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시네마인 뉴스> 아카데미시상식 전망 - 오동진 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30 09:57  | 조회 : 461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 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벌써 금요일입니다. 금요일마다 여러분과 함께 영화를 생각해보는 <시네마 인 뉴스>인데요. 오늘도 영화평론가의 대부 오동진 평론가 나와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세요.

앵커:
시네마 인 뉴스입니다. 오늘은 다음 달에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 얘기를 미리 좀 해 볼까요.

오동진:
네, 뭐 많이 남은 것 같긴 한데요. 요즘 아무래도 골든글러브 상 수상 소식도 이어지고 있고요. 대중들의 최대 관심은 아카데미이죠. 미국에 상이 많습니다. LA비평가협회상, 뉴욕비평가협회상, 골든글러브, 에이미상, 온갖 상이 많은데요. 상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죠. 영화를 만드는 모든 스텝들의 노고에 대한 치하를 전하는 방법이니까 좋은데요. 아카데미가 가장 화려하고, 스타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전세계 시청자들이 다 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아카데미 영화상이 또 그만큼 오래되었기 때문에, 전통에 대한 신뢰가 있습니다. 올해사 72회인데요. 세계대전 등 한 두번 정도 누락된 것을 생각하면 72년이 넘은거죠. 2월 22일에 열리니까 약 3주 남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아카데미 상도 그렇고, 깐느 영화제의 황금종려상도 그렇고, 베를린 영화제도 그렇고, 솔직히 이야기해서 여기서 흥행하는 영화치고 재밌다는 이야기 듣는 영화가 없어요. 왜 그렇죠?

오동진:
그런데 아카데미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사실 곰곰히 기억해보시면 굉장히 화제를 모았고, 영화를 좋아하시는 메니아들에게는 칭송을 받았던 작품들이 상을 탔습니다. 작년 수상작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작품상 <노예 12년>, 물론 소위 말하는 대박흥행은 아니었습니다만 미국의 노예제도에 대한 날선 비판을 그린 작품이어서 주목을 받았었고요. 감독상은 알폰소 쿠아른 감독의 <그레비티>,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었죠. 남우주연상은 에이즈 문제를 다룬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메튜 메커너히가 정말 새로운 연기자로 거듭나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아주 감동깊게 보았고요. 여우주연상은 우디 엘런이 유럽을 떠돌면서 영화를 만들다가 미국에 돌아가서 다시 각을 잡고 만든 영화인 <블루 재스민>의 케인트 블랜쳇이 상을 탔었죠. 마지막 장면인 벤치에 앉아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케인트 블랜쳇의 연기력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했었는데, 역시 여우주연상이 돌아갔고요. 시나리오 상은 스파이크 존스 감독과 호아퀸 피닉스의 호흡이 돋보였던 같은 작품이었죠. 그러니까 기억해보시면 영화들을 다 챙겨보셨거나, 혹은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던 작품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상을 탔습니다. 4000명이 투표를 하는 것이거든요.

앵커:
그런데 저는 예를 들면 <그레이트 뷰티>같은 것을 보면, 미국에서는 호평을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공감을 못 이끌어내서 여쭤본 것이거든요.

오동진:
아카데미에서 수상하는 작품 중에는 다소 미국적인 작품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 본토의 상이기 때문에, 외국과는 조금 이질적인, 조금 다른 느낌의 작품이 있을 수 있는 것이죠.

앵커:
본토 영화라고 하셨는데요. 국내영화도 아카데미에서 외국영화상은 탈수 있죠?

오동진:
탈 수 있죠. 아카데미가 총 47개 부분입니다. 이렇게 많은 부분에 상을 주는 영화상은 아카데미가 최고이죠. 부분으로는 가장 많고요. 국내 영화제 중에 이것을 따라가는 것이 대종상인데요. 대종상은 저도 심사를 했습니다만, 늘 조금씩 문제점들을 지목받고 있고요.

앵커:
그런데 영화라는 것이 예술이고, 주관적인 것이 많아서 그래요.

오동진:
어쨌든 전통이 깊은 만큼 잡음이 없어야 하는데, 대종상이 조금 그렇죠. 어쨌든 24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루어지는데요. 여기에는 장단편 다큐멘터리 상도 있고요. 음향상도 있고, 음악상이 있는데 주제가 상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총 24개 부문인데,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미국 본토영화, 그러니까 할리우드 영화 외에 외국영화에게 주어지는 부문이 외국어영화상입니다. 이 외국여영화상에는 한국 영화도 늘 출품을 하는데요. 예컨데 강재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있었죠. 그런데 한국 영화는 아직 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영화계에서는 갈등 같은 대목인데요. 늘 시도는 하고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획득하는데에 내용적으로나 주제면에서 지나치게 한국적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아마 그런 측면에서는 아직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고요. 예컨데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같은 영화가 외국어영화상을 탔고, 그때 수상했을 때에 베니니가 아마 객석을 뛰어서 무대로 올라갔었죠. 통로를 통해서 간 것이 아니라요. 베니니가 워낙 코믹 연기로 유명한 철학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때 독특한 행보로 관심을 모았고요. 작년에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도 역시 이탈리아이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그레이트 뷰티>였죠. 저는 정말 명작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서 말씀하신 것 처럼 국내에서 많은 대중이 사랑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만, 제가 최근 1~2년 사이에 본 영화중에서는 최고의 걸작이었다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올해도 많이 올랐는데요. 올해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폴란드의 <이다>,러시아의 <리바이어던> 등등이 화제입니다. <리바이어던>은 지금 러시아에서 아주 논쟁이 붙어 있고요. 반 푸틴 영화이다. 이렇게 이야기 될 정도로 한쪽에서는 지나치게 비애국적인 영화, 러시아를 이류국가로 전락시키는 영화, 이렇게 비판하고 있고요.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시의적절한 영화였다. 이렇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감독이 정말 젊은 감독이고요. 지비아 킨체프라는 감독인데요. <리바이어던>은 지금 국내에도 들어와 있고요. 지금 유럽에서는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신예 감독입니다. <리바이어던>은 푸틴이 제2의 선성기를 만들겠다. 러시아를 부흥강국으로 만들겠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러시아의 도시를 조금만 벗어난 시골에서는 얼마나 정치환경이나 경제환경이 참담한지, 현실을 보여준 작품이 <리바이어던>입니다. 이런 작품이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고요. 영화가 사회와 정치에 대해서 날카로운 자기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아마도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지금 러시아와 미국이 좀 냉랭한 관계 아니겠습니까? 그런 정치적 측면에서도 <리바이어던>이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굉장히 정치적인 영화이네요.

오동진:
영화상과 영화제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처럼 연예, 쇼비지니스만이 아닙니다. 굉장히 정치적이고요. 깐느와 베를린과 베니스가 늘 다소 반미적인,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중에서 미국을 비판한 영화에 주목하고 상을 주거든요. 마이클 무어가 미국을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찍으면 깐느가 황금종려상을 포함해서 감독상 등등을 시상하죠. 그런 측면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영화적 이데올로기,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유럽 쪽에서 방어하겠다는 정치적인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고요. 영화제와 영화상은 단순하게 누가 수상하느냐, 어떤 작품이냐만 관심을 기울이지 마시고, 이면의 백 스토리를 생각해보시면 더 무긍무진한 스토리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올해 주요부분 후보, 말씀해주시죠.

오동진:
지금 국내에 개봉한 영화중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있죠. 한창 상영중인데요. 주요작품상 후보로 올라가 있고요. 여러분이 보신 영화 중에는 에단 호크 주연의 <보이후드>, 이게 12년 동안 찍은 영화입니다. 매년 한달씩 모여서, 주연배우인 아이가 6살 때 모여서 18살 때 끝낸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대로 쫒아가서 찍은 영화입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와 에단 호크가 없었으면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못했는데요. <보이후드> 작품상에 올라있고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국내에서 굉장히 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베네딕트 컴퍼비치 주연의 <이미테이션 게임>, 그리고 스티븐 호킹의 이야기를 그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그리고 드러머의 예술혼을 그린 <리프레시>가 있는데요. 가장 주목받는 것은 마이클 키튼 주연의 <버드맨>이란 작품입니다. 멕시코의 3대 감독 중 한 명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만든 신작인데요. 이 <버드맨>은 저는 이 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영화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과거에 슈퍼맨, 배트맨 처럼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했던 대형 스타인데, 나이를 먹어서 쇠락하고 몰락한 배우의 이야기이거든요. 그런데 주연을 맡은 마이클 키튼이 <배트맨>에 나왔었거든요. 실제로 퇴색된 연기자로 평가받고 있고요. 그래서 영화속에서 배우가 자기동일화를 굉장히 강하게 합니다. 자기 이야기 같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한 배우의 이야기, 영화인생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쓰러져 가는 인생의 길목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되돌아 보게 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터치감이 강한 영화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젊은 세대보다는 중장년층에게 크게 어필할 영화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작품들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와 있고요. 남우주연상을 보면, 브레들리 쿠퍼가 <아메리칸 스나이퍼>로 올라와 있고, 아까말씀드린 베네딕트 컴퍼비치가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올라와 있고, <버드 맨>의 마이클 키튼,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 에디 레드메인, 그리고 <폭스캐쳐> 스티브 카렐 등이 올랐습니다. 스티브 카렐은 희극배우인데, 이 영화에서는 코믹한 요소를 빼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했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올라와있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아카데미 상이 미국적 가치를 옹호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유력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적 가치의 의미도 있습니다만,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저격수가 미국의 영웅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 사람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장면도 있고요.

오동진:
네,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꼭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옹호하는 영화는 아니고요. 그것은 나무만 보는 이야기이고, 전쟁이라는 것이 이렇게 우파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던, 맹목적 애국심을 가지고 있던 젊은이조차도, 그 영혼을 병들게 하고, 전쟁에 대한 자기 성찰을 하게 하는, 그러니까 전쟁이라는 것 자체가 모든 사람을 병들게 한다는 측면을 보여준 영화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우파 영화로 볼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네, 저도 보니까 그렇더라고요. 어쨌든 2월 22일에 있을 아카데미 상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지금까지 오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동진:
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