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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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보자>, 황우석 사건을 스크린에 담은 이유는? -영화 <제보자> 임순례 감독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0-01 20:06  | 조회 : 3844 
정면 인터뷰3.
영화 <제보자>, 황우석 사건을 스크린에 담은 이유는?
-영화 <제보자> 임순례 감독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10/01 (수)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2005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이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임순례 감독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감독의 눈으로 바라본 황우석 사건, 영화 <제보자>의 임순례 감독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영화 <제보자> 임순례 감독(이하 임순례):
예, 안녕하세요?

강지원:
요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바꾸시죠? 언제 개봉합니까? 내일입니까?

임순례:
예, 내일입니다.

강지원:
10년이 다 되어가는 사건인데 황우석 교수의 이 사건이 영화가 되는 거라면서요? 이 영화 만들어진다니까 주위에서 우려 같은 거 안 하시던가요?

임순례:
많이 했죠. 그리고 저도 사실은 처음에는 연출 제의를 받아들이기 어렵고, 워낙 민감한 소재다보니까, 그리고 처음에는 좀 고사를 했고요. 이 영화를 애초에 만들려고 했던 제작자, 기획자는 이것을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이제 와서 10년이 되었는데 사실 학문적으로는 줄기세포가 없다, 라는 건 이미 밝혀졌잖아요? 그 당시에. 그래서 그걸 다시 수면에 올려서 줄기세포를 가지고 논란을 만들 생각은 없었고, 다만 그 당시에 MBC PD수첩이었죠. 시사 프로에서 이걸 끝까지 취재하고 방송하는 그 과정에 역점을 두고 싶다, 그래서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그거라면 좀 포커스를 언론 쪽으로 맞춘다면 한 번 해 볼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같이 하게 된 거죠.

강지원:
그러니까 줄기세포 논문 조작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떠나서 과연 언론사가 이렇게 줄기차게 취재한 그 과정이라든가, 그런 것을 짚어 보고자 하셨다, 이런 말씀이시죠. 그래서 제목이 <제보자>가 된 것입니까?

임순례:
사실 제보자는 줄기세포 논문이 없다, 라는 것, 내부고발자죠. 사실은 연구팀의 팀장으로 일했던 분이 최초의 줄기세포 논문이 조작된 거라는 제보를 했었고, 거기서 엄청난 진실의 폭로가 출발이 된 건데, 실제로 내부 제보를 한 분이 사실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시고 영화를 보시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요. 사실은 언론인도 진실을 시청자에게, 국민에게 제보하는 제보자다, 그런 중의적인 의미로 제보자라는 제목을 쓰게 되었습니다.

강지원:
그런데 이 영화를 촬영하시다보면 느끼셨을 텐데요. 당시에 제보자 보호가 제대로 안 이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맞습니까?

임순례:
사실은 제보자가 처음부터 방송국에 제보를 했었던 건 아니고 NGO에 제보를 했었죠. 참여연대 쪽에,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방송국하고 시민단체하고 조금 서로 간의 호흡이라든지 말이 맞지 않았던 부분은 있었던 것 같은데, 제가 이번에 실제 한학수 PD를 작업을 하면서 만나 봤는데 기본적으로 굉장히 취재원, 특히 내부 제보를 한 사람에 대한 보호 의지가 굉장히 강하신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10년이 지났는데 이걸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도 역시 PD의 본연의 책임감, 그걸로 혹시나 이 영화가 제보자에 누가 되거나 왜곡되어서 비춰질까봐 끝까지 신경을 많이 쓰시는 모습을 보고 언론인의 무한 책임, 10년이 지났는데 어쨌거나 제보자가 조금이라도 왜곡되게 그려지지 않으려고 하는 제보자 보호에 대한 직업의식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강지원:
앞에 언론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끝까지 추적하지 않았습니까?

임순례:
그 당시에 엄청나게 심각했죠. 온 국민들이 다 그 PD를 매국노로 매도하고, 혼자, 물론 PD 1인은 아니지만, 그 팀이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해서 싸웠던 굉장히 외로운 싸움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강지원:
그런데 거기 비춰서 지금의 언론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10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보시나요?

임순례: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 중에 있을까요? 사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그 때에 비하면 사실 <제보자>라는 제 영화에도 나오지만 그 당시의 시사교양 제작국의 PD가 아이템을 취재하고, 선택하고, 방송하고, 이런 거의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있었거든요. 위에서 간섭하거나, 조정하거나 할 수 없을 정도로 한 사람의 PD가 가진 권한이 막강했고, 그런 막강한 권한 속에서 성역 없는 취재라든지 정말 자유로운 취재가 가능했었는데, 지금과 비교를 해 보면 정말 10년 사이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너무 언론이 추락을 해서 제가 볼 때는 지금 그 영화를 봤던 굉장히 젊은 그 당시 PD수첩이나 언론의 자유가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젊은 기자분들이 제 영화를 보고 그걸 허구라고 생각하시는 게 저는 오히려 더 놀랐어요.

강지원:
임순례 감독님은 영화인인데, 언론인들을 아주 혼내셨는데요? 하하. 언론인들이 정말 반성을 해야 할는지, 아니면 반발을 할는지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그렇고요. 그 당시 황우석 사건은 국가가, 또 국민이 믿고자 하는 것하고 진실 사이에 대립이 있었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시는 거죠?

임순례:
네, 그렇죠. 사실 그리고 그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 사건 뿐 만 아니라 우리가 국익이라고 부르짖는 내용을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익과 진실의 대결이 있지도 않고, 사실 국익이라는 게 있지도 않아요. 줄기세포라는 게 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거기서 파생될 수 있는 이익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국익과 진실의 대결이라는 말도 성립하지 않는 건데, 성립하는 가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진실이 우선되어야 한다, 라고 생각하고 영화 속에서도 계속 나오는 말인데 결국 진실이 담보될 때 그것이 진정한 국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임순례 감독님은 아주 사회성이 짙은 영화를 많이 만드세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와이키키 브라더스>, 여러 영화들이 사회성이 굉장히 짙지 않습니까?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임순례:
사실 <우생순>이나 <와이키키>는 그렇게 사회성이 짙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제 영화 중에 사회성이 있는 건 사실 <남쪽으로 튀어>라는 직전의 작품인데, 영화감독들이 영화를 생각하는 기능은 굉장히 많은데요. 영화가 가진 대중적인 기능도 있고, 순수한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기능도 있고, 또 영화가 가진 기능 중에 제가 높이 평가하는 기능 중 하나가 사회적인 기능도 사실 있거든요. 최근에 사회적인 발언들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강지원:
그래서 며칠 전에 시사회 때 말씀하시기를 실화 영화는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서 현실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라고 말씀하셨군요. 그런 뜻입니까?

임순례:
예, 사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냐, 없냐, 계속 끊임없는 토론을 하고 있지만 저는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바꿀 수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그것은 영화를 보신 분들의 상황에 따라서 바꿀 수도 있고, 바꿀 수 없기도 하고, 그 두 개 다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강지원:
이 영화를 보셨거나 또 앞으로 보시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 해 주시겠습니까?

임순례:
이 영화는 사실 줄기세포에 관한 영화도 아니고 10년 전의 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 현재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 한국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사는 한 한국 사회가 지금 어떤 모습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영화라는 게 사실은 영화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강요할 순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들이 한국 사회의 민주화라든지 한국 사회의 건강한 성숙함을 위해서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언론을 지키는 것은 사실 언론인만이 지킬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잘못된 언론에 대해서 평가하고, 잘 된 언론을 지지해 주는 건 결국은 시청자고 국민이잖아요? 그래서 언론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지원:
감사합니다.

임순례:
네, 감사합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영화 <제보자>를 감독하신 분이죠. 임순례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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