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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ISS 보고서는 바보 같은 분석, 볼 가치 없다“-신장섭 교수(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7-06 18:01  | 조회 : 5493 
[생생인터뷰]"ISS 보고서는 바보 같은 분석, 볼 가치 없다“-신장섭 교수(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신장섭 교수(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김윤경>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보고서를 낸 ISS, 어떤 곳인지 그리고 보고서의 내용은 어떤지 알아보겠습니다. 미국계 의결권 자문 회사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밝힌 보고서를 지난주에 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약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 이런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ISS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과 또 앞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서 자세히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전화로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님을 연결했습니다. 신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신장섭 교수(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이하 신장섭)> 예. 안녕하세요.

◇김윤경> ISS가 지난주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보고서를 발표했잖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좀 설명을 해주시죠.

◆신장섭> 엘리엇 주장과 똑같은 거죠. 합병 비율이 잘못 됐다, 그 다음에 주식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 고쳐라. 이런 내용이 핵심입니다.

◇김윤경> 비율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던가요?

◆신장섭> 예. 엘리엇만큼 실제 한 것은, 삼성이 발표한 것은 1 대 0.35였는데. 엘리엇은 1 대 1.6이 공정하다. 그런데 거기서는 1 대 0.95, 거의 1 대 1 정도가 적정하다. 이런 식으로 했는데. 그 적정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국내에서는 자산 가치를 해서 합병 비율을 정할 재량권의 여지가 없습니다. 국내법하고 외국법하고 다르거든요. 국내법은 시장 가격만 사용을 하게 돼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보고서에서 제일 문제가 있는 것은 한국 주식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바보로 취급한 겁니다.

◇김윤경> 바보로 취급했다는 것은 우리…….

◆신장섭> 그러니까 거기 외국인 투자자들도 있고, 국민연금도 있고, 국내 기관 투자가들도 있는데 전부 다 바보로 취급한 겁니다. 그게 무슨 얘기인가 하면. 시장 반응이라는 내용에서 보면 발표 당일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각각 15%씩 올랐는데.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사실은 인정하면서 그런데 그것은 합병에 대한 아무런 프리미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는 겁니다. 그런데 합병 때문에 발표했는데 합병의 어떤 긍정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 아닙니까.

◇김윤경> 그렇게 얘기를 했나요?

◆신장섭> 보고서에 정확하게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선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하나도 없고 그 대신 자산 가치로 했을 때는 뭐가 어떻다 저렇다 하는데. 이 주가가 왜 움직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만 제대로 된 보고서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주식 시장이 그렇게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15% 올랐다면. 설명은 없는데 해석은 둘 중 하나거든요. 하나는 주식 시장 참가자들이 전부 다 바보든지, 일부 바보가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나머지도 다 바보라서 주식을 팔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니까 전부 다 바보다, 라는 이야기고. 아니면 삼성이 그렇게 전지전능해서 한국 주식 수장을 그렇게 오래도록 두 회사 주가를 15%, 20% 올라간 선에서 한 달 넘게 끌고 가고 있다, 라는 이야기밖에 안 돼요. 그게 어떻게 설명이나 됩니까? 제가 보기에는 시장 가격에 대한 설명이 하나도 없으니까 기본적으로 그쪽의 메시지는 뭔가 하면. 한국의 주식 시장이 바보다. 제가 보기에는 그 분석 자체가 정말 바보 같은 분석입니다.

◇김윤경> 아, 분석 자체가 설득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해석을 하겠습니다.

◆신장섭> 그렇죠. 시장 움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시장 움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주 회사 프리미엄입니다. 삼성 그룹의 지주 회사가 되니까 계속 제일모직의 주가가 오른 거고. 삼성물산은 그 지주회사의 프리미엄에 편승을 하니까 삼성물산의 주가가 오른 거고. 프리미엄이 있으니까 주가가 오른 거지, 어떻게 프리미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이 아주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이따위 얘기를 합니까? 제가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볼 가치조차 없는 거죠.

◇김윤경> 그 다음으로 좀 넘어가 볼게요. 그러면 지금 1 대 0.95, ISS가 제일모직을 1로 보면 삼성물산은 0.95 정도로 봐라. 거의 1 대 1로…….

◆신장섭> 삼성물산 주가가 3배 정도 더 올라가야 된다는 얘기인데.

◇김윤경>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 돼있고, 삼성물산은 저평가 돼있다는 엘리엇의 주장을 되풀이 했거든요. 그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신장섭> 아니, 그런데. 고평가다, 저평가다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똑같이 시장 참가자들 바보 취급하는 겁니다.

◇김윤경> 역시요?

◆신장섭> 그렇죠. 저평가 돼있다고 하면 다 똑똑한 주식 시장 참가자들이,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사죠. 저평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주식 시장에서 소수입니다. 고평가를 주장하는 사람도 소수고요. 다수가 저평가 아닌 것 같다 하니까 그 가격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 어떻게 저평가가 그렇게 오래 가고, 고평가가 그렇게 오래 되는 것이, 그게 맞는데 그렇게 오래 갑니까? 한국 주식 시장을 완전히 후진 시장으로 보든지 아니면 있는 사람을 전부 바보로 취급하든지,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조작하는 나쁜 사람들로 보든지. 그 이유밖에 안 돼요.

◇김윤경> 그러면 교수님. ISS 보고서는 완전 엉터리였나요?

◆신장섭> 저는 완전 엉터리라고.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ISS의 태생과 현재 성격을 보면 당연히 엘리엇 주장을 맞든 틀리든 편을 들 수밖에 없습니다.

◇김윤경> 오늘 제가 교수님 칼럼 제목을 봤는데. ISS는 투자자들의 UN이 아니다. 이런 제목의 칼럼을 쓰셨더라고요.

◆신장섭> 예. 그렇죠. 이게 투자자들이 무슨 결성을 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의 필요에 따라 서비스를 하는 개인 회사입니다.

◇김윤경> 그러니까 민간 회사라는 얘기죠.

◆신장섭> 그렇죠. 회사인데. 그 회사가 왜 필요한가 하면 펀드 매니저들이 워낙 많은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니까 주주총회에 다 못 가지 않습니까? 자기들이 알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그것을 대신 해주는 회사로 서비스를 하는 건데. 그런데 그 회사 일단 태생을 보면. 제일 처음에 모건스탠리라고 하는 투자 은행이 자기네 산하 기관으로 갖고 있었어요. 자기네 고객 서비스도 하고 영향력도 행사하고. 그런 걸로 하다가 2014년부터는 베스타 캐피털이라고 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스타 캐피털이라고 하는 데는 1988년에 만들어 졌는데. 어떤 사람들이 만들었냐면 기업 사냥꾼이라는 얘기 들어보셨죠? 퍼스트 보스턴 은행이라고 기업사냥꾼들이 제일 많이 활약을 하던 은행인데. 그게 크레디트 스위스에 합병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매니지먼트 바이아웃, 레버리지 바이아웃, 그 팀이 나와서 만든 회사입니다. 그 회사가 갖고 있는 투자 철학은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갖고 있는 것과 똑같습니다. 회사의 가치를 사업을 통해서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자산을 이리 찢고 저리 찢고 나눠서 그냥 주식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 그래서 그것으로 이익을 얻겠다는 것인데.

◇김윤경> 그리고 나서 엑시트를 하는 거죠? 차액을 실현하고.

◆신장섭> 그렇죠. 앞으로 더 여지가 있다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야 그 때 가서 판단하는 거고. 그런데 그 사람들의 투자 철학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투자 철학은 다릅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게 비즈니스 그룹이 3세 경영이 됐건, 뭐가 됐건 간에 이쪽은 사업 자체를 잘 하게 해서 그것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게 하는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고. 그쪽은 사업 잘 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관심 없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철학이 충돌할 경우 이 ISS라고 하는 기관이 이쪽의 소유가 돼있습니다. 그러면 누구 편을 들겠습니까? 초록은 동색이라고 자기편에 있는 사람을 들죠.

◇김윤경> 그래서 엘리엇 편을 들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신장섭> 그렇죠. 소유 구조를 봤을 때는.

◇김윤경> 그러면 ISS의 의견을요.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라고 우리가 부르는, 투자은행이나 이런 데에서 많이들 사서 보잖아요? 공신력이 있으니까…….

◆신장섭> 그거야 투자자들이 투자 결정할 때 얼마나 많은 자료를 읽습니까? 그 중의 하나라고 보면 되고.

◇김윤경> 공신력이 전혀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신장섭> 공신력이라 하는 부분도 투자자들이 다 똑똑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자기네 판단을 그쪽 ISS에 다 맡기겠습니까? 그러니까 펀드 매니저들 중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 이 주식을 굉장히 오래 갖고 있었다. 혹은 자기가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 중에서 이게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럴 경우에는 자기가 그 회사에 대해서 잘 알죠. 그러면 주주총회 의안이 나왔을 때 자기가 판단을 내린단 말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작다든지 쳐다 볼 시간도 없고, 쳐다보기도 싫으니까 그 쪽 의견을 그냥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

◇김윤경> 그러면 신 교수님. 결국은 이 얘기로 질문을 또 드려야 될 것 같은데. ISS의 보고서가 엉터리다, 아니다. 이것도 지금 판단에 굉장히 중요한 얘기이긴 하지만요. 결국은 이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해도 되느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거든요. 그러면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신장섭>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그것은 엘리엇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니까. 그 다음에 그 선에서 투자자들이 판단을 하는 거죠. 국내 투자자들도 마찬가지고. 저는 국민연금이 ISS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기들이 판단을 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왜요?

◆신장섭> 아니, ISS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 주는 것이고 그 입장이 거의 다 정해져 있거든요. 헤지펀드와 일반 사업하는 데랑 붙어있으면 헤지펀드 쪽의 입장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그런 것들이 이미 미국이나 캐나다, 유럽에서 이런 의결 자문사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것들이 계속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도 몰랐다는 얘기인데. 국민연금이야 삼성물산 이 건은 굉장히 큰 건이고, 자기들도 잘 아는 건인데. 그러면 자기들이 여러 가지 기준이 있거든요. 거기에 따라서 판단을 하면 되지. 엘리엇의 주장을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99% 되는 곳의 의견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엘리엇 얘기 다시 듣는 건데.

◇김윤경> 그렇군요.

◆신장섭> 국민연금이 ISS의 의견을 들을 가치는 추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그러면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해야 될지에 대해서도 지금 신 교수님은 답을 주신 것 같은데요?

◆신장섭> 그렇죠. 국민연금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보기엔 일반 기관 투자가들은 자기네 투자 수익만 보면 되는 것이고. 국민연금은 투자 수익 + 국익도 같이 봐야 합니다. 일단 국익 빼고 투자 수익률만 봤을 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서 각각 20%씩 벌었는데. 한 달 사이. 투자 수익이란 면에서 합병을 반대할 근거가 있습니까? 저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김윤경> 그러면 그게 3세 승계를 위한 작업 중의 하나다, 라는 의견도 지금 제기가 되고 있잖아요.

◆신장섭> 아니요. 후계 승계건 뭐가 됐건 간에 일단 이익이 났는지, 안 났는지를 보고. 손해가 났다고 하면 내가 후계 승계 때문에 손해를 봤으니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죠.

◇김윤경> 그렇게 보시나요?

◆신장섭> 그럼요. 이익을 봤는데 후계 승계 때문에 20% 받는 걸 나는 이걸 없는 것으로 치고 100%, 200% 벌어야 하니까 이거 잘못된 것이다. 그렇게 투자기관이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저쪽 엘리엇 같은 경우에는 회사를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도 자기네들 수익을 높이겠다고 하니까 자기들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지만. 기관 투자가들이 투자 철학을 다 다르게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국민연금과 같은 연금은 그런 쪼개고 팔고 하는 그런 데가 아닙니다. 회사가 잘 성장해서 주가가 계속 올라가기를 원하는데. 그렇다고 관계없는 방식으로 했을 때 더 고수익이 있다고 해서 반대를 해야 된다. 이것이 저는 얘기가 안 된다고 보고.

◇김윤경> 빨리 반대를 했었어야지 된다는 의견까지 저희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금 다 돼서요. 감사합니다.

◆신장섭> 예.

◇김윤경>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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