좋겠지만, 세림이법 충족 차량도 사고발생하는 실정" -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7-29 10:48  | 조회 : 507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사고 줄면 좋겠지만, 세림이법 충족 차량도 사고발생하는 실정" -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앵커:
통학버스의 안전규정을 대폭 강화한 일명 세림이법이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마치고 오늘부터 시행됩니다. 어린이 통학 환경, 어느 정도나 개선되고, 부족한 점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어린이안전학교 대표를 맡고 있는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허억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이하 허억):

앵커:
먼저 청취자 분들을 위해 세림이법의 내용이 뭔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허억:
네, 2년 전이죠. 청주에서 4살짜리 어린이 세림이가, 어린이 통학버스에서 내려서 그 앞으로 지나가는데, 그 내려준 차가 아이를 쳤죠. 그래서 목숨을 잃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때 이 세림이 아버지가 대통령에게 탄원서도 냈죠. 더 이상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탄원서도 내고, 사회적인 여론도 일면서, 어린이통학버스 관련 보호조항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이렇게 강화된 법이 세림이법입니다.

앵커:
세림이법이 오늘부터 시행되는데요. 이 법에 따라서 어린이 통학차량이 많이 개조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개조해야 하는 건가요?

허억:
우선 어린이 통학차량을 발견하면 모든 차량을 일단 정지해야 합니다. 특히 편도 1차로, 왕복 2차로 도로에서는 상대방향에서 오는 차도 일단 정지해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 차가 어린이 통학차량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노란 색으로 도색을 칠하고, 앞, 뒤에 경광등을 부착하고요. 또 어린이 체격에 맞춰서 발판 높이도 조정합니다. 또 차 내에 어린이용 안전벨트를 설치하고, 후방 카메라, 또 후진 경고음을 설치해서 뒤에 있다가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하고 있고요. 운전자와 인솔교사가 당연히 동승하도록 의무화 되었고요. 운전자와 인솔교사, 시설장까지 교육을 2년에 3시간씩 받도록 의무화 시켰습니다. 또 반드시 어린이 통학차량은 경찰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죠.

앵커:
오늘부터 시행이니까 오늘부터 적발되면 과태료 물게 되는 거죠?

허억:
그렇죠. 지금 이런 조항을 위반할 경우에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죠. 특히 기존의 어린이통학차량의 가장 큰 문제가, 7~80%가 지입제 차량이거든요. 지입제라는 건 학원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차주와 계약을 하고서 그 차주에게 얼마씩 지불하다보니까, 지입제 차량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으로 빨리 운행하려는 차들이 많습니다. 또 현행법상 불법이다보니까 경찰에 신고도 못하는 거죠. 신고가 안 되면 관리가 안 되는 거고요. 그런데 이번에 세림이법을 계기로 해서 이런 모든 차량은 경찰에 신고하도록 의무화 시켰다는 게 아주 좋은 점입니다.

앵커:
법에 맞게 차량을 제대로 개조했는지, 경찰에 얼마나 신고했는지, 이런 내용은 파악되고 있나요?

허억:
네, 현재 전체적으로 70.6%가 신고한 것으로 통계에 나오는데요. 초등학교, 특수학교는 92%, 유치원은 89%, 어린이집은 99%, 거의 100% 가까이 신고가 되었고요. 그런데 문제는 학원차량이 27%, 체육시설이 22%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학원차량, 체육시설 차량은 영세하다는 이유로 2년간 유예를 시켜줬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오히려 이런 차들이 사고 위험이 아주 높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십니까? 세림이법이 오늘부터 본격 시행되면, 어린이 통학 사고 좀 줄어들 것으로 보십니까?

허억:
글쎄요. 많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과연 얼마나 많이 줄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특히 올 29일부터 세림이법이 발효는 되었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경찰이 6개월 간 홍보계도하겠다고 해서 단속을 안 한 거죠. 그래서 세림이법이 발효는 되었는데, 계속 통학차량 사고가 나고 있습니다. 보통 1년에 2~4명 정도의 아이들이 사망했는데, 올해 벌써 4명이 사망했거든요. 더 큰 문제는 세림이법에 충족하는 차량들이 사고를 낸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강화된 법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법만 강화시켰지 법을 지켜야 할 운전자, 인솔교사, 시설장의 의식과 행동은 전혀 안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강력한 단속, 그리고 강한 교육이 요구됩니다.

앵커:
조금 전에 학원이나 체육시설의 15인승 이하 차량은 보행자 동승 규정이 2년간 유예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유예된 이유는 뭘까요?


허억:
우선 학원들이 영세하다는 것이죠. 속셈학원, 태권도학원, 이런 학원들이 영세하다보니까 이렇게 개조하려면 돈도 150~200만 원 정도 들어가거든요. 또 인솔교사를 두려고 하면 그 분에 대한 월급도 줘야하다 보니까 2년 간 유예를 시켜준 것이죠. 결국 이렇게 유예시킨 만큼 안전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 사실 큰 걱정입니다.

앵커:
일부 학원장들이 운전자에게 개조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허억:
그렇죠. 지금 사실 어린이집이나 학원이 소유하고 있는 차는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현재 속셈학원, 태권도학원 차량의 7~80%가 지입제 차량이거든요. 그래서 지입제 차량이다 보니까 학원에서 모든 걸 개조한 차량과 계약을 하려고 하다보니까, 실질적으로 개조 비용은 차주가 부담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 거죠.

앵커:
개조 비용이 많이 드나요?

허억:
150~200만원 가까이 되는데요. 문제는 요새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니까 너무 몰리는 겁니다. 여러 곳에서 하고는 있는데, 웃돈까지 얹어줘야 하는 상황까지 생기는데요. 사실상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다보니까 영세한 곳은 할 엄두도 못내는 것이죠. 그래서 보다 많은 차량이 개조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좀 지원을 해준다든가, 아니면 보험료와 연계시켜서 보험료를 조금 경감해준다든가, 이런 유인을 제공해준다면 보다 많은 차량이 개조하고 신고할 겁니다.

앵커:
영세한 사업자나 운전자에게 정부 보조금은 전혀 없습니까?

허억:
현재 전혀 없죠. 그런 상황이다보니까, 또 이런 영세업자들이 여러 군대를 운행해야 하다보니까 그만큼 과속운전을 할 위험이 아주 높습니다.

앵커:
앞서 운전자에 대한 안전교육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실제로는 학원장이 세림이법에 관심이 없다보니까 교육을 한 번도 못 받았다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허억:
그렇죠. 사실 지금 2년에 3시간도 교육이 너무 부족합니다. 적어도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내가 이런 사고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안전의식인데, 설마 사고가 나겠어 하는 안일한 의식이 문제거든요.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자격증을 따게하는, 그런 나라도 있고요. 또 자격 요건에 법규 위반 경력이라든가, 사고 경력이 있으면 아예 운전을 못합니다. 그만큼 양질의 대우도 잘 해주고 있고, 하나의 선생님 개념이죠. 그런데 우리는 운전 면허만 있으면 운전할 수 있거든요. 거기다가 이런 교육이 제대로 안 되면, 그만큼 사고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세림이법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뭐라고 보세요?

허억: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 차량 사고가 발생하면 이런 사고는 또 나거든요. 그래서 이런 사고 사례가 모든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태권도 학원, 속셈 학원, 이런 곳에 즉시 공유가 되어서, 운전자나 인솔교사, 심지어 부모님에게도 이런 내용이 전달되어서 자율적으로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유형과 예방법을 먼저 숙지하신 뒤에, 철저하게 교육시켜주시고요. 운전자에게도 이런 내용을 알려주셔서 안전 운전 할 수 있도록, 운전자가 마음의 여유만 가지고 운전하면 사고 위험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을 적극 당부하고 노력하는, 그래서 뭔가 크로스 체킹 할 수 있도록, 다자간 노력하는 시스템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허억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허억: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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