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서울 곳곳 풍성한 문화행사, 앤디 워홀 라이브 전 등" - 이주헌 미술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7-08 10:13  | 조회 : 502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서울 곳곳 풍성한 문화행사, 앤디 워홀 라이브 전 등" - 이주헌 미술평론가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최근 메르스 여파로 각종 문화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습니다만, 서울시가 여름 방학과 휴가철인 7월을 맞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들을 마련했습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주헌 미술평론가(이하 이주헌):
네, 안녕하세요.

앵커:
7월에 들어서면서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데, 대표적인 전시회 몇 가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주헌:
네, 우선 모딜리아니 전이라고요. 사람을 길게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이죠. 모딜리아니 전이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고요. 이탈리아 신 표현주의 화가인데요. 산드로 키아라는 화가가 역시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덴마크 패션 디자이너인 헨릭 빕스코브 전이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요. 그리고 DDP에서는 앤디워홀 라이브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디에고 리베라 순회전, 그리고 소마 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 전, 이런 전시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앤디 워홀은 20세기 서양미술의 거장으로 유명한데, 이들의 전시회를 자세하게 소개해 주시죠.

이주헌:
네, 디에고 리베라는 멕시코의 국보와 같은 화가입니다. 멕시코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까지 아주 명성을 떨친 화가인데요. 멕시코의 전통, 신화, 그리고 현실을 소재로 해서 유럽 미술과 잘 조화시켜서 벽화운동을 일으킨 사람입니다. 그래서 20세기의 아주 위대한 예술가 중에 한 사람으로 꼽히는 사람이고요. 프리다 칼로는 리베라의 부인입니다. 둘이 멕시코 미술을 아주 드높였는데요. 특히 프리다 칼로는 여성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특히 멕시코 인으로서 유럽과 멕시코, 두 문화의 긴장이나 조화, 이런 것들을 조명하면서, 아주 감성적이고 자기 삶은 독백처럼 잘 풀어내서, 20세기 최고의 여성 화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미술가입니다. 이 두 사람의 전시가 나란히 열린다는 것이 반가운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팝아트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앤디 워홀의 이번 전시회는 특별한 게 있다면서요?

이주헌:
네,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장르하고 주제가 다 망라해 있습니다. 그리고 전시 구성도 굉장히 특이한데, 앤디 워홀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잘 하는 게 가장 환상적인 예술이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보통 미술하고 비즈니스는 아주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가치를 뒤집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앤디 워홀의 철학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가 구성되어 있고요. 또 흥미로운 것은 최초의 컴퓨터 아트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이번에 처음 공개됩니다. 앤디 워홀이 컴퓨터 아트를 했다는 것은 이전까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었는데요. 최근에 발표되었습니다. 최근에 아미가 컴퓨터라는 옛날 컴퓨터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해상도나 이런 것이 굉장히 떨어지죠. 6만 화소 정도 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그게 앤디 워홀의 플로피 디스크에 담겨 있었고, 그 디스크를 리트로 컴퓨팅이라고 하죠. 지금은 운영체계와 프로그램이 다 사라졌는데 그것을 다시 복원해서 발굴해 낸 것입니다. 그래서 앤디 워홀 매니아들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바로 그 최초의 컴퓨터 아트라고 할 수 있는 작품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앤디 워홀로 인해 새로운 분야로 자리 잡은 것이 팝아트인데요. 정확하게 어떤 장르로 이해하면 될까요?

이주헌:
네, 팝아트라고 하면 매스미디어라든지, 현대 산업 생산품들, 광고, 이런 것들을 소재로 한 미술을 가리키는데요. 아시다시피 현대사회는 산업화 되고, 매스미디어가 굉장히 발달한 사회 아닙까? 예전에는 화가들이 산을 그리고, 숲을 그리고, 물을 그렸는데요. 그게 바로 사람들을 둘러 싼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에는 고층빌딩, 매스미디어, 대량생산품들, 백화점, 아울렛, 마트, 이런 것들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삶을 보여주려면 더 이상 산을 그리고 숲을 그리는 게 아니라, 바로 이런 대량생산품,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를 그려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 팝아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중 최고의 화가가 앤디 워홀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앤디 워홀' 하면 마릴린 먼로나 마이클 잭슨 같은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는데요. 그가 그린 유명인들의 초상화가 현대 초상화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까지 평가받는다고요?

이주헌:
네, 사실 초상화는 20세기 들어서 굉장히 힘을 잃고 사라지는 단계에 있었습니다. 왜냐면 추상화가 나오고 우리가 볼 때 굉장히 낯설고 난해한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지 않습니까? 유명한 콜렉터들이 그런 작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하면서, 집안에 예스러운 초상화를 걸어놓았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현대 인테리어 디자인하고도 잘 안 어울리고요. 그러다보니까 초상 사진은 걸어놔도, 초상화를 주문하는 콜렉터는 굉장히 줄어들게 되었는데요. 그런데 앤디 워홀이 그런 콜렉터들의 사진을 찍어서 실크 스크린으로 아주 모던한, 그리고 굉장히 팝 문화가 들어나는 초상화들을 만들게 되면서, 그런 것들은 집에 걸어 놓아도 현대 인테리어하고 너무 잘 어울리고, 다른 작품들하고도 매우 잘 어울리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된 거죠. 그래서 앤디 워홀이 그린 초상화만도 수천 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여러 유명인 중에서도 특히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앤디 워홀이 마릴린 먼로를 자기 작품의 모델로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이주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앤디 워홀의 마케팅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마릴린 먼로가 1962년에 죽지 않습니까? 그래서 각 신문에 아주 큰 기사가 나게 되는데, 그때 워홀은 신문 기사를 보면서 죽은 마릴린 먼로가 살아있을 때보다 더 많이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소비될 거라는 걸 직관적으로 느낍니다. 그래서 나이아가라라는 영화에 출연했던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영화사로부터 사서, 그걸 이용해서 작품을 만듭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관심이 많을 때, 아주 유명한 여배우인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가 팝아트로 나오면서 사람들이 굉장히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앤디 워홀은 마릴린 먼로 뿐 아니라 엘리자베스 테일러 초상화를 만들 때도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헐리우드 배우 사상 최초로 게런티 100만 달러를 넘게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보도가 신문을 보도하고, 리처드 버튼과 연애하면서 보도가 되고, 이럴 때 초상화를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현대인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췄고, 그것을 마케팅에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마케팅 자체가 예술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초상화들을 많이 만듭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장사 수완이 뛰어났네요.

이주헌:
네, 그러니까 전통적인 예술가 관념하고는 다른데요. 앤디 워홀의 생각은 경제적 가치가 예전처럼 문화적 가치와 떨어져 있는 시대가 아니라 같이 가는 시대가 자본주의 시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술적인 가치가 뛰어나면 경제적 가치가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경제적 가치가 높으면 거기에 또 문화적 가치가 발생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다른 예술가들은 관심 갖지 않았던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두고, 그걸 문화적인 가치로 승화시킨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앤디 워홀 전시회에서 꼭 봐야할 작품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이주헌:
네, 앞서 말씀드린 마릴린 먼로를 비롯해서, 중국의 마오쩌뚱을 그린 작품이 있고요. 또 ‘달러 사인’이라고 해서 달러 이미지를 그린 것, 그리고 캠벨 수프 깡통 연작, 해골, 전기의자, 이런 것들은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주헌 미술평론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주헌: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