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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파장 예고 "오히려 박근혜 정부에게 좋은 교훈이 될수 있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30 08:06  | 조회 : 373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1 :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앵커:
다음 달 2일 정식 출간될 예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이 일부 공개됐는데요. 북측이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요구한 사례 등 대북관련 비화들 이 소개돼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데요. MB 정부 당시 대북 물밑 접촉에 있어 아마 이 분만큼 잘 아는 분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었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연결해 MB 정부 대북협상 관련 궁금한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하 김태효):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생각보다 빨리나왔어요.

김태효:
사실은 지난 연말에 다 끝난 상태였는데, 오히려 조금 늦췄다가 지금 나온 것이죠.

앵커:
일반적으로 대통령 회고록은 보통 6년, 8년 지난 후에 나오던데요. 그런데 빨리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쭤본 것입니다.

김태효:
네, 생각을 바꿔보면, 그동안 덜 알려져 있었거나 잘못 알려진 것 때문에 임기 중의 정책 내용에 대해서 다른 평가가 방치될 수 있는데, 차라리 공정하게 필요한 것은 알리고 평가받자, 그런 의미도 있죠.

앵커:
네, 무엇보다도 북측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5차례나 먼저 정상회담 요구를 했었다는 내용이 상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첫번째 제의가 2009년에 왔다는 이야기인가요?

김태효:
네, 그때는 도발 이전이고요. 임기 2년차에 들어가기때문에, 그 이전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와 똑같은 패턴으로 나온다고 봐야죠. 취임 1,2년 동안은 도발을 하거나 남한 길들이기에 집중하죠. 그러다가 대화에 대한 갈증이 남쪽에서 일어나기 시작할 즈음에, 먼저 유화정책도 섞어가면서 상황을 보는데요. 달랐던 점은 햇볕정책 10년 기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먼저 정상회담을 타진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는, 북한이 뜻대로 되지 않자 먼저 대화 제의에 나서게 되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죠.

앵커:
그 당시에 북측이 남북정상회담하자, 이렇게 이야기했나요?

김태효:
단도직입적이었습니다. 사실 조문단이 내려오기 2~3개월 전 부터 비공식경로로 타진이 계속 왔었어요. 그리고 요구하는 조건도 초지일관 똑같았습니다.

앵커:
뭐였죠?

김태효:
회고록에 언급된 몇 가지 조건들 있죠. 대규모의 쌀, 비료, 그리고 아스팔트 피치라든지, 금융은행 지원이라든지, 일관된게 1년 동안 똑같은 요구사항이 옵니다.

앵커:
이게 합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하더라고요.

김태효:
12조원어치가 되죠. 우리나라 1년 국방비의 3분의 1이 훨씬 넘습니다.

앵커:
이게 2009년의 제안이죠?

김태효:
그렇습니다. 거의 8개월에 걸쳐서 끈질기게 여러 경로로 제안이 옵니다.

앵커:
그리고 2010년에 천안함폭침이 있었고, 연평도 포격이 있었는데요. 그러고나서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비밀리에 왔다면서요?

김태효:
그건 실명은 밝히지는 않고 있고요. 다만 이 한 사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도발과 도발 사이에도 천안함 문제를 무마하려고 여러가지 접촉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쌀 지원을 요구해와요. 그러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나 유감표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조건이죠. 그러다가 연평도 포격이 일어나고, 연평도 도발이 있은 다음에 우리 국민이 공분해서 억울해하니까, 정부의 군사도발이 있을까 염려되었는지 즉시 또 사람을 보냅니다. 이렇게 해서 내부 사정인지는 몰라도, 도발의 결정과정이 석연치 않은 가운데, 내부 문제때문에 대남도발이 일어나면 금방 수습하고, 지원을 바라고, 이런 우리가 보기에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은 북한의 행동이 2010년에 계속 관찰이 되죠.

앵커:
그게 참 흥미롭네요. 천안함 폭침을 저지르고나서 그 다음에 쌀 지원을 해 주면 유감표명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요. 그런데 연평도 포격 이후에 우리나라에 왔던 사람은 북한에 올라가서 공개처형을 당했다면서요?

김태효:
회고록에도 그렇게 간단하게 기술을 해 놨고요. 여기서 우리가 알려지지 않았던 일을 시시콜콜 밝히는 것 보다도, 당시에 정부가 어떤 고민이 있었는가, 또 북한은 어떤 딜레마에 있었는가, 그리고 국민들이 연평도 때 왜 정부가 보복하지 않고 소극적이었는가? 이런 여러가지 기억들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사실 더 불안해하고 취약했던 것은 북한 내부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충분히 단호한 여러가지 조치를 하려고 했다. 그런 것들을 좀 알리고 싶었던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2011년으로 넘어가면, 이때는 김 교수님께서 직접 정상회담 관련해서 북한 측과 접촉한 적이 있떤 때 아닙니까?

김태효:
그건 당시에 북한이 폭로하면서 할 수 없이 알려졌던 사실인데요. 이번에는 이것을 바로잡고, 그 당시에 어떤 조작이 있었는지, 또 실제 북한의 상황은 무엇이었는지, 거기에 대해서 이해를 돕고자 이번에 대통령께서 집어 넣으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2011년 5월에 베이징에서 접촉을 했다고, 한달만에 공개를 했는데요. 이때 '남측이 애걸을 했다. 돈봉투를 주었다.' 이런 주장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에 대한 반박 자료를 제시했다는 말씀이시죠?

김태효:
그걸 읽어보시면 자연스럽게 '아, 이렇게 해서 북한의 주장이 틀렸구나', 그리고 '이때 상황은 이럴수 밖에 없었구나' 하는 것이 이해가 되도록 기술되어 있는데요. 제가 두 가지 포인트만 간략히 말씀을 드리면, 이 앞의 2011년까지의 논의사항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고위급회담을 했으면 좋겠으니 과거처럼 전략물자를 지원해달라, 이것이 화두였고요. 2011년의 이 이야기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과문제가 1순위입니다. 왜냐면 도발에 대한 조치 없이는 우리 국민도 새로운 남북관계를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요. 그래서 11년 5월 이후에 만나거나 북한과 주고받은 이야기는 사과 내용의 수위였습니다. 얼마나 직접적으로, 주어까지 잘 넣어서, '자기들이 유감이다, 잘못했다.' 이 메시지를 해 올 것이냐, 이것이었는데요. 북한은 우리가 정상회담을 하자고 애걸했다고 당시에 주장했는데요.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오히려 사과 수위를 낮춰달라고 애걸한 쪽이 당시 북한이었습니다. 그래야만 북한 문제를 경제문제까지 제대로 풀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요. 그래서 정상회담 문제는 차후의 문제였는데, 오히려 우리가 정상회담에 서둘렀다는 주장은 전도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김양건 통전부장이 '빈손으로 돌아가면 자기 죽는다.' 이 이야기를 한 것도 2011년 이야기인가요?

김태효:
그건 2009년 이야기이죠. 처음에 북한이 정상회담을 제안해 왔을 때, 먼저 정상회담 하자고 해 놓고, 들여다보니까 마음은 젯밥에 가 있는 것이죠. 조목조목 구체화된 조건사항들을 처음부터 가져왔는데요. 결국 저는 여러가지 핑계로 보는데요. 그것이 김양건 개인의 생각은 아니었을테고, 그 많은 중요한 물자 지원이 북한 통치자원으로서 절실했던 것이고, 새로이 들어선 이 정부가 남북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접근을 하다보니까, 북한이 견디다 못해 힘들어졌다. 이렇게 볼 수 밖에 없겠죠.

앵커:
그런데 사실 지금 이런 비화들이 공개되면서 두 가지의 파장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북한이 어떻게 반발할 것인가, 이 것하고요. 두 번째는 현 정권이 대북관계를 푸는데에 있어서 제약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태효:
처음에 느낌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정 반대의 주장이 훨씬 더 강력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북한이 일방적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남북관계를 농락하려고 한 시도가, 수십년간 수십차례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동안 북한이 파장을 일으켜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한 마디도 안 하고, 우리가 진실을 알렸을 때 북한이 화낼까봐 걱정이다? 이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게 오히려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어요. 지금 여러가지 엇박자를 내면서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대화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남북관계에서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그러면 과거에 북한이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시도를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을 참고삼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하려면 이렇게 해야되겠구나,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고쳐질 수 있고, 좋은 길로 가려고 마음 먹었다면 훨씬 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자료가 될 수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대북송금 특검 문제를 비롯해서,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의 회고록에서도 보면 남북정상회담은 항상 돈 문제가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이런의 북한의 자세는 당분간 고쳐지지 않을 확률이 높은 것 아닌가요?

김태효:
그래서 경제교류도 시장을 확대해주고, 북한 주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경제협력을 자꾸 개발해 나가고, 선제적으로 해 나가면 되는데, 그동안 우리 전문가들 조차도 북한 정권에게 지원하면 화해주의자이고, 북한정권에게 전략물자를 막으려고하면 강경 봉쇄주의자, 자꾸 북한 당국과 상대해서 뭘 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상대방 마음은 잘 변치않는데, 변치않는 사람으로 정책을 짜면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그래서 당국과 얼마든지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우리가 얼마든지 북한정권의 뜻과 관계없이 북한을 바꿔갈 수 있는, 그런 대북정책에 주위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 책 나올 때 측근들이 만류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사실인가요?

김태효:
책의 시점은 계속 미뤄왔던 것이고요. 박근혜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을 타이밍을 계속 골라왔는데요. 더 늦추다가는 오히려 실기할 수 있겠다. 이런 판단이 있었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오늘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효: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셨죠.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태효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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