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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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던 딸 지아, 엄마에게 항상 붙어있던 체온이 가장 그리워...“-단원고 정지아 양 어머니 (지영희 씨)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16 20:46  | 조회 : 4208 
정면 인터뷰 3.
“친구 같던 딸 지아, 엄마에게 항상 붙어있던 체온이 가장 그리워...“-단원고 정지아 양 어머니 (지영희 씨)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4/16 (목)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1년 전 오늘,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는 304명의 승객과 함께 침몰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는데요. 그 중 엄마와 편지를 주고 받고, 시와 소설을 즐겨 쓰던 여학생이 있었습니다. 단원고 2학년 2반 정지아 양입니다. 지아 양이 남긴 글은 ‘4월의 편지’라는 책으로 출간이 됐는데요. 정지아 양의 어머니, 지영희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단원고 정지아 양 어머니(지영희 씨)(이하 지영희):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어느새라고 느끼실지 모르겠는데. 작년 4월 16일 이후,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영희: 지금 분명 1년이 흘렀지만, 저한테는 어떻게 1년이 지나갔는 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참담하고 암울하게 1년을 보냈어요.

◇최영일: 어머니, 건강은 좀 어떠세요? 유가족 분들이 아프셔도 병원을 제대로 찾지 못하신다는 소식을 오늘 들었습니다.

◆지영희: 네. 병원에는 몸이 안 좋아서 가긴 갔었는데, 그냥 모든 게 스트레스나 신경성이라고 그러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병원은 안 다니고 있어요.

◇최영일: 그러셨군요. 지아 양은 어떤 딸이었어요?

◆지영희: 지아는 저한테 정말, 너무 개구쟁이고, 그런 너무 이쁜 딸이었어요. 그리고 저한테는 속깊은 언니처럼 따뜻하고. 서로 고민을 대화로 푸는 언니 같은 딸이었어요.

◇최영일: ‘4월의 편지’라는 책을 보니까, 어머니와 주고받은 편지가 굉장히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모녀 사이가 유독 각별했던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따님이 같이 사시는데,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지영희: 지아가 사춘기가 오면서, 서로 말로는 얘기가 안 되는 것을 제가 글로 써서 보내 주고, 서로 답장을 하면서 서로 통하게 되고 마음을 알게 되는 것을 느꼈었어요. 그래서 제가 일나갈 때나 편지를 써 놓고 가면 답장을 하고. 이러면서 서로 교감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편지가 참 좋은 것이구나. 그러면서 서로가 아팠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그러면서, 서로 계속 몇 년 씩 편지로 같이 대화를 했어요.

◇최영일: 그러면 말로도 하고, 글로도 하고. 따님하고 특별히 더 깊은 관계셨을 것 같은데요. 이 책에서 보니까 편지도 그렇고. 시도 있고, 소설도 있고. 지아 양이 어린 나이에 정말 글을 많이 썼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따님 글을 책으로 엮을 생각을 하셨습니까?

◆지영희: 사고가 난 이후로 제가 편지나 소설 쓴 것을 보게 됐어요. 그것을 보면서 제가 간직만 하고 있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우연찮게 김순천 작가님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작가님께서 한 번 보여달라고, 읽고 싶다고 그러셔서 김순천 작가님한테 지아가 쓴 글을 보여줬더니, 작가님께서 이것은 지아 어머님께서 혼자 간직하고 계시는 것 보다는 여러 사람들한테 책으로 써서 알려줌으로써, 공감하게 되고. 그러면서 책으로 한 번 내보실 의향이 없냐고 그래서 고민 끝에 제가 책으로 낼 결정을 하게 됐어요.

◇최영일: 작가님도 아마 지아 양의 재능을 발견했으니까, 그렇게 책을 내자고 말씀을, 제안하셨을 것 같고요.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분들이면 독자 모두 같은 생각일 것 같습니다. 지아 양은 커서 뭐가 되고 싶다, 이런 장래희망을 어머니께 털어놨었나요?

◆지영희: 처음에는 자기가 역사나 국사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박물관이나 이런 데 가서 보고, 자기가 또 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 박물관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그러면서 글을 쓰면서도 작가도 해보고 싶고, 박물관 큐레이터도 해보고 싶다. 그래서 네가 하고싶은 것을 해라. 제가 그랬죠. 그랬더니 박물관 큐레이터의 직업에 대한 매력을 되게 느꼈나봐요. 그러면서 시험도 보게 돼서 자격증도 따고 싶다고 해서. 엄청 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최영일: 그럼 큐레이터니까 역사, 또 박물관 관련해서 미술도 그랬을 것 같고. 글도 잘 썻고. 정말 사랑스러운 따님이셨을 것 같은데. 어제 추모문화제가 있었죠. 거기서 어머님 지아양 편지 낭송하셨다는 얘기 들었는데요.

◆지영희: 제가 어저께는 팽목항에 가서 배를 타고 세월호 자리에 가서 헌화를 하느라 편지 낭독을 못 했고요. 제가 작가님들께서 답글을 써 달라고, 작가님들께서 낭독하신다고 하셔서 제가 글을 써서 보내는 드렸어요.

◇최영일: 그러면 어머님이 낭송하시진 못했지만, 아무래도 작가님들이 대독을 하셨겠군요. 어제 오늘 비도 내려서, 우리 아이들이 아마 우리와 교감을 하나 보다, 라는 느낌을 국민들이 받으셨을 겁니다. 어머님 생각에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지아 양 글을 읽고, 또 들을 수 있어서 지아 양도 하늘에서 좋아하겠죠.

◆지영희: 네. 오늘 그렇지 않아도 하늘 공원에 갔었는데 비가 많이 왔어요. 그래서 같이 간 유가족 엄마께서 아이들도 슬퍼서 우나보다고.

◇최영일: 아마 다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1년 전에, 바로 1년 전이었는데요. 지아 양. 수학여행 떠나던 생각 나세요? 지아 양이 당일 날 수학여행을 가기 싫다고 했었던가요?

◆지영희: 네. 이상하게 수학여행 가기 며칠 전부터 애가 우울해 했어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이렇게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하고. 가고 싶어서 들떠하는 모습 보다는 우울해하고 침울해 해서 내가 수학여행을 가면 기분이 달라질 테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이왕 가는 것 갔다 오라고 달랬어요. 그랬더니 자기도 알았다고는 하는데, 수학 여행 가기 당일 날 지아가 물건을 놓고 간 게 있어서 제가 갖다 주려고 학교를 갔었어요. 갔었는데 울더라고요. ‘엄마. 나 안 가면 안 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얘가 친구들하고 사이가 안 좋아서, 그게 걱정 돼서 그러나 싶어서. 친구들과 갔다 오면 좋은 추억도 생기고, 엄마도 수학여행을 다녀왔지만 그게 평생의 추억으로 남더라. 가면 괜찮아 질테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가. 그렇게 보내기는 했는데, 저도 보내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안 좋았어요. 안 좋았는데. 생존자 친구들 얘기를 나중에 들어보니까, 지아가 가서는 재밌게 놀고, 또 사진도 많이 찍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최영일: 정말 가슴 아픈 얘기인데요. 세월호 당일 침몰하고 지아 양은 며칠 만에 찾게 되셨습니까?

◆지영희: 9일 만에 지아를 찾았어요.

◇최영일: 저희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을 겪으신 것인데요. 그 9일,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 어머님 어떻게 버티고 계세요?

◆지영희: 그 9일 동안은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도 안 나고. 그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정말 악몽의 시간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아이들 이름이 불리는 게 너무 싫었어요. 혹시 지아 이름이 불릴까봐 겁이 나고.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면서는 우리 애 이름이 안 불릴까봐, 그게 겁이 났어요. 그래서 9일 만에 찾아서 올라왔는데. 올라와서도 정신도 없었고, 그냥 눈물로 계속 보냈어요.

◇최영일: 지금도 매 순간 따님이 그리우실 건 저희가 말씀 드리나 마나지만. 혹시 요즘에 지아 양의 어떤 모습이 많이 생각이 나십니까?

◆지영희: 지아는 잠 자기 전에 제가 항상 옆에서 재워줬던 습관이 있어요. 잠을 잘 때 항상 엄마를 부르고, 잠이 들 때까지 제가 옆에 있어줘야 하는 습관이 있는데. 지금도 제가 지아 십자수를 놓아서 지아를 안고 자요. 그 베개를 내가 안고 자면서, 그 때 자던 그 모습이 너무 지아의 냄새, 지아의 체온이 너무 그립고. 그게 너무 그립습니다.

◇최영일: 어머니. 지아 양 2학년 2반이라고 아까 말씀 드렸거든요. 지아 양과 친했던 친구들. 거의 구조되지 못했다고 들었는데요. 아직 시신 수습되지 않은 다윤 양도 같은 반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지영희: 다윤이가 아직 지금 안 나왔는데. 오늘도 다윤이 엄마도 팽목항에 계시거든요. 그런데 오늘 또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최영일: 그동안에도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이시라는 얘기 들었었는데요. 그 사이 팽목에 내려가신 것이군요?

◆지영희: 네. 다윤이 엄마께서 몸도 안 좋으신데, 그렇게 매일 1인 시위를 하고, 그러는 것도 사실은 건강에 상당히 안 좋은데. 인양을 하기 위해서, 자기 딸을 찾기 위해서는 해야 된다고. 우리가 만류하는데도 계속 하세요. 그런데 이번 1년이 다가오니까, 팽목에 어저께 같이 가서 다윤이 엄마 뵜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 보이셨는데 오늘 쓰러지셨다고 연락이 와서. 많이 걱정이 되요.

◇최영일: 지금 많은 국민들이 위로와 공감, 이야기 하지만 사실 그동안 많이 유가족 분들 이야기 들어왔습니다만. 그 아픔을 겪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요. 다른 유가족 분들하고 어머님들끼리 뭉쳐서 힘도 되고 그러시나요?

◆지영희: 그럼요. 유가족들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서로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남들하고 얘기를 하면, 그 분들은 이해를 해주시고 많이 위로도 해주시지만, 저희는 같은 유가족들끼리 같이 앉아서 얘기하고, 울고, 웃고 그러는 것이, 다른 사람들 만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위로가 돼서. 지금을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그런 관계가 됐어요.

◇최영일: 어머니 말씀 들으면서 너무. 저도 딸이 있습니다. 이제 대학 간 딸인데. 고등학교 때 생각도 많이 나고요.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하나 더 여쭙겠습니다. 지금 지아 양 어머님, 그리고 유가족 분들. 바라는 게 있다면 이 방송에서 한 말씀 주세요.

◆지영희: 네. 저희가 진짜 바라는 것은 시행령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주시고.

◇최영일: 지금 전면 철회 요구하고 계시죠.

◆지영희: 네. 그리고 인양도 할 듯 말 듯 하지 마시고, 제발 인양을 하겠다고 선언을 해주셨으면 그리고 인양이 돼서, 진실 규명이 돼서 우리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좀 밝혀주셨으면 하는 게 저희 간절한 소망이에요.

◇최영일: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정말 한 마디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힘 내시고요. 아이들 생각하시면서, 건강하게 버텨주시기를. 국민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말씀 올리겠습니다.

◆지영희: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단원고 정지아 양 어머니, 지영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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