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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손정의가 주목한 두 남자, 한국 스타트업을 말하다-눈빛과 결기로 투자한다"-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대표,아이디인큐 김동호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1-28 18:31  | 조회 : 10215 
<금요 기획> "손정의가 주목한 두 남자, 한국 스타트업을 말하다 - 눈빛과 결기로 투자한다"-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 아이디인큐 김동호 대표

앵커:
스타트업, 많이 들어보셨죠? 요즘 특히나 더 많이 얘기가 되고 있는데, 글쎄요. 벤처기업하고 그렇게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뭔가 사업을 벌이는 초기 기업들을 얘기를 하는데, 아무래도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성공에 대한 꿈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고요. 정부에서는 아마 창조경제와 연결해서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꿈과 도전의식, 아이디어만 갖고 있다고 사업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꿈을 지원해 주는 존재가 필요합니다. 물심양면으로 다 지원을 해 줘야 되는데, 이걸 하는 주체가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그러니까 벤처 투자회사인데요.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하는 거니까 굉장히 중요한 투자죠.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가 제 2의 벤처붐, 스타트업붐을 일으키고 있는데, 오랫동안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를 해 오신 분을 모셨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문규학 대표를 모시고 오늘 금요기획 스타트업에 대해 얘기를 해 보겠고요. 그 다음에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곳입니다. 오픈서베이의 김동호 대표를 모시고 4부에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3부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문규학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대표(이하 문규학):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2000년쯤 뵀으니까 14년이 흘렀네요. 동안을 유지하시는 비결은 뭔가요?

문규학:
젊은 친구들하고 같이 동고동락해서 그렇죠.

앵커:
그런 것 같아요. 제가 그 답변을 유도하려고 그랬는데, 정말 젊은이들에 대한 투자나 이런 것들을 계속 해 오셨잖아요? 14년 지나 온 소회는 어떠세요?

문규학:
이 일을 하기 참 잘했다, 이런 생각을 계속, 물론 저희의 일상은 고난의 연속이긴 하지만... 하하하.

앵커:
큰 어려움도 많이 겪으셨죠?

문규학: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한 달 만에 이른바 닷컴 버블이 붕괴되었죠. 그 이후로 쭉 고생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아직 이 회사에서 대표님으로 계신 걸 보면 잘 하신 것 같습니다.

문규학:
감사합니다.

앵커:
그런데 벤처 투자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고, 일단 소프트뱅크 그러면 손정의 회장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라는 곳에 대한 설명도 좀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문규학: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은 떼어 놓고 말씀드리기가 좀 어려울 텐데요. 일본에 있는 소프트뱅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에 있는 자회사이고요. 2000년에 설립을 해서 지금까지 누적 규모로는 3800억 정도 투자를 했고, 160개 정도 포트폴리오를 누적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회사입니다.

앵커:
정말 오랫동안 잘 해 오셨는데, 투자해 오신 곳이 160여 곳이면 정말 초기 기업에 투자하셨던 경우도 있을 거고 크게 성공한 경우도 몇 개 있었을 것 같고 그런데, 좀 소개해 주세요. 우리가 알 만한 곳들.

문규학:
시청자분들께서 알 만한 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몇 개 소개를 드리면 우선 게임을 남녀노소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는 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 거기에다 투자를 3년 반 전에 했었고요. 또 다른 게임인데 젊은 친구들은 많이 알아요. 쿠키런이라는 게임을 만든 회사가 데브시스터즈라는 회사인데 거기는 얼마 전에 상장을 해서 아주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고요. 반도체회사도 있고, 아주 깊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도 있고요. 또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는 회사일 텐데 대한민국의 아마 한 커플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은 다 쓰는 앱이 있어요. 뭔지 모르시죠?

앵커:
커플만 쓰니까 전 잘 모르나보네요.

문규학:
비트윈이라는 커플앱이 있어요. 한국에 500만 커플들이 쓰고 있는 앱이에요.

앵커:
어떤 앱이에요?

문규학:
이른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라고 하는 앱들은 페이스북이라든지 인스타그램이라든지 이런 건 범용적으로, 인구통계적으로 보면 아주 다 쓸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 앱은 커플만 쓰는 거에요. 폐쇄형이죠. 그래서 한 500만 명이 쓰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천만 명 정도가 쓰고 있는 앱이에요. 일본에서도 한 160만 가입자가 있고요. 그런 회사가 비트윈이라는 앱을 만드는 VCNC라는 회사도 있고, 그 외에도 오늘 이따 오실 오픈서베이를 만든 아이디인큐도 있고, 그런 회사들이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 제가 예전에 취재도 많이 해 보고 했습니다만 투자할 때 큰돈이 들어가야 하는데 비즈니스 모델도 변변치 않은 경우도 있고요. 가능성은 있어보이는데 투자가 망설여지기도 할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세요?

문규학:
눈빛 보고 한다, 라고 평소에 말씀을 많이 드리는데, 창업자의 눈빛이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데요. 사실은 투자를 하는 대상이 천차만별이거든요. 목표로 하는 시장도 다르고, 가지고 있는 기술도 다르고, 창업하는 사람들의 색깔도 다 다르기 때문에 딱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한다, 이렇게 말씀드리긴 좀 그렇지만 그래도 그냥 일반화시켜서 말씀드리면 창업자를 비롯해서 주요한 경영진들에 대한 평가가 50% 정도 저희가 합니다.

앵커:
그 평가는 어떤 기준인가요?

문규학: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 왜 이 일을 하고자 하는가, 그런 걸 많이 물어보고요. 그 다음에 목표로 하는 시장에 대한 평가가 25%, 그 시장이 지금 있거나 없거나 간에 얼마만큼 성장할 시장인가, 규모가 어떻게 되나, 이런 것들도 평가하고요. 그 다음 또 중요한 것이 대부분 벤처기업, 혹은 스타트업 기업은 기술 기반인 경우가 많거든요. 기술에 대한 평가를 한 25%, 그렇게 일반화시켜서 말씀드릴 수 있죠.

앵커:
그런데 대표님이 원래 심사역으로 출발을 하셨잖아요. 지금도 하시죠? 투자 결정이나... 어떠세요? 직접 하고 계신 면은 과거와 다른 것도 있을 것 같고, 이제 관상은 잘 보실 것 같은데요?

문규학:
예, 거의 반 정도 점쟁이는 된 것 같은데요. 물론 얼굴 표정 보고 투자할 수는 없지만 젊은 친구들이 아주 튀는 아이디어나 아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걸로 세상을 한 번 바꿔보겠습니다, 해서 저희들 앞에 섰을 때 이른바 시쳇말로 결기가 얼마나 단단하냐, 이걸 자꾸 보게 돼요. 왜냐하면 세상은 그런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공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그 앞에서 경험의 부족이라든지 용기의 부족, 이런 걸로 인해서 중간에 주저앉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가 돈의 규모를 떠나서 투자를 하게 되면 그냥 그들이 목표로 한 것, 그들이 가려고 한 길을 끝까지 가 주기를 바라는데 대부분 실패가 중간에 주저앉기 때문에 실패를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얼마만큼 단단한 결기를 가지고 있느냐, 그걸 자꾸 보게 되고 그런 질문들을 던지게 되고 그걸 답을 하실 때 얼굴 표정을 자꾸 보게 돼요. 진정성이 있는가, 주저함이 없는가, 그걸 보게 돼죠.

앵커:
벤처 투자를 하시는 벤처 캐피탈리스트라는 사람이 사실은 굉장히 재무적인 투자자로만 생각하실 수도 있잖아요. 제가 오랫동안 벤처 업계를 들여다보니까요. 이 분들은 그냥 서포터에요. 돈도 주지만, 제가 아까 물심양면이라고 표현을 했잖아요? 경영에 있어서도 굉장한 조언을 해 줄 수가 있고, 그게 어떨 땐 간섭이 되기도 하고, 그런데 경영에 대한 조언이 없이 돈만 지원해 준다는 건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역할을 하기 되게 어려울 것 같아요.

문규학:
예, 정확한 지적이신데요. 사실은 저는 벤처 캐피탈이라는 말이 캐피탈이 들어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금융업이라고 판단을 하시는데, 제가 주장하는 바로는 휴먼캐피탈인 것 같아요. 그 다음에 휴먼캐피탈이라기보다는 휴먼 트레이닝 시스템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젊은 청년 창업가들이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하는 일이 벤처기업이고 스타트업이잖아요? 궁극적으론 기업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다, 경영을 몰라요. 재무도 모르고, 조직관리, 인사, 평가, 회계, 이런 걸 잘 몰라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그거 나는 모르겠다, 라고 하면 상당히 어려운 일들에 많이 직면하게 되거든요.

앵커:
그게 2000년 초반에 벤처기업들이 많이 봉착했던 문제잖아요.

문규학: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스스로 깨닫게 하면 좋지만, 경험이 없으면 그 경험을 좀 앞당겨서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지원을 하게 되는데, 때로는 그게 간섭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그래서 그게 간섭이 아니라 지원이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느끼게끔 저희가 굉장히 스무스하게 이른바 딜리버리를 하려면 그게 휴먼 스킬이 필요한 거죠.

앵커:
그런 걸 잘 하는 것이 정말 벤처 캐피탈리스트로서의 노련함일 것 같아요.

문규학:
투자를 성공하는 결정 요인은 투자를 할 당시에 좋은 투자를 하는 거거든요, 사실은. 그런데 그게 결정의 반을 짓는다고 한다면 투자를 하고 나서 어떻게 성장을 지원해 주느냐, 그것 또한 성공 요인의 반은 차지하는 거라고 볼 수 있죠.

앵커:
그런데 스타트업 기업들, 요즘에 벤처라는 단어 보다는 스타트업이라고 쓰잖아요?

문규학:
그건 제가 좀 말씀 드리자면 미국 사람들 표현인데요. 미국에서 당신은 뭘 하십니까, 벤처를 한다, 그러면 미국 사람들은 벤처 캐피탈인 줄 알아요. 미국은 아주 오래 전부터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요즘 그걸 좀 수용해서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스타트업은 어느 수준까지가 스타트업이냐, 시작해서 한 회사의 자금을 수혈하는, 펀딩을 2~3번 받을 때까지는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써요. 상장을 하거나 아주 Growth Stage에 크게 되어 버리면 그 때부터는 스타트업이라는 꼬리표를 떼 주죠. 그냥 기업이라고 해요. 지금 마이크로소프트를 스타트업이라고 하진 않듯이.

앵커:
그렇죠. 거긴 반독점 시비까지 붙고 그러니까... 그러고 보니까 제가 취재할 때는 구글도 스타트업이었는데, 정말 홈페이지 하나 달랑 띄워 놓고 검색을 시작했죠. 그런 기업이었는데, 분야는 스타트업 그러면 여전히 IT 쪽이 거의 다 차지하는 것 같아요.

문규학:
그것 또한 한국적인 특성이 좀 있는데요. 예를 들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산업분야의 새로운 기업들은 저는 다 스타트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앵커:
그런데 유독 한국은 IT에만 집중이 되어 있는 건가요?

문규학:
한국의 산업구조, 혹은 산업의 역사를 본다면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혁신이 좀 더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사실은 IT 분야였던 것 같고요. 지금 어떤 회사가 자동차 산업에서, 조선 산업에서, 기계 산업에서, 농업 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고자 하면 쉽지가 않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미국은 각 영역 별로 산업의 역사가 길든 짧든 간에 그 산업의 핵심에서 혁신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심지어는 미국에서 닷컴 버블이 꺼졌을 때도 다른 산업들이 받쳐준 게 있어요. 예를 들면 바이오, 메디컬, 화학 산업이라든지, 자동차 산업에서의 혁신, 원료, 에너지의 혁신, 이런 것들이 막 일어나면서 닷컴 버블 이후에도 실리콘 밸리는 붕괴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너무 쏠림 현상이 심했던 관계로 시작을 하기 쉽다고 느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닷컴 버블 이후에 침체기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되었죠.

앵커:
그 때는 정말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많았던 것 같고요. 닷컴 초기에는, 지금은 스타트업 한다고 보면 대부분 모바일과 관련된 서비스거나 대개 게임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쏠림이 좀 있죠?

문규학:
네, 한국은 쏠림 현상이 좀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말하자면 테슬라의 CEO가 전기차라는 새로운 것, 그 사람은 원래 전자결제업체, 페이팔 했었잖아요. 그런 것도 생각해 내고 그런 혁신은 우리 스케일로는 안 나오는 건가요?

문규학:
나오겠죠. 나와야겠죠.

앵커:
문규학 대표님은 처음에 제가 어쨌든 캐피탈리스트로서 처음 뵀으니까 저는 그게 기정사실이었지만, 오랫동안 벤처 창업, 스타트업 창업, 이런 걸 보면서 나도 한 번 기업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은 안 해 보셨을까 궁금해요.

문규학:
사람은 제일 자신의 그릇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그 정도 용기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한 18년 정도 투자 일을 하면서 지켜보니까 엄청난 용기와 엄청난 열정이 있어야 창업을 하고 스타트업을 시작을 하고 그걸 성장시키고 하는데, 저는 그 정도 용기는 없는 것 같아요.

앵커:
용기는 없지만 나는 벤처 투자자로서 이러한 덕목을 가지고 있다, 라면 어떤 걸까요?

문규학:
덕목이 별로 없는데요. 젊은 창업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아픔이 있다면 함께 아파해 줄 수 있는 여유 정도는 이제는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투자한 회사가 잘 안 되면 화가 났어요. 지금은 화가 나지 않아요.

앵커:
화가 언제쯤 없어지시던가요? 업력이 어느 정도 되셔야...

문규학:
한 10년 지나가니까 그 화가 공감으로 바뀌더라고요. 그리고 같이 아파해주고 같이 해법을 찾아 나가는 그런 여유가 생겼어요.

앵커:
손정의 회장님이 2000년도에 한국에 왔을 때 같이 한 번 뵀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로도 어차피 이게 100% 투자한 회사니까 많이 보셨고, 최근에도 한국에는 많이 관심을 보이고 계신 것 같은데 최근에 그런 기사도 났더라고요. 한국의 10개의 스타트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굉장히 제목으로써는 매력적인 제목이었거든요?

문규학:
제목만 그랬습니다.

앵커:
어떻게 그런 얘기가 나온 건가요?

문규학:
그건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가 투자한 기업들 중에 저희가 생각했을 때 비교적 젊은 창업가들, 어떤 멘토링이 필요하다거나, 혹은 좀 더 격려가 필요한 11개 기업을 저희가 뽑아서 작년 10월인가, 일본 손정의 회장한테 다들 사장님들을 모시고 갔어요. 그래서 손정의 회장과 2시간 정도 미팅을 하면서 각 회사가 5분에서 10분씩 자기소개를 손 회장 앞에서 했죠. 김동호 대표도 그 주역 중에 한 명인데, 아마 제가 볼 때는 우리 한국의 젊은 기업가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기회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11개 기업들에 대해서 다 들으시고 이런저런 질문도 하시고, 격려도 하시고, 그 자리에서 손 회장이 굉장히 겸손한 말씀을 하셨는데, 자기가 여러분들 나이 정도 됐으면 도저히 이렇게 못 했을 거다, 그런 겸손의 격려를 해 드렸어요. 그런 자리가 있었다는 게 아마 언론에 보도되면서...

앵커:
11개 기업인데 10개만 관심을 가지신 건가요? 하하하. 그렇군요. 손정의 회장은 지금도 굉장히 많은 일을 벌이고 있어요. 미국 기업도 인수를 하고 그런데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지 혹시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신 것 같아요?

문규학:
언론에 수차례 그 분의 꿈, 혹은 비전에 대해서는 전해진 바가 있는데, 저는 그 분이 물론 한 구성원으로서 존경하는 것 포함해서 되게 존경스럽다고 생각하는 건, 인생이 일관성이 있습니다. 저희 소프트뱅크의 비전은 정보통신 혁명으로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소프트뱅크가 일본 기업이잖아요. 자기가 하는 사업으로 일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전 인류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 라는 비전을 갖고 있고 그리고 구체적으로 기업가로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성장을 하고 싶다, 예를 들면 회사 가치를 2040년에 2천조 정도로 키우고 싶다, 이런 구체적이고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그 양반이 57년생이니까 지금 58세 정도 됐잖아요. 사업을 20대 중반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30몇 년 동안 계획을 하나씩 하나씩 다 달성해 오신 분이에요. 그래서 좀 무섭기도 하고 존경스럽죠.

앵커:
그런 최근에 문 대표님이 쓰신 칼럼이었던 것 같은데, 손정의 회장에게 누군가가 당신의 고향은 어딘가요, 라고 물었더니 인터넷이다, 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나네요. 이게 어떤 국가나 이런 것들을 다 넘어서 전 인류에 대한 공헌, 같은 것을 생각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얘기 나누다 보면 시간을 제가 보지도 않고 그냥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여기서 한 번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3부 마무리를 하고요. 4부에서는 소프트뱅크벤처스도 투자한 기업인데요. 유망 스타트업인 아이디인큐의 김동호 대표도 함께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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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기획 이어가겠는데요. 스타트업 열풍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 보고 있습니다. 한국 벤처 업계에 투자를 이어 오신 소프트뱅크벤처스 코리아의 문규학 대표 모시고 얘기 나눠봤고요. 한 분 더 모셨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를 포함해서 다른 벤처 캐피탈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받은 뜨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아이디인큐의 김동호 대표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아이디인큐 김동호 대표(이하 김동호):
네, 안녕하세요?

앵커:
실례지만 제가 나이를 여쭤봐도 될까요?

김동호:
하하. 아직 서른이 안 됐습니다.

앵커:
기업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김동호:
이제 만으로 4년 정도 되어 가고 있고요. 저희가 2011년 2월에 시작했으니까 이제 3년 10개월 정도 됐습니다.

앵커:
대학은 졸업하시고?

김동호:
병특을 끝내자마자 사업을 시작을 했고요. 그래서 또래들보다 확실히 일찍 시작을 해서 어려운 일도 많고 힘든 일도 많은데 잘 버텨냈던 것 같습니다, 체력으로.

앵커:
그런데 왜 노련함이 느껴지죠?

문규학:
애늙은이에요.

앵커:
그렇군요. 저는 문규학 대표님이 젊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젊은이들과 함께 새로 기업을 만들고 하는 일을 하면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니까 그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아이디인큐가 하고 있는 오픈서베이 사업에 대해서 일단 설명 부탁 드릴게요.

김동호:
오픈서베이는 쉽게 말하면 모바일 설문조사 서비스고요. 시장조사나 여론조사를 진행을 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전국에 있는 사람들한테 응답을 수집을 하고요. 그리고 그 응답 결과를 정보기술을 사용해서 자동으로 분석하고 전달하다 보니까 기존 방식이랑은 아무래도 시간과 비용의 차이가 가장 크다,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시간도 적게 들고 비용도 적게 든다는 거죠?

김동호:
맞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전국 규모로 조사한다고 했을 때 세 시간 정도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전화 조사나 대면조사를 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다고 하면 거의 일주일이나 한달 가까이 걸리는데 저희는 하루 만에 다 끝내는 거죠.

앵커:
그러면 고객사들한테 굉장히 어필하기 좋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해서 하십시오, 라고 하면요.

김동호:
그래서 실제로 저희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3년 정도 됐는데, 아무래도 이런 시간을 아껴주는 것들이 크다 보니까 기업들에서 많이 쓰이고 있고요. 실제로 지금 550개 기업이랑 저희가 일을 하고 있고, 작년 기준으로 봤을 때 저희가 이런 모바일 리서치라는 시장에서는 한 8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선두 기업이군요. 그러면 혹시 지방선거, 이런 것도 같이 분석을 하고 그러세요?

김동호:
저희가 여론조사 관련해서가 저희 전체 사업의 10~20% 정도 되고요. 나머지는 소비자 조사 쪽인데, 이번 지방선거 같은 경우에 저희들은 여기서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JTBC랑 같이 이번 지방선거 여론조사를 진행했고요. 이번에 저희도 굉장히 긴장하기도 했던 게 여론조사라는 게 참 민감하고 보수적인 영역이거든요. 그리고 소비자 조사는 결과가 나왔을 때 이게 틀렸나, 맞았나, 곧바로 보이지 않지만 여론조사는 곧바로 개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긴장해서 진행했던 기억이 나고요.

앵커:
잘 하셨어요?

김동호:
저희가 굉장히 선방했다고 저희는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저희가 가장 촉각을 세웠던 게 주요한 지역들,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같은 굉장히 박빙의 지역들에서 출구조사랑 비교했을 때 저희가 서울, 경기 지역에서 훨씬 더 정확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경기도 같은 경우는 아시겠지만 초박빙이었기 때문에 심지어 지상파 방송사의 출구조사는 경기도에서 남경필 도지사가 떨어진다고 예측을 했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근소한 차이로 붙는다, 라고 예측을 했는데 거기서 희비가 갈렸던 거죠.

앵커:
그러면 그게 기술력이에요?

김동호:
기술력도 있고요. 왜냐면 아까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조사라는 것 자체가 며칠에 걸쳐서 조사 응답을 수집하다보면 여론이 변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같은 경우는 전국의 여론을 한두 시간 안에 다 수집하기 때문에 가장 지금에 가까운 여론을 수집할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이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얼마 투자하셨어요?

문규학:
저희가 한 16억 정도 투자했습니다.

앵커:
다른 벤처 투자 회사랑 같이 들어가셨는데, 김동호 대표한테 결기가 느껴지셨나보네요?

문규학:
너무 느껴져서 무서웠죠.

앵커:
그게 4년 전인가요? 기업 세울 때?

문규학:
세우고 좀 있을 때죠.

김동호:
네, 2012년 초에.

앵커:
그 이후에도 많은 조언이나 간섭도 많이 하셨나요?

김동호:
간섭은 없었던 것 같고요. 사실 저희가 어려운 점들이 많은데, 나이가 적건 나이가 많건 새롭게 창업을 하다 보면 이전에 기업을 다니던 것과 굉장히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 마케팅은 마케팅팀한테 부탁하면 되고, 디자인은 디자인팀한테 부탁하면 되는데 저희는 서비스를 런칭할 때까지 디자이너가 없었어요, 회사에. 그래서 파워포인트로 얼기설기 디자인을 해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랬거든요. 그만큼 어려운 게 스타트업인데, 결국 이런 과정들에서 많은 부분 조언을 주시는 게 참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은 참 투자 잘 했다고 생각하시죠, 문 대표님?

문규학:
그럼요.

앵커:
지금 수익 나고 있나요?

문규학:
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질문이 틀렸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벤처기업, 혹은 스타트업을 바라볼 때 혹은 최근에 창조경제를 비롯해서 스타트업의 붐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벤처기업, 혹은 스타트업이 뭔가 성장을 해서 수익을 내고 그게 투자수익까지 돌아오는 시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거든요.

앵커:
지금 수익이 나냐, 안 나냐, 물어볼 때가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문규학:
네, 그래서 어찌 보면 저희도 아이디인큐와 같은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는 정말로 믿고 있는 바, 혹은 자기가 신념처럼 믿고 있는 회사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정말 끝까지 한 번 시행해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싶은 것 때문에 투자를 해 주는 거라고 봐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저희는 욕심이 더 많고, 물론 제 욕심보다는 김동호 대표의 욕심이 훨씬 크겠지만요.

앵커:
그렇겠죠. 아무래도 기업을 하고 있으니까. 정말 예전에 많이 썼던 표현, 시드머니라는 얘기 요즘 많이 안 쓰던데, 씨를 뿌리고 싹이 트고 자라고, 이걸 다 기다리시겠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김동호 대표님, 그리고 아까 문규혁 대표님이 잠깐 얘기를 하셨는데 손정의 회장 앞에 가서 프리젠테이션을 하셨다고요? 어떠셨어요?

김동호:
사실 그게 정확하게 1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작년 11월에 도쿄에 가서 뵙게 되었는데, 생각해 보면 제가 열심히 졸랐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에 문규현 대표님한테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했으니 손자회사의 손자회사 정도 되는데, 우리가, 회장님을 한 번 알현하고 싶다, 라고 요청을 해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셨었는데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직접 뵙고 다른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시고 그랬던 것도 있지만, 결국은 뭐랄까, 직접 봤다, 라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책으로만 보던 그런 여러 가지 과정들, 그리고 손정의 회장님도 분명히 저랑 비슷한, 혹은 저보다 조금 더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셔서 그 자리까지 가셨는데, 저는 가장 손정의 회장님에 대해서 인상적인 부분이 당신께서 30년 전에 난 이렇게 사업을 한 번 해 보겠다, 라고 했던 걸 30년에 걸쳐 지켜가고 있는 것 자체가 참 감동이었거든요.

앵커:
아까 문 대표님 하신 얘기랑 똑같네요. 일관성 있게 목표를 향해 가는.

김동호:
그래서 저 같은 경우도 이제 막 4년밖에 안 돼서 아직 한참 남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내가 말을 하고 공언하는 건 쉬워도 그걸 지켜가는 건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30년에 걸쳐 공언하신 걸 지켜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감명도 받고 나도 저렇게 잘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앵커:
그럼 김동호 대표도 2~30년 정도의 목표를 많이 세우셨겠네요?

김동호:
어려운 질문으로 바뀌는데...

앵커:
구체적으로 얘기 안 해 주셔도 좋지만 그런 걸 보고 한 번 느끼셨다고 하니까, 어떤 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싶으신지?

김동호:
사실 저는 이 사업 시작할 때 한 가지 굉장히 큰 질문이 있었어요. 뭐냐면 소비자 조사, 시장조사라는 게 어떻게 보면 기업들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거든요.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제품을 기획하거나, 여러 가지 과정에서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한 번 의뢰하는 데 일반적으로 몇천만원 정도가 소요가 됐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절반 이하로 가격을 낮춰서 몇백만원까지 내려왔지만, 그 말은 설문조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랑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갭이 어마어마했어요. 지금도 많이 크고요. 제가 되게 뿌듯한 것 중에 하나가 저희 고객사가 550개라고 했는데 그 중에 한 150개 정도는 이전에 설문조사를 한 번도 못 했던 회사라고 합니다. 저희가 기술을 갖고 원가를 절감하고 그걸로 더 낮은 가격대에 품질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인해서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회사들이 계속 할 수 있게 되면 결국 이게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흐르면 지금 같은 경우는 100개 중에 하나만, 상위 1% 기업만 설문조사를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정말로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흘러서 모든 기업들이 원할 때 어려움 없이 설문조사를 하고 그걸 갖고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하면 참 멋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업하면서 어려운 적은 없으셨어요? 4년 정도.

김동호:
쉬운 적이 언제 있었냐고 얘기를 하시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앵커:
제가 자꾸 어리석은 질문을 드리고 현명한 답이 오는군요.

김동호:
아닙니다. 어려운 점이 참 많았는데요. 다른 것보다 이게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보통 책을 봐도, 아니면 신문기사를 봐도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얘기는 되게 많습니다. 그런데 보면 그걸 그대로 따라한다고 성공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뭐가 결국은 더 어렵냐 하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얘기들이 더 중요했던 것 같거든요, 돌아보면.

앵커:
그걸 문규학 대표님께서 많이 해 주셨나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문규학: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는 투자회사의 담당 파트너들이 있어요. 제가 대표이사이긴 하지만 아이디인큐는 파트너가 다른 분이 있는데, 그 분께서 많이 조언을 하고 함께 고민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앵커:
문 대표님이 많이 업계의 경험이 있으시니까 김동호 대표의 열정과, 결기와, 이런 거 외에 이런 거 하나 더 갖췄으면 좋겠다, 라고 말씀해 주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문규학:
지금으로서는 없어요. 상당히 모범생이에요. 스타트업계의 대표 모범생이에요. 저희 회사가 투자한 기업들이 많은데, 사실은 제가 밖에다가 막 자랑하고 싶은 기업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안 되는 기업들은 살짝 감추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대표적인 기업이 뭐가 있냐, 라고 하면 항상 김동호 대표를 떠올려요.

앵커:
모범적으로 잘 해 오시고 계시고 더 이상 해 줄 말씀이 없으시다고...

김동호:
워낙 좋은 선생님을 제가 많이 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이외에도 언제가 쉬운 적이 있었냐, 라고 얘기를 하다가 넘어왔는데 그래도 가장 힘들었던 게 있었다면 얘기할 만한 게 있을까요?

김동호:
몇 가지가 있을 텐데 시작하자마자 가장 크게 어려웠던 게 뭐냐면, 해 본적이 없으니까, 사업에 대한 걸, 이런 거죠. 시작할 때는 대부분 굉장히 크게 자신감을 갖고 무조건 우린 성공할 수 있어, 라는 자신감이 200%에서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하다 보면 그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해요. 떨어지다 보면 심지어 마이너스로 내려갈 때도 있고요. 그런데 결국 그 과정이 우리가 이상적으로 머릿속에서 생각하던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작동하는 무언가로 만드는 그 자체가 사실 굉장히 큰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기존 회사에서 내가 일을 그냥 할 때는 도와줄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디자인을 내가 못하면 디자인팀에 부탁해야겠다, 개발팀에 부탁해야겠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다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서비스를 런칭하기까지 한 10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는데요. 사실 그렇게 길다고 볼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굉장히 그 시간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특히나 네가 이걸 이겨내면 정말로 성과를 받을 수 있다, 성과를 낼 수 있다, 라는 개런티가 전혀 없는 과정이었잖아요. 결국 이게 출구가 어딘지 안 보이는 과정에서 깜깜한 가운데서 한 발 한 발 앞서 걸어 나가는 과정이 참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앵커:
비유도 굉장히 잘 해 주시는데요? 결국은 출구를 찾으셔서 뭔가를 지금 해 내고 있으신 그런 상황이잖아요.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문화라는 것도 있잖아요? 우리만의 문화라는 것도 있고, 사실 우리가 미국을 굉장히 찬양하듯이 바라보지만 우리랑 좀 다른 문화도 있고요. 그래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장점과 단점, 두 분이 간략하게 좀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문 대표님?

문규학:
문화적 장점이라고 한다면 한국인들의 기본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굉장히 잘 뭉쳐서 뭔가를 결의하고, 함께 나가고, 하는 걸 잘해요. 그런데 시작은 잘 하는데 과정상에서 보면 아마 조직들이 커 가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고민이기도 할 텐데, 조직이 커가면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못 만들어요.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은 있으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시스템적인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라든지 조직 운영의 방향, 이런 걸 잘 만들어내지 못해서 세련되지 못하게 다툼들도 있고, 서로 갈등도 생기고, 이런 게 좀 있어요. 그래서 이건 경험을 통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앵커:
생태계가 조금 더 완성이 된다면 괜찮겠죠? 김동호 대표는 어떠세요?

김동호:
사실 문규학 대표님이 방금 말씀하신 데 상당 부분 많이 공감을 하는 게요. 보면 요새 올해가 작년보다, 그리고 작년이 재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주위의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이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걸 보면 2010년도에 우리가 그 회사들은 스타트업이라고 하지 않죠. 소셜커머스 회사들이 폭발적으로 생기고 나서 그들이 성장을 빨리 하고 성과를 내는 걸 보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도 해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유입 자체는 굉장히 많이 되고 사회적인 관심도 높아진 건 굉장히 큰 한국의 장점인 것 같고요. 다만 그렇게 큰 회사들 중에 성장을 해서 규모를 이뤄낸 회사들은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사례들을 좀 더 빨리, 그리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간을 갖고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게 지금 빨리 보완되어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두 분 말씀을 들어보니까 생태계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거는 끈기를 가지고 기다려 주는 시간일 수도 있겠네요?

문규학:
그렇죠. 제가 다른 자리에서 많이 이야기하는데, 미국이 벤처 생태계가 발원이 된 지점, 시점이 50년대 중반이거든요. 미국의 국방산업이 두 번의 큰 전쟁 이후에 수요가 창출이 안 되면서 굉장히 어려워졌을 때 미국 정부가 당시의 국방산업에 활용되었던 주요한 기술들을, 특히 반도체 기술들이 큰 기술이에요. 그걸 펀딩을 해 주면서 만든 회사가 쇼클리 반도체라는 회사에요. 그 회사에서 8명이 나와서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만드는데, 그 8명이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고 불리거든요. 그게 60년 전이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몇 세대를 거쳐 지나가야 토대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앵커: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저희가 마무리를 지어야 될 시간이네요. 너무 아쉬운데, 저희 금요기획은 항상 정의를 내리거든요. 스타트업은 뭐다, 라고 간략하게 정의를 내려 주시고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셔도 좋고 안 해 주셔도 좋습니다. 김동호 대표님, 스타트업은 뭐다, 라고 정의를 내려주시겠어요?

김동호:
스타트업은 끝나지 않는 여행이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이게 많이들 사업을 시작하고 주위에서 처음에는 안 어렵냐, 얘기도 많이 하시다가 조금 지나서 투자도 받고 하면 언제 상장하냐, 이런 얘기 많이 하는데 사실 상장이라는 게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exit event이지만 사업가 입장에서 보면 결국 과정이거든요. 이게 사업을 시작할 때 내가 딱 10년만 하고 끝내야지, 라고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아까 전에 말씀하셨던 중장기적인 것들을 보고 가는 거라서 결국 그 과정이 참 중요한 것 같고요.

앵커:
문규학 대표님은요?

문규학:
제가 말하려고 한 건데.

앵커:
그러면 같은 대답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항상 모자랍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얘기 많이 들었고요. 앞으로도 사업 잘 해 나가셔서 생태계를 꼭 구축해내는 역사를 만드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문규학:
감사합니다.

김동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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