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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건보료 개편 백지화 기획단장도 몰랐다! 발표하려던 개편안,송파세모녀 5만140원→16,480원줄어”-이규식 건보료개선TF단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29 19:04  | 조회 : 4968 
<경제 핫이슈> “건보료 개편 백지화, 기획단장인 나도 몰랐다! 발표하려던 개편안의 진실은? 송파세모녀 5만140원에서 16,480원으로 줄어”- 이규식 건보료 부과 체계 개선기획단장

앵커: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다 만들어놨는데요.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걸 사실상 백지화했습니다. 발표만 남았는데 이렇게 했다는 것은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보이는데, 아마도 담뱃값에 이어서 연말정산 파동까지, 여기에 이르면서 꼼수 증세 논란이 상당히 불 붙었었죠. 이 불길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했기 때문이 아니냐, 이런 관측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장 황당한 분은 아무래도 1년 반 동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마련한 기획단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 얘기를 들어볼까 하는데요. 기획단 단장을 맡고 계신 이규식 연세대보건대학원 명예교수님 모시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규식 건보료 부과 체계 개선기획단장(이하 이규식):
예, 안녕하십니까?

앵커:
이게 어제 갑자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 추진을 중단하겠다, 라고 발표를 했잖아요? 기획단에서는 먼저 들으셨나요?

이규식:
아닙니다. 기자회견 끝나고 나서 내용을 알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언론 발표를 보고 아셨다고 한다면 더 놀라셨겠네요?

이규식:
좀....네.

앵커:
그러면 기획단에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얘기하시나요?

이규식:
제가 다른 위원들하고 연락을 하고 그렇진 않기 때문에, 한두 분이 저한테 전화가 왔더라고요. 조금 허탈하다, 안타깝고 허탈하다, 이런 내용으로 저한테 전화를 하고, 몇 분이 그런 분이 있었습니다.

앵커:
단장님은 예상 못 하셨던 거죠?

이규식:
그렇죠.

앵커:
이게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그렇고요. 최근까지도 문형표 장관이 굉장히 건보 개혁에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저도 기억을 하고 있어요. 갑자기 이렇게 기획단에도 알리지 않고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이규식:
그것까지야 저희가 알 수 있겠습니까? 저희들이 예를 들어 위원회 멤버들이 정치적 판단이나 정무적 판단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전문적 판단만 하기 때문에 어떤 게 가장 우리가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좋은 대안이 되겠느냐, 이런 것만 연구하는 거지 이게 왜 정부가 태도를 바꾸고 왜 이랬느냐, 여기까지는 솔직하게 저희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죠.

앵커:
그 말도 맞는 말씀이신데요. 사람들은 제일 궁금해 하는데 기획단은 만드시기만 하셨지만, 방금 말씀하신 데 힌트가 있는 거 같아요. 정무적인 판단이나 이런 것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담뱃값이나 주민세 인상에서도 그랬고요. 연말정산 파동에서도 보셨잖아요. 서민들이 내 주머니만 털린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만약에 건보 개혁을 해서 누군가가 또 손해 보는 구조로 가게 되면 그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지 않았을까, 이게 많은 추측인 것 같아요.

이규식:
언론에서 그렇게 추측하더구만요. 우리 기획단 위원은 그렇게 추측하는 사람은 없고, 언론에서는 그렇게 추측해서 태도가 바뀌었지 않나,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앵커:
동의 여부는 밝히지 않으시는군요. 그러면 지금 1년 반 동안, 18개월 동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기획을 하셨잖아요. 개편안은 다 나왔죠?

이규식:
모형이 한 7가지 대안을 만들었고 그 대안 중에 어느 것을 정부에 건의할까, 그것은 마지막 위원회해서 결정하려고 남겨놨었죠.

앵커:
그게 오늘 열릴 예정이었죠?

이규식:
그렇죠. 위원회가 열렸으면 그 중에서, 예를 들어 7개 대안을 다 정부에 건의할 거냐, 아니면 한 5개 정도 건의할 건가, 이런 거는 오늘 최종 위원회에서 논의하려고 했죠.

앵커:
많이 허탈하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7개 안 만드신 취지는 소득 중심의 개편이라고 알고 있어요. 이게 어떤 건가요?

이규식:
소득 중심으로 한다는 게 직장 근로자들은 다 소득 중심 아닙니까? 근로소득 중심으로. 그런데 지역 가입자들은 아시다시피 소득이 500만원 이하 되는 세대들은 성, 연령, 가구수 이런 걸로 소득을 대체해서 보험료를 책정하고, 그리고 지역 가입자는 소득 신고가 부정확하다보니까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자동차, 재산에 보험료를 부과하게 되었는데 이런 데서 많은 소위 모순도 나오고 민원도 나오고 하니까 가급적이면 성, 연령, 이런 요소는 빼고, 이런 쪽으로, 그래서 가급적 소득 위주로 해 보자, 하고 저희들이 논의를 쭉 했죠.

앵커:
그러니까 가능한 한 현실적인 소득이 있는 자에게 건보료를 더 물리거나 실제로 물리거나 하는 쪽으로 가자는 취지인 거죠? 그러면 7개 안이라고 얘기를 하셨는데 그걸 다 듣기는 어려울 거 같고요. 이 중에서도 유력했던 게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이었나요?

이규식:
그거는 제가 단언적으로 얘기를 못 하는 게 위원들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려고, 위원장이라고 예를 들어 1안을 하자, 3안이 제일 낫다, 이런 이야기는 판단할 수가 없죠. 그래서 위원들이 7개 안을 다 올리자, 이러면 다 올리는 거고, 위원들이 그 중에 한 2개쯤은, 너무 많은 것도 정부가 정책 판단하는 데 혼란이 올 수도 있으니까 그러면 줄이자, 이러면 줄이고 이렇기 때문에 제가 어느 안이 가장 그럴듯하다, 실현 가능하다, 이런 이야기는 하기 힘듭니다.

앵커:
어쨌든 개편안의 취지가 그렇다보니까 돈을 더 버는 사람, 말하자면 고소득자, 그리고 종합소득 같은 걸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은 건보료를 더 내게 되는 구조는 맞죠?

이규식:
예, 왜냐하면 이번에 기획단 하면서 우리가 기획단 부과체계 개편의 목적을 형평성을 개선하자, 보험료 부과의 불형평한 요소를 가급적 형평적으로 하자, 그러면서 원칙은 예를 들어 부과체계를 고치기 전과 후의 재정 수입은 똑같이 만들어 보자, 그 다음에 피부양자 중에 소득은 많은데 그냥 피부양자로 등재되어서 무임승차하는 경우, 지역 건강보험에는 그런 제도가 없거든요? 직장 근로자에게만 그런 제도가 있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배제하자, 무임승차는 최대한 배제하자, 이런 원칙 속에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소위 피부양자로 되어 있으면서 소득 많은 사람은 보험료를 내게 되니까 그 사람들은 부담이 생기게 되겠죠.

앵커:
그 사람들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괜찮잖아요?

이규식:
당연하죠. 그 다음에 직장하고 지역하고 소득 기준이 지역 가입자는 이미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직장은 근로소득만 하니까 직장이 그런 면에서는 또 형평이 안 맞다, 이래서 그걸 고치자, 이렇게 되니까 직장에도 종합소득이 있는 직장 가입자도 보험료가 올라가게 되죠.

앵커:
이른바 부자 직장인이요?

이규식:
그렇죠. 일반 근로자들은 전혀 변동이 없고, 다른 기타 소득이 있는 소위 말하자면 여유가 많은 직장 가입자, 이 쪽은 보험료가 올라가게 되어 있죠.

앵커:
이것도 그렇고요. 송파 세 모녀 사건, 이제 벌써 1년이 되었는데...

이규식:
그렇죠. 그게 바로 뭐냐면 지역 보험료의 모순이 지금 현재는 소득이 500만원 안 되는 걸로 나타난 사람들은 그 집안 식구들의 나이나 남자냐, 여자냐, 성. 그리고 식구 수가 얼마냐, 이런 걸 따져서 보험료를 매기다보니까 송파 세 모녀 가정 같은 경우에 보험료가 거의 월 6만원, 5만 8천원까지 나오고, 이러다보니 부담이 벅차는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그런 것은 이번에 저희들이 안을 만들 때 직장에 보면 최저보험료가 있습니다. 아무리 월급이 적어도 이거까지는 사회보험에는 누구든지 보험료를 내야 하니까, 그 원칙에서 그 사람들이 직장 가입자 한 달에 1만6천4백8십원 됩니다. 그러면 지역에도 그것을 적용하자, 그러면 송파 세 모녀 같은 경우는 이번에 우리 개편안대로 가면 한 달에 1만6천4백8십원만 내면 되게 되어 있거든요. 부담이 확 줄게 되고, 그리고 소득이 거의 없는 이런 사람의 경우에는 지금 현재도 지역 가입자에 보험료 경감 규정이 있습니다. 그런 원칙을 적용하면 그런 분들은 월 1만6천4백8십원으로 정해졌지만 경감을 얼마 해 주면 만원보다 적어질 수도 있고, 이런 식으로 이번에 나왔으면 저소득 지역 가입자들은 굉장히 보험료에 안 시달려도 되게 그렇게 저희들이 구상을 했죠.

앵커:
그러니까 이번에 개편안 발표가 무기한 연기가 되어 버리니까요. 이렇게 고소득자들에게는 조금 더 받고, 저소득자에게는 조금 더 배려를 해 주는 개편을 했어야 사실 형평이 맞춰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언제까지 미뤄졌다는 얘기도 없고, 이렇게 되니까 좀 걱정이 되네요.

이규식:
결국 여론이 좌우하지 않겠습니까? 언론에서도 이렇게 아쉽다, 이런 이야기 나오고 하면 정부도 안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다만 숨 고르기 하자, 이런 거니까 여론이 이렇게 되면 조만간에 또 저희들이 만든 안을 우리가 7개 안을 선택은 안 했지만 그 안에는 제가 지금 말씀드린 이런 정신들이 다 들어와 있거든요? 그래서 좋은 대안을 정부가 또 만들어 시행할 수도 있겠죠. 그리 믿어 봅시다.

앵커:
그러면 기획단은 해체가 되는 건가요? 어떻게 되나요?

이규식:
기획단이 이제 또 만나서 뭘 한다는 게 제가 기획단 위원들 회의합시다, 하기도 그렇고... 다들 지금 완전 허탈한 상태인데 지금 기획단, 위원회 살려 놓자는 것도 좀 그렇죠.

앵커:
복지부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이규식:
아직 그 문제는 협의를 안 했습니다.

앵커:
연락도 아직 안 왔나요?

이규식:
아니, 이런 걸로 해서 지금 당분간 논의를 중단한다, 이런 통보는 받았고 그 다음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저도 이야기 할, 말하자면 기분도 아니고 해서 협의 안 했습니다.

앵커:
뭐랄까요. 너무 지금의 눈치를 보다가 정말 시행해야 하는 걸 놓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규식:
네, 네.

앵커:
가부에 대해선 여기서도 말씀을 안 해주시는군요. 알겠습니다. 굉장히 열심히 만드셨고 건보료 체계 개편을 통해서 여러 형평성을 맞춰보려고 노력을 하셨는데요. 더 많이 미뤄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규식:
이게 정책을 만드는 분들이 물론 정책 우선순위를 다 정하겠지만, 건보료 개편은 굉장히 시급한 과제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요즘 보험 급여 확대, 보장성 강화, 이런 걸 하는데 이거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게요. 매달 내거든요. 보장성이라면 의료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혜택이 있지만, 의료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그 보장성 혜택을 잘 못 느끼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건 보험료는 매달 낸다는 겁니다. 그렇게 보험료가 불합리하다, 형평에 안 맞다, 생각하는 사람은 보험료 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지니까 민원 제기하고, 1년에 민원이 6천만건이 올라오는 이런 사회제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곤란한 이야기 아닙니까? 그래서 비록 이번에 조금 논의를 중단했지만 정부에서 빨리 대안을 만들어서 결국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앵커:
지금도 이런 것 때문에 고통스러우신 분들이 많이 있을 거에요. 하루 빨리 시기가 미뤄지지 않고 시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규식:
예, 감사합니다.

앵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기획하셨던 기획단 단장이셨던 이규식 연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님 모시고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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