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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인 뉴스> 파리에서 북한출신 유학생들의 잠적설,강제 송환설.. 현실같은 북한 첩보 영화는? -오동진 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1-21 10:05  | 조회 : 328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 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매주 금요일 4부, 영화이야기 하고 있죠. <시네마 인 뉴스>입니다. 오늘도 영화평론가의 대부이시죠. 오동진 평론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중요한 뉴스 중에 하나가, 파리에서 공부하고 있던 북한 출신 유학생들이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될 뻔했다가 결국 탈출한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잠적해 있다고 하죠. 그래서 우리 정부와 프랑스정부는 북한에게 최대한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학생이 북한에 들어가면 성치 못할테니까요.


오동진:
뉴스는 조금 앞서가는 면도 있더라고요. 어떤 때는 5명이 없어졌다고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나타났다고 하고요.

앵커:
맞아요. 한 명이 아버지 때문에 강제 송환될 뻔 했는데, 나머지 학생도 안 보였다고 하고, 다시 아침 뉴스는 학교를 다시 다니고 있다고 나왔죠.

오동진:
네, 뉴스는 이럴 때 더 정확하게 해야 될 텐데요.

앵커:
자, 그래서 오늘 우리는 북한 첩보요원에 대한 영화이야기를 해 보죠.

오동진:
아무래도 파리에서 벌어지다 보니까, 유럽지역에서의 첩보 스릴러 영화인 <베를린>이 생각나죠. <베를린>이 최신영화이기도 했고요. 액션감이 뛰어난 영화라서 많은 분들이 아마 이번 사건을 생각하면서 <베를린>을 연상하시는 분도 있으실 거에요. 사실은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만, 어쨌든 거기에서도 북한에서 직접 유럽으로 날아온 다른 요원에 의해서, 원래 베를린에 있었던 요원의 아내가 납치되거나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그래서 연상하시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표종성이라는 공화국의 강철대원이 베를린에서 주력으로 일하고 있고요. 하정우가 맡았죠. 그리고 동명수라고 류승범이 맡았던, 비교적 악랄하고요. 그리고 전지현의 맡았던 연정희, 그리고 한석규씨가 맡았던 정진수, 남한측 요원이고요.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첩보요원들의 암투와 혈투를 그리고 있는데요. 저는 이 영화가 굉장히 특이했던 것이 김정일 사후의 북한정권의 행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것이죠. 이게 김정일 사망 이전에 기획되고 제작되었던 작품인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김정일 위원장이 죽고나서 정권을 세습해서 신임 위원장이 된 김정은 정권의 여러 가지 모습들, 특히 유럽지역의 아버지 세대들이 감춰놨던, 혹은 장성택으로 명명되는 일부 고위층들이 감춰놨던 은닉자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영화 베를린이 비교적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저는 이 영화를 만든 류승완 감독이 이걸 만들면서 국정원에 지원에 받은건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 첩보원을 다룬 영화들이 많잖아요?

오동진:
굉장히 많죠. 사실 알게 모르게 계속 나오고 있죠. 그러니까 이전에는 사실 반공영화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북한 실정을 비교적 근접해서, 근사치로 다룬 첩보 영화는 없었다고 보면 좋을 것 같고요. 1999년의 강재구 감독의 <쉬리>가 시작이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간첩 리철진>이라는 코믹 영화도 있었죠. 간첩들이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이야기인데요. 유오성이 맡은 리철진이 북한의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슈퍼 돼지 유전자를 훔치러 남한에 온다는 이야기고요. 2002년에 한석규씨 주연의 <이중간첩>, 이건 이수근 사건을 소재로 한 것이죠.

앵커:
이건 히트를 못쳤죠.

오동진:
그렇죠. 사실 체코에서 찍고, 공을 많이 들이고 제작비도 많이 들였었는데요. 흥행적으로는 조금 실패했었죠. 그리고 2010년에 송강호, 강동원이 같이 나왔던 <의형제>라는 작품 기억하시는 분 많으실 거고, 코미디가 2012년에 한 편 더 있었죠. <간첩> 이란 작품, 김명민씨가 나왔었고, 2012년에 아까 말씀드린 <베를린>, 2013년의 <용의자>, 공유가 나왔고요. 그리고 같은해에 나온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것도 사실은 코미디죠. 이건 어떻게 보면 조금 비현실적인 작품이었고요. 제가 봤을 때 현실과 근접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쉬리>, <이중간첩>, <의형제>, <베를린>, <용의자> 이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시대적으로 보면 간첩상이 조금씩 바뀌죠?

오동진:
그렇죠. 사실 시대변화와 아주 밀접한 영화들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국민의 정부 시절, 그러니까 고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던 시절을 전후해서 만들어진 영화와 남북관계가 금강산 총격사건 등 경색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영화들은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고요. 그리고 북한정권을 조금 더 폐쇄적으로 그리느냐, 아니면 개방주의로 가는 그런 모습으로 그리느냐가 시대에 따라서 템포가 조금 다르고요. 느낌이 다른 것이죠.

앵커:
어쨌든 이런 영화들, 세보니까 많이 만들어졌는데, 아무래도 흥행성도 있으니까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겠죠?

오동진:
일단 궁금하잖아요. 사실 요즘 미디어가 굉장히 발달되어있다고 하더라도, 북한 내부의 정보는 굉장히 우리 국민에게 취약하게 전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건 남한의 미디어가 폐쇄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자체가 너무 폐쇄적인 것이죠. 거기서 정부가 유출되지 않는 것이 원천적인 문제이고요. 실제로 남한에서도 그것을 대중들이 취사선택해서 분석할 수 있는 기준이 아직은 그렇게 명쾌하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그 호기심을 풀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죠. 도대체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사실 사회주의 왕조체제잖아요. 이게 조선 500년하고 고려 500년을 합쳐서 그 관습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앵커:
네, 맞아요. 왕조체제죠.

오동진:
그러니까 이게 사회주의 왕조 체제는 전 세계에서 전혀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바라보기에 불편한 것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연 첩보원들로 대변되는 북한의 지식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가가 궁금하거든요. 그들은 사회개혁의 의지가 없을까? 저희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정말 격렬하게 사회변화를 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처럼, 북한도 전후에 60년이 지났는데 그 과정에서 그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굉장히 궁금하기 때문에 영화가 자꾸 이런 일을 다루는 것 같고요. 또 하나 궁금한 것은, 그래도 남북한이 화해할 수 있는 모멘텀이 뭔가 있지 않겠느냐? 예를 들어서 <의형제> 같은 작품에 나오는 거죠. 남한과 북한 측 요원들이 가까워지잖아요. 그리고 용의자 같은 작품도, 북한의 강철대원인데 어쨌든 그들도 원하는 것도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죠.

앵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우리사회에 상당히 큰 남남갈등에 대해서 이런 영화들이 크게 영향을 안 받는 것 같아요.

오동진:
그렇죠. 궁극적으로 이런 영화들이 추구하는 것들은 휴머니즘인 것 같아요. 이념적인 지향점이 아니고요. 어느 특정 체제애 대한 것이 아니고요. 예전의 반공영화들은 일종의 프로파간다 영화들이죠. 그래서 체제 선전용 영화들이었고요. 지금 북한에서 만들어지는 사회주의 영화들이 대부분 체제 선전용 영화들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따지면 이들 영화들은 이념의 끝을 서로 확인시키거나, 서로 주장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얼굴을 만들려는 사회를 만들자는 내용이기 때문에 남한 대중들 사이에 정치적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무리없이 보는 것 같아요.

앵커:
사실 통일이라는 것도 체제간의 통합 문제도 있지만 인간과 인간의 통합이 가장 중요하죠. 휴머니즘을 따지다보면 그런 쪽으로 자연히 넘어갈 것이고요.

오동진:
사실 일본에서 영화를 하는 분들 중에 북한을 다녀오신 분들이 많은데요. 북한의 젊은이들이 저희가 북한 다운로드 하듯이 한국영화를 상당히 많이 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박찬욱 감독이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어떤 명성을 얻고 있는지 잘 알고 있고요. 대체로 남한의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영화가 사실 체제를 멀리하는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것 뿐 아니라 문화적 이질감을 줄이는데 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가 있죠. 그리고 통일에 관한 영화도 있죠?

오동진:
사실 1999년에 만들어진 <공동경비구역 JSA> 같은 경우, JSA내에서 만난 남북한 병사간의 우정을 그렸지만, 사실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죠. 그렇지만 어쨌든 통일에 대해, 물리적 통일이 아니라 정서적 통합이 가능하다. 굳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 같은 대단한 퍼포먼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같은 민족으로서의 정서적 통합은 어쨌든 단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었고요. 많은 영화들이 그런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분단을 다루거나 스파이, 해외 공간에서의 외교적, 정치적 마찰 같은 것을 그리는 작품들은 궁극적으로 남북한이 가까워질수 있는 모멘텀을 찾아가려는 부분, 또 그걸 코미디로 극화시키는 것은 그만큼 에피소드들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JSA는 박찬욱 감독이 대타로 들어간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우연히 대박을 치면서 아주 탄탄대로를 걷게 되셨죠.

오동진:
그게 560만이었는데요. 지금은 1000만이 넘는, 또 세계적인 감독이 되셨죠. 하나 더 작품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제일동포 감독 중에 양영희 감독이라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주로 찍는 감독인데요. 2012년에 찍은 <가족의 나라>, 양익준 감독이 배우로도 나온 작품인데요. 조총련의 삶, 그리고 북송되었던 재일동포들의 삶, 이런 것들을 다룬 작품인데 굉장히 리얼하게 봤고요. 북한 사회가 어쨌든 변화해야 하고,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 작품이었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북한 사회를 내부적으로 판단할 필요도 있다. 갇혀진 사회속에서 살았던 정서나 심리를 내부적 시선으로 판단한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오동진: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오동진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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