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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 빚내서 몸집불리던 박삼구회장, 절체절명 벼랑끝 금호인수작전! 정재계 물밑작업 라인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4 19:38  | 조회 : 62805 
앵커:
0.01%의 대기업, 그들만의 뒷이야기를 살펴보는 시간이죠?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곽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예,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은 금호산업 인수 합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반기의 M&A 최대 매물로 꼽히고 있는데, 일단 금호산업이 어쩌다가 인수 합병 대상이 됐는지 이것부터 좀 짚어볼까요?

곽정수:
금호그룹은 승자의 저주로 유명하잖아요? 2006년에 대우건설을 인수해서 덩치를 키우는데 성공했는데, 그 당시 재계 10위권 밖에서 단숨에 10위권 안으로 진입을 했죠. 그리고 박삼구 회장이 수년 내에 재계 5위 내 진입할 것이라고 공언을 했는데, 이 M&A 성공이 재앙으로 돌변한 거죠. 대우건설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수를 했는데요. 당시 시장에서는 적정가격 3조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실제 인수 가격은 6조로 훌쩍 넘었어요. 더욱이 이 인수자금이 자체 여유자금으로 된 게 아니라 외부에서 빚을 얻은 거죠. 4조원 이상이나. 그런데 요새는 외부에서 빚을 얻으면 거기에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야 돼요. 투자자들이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 시 손실을 보게 되는데 거기에 대해서 보존 약속을 했는데, 불행히도 대우건설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서 수조원대 자금 압박을 받게 되었고 이걸 견디지 못해서 결국 워크아웃 신청을 했죠. 채권단이 당시에 박 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잡으면서 경영위기를 타개하라는 책임을 부여했어요. 그래서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져서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채권단이 출자 전환으로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박 회장한테 주기로 그 때 약속을 했죠. 그래서 이번에 지금 완전히 워크아웃을... 조건부 졸업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금호산업 워크아웃 조건부 졸업에 따라서 산업은행 채권단이 갖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게 된 거죠, 이번에.

앵커:
빚 내서 몸집을 키우다가 수익률을 못 내니까 결국은 마이너스가 되고 부담스러워진 그런 상황이 된 건데요.

곽정수:
그렇죠. 승자의 저주라고 하죠.

앵커:
그러면 지금 인수 적격자로 꼽힌 회사는 어디가 있습니까?

곽정수:
지난 달 25일 날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5곳인데요. 호반건설이라고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건설사고요. 나머지 네 곳은 사모펀드에요. MBK라는 곳도 있고 IBK, 또 IMM, 자베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신세계 포함해서 6곳이 신청했었어요. 신세계는 아시다시피 유통업계의 강자인데, 굉장히 관심이 많았죠. 그런데 이쪽이 접수한 바로 뒤에 스스로 철회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그 배경을 놓고서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처음부터 인수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경쟁 그룹인 롯데그룹의 참여를 견제하기 위해서 의향서를 접수했다가 롯데가 불참한 것을 확인하고는 자기도 빠진 것으로 그렇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정을 보면 지금 5주간의 실사를 마친 뒤에 4월 중하순에 본입찰을 하고요. 여기서 가장 높은 인수희망가격을 제출한 인수후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이 돼요. 그러면 2단계로 이 가격,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장 높은 가격에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주식을 인수할 거냐를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선매수권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박 회장이 그 가격에 인수를 하면 금호산업 주식이 박 회장에게 넘어가는 것이고, 만약에 인수할 여력이 안 되면 우선협상대상에게 넘어가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면 인수참여자들이 가장 높은 가격이 우리가 1조원에 인수하겠다, 라고 내 놨는데 우선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이 그래 좋다, 1조에 우리가 사겠다, 하면 이게 이루어지는 거고 우리는 할 수 없다, 라고 하면 그 1조를 적어 낸 참여업체가 인수를 하게 되는 거군요?

곽정수:
그 쪽이 인수협상을 하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앞서서 호반산업, 그리고 4개의 사모펀드가 인수 의향을 밝혔다고 말했는데, 보통 이런 M&A를 할 때, 특히 물량이 큰 것을 할 때는 그 업체에서 일종의 목적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인수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점이 좋을 것이다, 라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떤 이유들을 볼 수 있을까요?

곽정수:
우선은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이에요. 즉 금호그룹이 재계 17위에 연간 매출액 17조 규모인데, 이 금호그룹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계열사가 금호산업이 주식을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다시피 2대 국적 항공사 중에 하나잖아요. 대한항공과 함께... 그리고 아시아나항공 밑에 에어부산이라든가 금호터미널이라든가 다른 계열사들이 딸려 있어요. 그래서 지금 보면 이런 계열사들이 전국에 10개 이상 되는 지역의 버스 터미널을 갖고 있고, 또 서울 광화문에 사옥이 있고, 골프장도 두 곳 갖고 있고, 베트남에도 복합빌딩이 있고,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아시아나항공 자체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항공사업에 딸려 있는 면세사업이라든가 물류사업이라든가 기내식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금호산업, 누가 인수하는 게 이치에 맞겠느냐? 본인이 이것은 인수해야 된다, 굉장히 강력하게 의사를 밝힌 건데 이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보십니까?

곽정수:
지금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금호그룹이 창업된 게 1946년이에요. 박인천 회장이 창업을 했는데 지금 박삼구 회장의 부친이죠. 원래 이게 택시회사로부터 시작되었거든요. 지금 내년이 70주년이 되는데, 박삼구 회장 일가 입장에선 이 금호그룹을 계속 지키느냐, 아니면 손에서 놓느냐 하는 그런 기로에 선 거죠. 그래서 박 회장 입장에서는 지금 올인 작전, 필사적인 자세인 것 같고요. 그건 얼마 전에 인수 의향서를 마감하기 전에 그룹 인사를 단행한 데서도 엿볼 수 있었어요.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이 있었는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애바카스 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이것은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권을 사수하겠다는 그런 의지 표명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우선매수권자가 일단은 박삼구 회장이기 때문에 굉장히 키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또 그 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결국은 자금력일 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재계 안팎에서 전망을 합니까?

곽정수:
현재 시장에서 주가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이 1조원 정도 되지 않겠느냐, 라고 추정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금호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이 인수하는 데는 문제없다, 돈은 문제없다, 이렇게 내부적으로 호언을 했다고 하고요. 재계에서도 박 회장 본인의 자금은 얼마 안 되지만 나머지는 빌려서라도 아마 1조원 정도는 조달이 가능하지 않겠냐,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금호그룹 임직원들한테 물어봐도 그렇고요. 결국 물론 최종 인수가격이 더 오르느냐, 하는 문제는 남아 있겠죠. 그런데 박 회장 입장에서는 신세계가 철회를 한데다가 원래 유력후보로 롯데, CJ, 삼성, 이런 데가 거론이 됐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일단은 다 빠진 걸로 되어 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가격 경쟁이 좀 완화된 측면이 도움이 될 거 같고, 다른 인수 후보들 사정도 변수인데, 호반건설의 경우에는 지난해 11월에 갑자기 금호산업 지분을 5% 이상 사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죠. 나름대로 다크호스로 볼 수가 있는데, 내부적으로 보면 자금 동원력이 어느 정도는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1조원대까지 조달할 수 있을까, 이건 의문이 좀 있는 거 같고, 더군다나 국적 항공사까지 포함한 큰 거대기업을 운영할 정도의 능력이 있겠느냐, 이게 아직 검증이 안 되지 않았어요? 그런 문제가 있는 거 같고, 사모펀드 네 곳이 있는데 이쪽은 법상의 제약이 있어요.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항공사다보니까 법상 외국자본이 50%를 넘으면 안 돼요. 그래서 사모펀드들은 앞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그 컨소시엄에 완전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를 못 하는 거죠.

앵커:
사모펀드의 경우는 이걸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아시아나라는 좋은 그게 있기 때문에 이걸 나중에 재매각하는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겠군요?

곽정수:
그러면 아마 경영주체를 컨소시엄 형태로 포함시키지 않겠냐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앵커:
박삼구 회장이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정계까지 작업을 한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까?

곽정수:
하하, 원래 박 회장이 재계에서도 마당발로 유명해요. 박 회장이 현재는 인수 명분으로 하나 남은 호남 기반의 그룹이라는 걸 제시하고 있거든요. 이걸 내세워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관계의 광범위한 인맥을 통해서 정계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습니다. 정치권의 실세와의 친분설도 있는데, 대표적 인사로 거론되는 분을 거론하면 청와대 비서실장 하시다가 최근에 그만두셨죠. 김기춘 전 실장, 이 분은 전부터 박삼구 회장과 친분이 깊은 걸로 알려져 있고, 인수 의향서 제출 하루 전에 상당히 재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어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주재로 재계 총수들 초청 오찬을 가졌는데 그 때 대통령이 기업들의 문화체육분야 후원, 이걸 흔히 메세나라고 하는데 메세나 활동에 적극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박 회장도 그 초청 오찬에 참석했는데 대통령이 말한 바로 다음날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선임되었어요. 재계에서는 이건 그냥 오비이락은 아니다, 얼마나 박 회장이 지금 여러 가지로 열심히 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하나의 증거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수를 성사시키는 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까? 영향력이 어떤 부분에서 미치는 건가요?

곽정수:
쉽게 얘기하면 인수 작업을 주관하는 데가 산업은행이거든요. 산업은행이 누구의 영향권에 있겠습니까? 팔이 안으로 굽느냐, 아니면 바깥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하냐, 그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상식적으로...

앵커:
이 정도 말씀을 해 주시면 우리 청취자분들께서 맥락을 대충 이해를 하셨을 거 같은데요. 일단 저희들이 단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만, 박삼구 회장이 인수를 했을 경우에 이게 과거처럼 또 한 번 승자의 저주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 앞서서 인수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얘기를 하셨습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곽정수:
사실 그 부분이 관건입니다. 아까 제가 왜 금호산업이 한 때 재계 8위까지 있었는데 왜 매물로 나왔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박삼구 회장이 운 좋게도 주식 인수에 최종적으로 성공해도 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느냐는 건데, 지금 1조가 됐든 더 올라가면 더 부담이 커지겠지만, 설령 1조 선이라 하더라도 박 회장의 자체 자금은 얼마 안 돼요. 결국은 또 외부에서 빌려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물론 일부 재계에서는 지원군으로 특정 그룹 이름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그러나 그 사람들도 공짜로 빌려주는 건 아니잖아요. 거기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을 텐데, 아쉽게도 금호산업이 아까 워크아웃을 조건부로 졸업했다고 하는데 지금 경영실적이 썩 좋지 않아요. 결국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연봉을 많이 받거나 혹은 배당을 받아서 자금을 조성해서 빌려온 돈을 갚아야 할 텐데, 단적으로 금호그룹의 경우에 지난해에도 순이익이 1700억인데 그 중에서 금호타이어를 제외하면 100억원 정도 남짓인 거 같아요. 금호타이어를 왜 제외하냐면 금호타이어는 곧 분리 매각될 예정이에요. 금호타이어는 엄밀하게 보면 지금 금호라는 이름을 쓰지만 결국은 금호산업에서 벗어나야 하잖아요. 그럼 자체적으로 경영실적이 너무 취약해서 결국 대우건설 인수 때의 승자의 저주가 또 재현되지 않겠느냐, 그런 우려가 나오는 거죠.

앵커:
물론 박삼구 회장 본인도 이런 우려들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어떻게 전개가 될지 지켜봐야 될 거 같습니다. 오늘 기업이야기,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곽정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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