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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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번의 트라이, 재일동포에 대한 편견 깨고파 -박사유 감독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9-23 20:25  | 조회 : 3720 
정면 인터뷰3.
60만번의 트라이, 재일동포에 대한 편견 깨고파
-박사유 감독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09/23 (화)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있습니다. 2010년 일본 전국 고교 럭비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조선인 고등학교 럭비부를 배경으로 해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일본 상영에 이어서 한국에서도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재일조선인 동포들의 이야기, 영화 <60만 번의 트라이> 이야기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감독이시죠. 박사유 감독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사유 감독(이하 박사유):
네, 안녕하세요?

강지원:
<60만 번의 트라이>, 이 제목부터 좀 수상한데요. 이게 무슨 뜻인지 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박사유:
트라이가 사실은 우리한테는 잘 친숙하지 않은 럭비의 용어인데요. 미식축구는 잘 아실 텐데, 터치다운하잖아요? 그러면 점수를 얻잖아요? 바로 럭비에서도 그런 형식으로 공을 가지고 뛰어서 적진에 가서 그 쪽에 공을 찍으면 원 트라이입니다. 3점을 얻게 되고, 추가로 킥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서 그 킥도 성공하면 2점, 그래서 플러스 5점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 영화에서 트라이는 여러 가지 중의적인 그런 의미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60만이라고 하면 우리 동포들께서는 늘 말씀하실 때 우리 60만 동포, 그렇게 표현을 하시거든요. 그러니까 그럴 때 사용할 수 있는 60만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지금까지 우리 동포들께서 일본 사회를 변혁시키기 위해서 트라이해 오신, 투쟁해 오신, 싸워오신 그 횟수 60만 번일 수도 있고요.

강지원:
그래서 60만 번이 왜 60만 번인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설명을 잘 해 주셨네요. 그런데 여성 감독님이시네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럭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더군다나 재일동포 럭비부 학생들에 대해서?

박사유:
일단 저 혼자는 아니고 공동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박돈사라는 재일동포 3세, 일본에서 나고 자라고 일본학교를 나온 재일동포 청년과 함께 이 영화를 완성을 했고요. 처음 시작은 물론 저였지만 어떻게 해서 오사카조고 럭비부 아이들과 만나게 되었냐면 2007년도에 오사카조고 운동장을 내 놓으라는 재판을 시가시오사카시가 걸어왔었어요. 그래서 그 부당함을 고국에 꼭 알려 달라, 라고 동포들한테서 연락이 와서 달려갔더니 그날 마침 비가 와서 막 비가 그친 상태였는데, 전국의 우리 학교들, 조선학교들을 우리 동포들은 우리 학교라고 하시거든요? 일본 학교가 아닌 우리 학교, 라고 하셔서 그 우리 학교 모두들 다 그렇지만 일본 행정에서 어떠한 지원도 돈도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전부 십시일반 동포들의 돈으로 만든 그런 손으로 한 삽 한 삽 만든 학교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유지 보수하기도 너무 힘이 들고, 오사카조고 운동장의 경우에는 정말 동포들의 어머니, 아버지들께서 지금도 한 삽 한 삽 땅을 다지고 계시는 그런 곳이기 때문에, 비가 조금만 오면 물 빠짐이 좋지 않아서 물이 금방 고여서 갯벌처럼 되어 버려요. 그런 갯벌 속에서 아이들이 너무너무 열심히 오사카조고 운동장을 반반 나눠서 럭비부하고 축구부하고 따로 따로 연습을 하고는 럭비부가 모든 연습이 끝난 이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운동장을 향해서 한 사람, 한 사람 90도 각도로 절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너무 찡해져서 계속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그 후에 2010년도 1월달에 그 아이들의 2년 후배의 아이들이 전국대회, 하나조노 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보통 하나조노 대회라고 하는데, 그 하나조노 대회의 4강에 올랐다는 연락이 왔어요. 일본 내에 럭비 잘하는 학교들이 천 개가 넘고, 일본 내의 럭비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오사카조고가 4강에 올랐다고 하니까 연락이 와서 달려간 인연으로 오사카조고 럭비부의 다큐멘터리를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지원:
오사카조고라고 표현하셨는데 오사카조선고급학교의 줄인 말이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무엇을 알려주시고 싶으셨습니까?

박사유:
사실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 동포들, 있는 그대로의 우리 학교 아이들, 우리 동포 아이들의 모습을 저만 보기엔 너무 아까워서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아닌 다른 분들께 보여주자, 라는 그런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이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께서 아, 우리들과 너무 다르다, 무엇이 다르냐, 마음가짐이 다르다, 눈빛이 다르다, 그렇게들 말씀을 하세요. 그러니까 그 60년 이상, 70년 이상 바다 건너서 힘들게 싸우면서 살아오신 우리 동포들께서 만드신 그 학교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모습을 사실 재일동포들의 7~80% 이상이 남쪽 출신이잖아요? 제주도거나, 부산이거나, 대구거나, 그런 남쪽 출신들, 그러니까 사실은 물어보면 내 친척 제주에 많다, 내 친척 대구에 산다, 그런 말씀을 하세요. 그런데 저는 여기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랐다가 건너갔었는데, 건너가기 전까지 나는 일본에 내 친척이 있다,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왜 우리 동포들은 모두들 자기 친척들이 다 남쪽에 살고 있다, 라고 하는데 왜 우리들은 그들의 존재를 잘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는데 그런 분들이야말로 이 영화를 꼭 봐주셨으면 하고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일본에서 상영이 되었는데요. 일본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서 어떤 반응을 보였어요?

박사유:
우리 재일동포들보다도 이상하게 일본 사람들이 더 뜨거운 반응을 보여서 기획의도라고 할까,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이런 걸 느껴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정확하게 말하는 일본 관객이 있으셨어요. 어느 날 극장에서 영화가 끝나고 막 울면서 나오는 일본 분이셨는데, 사실 이 영화 일본 사람들이 보면서 펑펑 울거든요? 펑펑 울면서 아주 상쾌하다, 그러고 돌아가는데 그 분이 저한테 굳이 오셔서 뭐라고 말씀하셨냐면 “미안합니다. 편견 갖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보기 전까지는 내 스스로가 편견 가진 사람이란 것조차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일본 매스컴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께 이 영화를 더 보여주도록 자기도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었어요.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존재, 여태까지 자기네 동네에 재일교포가 산다는 것도 몰랐다, 라는 분도 영화 보신 관객들 중에 있으셨고, 그들의 역사 전혀 몰랐다, 언제 여기로 건너왔는지도 몰랐다, 일본 역사 시간에 그런 걸 잘 안 가르쳐 주나 봐요. 자기네 동네에 조선학교가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아, 그 아이들이 조선학교 아이들이었구나, 라는 보이지 않았던 존재가 비로소 가시적인 존재가 되었으니까 그런 것도 저희들이 의도한 바였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사유:
고맙습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영화 <60만 번의 트라이>를 제작하신 분이죠? 박사유 감독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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