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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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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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에 호소합니다! 스크린 독과점에 관객들이 상영관 대여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27 20:12  | 조회 : 3075 
정면 인터뷰2.
朴대통령에 호소합니다! 스크린 독과점에 관객들이 상영관 대여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1/27 (화)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아십니까? 지난 연말 개봉해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인데요. 그런데 이 영화가 대형 배급사의 스크린 독과점으로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서 관객들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화가 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제작사의 대표가 직접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쓰기도 했는데요. 오늘 정면 인터뷰,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제작사인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이하 엄용훈):
네, 안녕하십니까? 엄용훈입니다.

강지원:
제목도 참 흥미롭고요. 관객들 반응도 뜨거웠는데, 지금 정작 영화 상영을 못 하고 있습니까?

엄용훈:
지금 오늘 기준으로 전국에 한 17개 정도 상영관에서 상영하고 있고요. 더군다나 대기업 프랜차이즈 극장에서는 거의 다 내린 상태입니다.

강지원:
그래서 오늘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셨습니까? 어떤 내용입니까?

엄용훈:
저희가 관객분들의 반응에 대해서 SNS나 언론을 통해서 많이 보도되고 있고, 또 극장 현장에서도 관객분들이 영화를 볼 수 없다, 라고 하는 그런 요구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들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상영관을 오히려 줄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어떤 것에 의해서 기인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대통령께서 질 좋은 영화 산업을 위해서 나서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곡하게 호소문을 올린 것입니다.

강지원: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틀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상영관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왜 이걸 안 틀어준다고 합니까?

엄용훈:
상영관에서는 이 영화의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상영관을 줄일 수밖에 없다, 라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그런 극장에서 얘기하는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이 처음부터 공정치 못한 기준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이 낮게 된 거고요. 그 이후에 관객들의 반응과 언론에서 굉장히 호평이 이어지고, 또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기준으로 적용을 해서 극장을 내린 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강지원:
그런데 상영관에서는 좀 항의를 하고 해도 소식이 없습니까? 여러 분들이 잘못된 거다, 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틀어주지 않습니까?

엄용훈:
저희가 볼 때는 저희도 배급사에서 배급 담당 직원들이 극장의 프로그램팀하고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고, 또 그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이미 언론이나 SNS 반응을 통해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그분들도 알고 있을 텐데, 전혀 여기에 대해서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보려고 하지도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할 수 없이 더 다른 각도의 행동을 취하게 됐던 겁니다.

강지원:
결국 이것은 상영관에서 독과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엄용훈:
예, 맞습니다. 지금 이미 영화 산업이 대기업 중심으로 제작서부터 배급, 판권, 부가 판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수직계열화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 계열의 배급 영화들에 대해서 좀 더 우선적이고 편파적인 파트를 많이 주는 게 사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비계열사 영화에 대해서는 관객들한테 아예 평가조차도 받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강지원:
영화산업에 우리나라 큰 기업들이 많이 관여를 하기 시작하면서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측면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수직계열화해서 자기들의 상품만 팔아먹고, 그렇다고 한다면 국민들 여론이 안 좋을 텐데요?

엄용훈:
예,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서 볼 수 없는, 영화선택권을 박탈당하는 느낌이 들 테고요. 저희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창작자와 콘텐츠 중심이 아니라 대기업의 분서기를 해야 하거나, 그런 콘텐츠가 특정한 쏠림 현상으로 오히려 관객 분들한테는 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지원:
관객들이 직접 대관에 나섰다고 하는 말이 있던데 무슨 말입니까?

엄용훈:
처음에 영화에 대한 반응이 워낙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관이 줄어드는 사태를 보고서, 또 저희 영화에 출연했던 정말 너무 존경스러운 배우,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그런 배우들이 응원하고 이 영화를 격려하기 위해서 그냥 자발적으로 시작되었던 대관 상영이 마치 릴레이처럼 번져서 지금은 연예인과 유명인이 떠나서 일반인들과 단체, 기업들까지 이어지면서 대관 상영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강지원:
그런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배급은 어디서 맡았습니까?

엄용훈:
배급은 리틀빅픽쳐스라는 배급사인데요. 한국의 영화 제작사들이 지금 불합리한 상황으로 변해 가는 것을 우려해서, 정말 배급사들끼리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보자, 무엇보다도 그것을 스스로 실천해서 우리 영화 시장에도 건전한 경쟁관계를 만들어 보자, 라는 차원에서 만든 배급사인데요. 작년에 처음 <소녀괴담>이라는 작품으로 시작해서 영화 <카트> 그리고 이번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그리고 내일 개봉할 예정인 <내 심장을 쏴라>, 이렇게 배급을 시작한 신생 배급사입니다.

강지원:
그런데 이 배급사의 대표를 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다가 사퇴하셨나요?

엄용훈:
네, 정확하게는 어제 정식으로 사퇴를 선언하게 되었고요. 지지난주에 사퇴에 대한 의견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인사를 밝혔습니다.

강지원:
왜 사퇴하겠다고 마음을 먹으셨어요?

엄용훈:
일단은 이 영화를 배급하면서 정말 사면초가, 불가항력,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아무리 해도 안 되는구나, 싶은 그런 참담함을 느끼게 되었고요. 무엇보다도 이 상태에서 제가 이 영화에 대해서, 영화의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서는 저는 배급사 대표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배급사 리틀빅픽쳐스와 앞으로 배급하게 될 영화들에 피해를 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제 자신의 정체성을 한 가지로 명확하게 두고 이 영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강지원: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네요. 그런데 도대체가 시장 구조가 이래서 되겠습니까? 대기업 몇 군데에서 계열사 영화들만 띄우고 말이죠. 다른 영화들은 죽이다시피 하고, 이게 무슨 시장이 이런 시장이 다 있습니까?

엄용훈:
문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다양성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문화라는 콘텐츠의 건강성,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장이라고 하는 콘텐츠를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곳과 배급업자가 동일한 계열관계에 있게 되면 당연히 자기들 중심의 영화를 우선적으로 배급, 상영에 더 배려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렇게 되면 콘텐츠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심하게 해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강지원:
이렇게 되면 또 갑질 이야기 나오겠군요. 그렇게 되면 이거 또 법으로 규제하자는 얘기가 나올 텐데요. 중소 배급사들이나 제작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엄용훈:
영화계에서는 사실 이번이 지금 처음 생긴 일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서부터, 대기업이 영화 산업에 진출했을 때부터 어느 순간 이게 뭐지, 라고 생각될 정도의 문제가 되면서 끊임없이 수직계열화를 금지하는 법안이라든가 자사 영화 몰아주기라든가, 영화의 쿼터에 대한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이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하는 목소리가 많았고요. 실제로 그걸 시도했었던 사례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하는 사람들은 정말 워낙 긴 시간 동안 한 영화의 완성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경제적인 의존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이걸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었는데요. 이번 기회에 저는 제 자신 스스로가 제 영화를 떠나서 이제 더 만약에 시간이 지나게 되면 이제는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강지원:
싸우셔야 되겠군요. 잘못된 건 고쳐야죠. 알겠습니다. 법이 필요하면 국회의원들한테 법도 고치라고 하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엄용훈:
네, 감사합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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